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7/15 15:06:21
Name   세인트
Link #1   http://search.naver.com/search.naver?ie=utf8&where=news&query=%EB%B6%80%EA%B4%80%ED%8E%98%EB%A6%AC&sm=tab_pge&sort=1&photo=0&field=0&reporter_article=&pd=0&ds=&de=&docid=&nso=so:dd,p:all,a:all&mynews=
Subject   부관페리 이야기.
뉴스는 꽤 된 기사입니다만...

모 주간지에서 이걸 이번에 다뤘길래 해운업계 종사자로서 글을 좀 써볼까 합니다.

부관페리는 부산 - 시모노세키 간 여객선입니다.(엄밀하게 말하면 화물/승객 다 운송하는 배이지만 편의상 이렇게 적습니다)
예전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칸푸 이키마루호(오래되서 가물가물하네요 이 이름이 맞던가?)라는 배가 있었습니다.
부산 - 시모노세키 간을 운항하는 선박이었는데, 식민 수탈의 상당히 상징적인 이름이었습니다.

해방 이후 부산의 상공인/해운업계 분들이 뜻을 모아서 이 노선을 일본이 독점하던 것을 가져와서
일본 쪽은 관부(칸푸) 페리, 우리는 부관 페리 (이름을 보시면 알겠지만, 부산의 釜 와 시모노세키(下關) 의 關 을 의미합니다)로 짓고
공동운항하는 것으로 되었지요.
공동운항이라고는 하지만, 일본은 칸푸페리 운영하고 한국은 부관페리 운영하고
수익은 같이 나누고 손실은 같이 보전하는 식으로 해서 양국 화해협력의 상징으로 하려고 했습니다.
근데 이게 사실 초기단계부터 꼬입니다.
초창기에 부관페리 관련해서 일선에서 제일 적극적으로 움직인 분이 계신데 (저의 조모의 동생분, 그러니까 작은할아버지 되십니다)
정작 당시 박정희 정권에서는 이 분을 배제하고 재일교포 모 씨에게 경영권을 넘깁니다.
이유는 간략히 설명하자면 당시 일본에서 조총련의 세력이 강성하니까 그에 대응하려고 민단을 만든 그 분에게 넘겼다...라는 게 정설인데,
바른 말 하다가 작은할아버지께서 정권에 밉보였다는 이야기도 있고, 뭐 자세한 사정은 모르니 제가 함부로 말하기 그렇군요.

아무튼 그런데, 이 분은 몰라도 이 분의 자제분들은 애초에 일본국적에 이름도 일본식인데다가 한국말도 못 하는 분으로 알고 있고,
이분이 작고하면서 그 자식분들이 경영권을 승계받게 되는데, 이 과정도 그닥 매끄럽지 않았고
무엇보다 경영권을 승계받은 아들 되시는 분이 일본 내 혐한/우익 단체들과 교류가 잦은 분이라...
이러저러한 와중에 일본계 투자기업이 지분을 착착 늘려서 결국은 부관페리는 일본인 소유가 됩니다.
일본인 소유가 되고 제일 먼저 한 건 한국인 부사장 및 간부를 해임하고, 그 자리에 일본인을 앉힌 거구요.
겉으로는 부관페리 여객선은 한국 국적선으로 되어 있어서
항비/선석 등에 각종 혜택을 받는데 실제는 일본기업이 운영하는 일본배가 되어 버린 겁니다.

뭐 에어부산 같은 저가항공같은 다양한 루트들이 늘어나면서 예전의 위상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한/일간 식민 수탈의 상징이던 선박/회사/노선이 다시 일본 손으로 들어간 거 보면 참 씁쓸하고 그렇습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421 7
    14949 게임[LOL] 9월 29일 일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9 114 0
    14948 요리/음식팥양갱 만드는 이야기 10 나루 24/09/28 378 15
    14947 게임[LOL] 9월 28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7 117 0
    14946 게임[LOL] 9월 27일 금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7 152 0
    14945 일상/생각와이프한테 혼났습니다. 3 큐리스 24/09/26 722 0
    14944 게임[LOL] 9월 26일 목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5 159 0
    14943 게임[LOL] 9월 25일 수요일 오늘의 일정 1 발그레 아이네꼬 24/09/25 119 0
    14942 일상/생각마무리를 통해 남기는 내 삶의 흔적 kaestro 24/09/25 549 2
    14941 기타2002년에도 홍명보는 지금과 같았다? 4 Groot 24/09/24 666 1
    14940 일상/생각 귤을 익혀 묵는 세가지 방법 11 발그레 아이네꼬 24/09/24 552 6
    14939 일상/생각문득 리더십에 대해 드는 생각 13 JJA 24/09/24 622 1
    14938 일상/생각딸내미가 그려준 가족툰(?) 입니다~~ 22 큐리스 24/09/24 584 14
    14937 오프모임아지트 멤버 모집등의 건 26 김비버 24/09/23 1223 21
    14936 문화/예술눈마새의 '다섯번째 선민종족'은 작중에 이미 등장했을지도 모른다. 6 당근매니아 24/09/22 577 0
    14935 육아/가정패밀리카에 대한 생각의 흐름(1)-국산차 중심 28 방사능홍차 24/09/21 909 0
    14934 도서/문학이영훈 『한국경제사 1,2』 서평 - 식근론과 뉴라이트 핵심 이영훈의 의의와 한계 6 카르스 24/09/19 831 15
    14932 일상/생각와이프한테 충격적인 멘트를 들었네요 ㅎㅎ 9 큐리스 24/09/19 1411 5
    14931 일상/생각추석 연휴를 마치며 쓰는 회고록 4 비사금 24/09/18 590 9
    14930 방송/연예(불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감상 나누기 68 호빵맨 24/09/18 1303 0
    14929 음악[팝송] 혼네 새 앨범 "OUCH" 김치찌개 24/09/18 188 1
    14928 일상/생각급발진 무서워요 1 후니112 24/09/17 563 0
    14927 일상/생각오늘은 다이어트를 1 후니112 24/09/16 358 0
    14926 게임세키로의 메트로배니아적 해석 - 나인 솔즈 kaestro 24/09/15 306 2
    14925 일상/생각힘이 되어 주는 에세이 후니112 24/09/15 346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