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8/21 08:06:01
Name   AGuyWithGlasses
Subject   [NBA] 2000년대 이후 3점 트렌드의 변화
저는 14-15시즌 이전과 그 이후의 NBA는 성격이 굉장히 다른 리그라고 주장을 합니다. 리그 트렌드 자체가 완전히 달라요. 뭐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3점 때문입니다. 이 트렌드의 상징인 스테판 커리와 골든 스테이트, 그리고 스타일은 다르지만 골스보다 더 극단적으로 3점을 시도하고 성공시키는 댄토니와 하든 등의 공이 큽니다. 르브론 제임스조차 18-19시즌에는 3점 슛을 굉장히 연습한 티가 나죠. 이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하는 선수들은 엄청난 저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3점 슛 시도 개수와 변화율만 갖고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겸사겸사 과거 이야기도 하면서 잠시 느바 역사 속으로 들어가볼까요. 사실 지금 트렌드 이전의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NBA를 보기 이전 이야기(2003년 이전)는 글로만 하겠습니다. 사실 레퍼런스 드가서 더 퍼면 있는데 귀찮아서ㅋㅋㅋ 나무위키에 이 이전시대 3점슛 이야기가 요약이 잘 되어있고 내용이 정확해서 아마 같은 말일거에요.

3점슛은 NBA에는 79-80시즌에 처음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이 시절만 하더라도 경기당 1개씩 꾸준하게 성공시키는 선수조차 드물었죠. 래리 버드가 굉장히 슛이 정확한 선수였지만 3점 슛 성공개수가 경기당 1개가 간신히 되던가 좀 안되던가 그럴겁니다. 물론 래리 버드는 대학때까지 코트에 3점 라인이 안 그려져 있던 시절의 선수이기 때문에 저것도 시대보정하면 엄청난 숫자이긴 합니다.

93-94까지 NBA 팀들의 경기당 3점 슛 성공개수는 평균 3개를 간신히 넘었습니다. 한 선수가 아니라 한 팀이요. 림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슛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굳게 믿던 시절이고(지금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때는 4대센터가 판을 치던 시절이죠.

그러다가 94-95시즌 리그 룰에 중대한 변화가 생깁니다. 저득점 트렌드를 개선하고자 NBA가 3점 라인을 7.24m에서 6.71m로 당긴거죠. 이 시도 자체는 실패했습니다. 득점 트렌드는 변화가 없이 3점 슛 시도 개수만 증가해서 오히려 더 별로라는 평가를 받았고, 3년 뒤 롤백됩니다. 이 시절 NBA영상에서 가끔 3점라인이 2개 그어져있거나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때쯤 3점 슛에 대한 인식이 슬슬 변합니다. 어 이거 생각보다는 효율적인데? 노마크 만드는 전술 잘 쓰면 전술 획일화도 안 되고 기댓값은 애초에 3점이 더 높으니 잘 쓰면 더 좋겠다... 해서 3점 슛의 효용을 리그 전체가 좀더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3점 라인이 롤백되도 3점 성공개수는 줄지 않았다는게 그 증거죠. 이게 3점에 대한 첫 트렌드의 변화입니다. 이때쯤에 많이 던지는 팀은 경기당 7개 성공, 평균적으로 4~5개 선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느리지만 착실하게 리그는 3점 시도를 늘리기 시작했고, 2000년대 중반 들어 기폭제가 하나 생깁니다.



05-06 시즌의 피닉스 선즈는 리그 최초로 경기당 평균 3점 성공개수 10개를 돌파한 팀입니다. 감독이었던 마이크 댄토니는 한번 더 언급되겠지만 NBA 리그 트렌드 변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죠. 이 시절 피닉스는 당시 기준 엄청난 페이스의 업템포 농구로 유명했습니다. 7초 내로 샷 디시전을 하는 것이 목표였을 정도로 트렌지션 게임을 즐겨하던 팀이죠. 이게 첫 번째 기폭제가 됩니다.



08-09 시즌 들어 두 번째로 10개를 돌파한 팀들이 나옵니다. 닉스는 사실 자말 크로포드의 난사(...)가 정말 컸으니 논외로 하면, 저의 응원팀이었던 올랜도 매직은 드와이트 하워드(백업으로는 배스나 고탓)를 기둥으로 박고 나머지 4명이 스팟업이 가능한 소위 1-2-3.5-3.5-5라는 극단적인 조합을 들고 나와서 NBA 파이널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둡니다. 이는 다음해에도 이어지죠. 선즈와 올랜도를 거치며 리그의 3점 성공개수가 꽤 유의미한 폭으로 증가합니다.



이제 보면 13-14시즌은 이러한 트렌드의 마지막 시즌이 되었네요. 10개를 넘긴 팀은 없지만 평균은 4~5년 전에 비하면 꽤 올랐죠. 스테판 커리가 리그 아이콘이 되기 정확하기 1년 전입니다.



