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7/30 13:30:04수정됨
Name   메존일각
Subject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며 관의 책임전가를 생각하다
지난 5월 하순, 몇 년 전 지방에서 신혼집으로 살던 아파트를 매도했습니다.
제가 매수 후 아내에게 절반을 증여한 케이스였는데요.

양도소득세 신고차 세무서를 가서 직원을 붙잡고 물었더니, 증여기간이 만 5년이 안 되어
[제 단독 지분(100%)으로 신고할 때와 아내와 50:50으로 신고할 때의 비용을 비교해보고 더 큰 쪽을 내야 한다] 하더군요.

요약하면 [알아서 잘 계산하여 큰 금액으로 내되, 계산한 세액이 안 맞으면 가산세를 내라.]였습니다.

집에 돌아와 증여자인 아내에게 관련 서류를 달라 하고 계산해 봤습니다.
금액은 제 단독지분 쪽이 더 커서 제 명의로 납부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아내에게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납부 안내서] 우편이 날아오네요. 제 쪽에서 이미 납부를 끝냈는데요.

아내가 세무서에 확인 전화를 하길래 휴대폰을 빼앗아 통화를 했습니다.
세무서 직원이 "확인이 안 되어 어쩔 수 없다"는 답을 합니다.

전 의아함을 느꼈습니다. 세무서를 찾아가서 물을 때는 꼭 양자가 각자 신고하여 납부하지 말고,
더 큰 쪽을 계산하여 내라 하더니 납부 후에는 돈 내라는 안내서 송달...

저처럼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은 이런 양도소득세를 계산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금액이 틀리지 않도록 나름 최선을 다해 더하고 빼보지만 이게 맞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금액이 잘못되면 가산세를 내야 하는 부당함을 시한폭탄처럼 안고 있죠.

세무서 직원은 "나중에 아내 분께 미납부 확인 연락이 또 갈 수도 있다" 합니다.

이 말을 듣은 저는
"저희 딴에는 충분히 성의를 보였는데 만약 아내에게 또 연락이 온다고 하면 그땐 제가 엄청 화날 것 같다.
그리고 세액도 전문가인 당신들이 계산해줘야지 왜 나 같은 서민에게 직접 계산하라 하느냐.
그래놓고 금액 잘못되면 가산세까지 내라니 가혹하지 않느냐."하니까

세무서 직원은 ["맞습니다. 저희도 이걸로 욕 많이 먹습니다."] 하는군요.

좀 다른 얘기 하나 하겠습니다.
예전에 문화재보호법 안에 있다가 분리된 매장문화재법의 제6조 1항과 제7조 3항은

"건설 시행자는 시행 전 해당공사 지역에 문화재가 매장, 분포되어 있는지 사전 지표조사를 하여야 하고,
[그에 필요한 비용은 시행자가 직접 부담해야 한다]"로 요약됩니다.

미처 발굴되지 않은 문화재가 발견될 수 있으니 시행 전 지표조사를 해야 한다는 부분까지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용까지 지불하라는 부분은 충분히 문제가 됩니다.
이 부분은 오랫동안 문화재법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혔으며 논란이 지속되자 2014년 일부 개정을 통해
[예산 범위에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문구가 추가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런 소액(?)은 보통 시공사 입장에서 큰 문제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진짜 문제는 유구나 유적이 발견되면 공사 자체가 올스톱 되어 그 동안의 손해가 매우 크게 발생한다는 부분인데요.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될 경우 문화재위원들이 대거 소집되어 수 차례 회의가 진행됩니다.
여기에 오실 정도면 나름 학계에서 나름 저명한 분들일 터라 스케줄을 조절하며 월에 한 번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수 개월이 훌쩍 지나가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시공사는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겠죠.]

사소하지만 양도소득세 신고 건을 겪으며 이 내용이 번뜩 떠올랐습니다.
문화재법상에서만 그런 줄 알았더니, 세금신고 및 납부도 그렇고, 지원사업의 금액산정도 그렇고...

관은 이런 식으로 [민간인에게 수고를 감내하게 하고 비용을 물리는 것을 대단히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습니다.

네, 저는 그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5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토비 15/06/19 35542 1
    15995 일상/생각팀장으로 보낸 첫달에 대한 소고 4 kaestro 26/02/01 404 5
    15994 일상/생각와이프란 무엇일까? 2 큐리스 26/01/31 475 9
    15993 영화영화 비평이란 무엇인가 - 랑시에르, 들뢰즈, 아도르노 3 줄리 26/01/31 330 4
    15992 IT/컴퓨터[리뷰] 코드를 읽지 않는 개발 시대의 서막: Moltbot(Clawdbot) 사용기 17 nm막장 26/01/31 618 1
    15991 일상/생각결혼준비부터 신혼여행까지 (3/청첩장 및 본식 전, 신혼여행) 5 danielbard 26/01/30 335 3
    15990 정치중국몽, 셰셰, 코스피, 그리고 슈카 15 meson 26/01/29 1067 7
    15989 IT/컴퓨터램 헤는 밤. 28 joel 26/01/29 786 27
    15988 문화/예술[사진]의 생명력, ‘안정’을 넘어 ‘긴장’으로 8 사슴도치 26/01/28 399 19
    15987 IT/컴퓨터문법 클리닉 만들었습니다. 7 큐리스 26/01/27 543 16
    15986 게임엔드필드 간단 감상 2 당근매니아 26/01/26 538 0
    15983 스포츠2026년 월드컵 우승국//대한민국 예상 순위(라운드) 맞추기 관련 글 6 Mandarin 26/01/26 344 0
    15982 오프모임2월 14일 신년회+설맞이 낮술모임 (마감 + 추가모집 있나?없나?) 18 Groot 26/01/26 693 3
    15981 정치이재명에게 실망(?)했습니다. 8 닭장군 26/01/25 990 0
    15980 IT/컴퓨터타롯 감성의 스피킹 연습사이트를 만들었어요 ㅎㅎ 4 큐리스 26/01/25 410 0
    15979 정치민주당-조국당 합당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14 Picard 26/01/23 874 0
    15978 오프모임1/23 (금) 용산 또는 서울역 저녁 모임 8 kaestro 26/01/23 680 1
    15977 스포츠[MLB] 코디 벨린저 5년 162.5M 양키스행 김치찌개 26/01/22 316 0
    15976 정치한덕수 4천자 양형 사유 AI 시각화 11 명동의밤 26/01/21 1167 11
    15974 오프모임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하실 분? 20 트린 26/01/20 871 5
    15973 도서/문학용사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테니까 7 kaestro 26/01/19 1020 9
    15971 꿀팁/강좌나노바나나 프롬프트 - 걸리버 소인국 스타일 음식 이미지 3 토비 26/01/17 720 1
    15970 의료/건강혈당 스파이크란 무엇일까? 12 레이미드 26/01/17 1008 2
    15969 꿀팁/강좌나노바나나 프롬프트 - 책 위에서 음식 만드는 이미지 11 토비 26/01/16 804 4
    15968 오프모임1/29 (목) 신촌 오프라인 모임 16 dolmusa 26/01/15 934 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