-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2/31 16:39:10
Name   마르코폴로
Subject   피셔의 교환방정식 - 중국의 대 미국용 무기



py = mv. 피셔 공식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식은 화폐의 유동성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p(물가)와 y(국민 총생산)는 그대로 있을 때, m(통화량)만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그 결과는 당연히 v(통화의 유통속도)가 m(통화량)이 늘어난 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만약 m(통화량)이 늘어난 만큼 v(통화의 유통속도)가 줄어들지 않고 고정된다면 p(물가)가 상승할겁니다. 돈을 찍어내는 것이 위험한 이유가 이것이지요. 대량의 돈을 찍어 낼 경우,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3.1조 달러에 달하는 통화를 발행했습니다. 위의 공식에 대입해 생각해보면 m(통화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지요. 그렇다면 다른 요소들이 변화가 없다면 p(물가)가 상승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지금도 문제 없이(?)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추가로 발행한 통화를 다른 나라들이 흡수한 까닭입니다.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같은 형태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달러보유를 늘렸습니다. 타국의 중앙은행들이 추가로 공급된 미국통화를 흡수했기 때문에 통화의 유통속도(v)가 하락한 것입니다. 통화량이 상승한 만큼 통화의 유통속도가 하락하면서 물가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지요. 연방준비기구의 옐렌 의장은 이렇게 발행된 달러의 유동성을 언제 다시 수거하여 버블을 막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을겁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달러 보유고를 계속 늘린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달러 리저브는 분명 한계점이 존재할겁니다.

현 상황에서 보면 각국 중앙은행들은 계속해서 달러를 축적하고 보유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처럼 세계 5위의 달러 보유국가도, 단기적으로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때를 걱정하여 외화 보유고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요. 이런 측면을 고려해보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달러 수요는 아직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자금시장의 개방이 유지되는 한, 위기 대비용 달러 수요는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2008년 이후 미국의 통화증발로 전세계 투자 총액이 급증하였고, 특히 신층국으로의 금융투자가 급격히 늘어납니다. 신흥국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보자면 단기 자금과 금융투자 자금의 동시 퇴출의 가능성과 크기가 크게 증가한 것이지요. 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더 많은 달러를 비축해야 금융위기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가 동시에 증가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미국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친미 국가가 아닌 나라가 미국 국채의 최대 매입국이 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항상 마지막엔 채권국이 승리한 것을 보면 지금이 미국에 있어 위기상황인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달러와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매각하게 되면 달러 가치가 급락하게 되고 미국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맞게 되겠지요. 달러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론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중국이 보유 달러를 대량으로 내다 팔아서 미국 통화의 가치를 폭락시킬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위의 피셔 공식에 대입해 보자면 미국 통화의 유통속도(v)가 하락을 멈추고 고정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미국은 p(물가)의 급격한 상승, 즉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경우 중국은 달러로 표시된 자국의 자산 가치가 폭락하는 것을 각오해야 할겁니다. 그리고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이 파괴되므로 자신의 성장도 불투명해 지겠지요. 이래저래 살펴보면 현실성이 없는 시나리옵니다. 일단 미국이 손발 묶고 아무런 대책 없이 당하고 있어야 한다는 가정이 필요한 시나리오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중요한 점은 미국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을 재앙으로 빠트릴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입장에서 보자면 쉽사리 해결하기 힘든 대외관계의 멍에라고 할 수 있겠지요.



1
  • 공식 하나로 세계를 설명하는군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토비 15/06/19 35870 1
16046 경제삼성을 생각한다. 1 알료사 26/02/28 368 0
16045 일상/생각헌혈 100회 완 18 하트필드 26/02/28 345 33
16044 역사역사의 수레바퀴 앞에 선 개인의 양심. 2 joel 26/02/28 513 18
16043 정치4월 미중정상회담, '거래적 해빙'의 제도화 열까? 1 K-이안 브레머 26/02/27 293 0
16042 도서/문학축약어와 일본/미국 만화 경향에 관한 잡소리 2 당근매니아 26/02/27 280 2
16041 일상/생각AI의 충격파가 모두를 덮치기 전에. 8 SCV 26/02/27 631 16
16040 사회교통체계로 보는 경로의존성 - 비공식 교통수단 통제의 어려움 3 루루얍 26/02/26 570 7
16039 일상/생각27일 새벽 쿠팡 실적발표날입니다. 2 활활태워라 26/02/26 547 0
16038 일상/생각우리집 삐삐 6 VioLet 26/02/25 454 7
16037 창작회귀 7 fafa 26/02/25 339 2
16036 일상/생각최근 AI발전을 보면서 드는 불안감 15 멜로 26/02/25 967 0
16035 창작AI 괴롭혀서 만든 쌍안경 시뮬레이터 11 camy 26/02/25 561 5
16034 IT/컴퓨터게임업계 현업자 실무자 티타임 스터디 모집합니다.claude.ai,antigravity,vibecoding 4 mathematicgirl 26/02/25 329 2
16033 경제지능의 희소성이 흔들릴 때 3 다마고 26/02/24 661 6
16032 영화단평 - <어쩔수가없다> 등 영화 5편 2 당근매니아 26/02/24 489 0
16031 일상/생각문득 이런게 삶의 재미가 아닌가 싶네요. 6 큐리스 26/02/23 842 13
16030 게임Google Gemini Canvas로 그냥 막 만든 것들 1 mathematicgirl 26/02/23 599 0
16029 게임붉은사막은 궁극의 판타지여야 합니다. 4 닭장군 26/02/22 599 0
16028 사회요즘 논란인 전기차 충전기 사업 1 DogSound-_-* 26/02/22 678 1
16026 일상/생각나르시스트를 알아보는 방법에 대한 소고 4 레이미드 26/02/21 745 0
16025 스포츠[MLB] 저스틴 벌랜더 1년 13M 디트로이트행 김치찌개 26/02/21 286 0
16024 스포츠[MLB] 스가노 도모유키 1년 콜로라도행 김치찌개 26/02/21 219 0
16023 정치윤석열 무기징역: 드물게 정상 범위의 일을 하다 20 명동의밤 26/02/20 1072 0
16022 경제코스피 6000이 코앞이군요 6 kien 26/02/19 1092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