14-15시즌. 제임스 하든과 스테판 커리의 영향력이 보이십니까? 이 시즌을 기점으로 리그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넙니다. 마이크 댄토니는 휴스턴으로 돌아와 하든의 3점을 종용하고, 피닉스 시절보다도 극단적인 스몰볼을 돌리면서 엄청난 3점을 주문합니다.



18-19. 5년 전만 해도 리그에서 3점 성공개수가 10개가 넘어가면 엄청난 3점팀이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10개가 안 되면 외곽슛이 없는 팀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덩달아 평균 득점도 증가폭이 어마무시하죠. 댄토니의 휴스턴은 그 와중에서도 또 홀로 돋보입니다ㅋㅋㅋ 저는 댄토니는 우승 못 해도 명전급 감독 평가 받을거라 확신합니다. 우승컵 없다고 폄하하기엔 느바 역사에서 영향력이 너무 강하거든요.
25개의 팀이 경기당 10개가 넘는 3점을 성공시켰으며, 리그 평균 경기당 3점 성공개수는 11.4개입니다. 우승 팀 토론토도 경기당 12.4개. 트렌드를 거스르지는 않았습니다.


재미삼아 리그 3점 트렌드의 증가폭을 한번 추적해 봤습니다. 저도 보면서 느낌으로만 와닿던걸 수치로 보니 해석이 확실해지네요. 여기에 룰 변화(점점 관대해지는 트레블링, 파울 콜 완화...)까지 곁들이면 불과 5년 사이에 NBA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르브론-던컨 파이널붙던 느바와 토론토가 우승한 느바는 같은 HD화질이지만 다른 리그 수준인 겁니다. 이렇게 급격하게 변하니 농구팬들조차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7
  • 양분하는시대에 전부 파이널을 기본 릅신이 새삼 위염이네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703 7
15059 음악[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김치찌개 24/11/22 48 0
15058 방송/연예예능적으로 2025년 한국프로야구 순위 및 상황 예언해보기 10 문샤넬남편(허윤진남편) 24/11/21 376 0
15057 일상/생각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3 SKT Faker 24/11/21 510 1
15056 오프모임23일 토요일 14시 잠실 보드게임, 한잔 모임 오실 분? 4 트린 24/11/20 314 0
15055 방송/연예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24 알료사 24/11/20 2841 31
15054 생활체육[홍.스.골] 10,11월 대회 상품공지 켈로그김 24/11/19 245 1
15053 여행여자친구와 부산여행 계획중인데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29 포도송이 24/11/19 674 0
15052 일상/생각오늘도 새벽 운동 다녀왔습니다. 5 큐리스 24/11/19 451 9
15051 일상/생각의식의 고백: 인류를 통한 확장의 기록 11 알료사 24/11/19 489 6
15050 게임[1부 : 황제를 도발하다] 님 임요환 긁어봄?? ㅋㅋ 6 Groot 24/11/18 443 0
15049 꿀팁/강좌한달 1만원으로 시작하는 전화영어, 다영이 영어회화&커뮤니티 19 김비버 24/11/18 912 10
15048 의료/건강고혈압 치료제가 발기부전을 치료제가 된 계기 19 허락해주세요 24/11/18 708 1
15047 일상/생각탐라에 쓰려니 길다고 쫓겨난 이야기 4 밀크티 24/11/16 894 0
15046 정치이재명 1심 판결 - 법원에서 배포한 설명자료 (11page) 33 매뉴물있뉴 24/11/15 1782 1
15045 일상/생각'우크라' 표기에 대한 생각. 32 arch 24/11/15 1002 5
15044 일상/생각부여성 사람들은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6 nothing 24/11/14 894 20
15043 일상/생각수다를 떨자 2 골든햄스 24/11/13 456 10
15042 역사역사적으로 사용됐던 금화 11종의 현재 가치 추산 2 허락해주세요 24/11/13 557 7
15041 영화미국이 말아먹지만 멋있는 영화 vs 말아먹으면서 멋도 없는 영화 8 열한시육분 24/11/13 684 3
15040 오프모임11/27(수) 성북 벙개 33 dolmusa 24/11/13 747 3
15039 요리/음식칵테일 덕후 사이트 홍보합니다~ 2탄 8 Iowa 24/11/12 406 7
15022 기타[긴급이벤트] 티타임 따봉 대작전 (종료) 19 dolmusa 24/11/05 1073 31
15038 정치머스크가 트럼프로 돌아서게 된 계기로 불리는 사건 4 Leeka 24/11/11 1089 0
15037 일상/생각와이프와 함께 수락산 다녀왔습니다. 10 큐리스 24/11/11 560 4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