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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6/19 06:21:35
Name   표절작곡가
Subject   편곡은 얼마나 중요할까?
안녕하세요. 표절을 전문으로하는 작곡가입니다.
제 전공이 전공이다보니 전공에 관련된 글을 써볼까합니다...
(두서 없이 쓰는거라 망글이 될 가능성 99.9%입니다=.,=;;)

암튼 작곡이라는 건 여러분이 잘 아실테구요...
편곡이라는 것에 대해 좀 살펴볼까합니다...

편곡...
(출처 - 네이버 구거사전...)

일단 편곡이란건 다음과 같은 작업이 있어야합니다...
1. 악기를 더하거나 빼거나 바꿀 것....
2. 곡을 형식적으로 꾸밀 것...

1번의 경우는 Orchestration이라고도 합니다...

자 이런 편곡이 각각의 음악장르에서 어떻게 다뤄질까요??

1) 클래식
일단 1차 창작물에는 편곡이 없습니다....
클래식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100% 악보대로 가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작곡자는 악보에 모든 세세한 지시까지 다 담아서 연주자에게 주고,
연주자는 그 악보를 경전보듯이 해석하여서 무대에 섭니다..

2차 창작물은 편곡이 있습니다...
피아노곡 -> 관현악곡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 라벨 편곡)
실내악곡 -> 관현악곡 (브람스 피아노 5중주 - 쇈베르크 편곡)
관현악곡 -> 피아노곡 (베토벤 교향곡 전곡 - 리스트 편곡)
등등이 있습니다....
이것도 수요가 있으니깐 하는 겁니다...
이 피아노곡 짱 멋있는데 관현악으로 듣고 싶다...
이 교향곡 피아노로 쳐보고 싶다...등등의 수요죠~

참고로 변주곡은 편곡으로 치지 않습니다... 이것도 엄연히 작곡에 들어갑니다...
브람스 -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
브리튼 -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파헬벨 주제에 의한 변주곡)
둘 다 주 선율은 남의 것을 가져왔지만
나머지 곡의 진행을 자기의 스타일대로 마무리했으므로 작곡으로 분류합니다...
(완성된 곡이 원곡보다 몇 배는 길다는 점, 
원곡에 없는 화성정보와 주제의 흐름등이 작곡가의 의도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

2) 재즈 

이제부터 모르는 이야기를 쓰는거네요....덜덜덜
재즈 연주자는 모두가 편곡 능력자입니다...
일단 주선율 하나 정도는 작곡을 하구요...(선율 + 코드)
이걸 바탕으로 재즈 밴드에서 알아서 구두로 조절합니다...
여기선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등등...
각자의 개인기가 가장 중요한 장르이죠~
있는 것만 주구장창 연주하는 클래식 악기 주자들이 이런데 매력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렇게 구두로 연습하며 만든 곡을 무대에 올리는거죠~
모든 무대는 즉석 편곡이 올라가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재즈곡은 단 한번도 똑같은 곡이 연주된 적이 없습니다...
그 누구도 전 곡을 악보화하진 않으니깐요~~(그게 오히려 비효율적인 것이라서...)

3) 롹

롹이라기 보단 밴드를 통해서 무대에 올라가는 모든 장르를 이야기하고 싶네요....
이것도 재즈와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무대에서 즉석 편곡이 이루어지요~
사실 클래식을 제외한 모든 장르는 이런 형식으로 무대에 올라갑니다...
말하자면 클래식만 고리타분한거죠~
모든 악상기호와 연주 방식 세세한걸 다 악보에 기입해 놓으니깐요...

4) 대중음악

대중음악이 조금 다릅니다..
이제 대중음악에서 밴드를 무대에 올리진 않죠....
보이그룹, 걸그룹 음악에서 밴드가 등장하던가요?? 아니죠??
(윤도현은? 국카스텐은?.......)
그래서 밴드가 올라오는 장르를 연주하는 음악가는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그걸 듣는 팬들도 마찬가지로 그런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더라구요...
대중적인 취향과는 다른 독립 노선을 걷겠다는 마인드? 거기서 오는 자부심?

밴드 대신 MR이 대신합니다...
MR은 반주 음악을 말합니다...
이 반주음악을 만드는 작업이 대중음악에선 작곡보다 오히려 더 중요합니다...
작곡은 누구나 다 하는거에요...
선율이 떠오르죠? 녹음기를 트세요.,, 흥얼거립니다...녹음기를 끕니다.. 작곡 끝...
나머지는 저같은 전공자가 다 알아서 해줍니다...크크크

이 MR이라고 하는게 일반 악기소리와는 다른 차원의 소리를 쓰는 경향이 있어서
화성진행과 악식등등이 클래식이나 재즈에 비해 단순할지는 몰라도
MR에 담긴 음색에 좋은 소리를 쓰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이건 전문 편곡자가 다년간의 경험에 걸쳐서 나오는거죠~
이게 클래식의 Orchestration 작업과 비슷한데,,, 좀 많이 차별이 있습니다...
이런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대형 기획사에선 외쿡에서 샘플링등등을 사오고 그러는거죠~
쌈박하게 쓸만한 음색이 많아서 앨범을 자주 발표하는 기획사 입장에선 그게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낫죠~

그리고 대중가요에서 작곡된 곡이라고 해봐야 16마디 내외의 선율과 코드가 다입니다...
이걸 음악답게 만들려면 전주 붙이고, 간주 붙이고, 후주 붙이고, 1절, 2절 후렴부 반복 등등의 것을
결정해야죠~ 할거냐...말거냐??
물론 대중 가요의 악식이라고 해봐야 크게 다양하진 않으니 이 작업은 조금 수월할 수는 있겠네요...

결국 음악이 음악 되기위한 작업은 편곡자의 공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 별거 아니지만 결론내 볼까요???

클래식 공연에 왔다??? 우와, 작곡가 짱~!!!
재즈, 락 페스티벌에 왔다??? 우와, 연주자 테크닉이 쩌네염....!!
집에서 뮤뱅을 본다?? 편곡자 이름이 나오나 유심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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