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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0/13 22:07:33
Name   nickyo
Subject   영화판 임원 만난 썰


수업중에 산학협력으로 이뤄지는 수업이 있는데, 거기 교수가 영화산업 임원을 특강으로 초청했습니다.
영화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재밌는 이야기가 많았어서 올려봅니다.

1. 영화의 흥망은 며느리도 몰러~

명량이 1천만 찍을 당시 영화판에서는 군도가 당연히 1천만 먹고 명량은 3백만 정도나 찍을까 생각했었답니다.
명량해전 모르는 사람이 없고 또 최민식이고 또 이순신이고..
그런데 뭐 결과는...
특히 어떤 학생이 요즘 같이 개인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 극장에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스케일 쩌는 SF나 CG를 이용한 영화들을 보는 맛이라고 하며
CG를 많이 넣은 큰 스케일의 영화에 생각이 없냐니까 강연자가 쓴웃음을 지으며 미스터 고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그게 진짜 제작비 마케팅비 포함 300억 짜리 영화였고.. 메이커들 사이에서는 1500만은 거뜬히 찍을 영화라고 믿었다나. 속으로 눈이 옹이구멍이거나 아니면 300억 쓴 작품에 차마 못나간다는 소릴 못했을 립서비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외에도 공유 전도연 주연의 남과 여 같은 영화도, 내부에서 여성 스텝들이 '공유가 벗는데 그래도 백만 백오십만 안오겠어' 했으나 결과는...
여러모로 영화계에서 흥행하는 영화를 고르는건 신이 점지해주나 싶은 마음도 든다고 합니다. 그나마 요새 좀 추이를 볼 수 있는건 역시 여성관객이라고 하네요. 아수라의 실패요인도 느와르 액션 스릴러도 여성이 좋아하지 않으면 망한다의 표본을 보여준다던데. 뭐 그렇습니다.

2. 스크린 독과점 논란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스크린을 몇 개 거는지는 배급사의 힘이 아니라고 합니다. 극장 내 프로그래머들이 실시간으로 그때그때 극장의 최대수익을 위해 스크린 개수를 조정한다고 해요. 다만 CGV는 CJE의 자회사 극장이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리는 없을거라고..롯데 시네마 역시 마찬가지. 쇼박스의 경우 메가박스를 매각해버렸기 때문에 그런건 없고 '검사외전'시절 미친듯이 까였던 쿵푸팬더 거짓취소의 경우 매니저의 일탈 정도로 얘기하시던데 그건 뭐 믿거나 말거나.. NEW에 대해선 들어본게 없네요.

3. 진짜 조폭자본이 영화산업에 존재하는가

적어도 빅4 는 영화투자자에 대한 감사도 정기적으로 강하게 받는 편이기 때문에 (빅4는 CJ,NEW,쇼박스,롯데) 없다고 말할 수 있다네요.
그러나 뭐 어디선가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정도. 이 이상은 뭐 말해줄 리가 없겠죠.

4. 연말/내년의 영화

마스터 라는 CJ쪽 영화가 무지하게 캐스팅 화려한 '조희팔 사건'관련 오락영화라고 합니다. 연말에 이게 알을 박은 상태고 아무도 붙고 싶지 않아하는데, NEW에서 판도라라고 고리원전 관련한 재난 영화를 맞불놓기로 결정했다네요. 마스터의 경우 전형적인 부당거래, 검사외전, 베테랑, 도둑들 같은 범죄액션 오락영화라면, 판도라는 지금 가뜩이나 지진도 많이 나는 상황에서 리얼리즘으로 승부보는 재난영화인데요. 문제는 판도라의 주연 중 한명이 김명민(...)입니다. 김명민+재난영화라니... 흥행 망하는 보증수표 아닙니까? 근데 또 상황은 이게 고리원전 터지는 영화라 사람들 이목 끌기는 굉장히 좋고.. 다만 이게 매우 민감한 소재라 아차하면 역풍맞기도 좋은 소재.. 흥미롭습니다. 과연 김명민+재난의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을지.. 사실 마스터 같은 영화들 이제 좀 물리거든요.

