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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1/03 15:54:03
Name   마르코폴로
Subject   창녀의 파스타, 푸타네스카


파스타의 일종. 대개 스파게티를 사용하기 때문에 spaghetti alla puttanesca(스파게티 알라 푸타네스카)라 부른다. "스파게티"라고 하면 떠오르는 요리인 토마토 스파게티의 원형이라고 한다. 해석하면 매춘부풍의 스파게티인데 그 이유가 유럽에서는 토마토를 악마의 열매라고 해서 먹지 않았는데 매춘부들은 괘념치 않고 먹으면서 생겨난 요리법이다. 토마토 항목을 읽어보면 식용하는 부분에서 서로 연결된다.

들어가는 재료는 마늘, 앤초비[1], 케이퍼, 블랙 올리브, 페페론치노[2], 플럼 토마토 또는 토마토 통조림, 올리브유, 말린 오레가노[3]

한국 기준에서 재료가 다소 이국적인 것들이 많아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요즘 마트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며 일단 재료만 다 갖춰지면 만드는 것 자체는 평범한 볶음밥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쉽다. - 나무위키


'스파게티 알라 푸타네스카', 즉 창녀 혹은 매춘부 스파게티. 이탈리아에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파스타가 많이 있습니다. '스파게티 알라 페스카토라'는 어부의 파스타란 뜻입니다. 이름처럼 해산물이 주재료인 파스타죠. '스파게티 알라 피자이올라'처럼 피자기술자의 소스 스파게티 같은 이름도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충격적인 이름은 위에 언급한 '푸타네스카', 창녀의 스파게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파스타는 한국의 영덕과 울진의 대게처럼 나폴리와 시칠리아가 서로 원조라고 주장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1961년에 출간된 이탈리아의 소설에서 이 음식이 시라쿠사의 파스타라고 소개한 것으로 보아 시칠리아가 원조라는 주장에 더 무게가 실리긴 하지만 정확한 문헌이 없다 보니 어느 곳이 원조인지 명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 파스타 이름에 관한 설은 여러 가지가 존재합니다. 위에 쓴 나무위키와 같은 내용도 있고 다양한 색감의 화려한 요리를 만들다 보니 이름을 그것에 맞게 자극적으로 지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또다른 설 중에는 식당의 영업이 끝난 후 음식을 요구하는 손님에게 만들어 주기 위해 이것저것 남아있는 싸구려 재료들을 모두 넣어 파스타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뜻밖에 먹을만했고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것저것 잡탕처럼 넣은 재료를 보고 '창녀'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지요. 한국의 꿀꿀이 죽의 유래와 유사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앤초비나 올리브같은 것들은 한국에서는 비싸지만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흔한 재료입니다. 흔한 재료와 간단한 요리법으로 미루어 보아 마지막 이야기가 유력한 설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알리오 올리오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파스타입니다. 케이퍼의 은근한 매운맛과 함께 엔초비의 짭짤한 맛이 어우러져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파스타입니다. 어제저녁에 푸타네스카를 먹었는데 마침 아랫글들이 매춘과 관련된 게시물이길래 겸사겸사 글을 써봤습니다.



2


    사진을 보면 비빔국수 같아 정감이 가네요. 맛있을 거 같아...
    케이퍼란 녀석은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요. 혹시 국내 마트에서도 팔고 있는가요?
    마르코폴로
    이마트에서 본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저도 식당에서 완성된 요리에 들어있는 것만 봤지 직접 마트에서 사본적은 없네요.
    눈부심
    와.... 우리나라로 치면 \'창녀볶음밥\' 내지 \'매춘녀된장찌게\'라는 이름이 존재하는 거네요.
    사람들이 터부시하는 말인데 생활 속 음식이름이기도 한 그런 무심함이 좋아요.
    [토마토를 악마의 열매라고 해서 먹지 않았는데 매춘부들은 괘념치 않고] 먹었다라.. 토마토를 악마의 열매라며 무서움에 떠는 사람들을 시원하게 비웃고 용감하게 먹어버리는! 상당히 멋있는걸요 고오오.
    재밌어요.
    에이 설마... 현지 어감은 아가씨볶음밥이나 색시찌게 정도겠죠. 색시집 할 때 그.
    눈부심
    그런가엽 ㅎㅎ
    레지엔
    존슨탕이라거나...
    풉 존슨탕 수요미식회 보다가 뒤집어지는 줄...
    마르코폴로
    이탈리아어는 잘모르지만 사전에 푸타나(pottana)가 창녀 또는 매춘부라는 뜻의 속어라고 나오는군요.
    진짜로 그냥 \'창녀 비빔국수\'같은 느낌인 것 같아요. \'Figlio di puttana\'를 번역기에 돌리니 \'motherfucker\'가 나오네요. 후덜덜합니다.
    저도 이태리어 잘 모르는데 창녀국수 같은 거였으면 이태리에 서식하고 있을 pc지상주의자들이 이름 바꾸라고 생난리를 쳤을 듯해요 하하.
    그럼 절충해서 갈보국수로... 푸타나는 꽤 오래된 어휘일 것이고 창녀는 근대적인 어휘니까요.
    마르코폴로
    유래의 진위에 따라서 어떤 뜻으로 명명되었는지가 갈릴 것 같아요. 만약 잡탕형식의 요리를 보고 이름을 지었다면 갈보에 가까운 느낌일 것 같고
    매춘부들만 먹던 음식을 보고 이름이 붙여졌다면 매춘부나 창녀쪽에 가까울 것 같네요. 사실 이쪽 어휘들이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쓰이는 경향이 있긴 하죠.
    새해부터 홍등가 연작이 좋군요. 제 머리에는 대타로 차출되어서 찍던 쌍팔년도 보건증 도장 밖에 안떠오르니..원.
    마르코폴로
    아...아재.
    나쁜피
    으어... 맛있어 보여요 +_+
    마르코폴로
    실제로 맛있습니다. 흐흐흐
    매운 파스타라고는 아라비아타밖에 못 먹어봤는데 맛이 궁금하네요.
    마르코폴로
    많이 맵진 않고 은근히 매운 맛이 느껴지는 정도였어요. 전 토마토소스류의 파스타 중에 푸타네스카가 젤 좋더라고요.
    April_fool
    무슨 맛이 날지 궁금하군요. 과연 이름처럼 맛도 자극적일까요?
    마르코폴로
    개인적인 감상을 말씀드리면, 이름만큼 자극적이진 않습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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