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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0/03 22:37:46
Name   사악군
File #1   20171003_224432.jpg (4.26 MB), Download : 15
Subject   망해가는 펜션 체험기


연휴기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게으른 탓에 아무데도 예약안했다가 연휴시작 3일전에 대충 찾아보니..강원 고성쪽 숙소는 조금 여유가 있어 하루씩 세군데 3박4일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있는동안 날은 흐렸지만 비는 거의 안왔고 다들 해외로 갔는지 고속도로도 하나도 안 막혔습니다. 설악케이블카도 탔는데 권금성 꼭대기 바람이 어우..둘째는 날아갈까 무서워 꼭 앵겨서 떨어지질 않더군요.

그런데 두번째 숙소가 영 꽝이었어요. 숙박비가 3일동안 세 숙소가 두배 두배되는 등비수열..ㅡㅡ이었는데 중간 숙소가 너무 허랑했음. 어쩐지 홈피사진은 깔끔했는데 왜 남았을까..했더만..

일단 산이 보인다던 전경이 사기..그냥 길만 보이고 그게 설악산이 보이는거라면 고성군에 있는한 어디든 산은 보이죠 ㅡㅡ;

시트도 지저분한게 갈지 않은거 같고
바베큐장은 조명이 없다시피해 어둠속의 식사가 되고 바로 옆에 난방용인지 가스통 ㅡㅡ 들이 있어 이거 암살펜션이가 싶고 방 자동문은 고장인건지 잘 열리지도 않고 닫힐때는 사람이 끼어도 그냥 닫히..고.
식기도 통일성조차없이..수저 4세트가 3+1이더군요..아이용이 아니고. 앞접시 모잘라..대접시가 하나뿐이야 ㅡㅡ;;;

뭣보다 슬슬 반말하는 사장님이.. 어이가 없더군요.  4인가족 추가인원비용도 다 냈는데 세수수건 딸랑 4장이라 샤워하려면 수건 더 필요할거같아 수건 더달라고 갔더니 수건 충분할텐데? 몇개있는데요? 4개있는데 작아서 샤워하려면 더 필요해서요. 큰 수건은 없나요? 큰건없는데
암튼 펜션 여기저기 가봤지만 수건 더달라는데 토다는 집은 처음입니다. ㅡㅡ 게다가 직접 수건 챙기러 와서 이미 손에 들었구만. '수건은 충분하니 그거 내려놔'인가..

그런데 수건찾으러 들어가면서 본채를 본순간 알았어요. 아..여긴 망해가는 펜션이구나. 사장님은 다른일하다 야심차게 귀향해 이거 시작했는데 잘 안되는구나하고 느꼈죠.

이 펜션은 2015시작했는데 인테리어는 나름 깔끔합니다. 현대풍으로 예쁘게 지었어요. 그리고 전 별채빌렸는데 본채는 빌려주는 방 외에 예쁘게 까페, 바처럼 꾸며놓은 공간이 있어요. 여기서 예쁘다는건 공간자체의 인테리어고 내부는 을씨년스러웠습니다. 수건달라고 본채에 들어선 순간 건물에 불도 다 꺼져있어 어두컴컴하고 열려진 1호실 방문으로 밥솥에 밥되고 있는걸보고 알았죠. 아 1, 2호실도 예약이 찬게 아니고 본인들이 사는거구나.

바로 꾸며진 공간은 영업이 잘 되었다면 손님들에게 조식이든, 오후커피든, 저녁칵테일이든 팔며 담소하는 공간이 될 수 있었겠죠. 지금은 절반정도는 먼지쌓인 빈술병이, 절반정도는 빈 생수페트 음료수병이 쌓여져 지저분한 잡동사니를 층층이 진열하게 되었고

역시 나름 모던한 테이블에는 뭔가 콩을 널어 말리고 있고. ㅡㅡ;  

한구석엔 전혀 통일성 없는 전자렌지가 있고.

그 공간에 어울리는건 그 바 같은 공간이 잘 돌아갔다면 더할나위없이 그림처럼 어울렸을 우아한 검은고양이 뿐이더라고요. 고녀석만이 황량한 계산착오의 퇴직금탕진의 현장속에서 도도하게 스스로의 품위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뭐.. 님들은 숙박접객업이 안맞음.. 생각하고 여긴 절대 안온다 적어놨지요. 아마 곧 없어지지 않을까 싶고..

*사진은 비싸고 예뻤던 만족한 세번째 숙소입니당. ㅋㅋ 본문의 망해가는 펜션 아님!


Ps-사진에 상호가 노출되어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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