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6/11 12:27:54
Name   눈부심
Subject   불화살은 존재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다보면 고대의 전쟁에서 불화살이 난무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런 불화살은 존재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깨닫고 바보 도 튼 느낌.

촛불을 입으로 훅 불면 꺼지죠. 화살촉에 불을 피우고 쓩 날리면 스스로 일으키는 바람이 얼마나 대단하겠냐고요. 불이 매달리고 싶어도 매달릴 수가 없다는. 게다가 화살촉이 나무로 되어 있기라도 하면 그게 탑니다 -.- 화살을 쏘려고 쭈압 잡아당기면 활을 버티고 있던 손이 앗 뜨거;;

불화살을 굳이 만들려고 할 수는 있어요. 화살촉이 타지 않게 하려면 쇠로 만들면 됩니다. 강한 바람에도 버티게 하려면 끄트머리만 뾰족한 동그란 쇠 안에 오래 탈만한 것들을 채워주면 되지만 강풍을 이기려면 엄청나게 커야 할 거예요. 활 잡은 손이 안 데이려면 화살이 기~~~~~~~일어야 합니다. 이러면 화살이 너무 굵고 크고 무거워서 멀리 날아가지 않아요. 훌륭한 화살은 뭐니뭐니해도 멀리, 재빨리 날아가는 건데 언감생심이죠. 어찌어찌해서 화살이 사람을 명중했다고 해도 앗뜨!하고 비벼끄면 됩니다. 그래서 인간이 불에 타 죽을리는 없다는.


산등성이 너머 택도 없는 불화살의 향연, 가소롭다 껄껄.

진짜로 실험해 봤더니 화살이 튕기자마자 검은 연기가 풉하고 비웃습니다.


무조건 못할 건 없지요. 쇠화살촉을 불에 달구는 겁니다! 벌건 화살을 쏘면 어딘가에 닿아서 불을 일으키지 않을까요? 그런데 급박한 전장에서 세월아 네월아 그거 달굴 시간이 없듬. 화살촉에 화약을 넣는 건 어떨까요? 불붙이면 순식간에 화르륵. 그렇다면 오랫동안 뜨겁게 유지하다가 목표물에 닿자마자 불이 붙도록 할 수는 있을까요? 이것도 실험해봤는데 불 붙는 확률이 고작 2%.

수십 년을 속고 살아온 기분...





0


    리틀미
    저거 끝에 천이나 잘 타는 짚뭉치 같은 거 단단히 묶어 놓고 기름에 담궈서 공성전할 때 공격 측에서 성 안으로 불내려고 쏘는 거 아니었나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ㅋㅋ 수염난 아저씨는 뭘 신나게 10분이나 설명하는 걸까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런 식으로 만들어도 화살이 너무 빨리 날아가면 꺼질 수도 있겠네요. 과연...?
    눈부심
    잘~하면 불이 붙어있을 수도 있는 걸까요. 귀 팔랑 난리났음.
    리틀미
    저렇게 뾰족한 쇠화살촉에 불을 붙여서 퓨슉하고 사람에 꽂히는 일은 당연히 절대 없을거에요 불은 프라이팬에나 붙는 거죠
    눈부심
    난 왜 진즉 비판적인 사고를 하지 않았단 말인가!!
    리틀미
    ㄴㄴ 난 왜 삼국지 게임을 수백 시간 하지 않았단 말인가!! 에요
    눈부심
    http://gbs.go.kr/03navalbattle/03navalbattle02_04_04_02.html
    조선시대에 송진을 묻혀 사용한 불화살.
    리틀미
    아마 홍차넷에 계신 아재(including me)들은 수백시간을 삼국지 게임하고 기타 등등 매체에 노출되신 분들이라 자기도 모르게 불화살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을거에요ㅎㅎ 저도 한 번도 따로 찾아본 적 없는데 왠지 불화살에 대해 알고 있었잖아요
    적벽대전은!!!!
    눈부심
    구라인가 뻥인가! 아 둘은 같구나.
    구라인가 진짜인가!
    엘에스디
    적벽대전은 회전이 아니라 해상전 겸 공성전인지라... 불화살 효용 매우 있었을 것 같습니다 흐흐
    엘에스디
    프랑스인 관통하고 싶어서 몸살난 분 같네요 크크크
    동영상 만든 분도 9:45 정도부터 공성전이나 해상전에서 부분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걸 보면 '불화살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 싸우는 회전에서의 효용성이야 의심할 만 하겠지만요.

