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8/08 17:43:26
Name   카라2
Subject   군대에서의 기억.
군 입대하던 날의 새벽에 제가 뭘 하다가 어떤기분으로 입대를 했는지
아직도 생생합니다.

군대가기 전 몇달동안은
정말 미친듯이 놀았던 것 같습니다. 몇달후면 군대에가니까. 그래서 더 아쉬움을 남기지않으려고
여자도 만나려고 노력했고 게임도 열심히하려고 했었으나 여자쪽은 제맘대로 되지않더군요.
결국은 대부분 게임질만..
사실 잘될뻔한 여자가 있었고 실제로 저한테 관심도 표현했었지만 결정적으로 사귀자는 말에는
"오빠 얼마후면 군대가잖아..힘들지않을까"라는 말이 돌아오더군요.
우울한 맘에 밤거리를 쏘다니던 기억..집구석에서 스타나 하면서 시간을 죽이던 기억 등..

군입대하던 날에는 용의기사2의 마지막 스테이지 최종보스 공마귀와 싸우면서
새벽, 아니 아침까지도 한숨도 못자고 그러고 갔던 것 같네요.
별로 잠이 오지도 않았고 아쉽기도 했습니다. 들어가면 이제 아무것도 하지 못하니까.

그리고나서 아침이 되어 엄마 아빠와 함께 차를 타고 논산으로 가는데,
논산에 도착하기까지 제가 무슨심정이었는지 거의 기억이 없습니다.
논산에 무슨 이상한 음식점에서 갈비탕을 시켰는데 무슨맛이었는지 기억도 안나고..

그러다가 입소대대에 도착..
연병장에서 예비장병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조교들의 호루라기가 울리며
부모님과 빠이빠이를 했죠.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입니다.
그리고나서 그날 밤, 입소대대에서 첫 저녁을 기다리며 식판을 들고서 바라봤던 입소대대의 밤하늘은
너무도 까맣고 별하나도 없이 칠흙같았다고 기억합니다.

제가 그렇게 부모님한테 정이 많거나 막 살가운 성격이 아님에도
군대에서는 부모님의 편지만 기다리면서 어떻게 버텼던 것 같습니다.
훈련소에서 엄마의 편지를 받고 고개를 돌리고 몰래 울기도 여러번했었고..
자대에 가서는 예전에 잘될뻔했던 여자에게 전화를 걸어보기도하고..
그랬네요.

매일마다 경계근무를 서던 탄약고의 담장 바로 옆에는,
면회장소인 XX회관이 있었는데, 항상 거기서는 삼겹살 굽는 냄새가 났습니다.
아..집에가고싶다. 언제쯤 제대해서 저런거 먹어보나..
아직도 생생하네요.

저와 정말 안좋게 지내던, 저를 너무 갈궜던 고참이
둘이서 작업하다가 갑자기 제앞에서 여자랑 헤어졌다고 펑펑 우는걸 보기도하고..참 별일이 다 있었습니다.




갈수록 남녀의 성대립이 심해지는것을 느낍니다.

제가 여자가 약자라고 주장하는 여자분들을 보면 항상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본인들의 어려움만을 공감해달라고 말하지만 정작 남성들이 차별받는 문제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항상 저런사람들은 주장합니다.
군대니 뭐니 다 포함해도 명백히 여자가 더 힘들고 여자가 더 차별받는 사회라고요.
그걸 누가압니까. 신이 스카우터로 측정해봤나요.

저는 이해가 안갑니다. 다른건 다 차치하고 군대하나만 놓고보아도 그렇습니다.
2년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강제로 징집되어 모든 자유를 구속당한채 주위에 온통 검고 푸른것밖에 없는 곳에서
강제노동을 당하면서 살아야했던 제 2년간의 삶이 그들에게는 그렇게 값싼 취급을 받는지 말입니다.

