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09/13 23:16:46수정됨
Name   SCV
Subject   만년필 덕후가 인정하는 찰스 3세의 착한 빡침
본의 아니게 일이 커졌네요.
원 출처 찾아 오신분들께 한 말씀 올리자면,

저도 찰스 3세의 태도를 두둔할 생각은 없었고 물타기도 아니며 진지하게 실드치는 글도 아닙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만년필 덕후의 관점에서 재미로 써 본 글이니 부디 너른 이해 부탁드립니다.

상징적이라고는 하나 국가 원수씩이나 되어서 점잖게 표현하지 못하고 짜증낸건 백 번 잘못한게 맞습니다.
다만, ‘만약 찰스 3세가 만년필 덕후라면, 심정적으로 의전 담당에게 짜증날만은 하겠다’ 라는 생각에서 써본 글이었습니다.

웃자고 쓴 글이니 부디 죽자고 달려들진 말이주세요
저 펜알못 맞고 이 글도 다 뇌피셜에 궁예질 맞습니다. 제 말이 맞다고 우길 생각 없고요 그냥 말 그대로 웃자고 쓴 글입니다.

아 그리고 윌리엄 왕자 내용은 부정확한 내용이라 지웠습니다. 찾아보니 저도 카더라만 보고 써놔서..

——-
안녕하세요. 자타공인(?) 만년필 덕후입니다.

제 만년필 AMA 글에 달린 칡님의 덧글 (https://redtea.kr/ama/2034#66209) 을 보고 찾아보다가 글을 써봅니다.

사실 찰스 3세가 짜증내는 영상만 봤을 때는 거 할배 성깔좀 죽이고 사시지 ㅉㅉㅉ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자세히 찾아보다 보니 "아 찰스 3세가 개빡칠만 하네.. 저건 의전하는 놈이 죽일 놈이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당 자리가 뭔 자리인지는 제가 정확히 모르겠지만 암튼 찰스 3세가 즉위하는 것과 관련된 문서에 서명을 하는 식(?) 으로 생각되는데, 움짤로만 파악하긴 힘들어서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https://youtu.be/0srbj9sqg7g

보통 저런 역사적인 문서에 서명할 때는 만년필을 씁니다. 것도 고오급 만년필을 씁니다.
파커 듀오폴드,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6, 149 같은 고오오급 만년필을 씁니다.

혹 고급 만년필이 아니라고 한다면,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을법한 펜이나, 관련이 있는 펜,
문서에 서명하는 사람이 직접 가지고 오거나 권하거나 하는 펜 등으로 서명을 합니다.

사실 저는 저 문서에 뭘로 서명하든 크게 관심은 없습니다만, 찰스 3세 입장에서는 개 짜증날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왜냐면


저 치우라고 짜증난 트레이에 있는 만년필이 바로 일본 Pilot 사의 V-pen 이었던겁니다. 3000원-4000원 정도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건 진짜 의전 담당이 선 넘었지 싶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영국왕실에서는 파카라는 만년필 브랜드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뭐 미국 태생에 지금은 본사가 프랑스에 있지만 한때는 Made in England, Made in UK 를 달고도 많이 팔았습니다.
특히 파카 듀오폴드 라인은 맥아더 장군이 태평양 종전 문서에 서명을 하는 등 유서깊은 역사적 서명식에 많이 등장합니다. 올해에도 돌아가신 엘리자베스 2세 전 여왕님의 플래티넘 주빌리를 기념하여 한정판을 내는 등, 영국 왕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하다못해 파카 사의 조터나 벡터같은 만년필이었다면 이해를 합니다. 아, 왕실이 검소하게 살려고 하는구나... 라고요.
정 안되면 수성펜이나 볼펜이었어도 이해를 합니다. 시대가 많이 흐르고 세상은 멋 보다는 실용적인 것을 더 사랑하니까요.

제가 찰스 3세였다면 파카 제품이었다면 어떤 것이든 이해를 했을거 같습니다.

근데, 일회용 V-pen 요? 그것도 일제를요? 아니 이건 선 넘은거지 ㅋㅋㅋㅋㅋ

막말로 식자층하고 크게 관련 없을거 같은 이미지의 카밀라 왕비도 그래도 댁에서는 고급 만년필 쓰시는지 푸쉬풀캡 (흔히 말하는 뽕따캡)인 v-pen 을 돌려서 닫으려고 애쓰시네요. 고급 만년필 쓰는 사람들이 보통 뽕따캡 만년필 쓰다 보면 저러고 있습니다.