    그리고 동영상 만든 분도 서양의 중세 전투를 염두에 두고 계신 것 같은데요. 전차가 핵심병력이었던 고대 근동이나 목책이나 숙영지를 끼고 싸우는 회전의 경우라면 불화살도 효용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요?
    눈부심
    오, 우리나라의 화차라는 건 저도 들어봤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yM2NcPwsngU
    Mythbusters - Hwacha - The super rocket pod

    이 영상 제법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ㅋ.
    화살촉이 아니라 그 주변에 천을 대고 기름이나 각종 가연성 물질을 묻혀서 화공을 하죠. 물론 영화에서 보듯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고요.
    눈부심
    영화가 과장된 면이 많지만 그런 화공이 있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네요 ㅋ.
    활 하니까 생각나는 건데 Mythbuster라는 프로그램에서 전설적인 명궁들이 똑같은 자리에 화살을 두방 날려서 첫번째 화살을 관통했다는 설화가 가능한가?라는 실험을 했었거든요. 온갖 애를 써서 기계 만들면서 실험하다가 끝내 실패하고 Myth라고 결론 내렸는데 우리나라 양궁선수들이 가끔 화살을 화살로 관통하곤 하죠.
    눈부심
    도구가 워낙 훌륭해서 그게 가능했나 봐요.
    Beer Inside
    뭐 그리스 불 같은 오버테크놀러지하고 생각해야지요

    화살에 인 같은 것을 사용해서 할 수는 있겠지만 사용하기 쉽지않은 것
    눈부심
    저는 영화장면에서처럼 엄청나게 먼 거리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불화살을 쏘고 인간이 맞고 활활 타서 죽는 걸 넙죽넙죽 다 믿었던 게 생각이 나서요 킄.
    엘에스디
    동영상에 나온 화살촉이 재밌게 생겨서 찾아보니 이런 영상이 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uL4vnolCwLI
    Fire Arrows! - Video 25
    눈부심
    저렇게 준비하는 화살에 드는 자원이나 노동이 꽤 많고 지난했을 것 같아요. 배경음악 누가 정했는지 오우 넘 서정적.
    엘에스디
    첫번째로 쏜 '아른윅 화살'쪽이 실제 잉글리시 롱보우로 사용한 쪽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구조상 제작 난이도도 훨씬 쉬워보이고, 착지후 1분 30초나 탈 정도라면 충분히 돛이나 짚단이나 기타 구조물에 불도 붙일 수 있을 테고요. 110야드 날아가는 걸로는 성벽 위에서 공격측의 공성병기를 겨누고 쏜다면 모를까, 사거리가 너무 짧다는 느낌이죠 =ㅅ=
    오오 뭔가 스르르 빠져들어가는 동영상.. 로빈훗 졸따구같은 귀여운 아저씨한테 반했어요.
    YORDLE ONE
    고대에는 마법사가 있었던게 분명합니다
    눈부심
    휘몰아치는 맞바람에도 절대 꺼지지 않는. 레드 썬.
    Vinnydaddy
    마법사가 있었으면 불화살 만들지 말고 직접 화염구를..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2922 7
    15407 일상/생각토요일의 홀로서기 큐리스 25/04/26 227 1
    15406 일상/생각사진 그리고 와이프 1 큐리스 25/04/25 401 4
    15405 게임마비노기 모바일 유감 10 + dolmusa 25/04/25 566 5
    15404 일상/생각인생 시뮬레이션??ㅋㅋㅋ 1 큐리스 25/04/25 428 0
    15403 의료/건강긴장완화를 위한 소마틱스 운동 테크닉 소개 4 바쿠 25/04/24 487 10
    15402 도서/문학사학처럼 문학하기: 『눈물을 마시는 새』 시점 보론 meson 25/04/23 306 6
    15401 일상/생각아이는 부모를 어른으로 만듭니다. 3 큐리스 25/04/23 475 10
    15400 꿀팁/강좌4. 좀 더 그림의 기초를 쌓아볼까? 6 흑마법사 25/04/22 369 18
    15399 일상/생각처음으로 챗GPT를 인정했습니다 2 Merrlen 25/04/22 778 2
    15398 일상/생각초6 딸과의 3년 약속, 닌텐도 OLED로 보답했습니다. 13 큐리스 25/04/21 869 28
    15397 일상/생각시간이 지나 생각이 달라지는것 2 3 닭장군 25/04/20 761 6
    15396 IT/컴퓨터AI 코딩 어시스트를 통한 IDE의 새로운 단계 14 kaestro 25/04/20 635 1
    15395 게임이게 이 시대의 캐쥬얼게임 상술인가.... 4 당근매니아 25/04/19 633 0
    15394 꿀팁/강좌소개해주신 AI 툴로 본 "불안세대" 비디오 정리 2 풀잎 25/04/19 613 3
    15393 IT/컴퓨터요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AI툴들 12 kaestro 25/04/19 782 18
    15392 도서/문학명청시대의 수호전 매니아는 현대의 일베충이 아닐까? 구밀복검 25/04/18 485 8
    15391 정치세대에 대한 냉소 21 닭장군 25/04/18 1224 15
    15389 게임두 문법의 경계에서 싸우다 -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전투 kaestro 25/04/17 391 2
    15388 일상/생각AI한테 위로를 받을 줄이야.ㅠㅠㅠ 4 큐리스 25/04/16 696 2
    15387 기타스피커를 만들어보자 - 번외. 챗가를 활용한 스피커 설계 Beemo 25/04/16 290 1
    15386 일상/생각일 헤는 밤 2 SCV 25/04/16 393 9
    15385 게임퍼스트 버서커 카잔에는 기연이 없다 - 던파의 시선에서 본 소울라이크(1) 5 kaestro 25/04/16 308 2
    15384 일상/생각코로나세대의 심리특성>>을 개인연구햇읍니다 16 흑마법사 25/04/15 711 10
    15383 일상/생각평범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 1 큐리스 25/04/15 624 8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