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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1/04/04 12:15:37 |
Name | 아침커피 |
File #1 | 20210404_110406.jpg (201.5 KB), Download : 21 |
Subject | 공짜 드립 커피 |
스타벅스 쿠폰이 생겨서 아껴두고 있다가 리저브 매장에 왔어요. 드립 커피가 약 7천원이고 사이폰 커피는 약 9천원이었는데, 아무거나 다 시킬 수 있는 쿠폰이었지만 왠지 사이폰은 너무 일을 많이 시키는 것 같아 드립 커피를 시켰어요. 예전에 집에서 사이폰 커피 만들어 봤었는데 설거지가 정말 힘들었거든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원두를 고르자 커피 마스터라는 명찰을 단 직원이 드립 커피를 만들어 주기 시작했어요. 먼저 드리퍼에 종이를 끼운 뒤에 뚜거운 물을 부어서 종이를 적셔주고 드리퍼도 데웠어요. 빠져나온 물은 쏟아 버리고, 그 다음에 커피콩을 갈아서 드리퍼에 넣은 뒤 능숙한 솜씨로 뜨거운 물을 빙빙 돌려가며 부었어요. 저는 초보자인데 어떻게 이 사람이 능숙한지 알았냐고요?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 있었거든요. 어떤 일이든 힘 다 빼고 쉽게쉽게 하는 사람이 전문가더라고요. 운전도 그렇잖아요? 초보자가 운전대 잡은 손에서 힘 빼는 데 3년 걸리니까요. 그렇게 물을 붓자 조금씩 커피가 드리퍼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저는 그 과정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어요. 사실 이 과정을 손님이 보는 앞에서 할 필요는 없어요. 카운터 뒤에서 커피를 다 만든 뒤에 가져다 주기만 해도 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주방'을 손님에게 보이게 해 놓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동 파이프, 방울방울 떨어지는 커피, 뜨거운 물 때문에 유리에 서리는 김을 보는 값이 다 커피값에 포함되어 있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공짜 쿠폰으로 그걸 누리고 있는 거고요. 그렇게 커피가 다 만들어졌고 커피 마스터가 웃으며 커피를 저에게 줬어요. 마시기 전에 이 기분을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썼어요. 오늘도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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