그래서 찰스 3세가 꺼내든 만년필은 은색 바디, 적절한 시가형의 적당한 크기, 흰색 캡탑을 봤을 때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6 솔리테어 스털링 실버로 추측됩니다. (barely 인지 pinstripe 인지 확신은 못하겠습니다.)


요거 아니면


요거 같습니다.



비싸냐고요? 찰스 3세 통장 잔고에 비하면 매우 검소한 펜이고, 저건 딱 봐도 평소에 늘 애용하시는 펜으로 보입니다.

즉, 찰스 3세도 만년필 덕후라는걸 대충 눈치챌 수 있어요. 그런 분 앞에 v-pen? v-pen??? 아 저건 빡쳐도 인정합니다. 게다가 v-pen 옆에 잉크통은 왜 갖다놨는지 진짜 모르겠습니다. v-pen은 잉크 충전식도 아니고 일회용이에요. 그니까 한마디로 펜이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챙겨다놨다는거죠.

파카 조터나 벡터 갖다놨는데 짜증내면 찰스 3세 잘못이지만 저건 진짜 의전 담당 잘못한거 맞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칡님 댓글에 댓글 달다 괜히 저도 빡쳐서 & 찰스 3세의 빡침이 이해가 가서 써보는 뻘글입니다 ㅋㅋ



47
  • 덕후는 춧천
  • 큭큭-
  • TMI는 춫천
  • 홍차넷의 자랑 추천
  • 조회수 대폭발..
  • 와 ㅋㅋㅋ 성지순례합니다
  • 성지순례합니다 (2)
  • 옴뫄야 나 왜 이거 추천 안누름???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256 일상/생각여친있는 남자한테 7 모루 22/10/21 3266 0
13255 일상/생각문득 런던에서 살고 싶단 생각이 드는데.. 11 골든햄스 22/10/21 2695 0
13254 일상/생각이사를 오고 나니 옛 동네 가정의학과 선생님이 보고 싶습니다. 1 큐리스 22/10/21 2223 0
13253 일상/생각돈과 친구 둘 다 잃은 이야기 13 활활태워라 22/10/21 4005 3
13252 일상/생각겨울준비 1 모루 22/10/20 1998 0
13248 일상/생각"교수님, 제가 생과 사의 경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23 골든햄스 22/10/20 4090 50
13234 일상/생각김모기와 송딸기 ㅋㅋㅋㅋ 5 큐리스 22/10/17 2177 0
13231 일상/생각딸내미들 산낙지 분석중입니다. 6 큐리스 22/10/16 2530 4
13227 일상/생각아이셋과 살면 하루하루가 시트콤이 됩니다. 15 큐리스 22/10/15 2624 22
13222 일상/생각누구라도 될수 있지만 누구도 대체할수 없는 존재?? 8 큐리스 22/10/12 2642 12
13220 일상/생각계층 이야기(스키장 시즌권) 4 whenyouinRome... 22/10/11 2334 0
13217 일상/생각와이프가 행보관처럼 느껴져요. 8 큐리스 22/10/11 3309 0
13212 일상/생각제사는 악습인가? 25 moqq 22/10/07 3649 0
13206 일상/생각즐겨보는 해외 유튜브 채널을 소개합니다. 3 Only 22/10/05 2898 3
13204 일상/생각(음식) 가성비 대신에 칼성비 9 OneV 22/10/04 2824 3
13193 일상/생각채용연계형 인턴이 의미가 있나... 그냥 정직원으로 채용하면 안되나 23 Picard 22/09/30 4383 0
13191 일상/생각전화위복이란걸 처음 느껴봤습니다. 8 큐리스 22/09/29 3426 9
13180 일상/생각아들한테 개발자로 인정받았네요 ㅋㅋㅋㅋ 5 큐리스 22/09/26 2986 10
13174 일상/생각효도란 무엇일까요…? 15 OneV 22/09/22 3488 1
13173 일상/생각퇴사하고 꼭 해야할 것들 ? 27 아거 22/09/22 3470 0
13169 일상/생각만년필과 함께한 날들을 5년만에 다시 한 번 돌아보기 30 SCV 22/09/21 3739 8
13161 일상/생각딸내미로부터 가을을 느낍니다. 11 큐리스 22/09/19 3112 24
13151 일상/생각만년필 덕후가 인정하는 찰스 3세의 착한 빡침 90 SCV 22/09/13 35213 47
13146 일상/생각결혼준비하는데 남친이숨막히네요 23 뿌꾸미 22/09/09 5581 0
13139 일상/생각옛날 장비들을 바라보면서^^ 15 큐리스 22/09/07 3250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