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05/21 13:46:08
Name   하얀
Subject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 소설 속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
생존주의에 관심이 많아 웹소설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이하 아집숨)'을 읽고 있는데
이게 읽다보니 생존주의고 헌터물이고 뭐고 그냥 인터넷 커뮤 이야기입니다.

세상이 멸망하고 무정부상태가 된 상황에서 준비한 방공호에 들어가 있으니
위성통신을 통한 커뮤생활만이 생활의 주가 되버어린 주인공
이 소설에 부제를 붙인다면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소고' 쯤 될려나요.

아마 작가의 의도는 커뮤에서의 찌질함과 현실에서의 강한 멋짐을 대비(?) 시키는 반전매력인건가 싶기도 한데, 주인공의 커뮤 생활이 넘 좀 그래서(...) 이게 보통인가 아니겠지 약간 충격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커뮤에 대한 깊이있는 고찰(?) 해본 적 없는 유저라 그런건지 아우...이게 넘...읽고 있자니 커뮤가 조금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저만 그런게 아닌 듯 소설 반응보니 이거 다중인격물이냐고 하고, 제발 주인공 몸에서 주인공의 커뮤 아이디보고 나가달라 하고)

제게 아집숨을 읽기 전과 후, 까먹을 수가 없어서 커뮤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게 된 내용을 몇가지 살펴보면

1. 게시글 대 댓글비
소설 속에서 어떤 유저가 누구인지 파악하려 할 때 '게시글 대 댓글비'를 가져다 분석하는 내용이 있네요. 보통 게시글 대비 댓글이 1:4 이상이면 소통을 하려하는 보통 유저(뒤에 가면 주인공은 스스로 자평하길 1:5로 호감유저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묘사도 나오고), 게시글 대비 댓글 1:1 부터는 소통보다는 자기 이야기만 하는 유저로 약간 위험(? 몇화 인지 찾기 어려워 정확한 묘사가 기억안나는데) 이런식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소설 중 분석대상인 어떤 유저는 20:1이라는 말도 안되는 댓글비로 자기 할 말만 하고 소통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갑자기 예전에 홍차넷 글 랭킹이 생각나서 찾아보니(https://redtea.kr/lab/act/), 게시글 순위는 있는데 댓글수는 랭킹으로 제공되지 않고 각 회원정보를 봐야하는군요. 이 글을 쓰기 전 제 회원정보에 있는 활동상활을 보면 '작성글수 : 2720, 댓글 : 12039'이며 게시글 대 댓글비 1:4.4 로 '소설 기준' 소통 양호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아...다...다행?)

2. 네임드 집착
네임드 되기위해 게시글 신경쓰고, 댓글수 신경쓰고, 다른 유저랑 비교하고...
이 웹소설을 읽을수록 다른 커뮤에서 본 글과 흐름들이 단순하게 보이지가 않습니다. 설마...싶기도 하고 약간 개안한 느낌인데 뭔가 숭함. 글 올리고 "자 어떠냐 나의 멋진 글이, 어서 반응해라~!" 이런 식의 캐릭터가 많은건 아니겠죠. 진짜 네임드 부심(??!!)이란게 있는걸까요.

아니 게시판에서 네임드해서 뭐해...

(대형 커뮤인 더.쿠나 펨.코는 워낙 익명베이스이고 여기서 느낀 적은 없지만
규모가 작은 다른 곳에서는 컨셉글, 어그로글을 본 적이 있어서...어그로글은 또 다른거 같긴한데)

3. 완장 욕심, 다중이 놀이
게시판 관리자에 대하서 저를 비롯한 일반 유저들은 '고생하시는 감사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기본일거 같은데, 이게 아포칼립스 상황이라 그런지 소설 주인공은 완장이라는 것에 욕심을 냅니다. 기능은 게시글 삭제, 추전글 지정 뭐 이 정도인데...

이 완장을 위해 더미 계정을 통한 투표 조작을 서슴지 않고,
운영자와의 친분을 유지하며 특별 취급(?)을 받기를 원합니다.
게다가 다른 유저가 더 네임드일 경우 질시하기도 하고요.

근데 그 질시의 대상이 되는게 뭐 별거 아니라
아이디 옆에 뭐 달아주고, 1:1 대화할 때 'OO님의 메시지'가 아니라 'OO님의 [특별]한 메시지'로 표기되는 이 정도?

나중에는 '다중 아이디'를 통한 댓글 싸움을 통해 주목받는 게시글 조작도 하고 (뭐 관심을 끌어야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지만)
갈수록 커뮤에서의 활동이 목불안견이라 회차가 거듭될수록 읽기가 두렵습니다.

