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6/28 22:23:22
Name   레이드
Subject   [32주차] 드래곤 레이디
주제 _ 선정자 : 마스터충달
연재글의 1화 분량을 써주세요.
새 연재글도 좋고, 이전에 썼던 글에 이어서 쓰셔도 됩니다.

합평 방식
분량은 자유고 합평방식은 자유롭게 댓글에 달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맞춤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PnuSpellerISAPI_201504/

공지사항
1. 합평 덧글 달아주세요.
2. 출석부에 글/합평 참석여부 남겨주세요
3. 불참 시 필사 과제 '권장'드립니다~!

합평 받고 싶은 부분

전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하고싶은 말

오래간만에 써보는 느낌입니다. 부끄럽군요. 패러디..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문
--------------------------------------------------------------------------------------------------------------

카넬리안이 가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도 줄리탄의 일상은 변하지 않았다. 인피타르를 뽑지 않고도 적을 이길 수 있도록 수련하고 책을 읽고, 아주 가끔 밖으로 나가 요리 재료를 구하는 일상을 반복할 뿐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재료는 자라탄의 등 위(...)에서 구하는 것이니까 어떻게 보면 무전취식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자라탄 스스로가 상관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변한 것이 있다면 줄리탄이 말을 잃었다. 물론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었다. 좋고 싫음은 분명히 표현하지만 말하는 법을 잊은 양,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을 본 물키벨과 베인이 (주로 물키벨이) 줄리탄을 끌고 이리저리 돌아다녀보기도 했지만 어딜가서 무엇을 보아도 그저 멋쩍게 웃을 뿐 여전히 말이 없었다. 물키벨은 그런 그가 답답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멍청해 보이기도 했지만 아주 조금 카넬리안이 부러워지기도 했다. 자신을 이렇게 바라보는 이가 있던가?

결국 물키벨은 항복 선언을 하고 말았다. 죽기보다 하기 싫었지만 그녀에게 줄리탄은 그녀 자신의 죽음보다 소중한 존재였으므로 자신의 괴로움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테싱을 불렀어, 곧 올거야. 카넬리…아니, 가랑은 함께 오지 않기로 했나 봐. 서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을 테니까. 천천히 이야기 해보도록 해”

“…고맙습니다.”

정확히 두 달 하고도 열흘 17시간 20분만에 듣는 목소리였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은 탓인지 꽉 막히고 갈라진 목소리였지만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반가운 일이었다.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이렇게 쉬운 줄 몰랐다. 그녀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입을 열지 않던 그가 카넬리안과 관련된 일로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하는 것이 퍽 야속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못내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물키벨은 뒤를 돌아 방을 나갔다. 그래도, 한 마디 정도는 해도 괜찮겠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던 걸 카넬리안은 한 방에 해냈네. 정말 너무해 줄리탄.”

“……죄송합니다.”

정말이지, 그 다운 대답이었다.

“물키벨, 줄리탄. 그가 왔어”

베인이 방 안으로 들어와, 그의 도착소식을 전했고, 줄리탄은 잠시 후 있을 대화를 상상이라도 하는 듯, 눈을 감았다.

알고 있다. 사실 그녀의 주인님은 줄리탄 자신이 아니라 대단하고 위대한 궁룡의 수장 테싱이라는 걸. 정말 정말 노력하더라도 만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보고 싶다. 가랑이든, 카넬리안이든. 상관없이.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244 1
    15928 경제빚투폴리오 청산 21 + 기아트윈스 25/12/26 519 8
    15927 창작또 다른 2025년 (15) 트린 25/12/26 139 1
    15926 일상/생각나를 위한 앱을 만들다가 자기 성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1 큐리스 25/12/25 481 6
    15925 일상/생각환율, 부채, 물가가 만든 통화정책의 딜레마 9 다마고 25/12/24 645 11
    15924 창작또 다른 2025년 (14) 2 트린 25/12/24 171 1
    15923 사회연차유급휴가의 행사와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에 관한 판례 소개 3 dolmusa 25/12/24 510 9
    15922 일상/생각한립토이스의 '완업(完業)'을 보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1 퍼그 25/12/24 610 16
    15921 일상/생각아들한테 칭찬? 받았네요 ㅋㅋㅋ 3 큐리스 25/12/23 516 5
    15920 스포츠[MLB] 송성문 계약 4년 15M 김치찌개 25/12/23 222 1
    15919 스포츠[MLB] 무라카미 무네타카 2년 34M 화이트삭스행 김치찌개 25/12/23 142 0
    15918 창작또 다른 2025년 (13) 1 트린 25/12/22 189 2
    15917 일상/생각친없찐 4 흑마법사 25/12/22 605 1
    15916 게임리뷰] 101시간 박아서 끝낸 ‘어크 섀도우즈’ (Switch 2) 2 mathematicgirl 25/12/21 328 2
    15915 일상/생각(삼국지 전략판을 통하여 배운)리더의 자세 5 에메트셀크 25/12/21 436 8
    15914 창작또 다른 2025년 (12) 트린 25/12/20 230 4
    15913 정치2026년 트럼프 행정부 정치 일정과 미중갈등 전개 양상(3) 2 K-이안 브레머 25/12/20 349 6
    15912 게임스타1) 말하라 그대가 본 것이 무엇인가를 10 알료사 25/12/20 583 12
    15911 일상/생각만족하며 살자 또 다짐해본다. 4 whenyouinRome... 25/12/19 575 26
    15910 일상/생각8년 만난 사람과 이별하고 왔습니다. 17 런린이 25/12/19 927 21
    15909 정치 2026년 트럼프 행정부 정치 일정과 미중갈등 전개 양상(2)-하 4 K-이안 브레머 25/12/19 465 6
    15908 창작또 다른 2025년 (11) 2 트린 25/12/18 257 1
    15907 일상/생각페미니즘은 강한 이론이 될 수 있는가 6 알료사 25/12/18 655 7
    15906 기타요즘 보고 있는 예능(19) 김치찌개 25/12/18 381 0
    15905 일상/생각무좀연고에 관한 신기한 사실 5 홍마덕선생 25/12/18 599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