5. 외압

몰랐는데 나라에서 산업 여기저기에 국내산업 감독? 용 부처가 있다는군요. 영화산업 역시 마찬가지고. 변호인이나 뭐 그런 류의 영화들 나오면 내보내지 마! 이런건 없다는데 그래도 눈치는 보인답니다. 반체제나 반정부적 영화가 신문 기사 나가면 연락오고 미팅해서 시절이 어쩌고 시국이 어쩌고 정부입장이 어쩌고.. 왜 자꾸 이런걸 어쩌고 하며 블라블라 솰라솰라.. 그리고 실제로 합법적인 방식으로 좀 귀찮게 굴기도 한다고. 세무감사나 조사나 뭐 그런거겠죠 이것 역시 믿거나 말거나입니다만.

6. 불법다운로드

한국영화의 경우 업계에서는 IPTV에 퍼지기 전까지는 인터넷에 안 퍼지는게 정설이고, 그 사이에 유출되면 매우 심각하다네요. 그리고 IPTV 이후에도 모니터링이 매우 강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한국영화의 불법다운로드 규모는 매우 적은편이라고 합니다. 자막이나 2차저작의 경우 상업적 목적이 아니면 되는 것 같다고는 하는데 자신이 법무팀은 아니니 정확하게 아는건 아닌거 같더라고요.


7. 트렌드

영화계에서 공통적으로 읽는 수요의 트렌드는 분노 라고 합니다. 대중들이 매우 높은 분노를 갖고 있대요. 그래서 그걸 어떻게 잘 자극하고 그게 맞아떨어지면 천만가는 시대라고.. 그런데 동시에 이게 워낙 불안정한 감정이고 태도라서 역풍맞기도 쉽고.. 어렵다네요.


8. 영화의 배급

이미 2017년 배급까지는 다 결정나있고, 2018년을 계획중인게 일반적이라네요. 배급사마다 전략이 좀 다른데, 가령 CJ는 스크린과 영화 갯수로 밀어붙이고 쇼박스는 장르영화 중심으로 좀 빡센영화들 소수정예로 내보내는 느낌, 롯데시네마는 전세계 영화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14연작 망함의 기록 이후 덕혜옹주로 겨우 땀 한번 훔친 셈이라 어떻게 나올지 모르고.. NEW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네요.


9. 중국진출

이미 영화산업쪽이나 미디어산업 쪽에서 중국을 많이 진출하고 있고, 실제 중국의 스크린 늘어나는 속도가 말도 안된다고 합니다. 작년보다 9천개가 늘어났다고. 3만개가 훌쩍 넘는 스크린이 중국에 있는거죠. 우리나란 2300개인데.. 게다가 시진핑이 영화산업에 힘 주겠다고 천명했고 CJ와 쇼박스는 이미 중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개봉작들도 앞두고 있고, 합작들도 있고, 리메이크도 있고. 그쪽 영화사들이랑 같이 파트너쉽도 맺고. 근데 중국쪽 영화산업이나 컨텐츠, 문화, 미디어 산업쪽 인력이 엄청 부족하다네요. 개발속도와 인프라 확장에 비해 인력이 5년은 늦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젊은 인력부터 경력자가 꽤 괜찮은 팀까지 아예 통역 다 붙여줘가며 데려가기도 하고 중국어를 잘 하는 사람은 엄청난 프리미엄이 있다고. 여튼 영화산업은 지금 중국시장에 집중하는 듯 합니다. 저는 별로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었습니다만..


10. 럭키 재밌대요. 전 고소는 안당하는 걸로.
원래는 송강호+페이소스 로 가려다가 유해진+코미디 로 갔는데 결과물이 더 좋다고 합니다.
전 보러가려고요. 초대권 주셔서.. 깔깔.


이상입니다. 강의 내용이었으니 딱히 오프더 레코드로 돌아야 할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퍼가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다른데서 보이면 지울꼬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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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썰 푸는 건 츄쳔
  • 소소한 트리비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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