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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7/13 08:57:35
Name   Neandertal
Subject   같은 추억팔이...다른 결과...
올해 과거를 추억하게 만드는 영화가 두 편 개봉이 되었습니다. 두 편 다 비슷한 접근법을 써서 영화팬들을 공략했지만 결과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 발생했네요.







[쥬라기 월드][터미네이터: 제네시스]...이 두 영화는 공통점들이 좀 있습니다. 우선 두 편 모두 절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오리지널 작품의 후속작들이라는 것입니다. [주라기 월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이 오리지널인데 1편은 정말 공룡영화의 마스터피스라고 할 만한 작품으로서 당시 기준으로 놀라운 CG 구현은 물론 실제 공룡 로봇을 제작하여 현실감 있는 장면들을 보여줌으로서 큰 선풍을 일으켰습니다.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의 원작도 [쥬라기 월드]원작 못지않지요. 사실 [터미네이터] 1편은 저예산으로 촬영이 되었기 때문에 아주 때깔이 좋은 장면들은 부족하고 막판에는 지금 기준으로는 상당히 어설픈 장면들도 많지만 미래의 암살자가 과거로 와서 재앙의 씨앗을 원천적으로 제거한다는 신선한 아이디어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찍은 재기 넘치는 장면들, 그리고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압도적인 카리스마 등으로 명작의 반열에 충분히 오를 만한 작품이고 후속작 [터미네어터 2: 심판의 날]은 여러 말 하는 것이 불필요한 Sci-Fi 영화의 절대 명작 가운데 하나이지요.

그리고 이 두 시리즈는 그 이후의 후속작들이 다 별 볼일 없었다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쥬라기 공원 2][쥬라기 공원 3][쥬라기 공원]의 후광에 기대서 돈이나 좀 뽑아 볼까 하는 불순(?)한 제작 의도가 너무도 뻔하게 보이는 그런 작품들이었고 [터미네이터 3]이나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은 앞서 나온 두 형님들을 부끄럽게 만들 만 한 작품들이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나온 두 시리즈의 후속작들, [쥬라기 월드][터미네이터: 제네시스]는 일단 비슷한 지점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원작 추억팔이"라는 것이지요...[쥬라기 월드]는 대놓고 1편 [쥬라기 공원] 따라 하기로 작정을 한 것처럼 시간적 배경과 등장인물들만 다를 뿐 이야기는 1편의 이야기를 복사한 수준입니다. 물론 유전자 조작 공룡이라든가 사람들 따르는 렙터 등 곁가지를 좀 새롭게 한 내용들도 있지만 큰 틀은 1편의 내용과 동일합니다.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역시 같은 추억팔이를 하고는 있는데 그래도 이쪽은 약간 이야기를 비틀어서 1편이나 2편을 추억할 수 있는 장면들을 넣으면서도 주인공들이 미래로 가서 스카이넷을 저지한다는 새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오기는 했습니다.

두 영화를 다 본 제 생각으로 두 영화의 만듦새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둘 다 오리지널의 영광을 이어받기는 부족하고 시리즈 영화가 아니었다면 그럭저럭 여름철에 흔히 볼 수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평균적인 수준은 된다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공통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두 영화의 흥행은 극과 극입니다. [쥬라기 월드]는 현재 미국과 해외 수입을 다 합해서 14억 6천만 불 이상을 벌었습니다. 제작비가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마디로 노 난 것은 분명합니다. 잔치, 잔치 돈 잔치가 열린 거지요.

반면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는 우울합니다. 현재 미국 내 개봉 3주차인데 6천 8백만 불의 수입에 그쳤습니다. 한 번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라가지도 못했고요. 그나마 해외 쪽에서 선방하면서 해외에서는 1억 5천만 불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옆 동네 공룡 마을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못해 측은할 정도의 성적이지요.





[쥬라기 월드]...돈이 이게 다 얼마야?...--;;;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손익분기점은 넘겨야 할텐데...--;;;


비슷한 시리즈의 후광, 비슷한 수준의 만듦새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흥행에서는 하늘과 땅 차이의 결과가 나온 걸까요? 두 영화 다 미국 내에서의 관람등급은 PG-13으로 동일합니다. 추억을 파는 힘은 공룡들이 살인기계들 보다 더 큰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두 가지 정도입니다. 일단 [쥬라기 공원] 시리즈는 3편이 개봉한 것이 2001년입니다. 14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반가움이 강도가 훨씬 더 컸을 것 같습니다. 반면에 [터미네이터]시리즈는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이 2009년에 개봉했습니다. 옛 시절을 추억하기에는 마지막 편이 비교적 최근이었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배우들의 티켓 파워가 아닐까 합니다. [쥬라기 월드]의 남자 주인공 크리스 프렛은 요즘 제일 잘 나가는 "핫"한 배우인데 반해서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의 제인슨 클락이나 에밀리야 클라크, 제이 코트니는 흥행을 좌지우지할 만한 힘은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 형님이야 논란의 여지가 없는 대스타시지만 지금은 1990년대가 아니잖아요?...--;;;

영화흥행은 정말 며느리도 모르고 시어머니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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