(이 와중에 간간히 현실에서 몬스터 싸움 같은거 있으면 레전드라는 설정대로 멋짐)

4. 직장(직업) 명시 커뮤
누가봐도 '블라인드'를 패러디한 '블라인더'라는 커뮤도 나오는데 여기서 일침놀이하는 '의사' 등 특수 직종에 대한 묘사가 그대로 나옵니다. '무직(실제 블라인드에서의 '새회사'에 대응)'이면 심심하다 저녁 뭐 먹는다 뻘글에 아무 댓글이 안 달리지만, '의사'면 댓글이 우수수 달리는 그런 상황이 나옵니다. 실제 블라인드도 그런 면이 있죠ㅋㅋㅋ

닉네임은 중요하지 않고 직장과 직업만이 중요한 그 커뮤니티는 소위 세상이 멸망을 해도 살아남았는데, 아집숨 소설 밖 여기 리얼월드에선 이 커뮤니티가 몇년 후 어케될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 외에 블루 아카이브를 패러디한 것 같은 '레드 아카이브' 게시판이나 '비틱질' 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 이 부분은 제가 리얼월드에서도 잘 몰라서 패스...

도대체 이 작가님은 멸망물을 쓰고 싶었던 것인가, 인터넷 커뮤 천태만상을 쓰고 싶었던 것일까.

제가 제목만 보고 상상한 멸망기에 살아님기 위하여 필요한 물품, 기술, 상황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가 살아오며 십년 넘게 겪은(그 정도 내공은 되어보임. 아집숨이 작가의 열번째 정도되는 작품이라는데 어쩌면 커뮤경력이 더 될 수도?) 커뮤니티 생활의 정수를 풀어놓기 위함이 아닐까...왜 점점 소설속 현실에서의 다가올 지구의 최종 멸망을 막기 위한 싸움보다 소설속 커뮤에서 또 어떤 짓을 할까 두려워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678 7
    15047 일상/생각탐라에 쓰려니 길다고 쫓겨난 이야기 4 밀크티 24/11/16 630 0
    15046 정치이재명 1심 판결 - 법원에서 배포한 설명자료 (11page) 18 + 매뉴물있뉴 24/11/15 1144 1
    15045 일상/생각'우크라' 표기에 대한 생각. 32 arch 24/11/15 845 5
    15044 일상/생각부여성 사람들은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6 nothing 24/11/14 806 20
    15043 일상/생각수다를 떨자 2 골든햄스 24/11/13 400 10
    15042 역사역사적으로 사용됐던 금화 11종의 현재 가치 추산 2 허락해주세요 24/11/13 483 7
    15041 영화미국이 말아먹지만 멋있는 영화 vs 말아먹으면서 멋도 없는 영화 8 열한시육분 24/11/13 608 3
    15040 오프모임11/27(수) 성북 벙개 31 dolmusa 24/11/13 658 3
    15039 요리/음식칵테일 덕후 사이트 홍보합니다~ 2탄 8 Iowa 24/11/12 362 7
    15022 기타[긴급이벤트] 티타임 따봉 대작전 (종료) 19 dolmusa 24/11/05 1034 31
    15038 정치머스크가 트럼프로 돌아서게 된 계기로 불리는 사건 4 Leeka 24/11/11 1020 0
    15037 일상/생각와이프와 함께 수락산 다녀왔습니다. 10 큐리스 24/11/11 507 4
    15036 일상/생각과자를 주세요 10 하마소 24/11/11 545 18
    15035 일상/생각화 덜 내게 된 방법 똘빼 24/11/11 398 14
    15034 일상/생각긴장을 어떻게 푸나 3 골든햄스 24/11/09 599 10
    15033 일상/생각잡상 : 21세기 자본, 트럼프, 자산 격차 37 당근매니아 24/11/09 1707 42
    15032 IT/컴퓨터추천 버튼을 누르면 어떻게 되나 13 토비 24/11/08 693 35
    15030 정치 2기 트럼프 행정부를 두려워하며 13 코리몬테아스 24/11/07 1457 28
    15029 오프모임[9인 목표 / 현재 4인] 23일 토요일 14시 보드게임 모임 하실 분? 14 트린 24/11/07 509 1
    15028 도서/문학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 오직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위로 7 다람쥐 24/11/07 729 31
    15027 일상/생각그냥 법 공부가 힘든 이야기 2 골든햄스 24/11/06 678 16
    15025 생활체육기계인간 2024년 회고 - 몸부림과 그 결과 5 Omnic 24/11/05 562 31
    15024 정치2024 미국 대선 불판 57 코리몬테아스 24/11/05 2227 6
    15023 일상/생각마흔 직전에 발견한 인생의 평온 10 아재 24/11/05 794 24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