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2/06 01:21:58
Name   메존일각
Subject   20세기 말 철권 팀배틀 이야기 쬐금.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입니다.

1997년~2000년은 피씨통신 시절과 맞물려 전국적으로 격투게임 배틀팀 붐이 가장 크게 불었던 시기였습니다. 하이텔은 버추어 파이터, 나우누리는 철권과 킹오파로 팀배틀이 활발히 이루어졌지요. 그중 철권은 시리즈 3탄과 태그 토너먼트가 등장하며 인기가 절정으로 치달았습니다.

곧 인터넷 시대로 바뀌었고, 텍켄센트럴이나 배틀페이지 등이 개설되어 누구나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게 되었으며(PC통신은 유료였기 때문에 가입자만 사용할 수 있었죠), 온게임넷이라는 게임방송사에서 전국의 철권고수 대결이 이루어지는 등 일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오락실'과 '격투게임'의 전성기가 쇠하는 시점이었죠.

여하튼, 저는 20세기 말 광주에서 나우누리를 통해 철권 배틀팀 활동을 아주 열심히 했습니다. 사실상 이 지방의 팀배틀과 대회는 제 손을 거쳐서 이루어질 정도로 전체 팀의 매니저 역할을 했어요. 이 당시 나우누리 게시판을 보며 느낀 건,

"서울은 팀이 정말 많구나... 부산 역시 제2도시답게 팀이 많네"였습니다. 부럽다는 감정이었죠.

97~99년 사이 나우누리를 통해 활동하던 팀 개수는, (해체되고 생겨나는 변화의 폭은 크지만) 대체로 서울이 50~60개, 부산이 10~15개, 대전-충청권이 4~5개, 광주-전라권이 5~8개 수준이었습니다. 대구-경북권은 잘 기억나지 않네요.

철권 시리즈는 철권3-TT가 지나고 철권4가 등장하면서 게임의 시스템이 대폭 바뀌어 인기가 폭락하기 시작했는데, 지방은 분위기가 심각했습니다. 팀원들이 대거 군대를 가면서 지역 팀배틀 생태계가 와해되기 일쑤였거든요. 그럼에도 서울은 세는 다소 약해졌을지언정 역시 사람들이 많아서 계속 명맥은 유지하더군요.

자기 전에 생각난 옛날 기억이었습니다. 쓰고 보니 서울이 부러웠다는 넋두리가 됐네요. 끌끌.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640 6
    14624 일상/생각5년 전, 그리고 5년 뒤의 나를 상상하며 3 + kaestro 24/04/26 196 0
    14623 방송/연예요즘 우리나라 조용한 날이 없네요 2 + 니코니꺼니 24/04/26 411 0
    14622 IT/컴퓨터5년후 2029년의 애플과 구글 아침커피 24/04/25 276 0
    14621 기타[불판] 민희진 기자회견 59 + 치킨마요 24/04/25 1532 0
    14620 음악[팝송] 테일러 스위프트 새 앨범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김치찌개 24/04/24 129 1
    14619 일상/생각나는 다마고치를 가지고 욕조로 들어갔다. 8 자몽에이슬 24/04/24 575 17
    14618 일상/생각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했고, 이젠 아닙니다 18 kaestro 24/04/24 1112 17
    14617 정치이화영의 '술판 회유' 법정 진술, 언론은 왜 침묵했나 10 과학상자 24/04/23 802 8
    14616 꿀팁/강좌[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20 *alchemist* 24/04/23 671 13
    14615 경제어도어는 하이브꺼지만 22 절름발이이리 24/04/23 1387 8
    14614 IT/컴퓨터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2 kaestro 24/04/22 345 1
    14613 음악[팝송] 밴슨 분 새 앨범 "Fireworks & Rollerblades" 김치찌개 24/04/22 112 0
    14612 게임전투로 극복한 rpg의 한계 - 유니콘 오버로드 리뷰(2) 4 kaestro 24/04/21 333 0
    14611 사회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22 + joel 24/04/20 1229 30
    14610 기타6070 기성세대들이 집 사기 쉬웠던 이유 33 홍당무 24/04/20 1558 0
    14609 문화/예술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5 kaestro 24/04/20 686 6
    14608 음악[팝송] 조니 올랜도 새 앨범 "The Ride" 김치찌개 24/04/20 128 1
    1460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편 15 kogang2001 24/04/19 390 8
    14606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4 kogang2001 24/04/19 363 10
    14605 게임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 극복 14 kaestro 24/04/19 550 2
    14604 일상/생각개인위키 제작기 6 와짱 24/04/17 821 12
    14603 정치정치는 다들 비슷해서 재미있지만, 그게 내이야기가 되면... 9 닭장군 24/04/16 1263 6
    14602 오프모임5월 1일 난지도벙 재공지 8 치킨마요 24/04/14 786 2
    14601 꿀팁/강좌전국 아파트 관리비 조회 및 비교 사이트 11 무미니 24/04/13 900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