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8/12 22:46:16
Name   damianhwang
Subject   아프가니스탄 체류기일까요???
안녕하세요, 아래의 아프가니스탄 글 보고서
제가 아프가니스탄에 있었던 시절 얘기를 조금 적어 보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물리적으로는 아프가니스탄 땅이 맞지만,

Parwan주에 있는 Bagram 공군기지라는 곳입니다.
우리나라 사정에 대입하자면, 후방에 있는 전투비행장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구요.

원래 아프가니스탄의 수도인 카불에 의료봉사와 직업학교가 있었는데, 모종의 사건 (굳이 언급은 안하겠습니다만...종교적인...) 때문에
죄다 철수할뻔 했다가, 미군 기지 보호령 안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전에 군의관을 파견하여 진료하다가, KOICA(별로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조직이지만.) 소속으로 민간인 의료진 파견하고,
한국 정부 돈으로 병원을 하나 지어서 아프간 현지인들 진료하는 병원과 직업훈련 시키는 교육기관을 만든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아프가니스탄을 체류해봤다는 말은...용산 미군기지 안에 2년쯤 쳐박혀서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있으면서 한국에 체류해 봤다라는 말이 되버리니까.
저는 굳이 그렇게 언급을 하진 않아 왔습니다.
거기가 의료봉사활동이 아니라 전문가 파견 식으로 간 곳이라,
의료기사나 간호사 직종 사람들도 꽤 많은 돈(적어도 한국에서 커리어 마칠때까지 직급이 올라가도 받기 힘들 정도?)를 지불받고 간 곳이니 봉사도 말이 안되고요;
그 정도 페이를 받고 와서 난 봉사하러 왔는데 라고 일 엉망으로 해놓고 발빼고 쌈박질이나 하고 있는 인간들 땜에 정말 2년 내내 욕하다가; 
너 시끄럽다고 코이카가 쫓아낸 건 안 자랑!
제가 아프간에서 했던 일에 관한 내용은 예전 글 링크로 대체하구요 ^^;


(거기서 저랑 띠동갑 약간 안되게 차이나는 좋은 친구 만나서 무려 38살에 결혼한건 자랑 ^^;;)

제가 아프가니스탄에 겪은 기억이라고는 사람들 뿐이네요. 미군과 여러 다른 나라 군인들, 아프가니스탄 현지 의료인력, 그리고 환자들 뿐인지라.

딱히 좋은 기억도 아니었고, 2만장 가까이 찍어놓은 사진이 들어있는 하드도 중간에 한번 날려먹었고.,.. 덕택에 남은 사진도 많지가 않지만.

몇 장 소개해 볼께요..

한국군 기지가 잠시 있었던 차리카르라는 곳의 하늘을 찍은 사진입니다.
바그람에서 헬리콥터로 20분 정도 가면 나오는 곳이었죠.

"incoming, incoming"이라는 경보와 함께 RPG탄두가 날아오면 공습경보가 울리곤 했는데,
하필 그날 UAE군 진주 하고 있는 지역에 제대로 떨어져서 식당에서 밥먹던 친구들 폭사하고;
그날 밤에 응급환자 치료 도와주고 그랬었는데.
며칠후에 근처지역 가서 찍어온 사진입니다. MRAP이 불에 탔네요....

기지 근처에 있는 예배당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라 이름이 ~~~스탄인 것으로 볼때 여기도 중앙아시아 쪽이라서..
중동의 기후를 예상하고 갔었는데 아니었습니다!!
눈도 오더라구요...

병원건물쪽에 걸려있던 국기게양대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언어가 약간 다른 두 종족, 그러니까 다리족과 파슈툰족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수도 카불일대에 살고 있는 현재 친미정권으로 권력을 잡고 있는 쪽이 다리족이고,
우리가 아는 탈레반은 파키스탄쪽과 인종이 같은 파슈툰족입니다.

파슈툰족이 다수이고, 민심도 사실 그쪽이 잡고 있는 것으로 .... (그들 나라 입장에서는요)
미군기지 안에 있는 한국병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테러의 표적이 되어
현지인 의료지원직이 피습으로 살해당한 일도 있었고요.
그러니까 아프간 대다수 민중입장에서 볼 때 기지에서 저희랑 같이 일하던 사람은 부미매국노 같은 거죠.
그 미군기지 안에 들어와있는 그 나라에서는 소위 배웠다는 층이 원하는 건 미국 건너가는 것일 뿐이었으니까요;

좀 씁쓸하긴 했습니다. 이게 정말 잘 하는 일이긴 한걸까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이래저래 새로운 경험이었고, 평생 같이 갈 친구도 얻었으니 나름 PROFIT!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018 1
    15878 창작또 다른 2025년 (3) 3 트린 25/12/04 264 2
    15877 스포츠[MLB] 코디 폰세 토론토와 3년 30M 계약 김치찌개 25/12/04 198 0
    15876 창작또 다른 2025년 (1), (2) 8 트린 25/12/03 441 7
    15875 기타유럽 영화/시리즈를 시청하는 한국 관객에 관한 연구(CRESCINE 프로젝트) 19 기아트윈스 25/12/03 544 2
    15874 일상/생각큰일이네요 와이프랑 자꾸 정들어서 ㅋㅋㅋ 14 큐리스 25/12/02 931 5
    15873 오프모임12월 3일 수요일, 빛고을 광주에서 대충 <점봐드립니다> 15 T.Robin 25/12/01 540 4
    15872 경제뚜벅이투자 이야기 19 기아트윈스 25/11/30 1499 14
    15871 스포츠런린이 첫 하프 대회 후기 8 kaestro 25/11/30 425 12
    15870 도서/문학듣지 못 하는 아이들의 야구, 만화 '머나먼 갑자원'. 15 joel 25/11/27 1035 27
    15869 일상/생각상남자의 러닝 3 반대칭고양이 25/11/27 692 5
    15868 정치 트럼프를 조종하기 위한 계획은 믿을 수 없이 멍청하지만 성공했다 - 트럼프 행정부 위트코프 스캔들 6 코리몬테아스 25/11/26 893 8
    15867 일상/생각사장이 보직해임(과 삐뚫어진 마음) 2 Picard 25/11/26 681 5
    15866 일상/생각기계가 모르는 순간 - 하루키 느낌으로 써봤어요 ㅋㅋㅋ(와이프 전전전전전 여친을 기억하며) 5 큐리스 25/11/25 617 0
    15865 경제주거 입지 선택의 함수 4 오르카 25/11/25 643 3
    15864 철학/종교진화와 창조, 근데 이게 왜 떡밥임? 97 매뉴물있뉴 25/11/25 1863 4
    15863 일상/생각창조론 교과서는 허용될 수 있을까 12 구밀복검 25/11/25 1048 17
    15862 기타★결과★ 메가커피 카페라떼 당첨자 ★발표★ 11 Groot 25/11/23 609 4
    15861 기타[나눔] 메가커피 아이스 카페라떼 깊콘 1 EA (모집마감) 31 Groot 25/11/21 670 3
    15860 일상/생각식생활의 스트레스 3 이이일공이구 25/11/20 707 1
    15859 일상/생각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는다. moqq 25/11/20 638 7
    15858 오프모임[취소] 11월 29일 토요일 수도권 거주 회원 등산 모임 13 트린 25/11/19 764 3
    15857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2 2 육회한분석가 25/11/19 469 3
    15855 의료/건강성분명 처방에 대해 반대하는 의료인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넋두리 46 Merrlen 25/11/17 2006 2
    15854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 육회한분석가 25/11/17 556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