저는 남자가 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4살된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데 이놈도 이나라에서 남자로태어나서 불쌍하다고 생각합니다.
와이프도 가끔 제 아들한테 말합니다
"XX야. 엄마가 아들로 낳아줘서 미안해~"


서로 누가더 힘드네 이런식으로 먼저 나오는 것 보다는
서로가 서로의 아픔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감하면서
"그래 너희들도 그런부분이 힘들지? 우리도 이런부분이 개선되었으면 한다"
라고 나오는것이 더 상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기가 쉽습니다.

물론 서로의 성이 다른만큼 100%공감할수는 없을겁니다.
하지만 어떤부분에서 힘든지 알려고라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군대부터 시작해서, 가정 부양의 부담이라던가,
데이트비용부터 집마련 부담이라던지 등등의
요즘 세대의 남성들 대부분이 공유하는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 내가 남자라서 억울하다고 느끼는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것을 그저 배부른소리, 우리가 더 힘드니 너희는 입 다물라! 이런식으로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5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717 7
    15065 경제chat-gpt를 사용하여 슈뢰더 총리의 아젠다 2010 연설 번역하기 3 + 와짱 24/11/24 65 0
    15064 문화/예술아케인 시즌2 리뷰 - 스포 다량 kaestro 24/11/23 109 0
    15063 일상/생각탐라에 적으려고 했으나 티타임으로 쫓겨난 이야기 1 5 오구 24/11/23 384 1
    15062 오프모임29일 서울 점심 먹읍시다(마감) 12 나단 24/11/22 547 4
    15061 스포츠[MLB] 2024 AL,NL MVP 수상자.jpg 1 김치찌개 24/11/22 121 1
    15060 스포츠[MLB] 2024 AL,NL 사이영 수상자.jpg 김치찌개 24/11/22 120 1
    15059 음악[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김치찌개 24/11/22 94 0
    15058 방송/연예예능적으로 2025년 한국프로야구 순위 및 상황 예언해보기 11 문샤넬남편(허윤진남편) 24/11/21 467 0
    15057 일상/생각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3 SKT Faker 24/11/21 632 1
    15056 오프모임23일 토요일 14시 잠실 보드게임, 한잔 모임 오실 분? 4 트린 24/11/20 359 0
    15055 방송/연예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26 알료사 24/11/20 3537 32
    15054 생활체육[홍.스.골] 10,11월 대회 상품공지 켈로그김 24/11/19 266 1
    15053 여행여자친구와 부산여행 계획중인데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29 포도송이 24/11/19 706 0
    15052 일상/생각오늘도 새벽 운동 다녀왔습니다. 5 큐리스 24/11/19 479 9
    15051 일상/생각의식의 고백: 인류를 통한 확장의 기록 11 알료사 24/11/19 516 6
    15050 게임[1부 : 황제를 도발하다] 님 임요환 긁어봄?? ㅋㅋ 6 Groot 24/11/18 475 0
    15049 꿀팁/강좌한달 1만원으로 시작하는 전화영어, 다영이 영어회화&커뮤니티 19 김비버 24/11/18 955 10
    15048 의료/건강고혈압 치료제가 발기부전을 치료제가 된 계기 19 허락해주세요 24/11/18 730 1
    15047 일상/생각탐라에 쓰려니 길다고 쫓겨난 이야기 4 밀크티 24/11/16 906 0
    15046 정치이재명 1심 판결 - 법원에서 배포한 설명자료 (11page) 33 매뉴물있뉴 24/11/15 1835 1
    15045 일상/생각'우크라' 표기에 대한 생각. 32 arch 24/11/15 1021 5
    15044 일상/생각부여성 사람들은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6 nothing 24/11/14 916 20
    15043 일상/생각수다를 떨자 2 골든햄스 24/11/13 474 10
    15042 역사역사적으로 사용됐던 금화 11종의 현재 가치 추산 2 허락해주세요 24/11/13 571 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