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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11/06 09:51:47 |
Name | 눈부심 |
Subject | 낚시인 듯 낚시 아닌 낚시같은 글 |
유유자적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이런 글을 봤어요. 일단 질문부터 강렬하게 시선을 잡아끄네요. [정신병동에서 지내는 한 환자가 자살하기 몇 시간 전에 그린 그림이라는데 이 환자의 상태가 어떤 것 같습니까?]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 몇 개가 제게는 참 인상적이었네요. 이 그림이 정신질환을 앓는 이가 자살 몇 시간 전에 그린 그림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Gulaggh라고 하는 밴드예요. 이들의 음악은 실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의 비명소리가 주 소스예요. 정신병원을 들락거리며 환자들과 조우하고 친분을 쌓아 이들의 동의를 얻어내어 녹음을 하는데 정신병원관계자를 설득하느라 녹음할 때마다 일 년여의 공을 들인다고 합니다. 사이코패스의 비명소리, 정신질환을 앓는 아이들의 목소리, 그 외 성폭력피해자의 목소리나 청력을 잃은 채 태어난 이들의 목소리 등을 담기도 한다는군요. 여러 목소리의 주인공 중 한 명이 바로 저 그림을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목숨을 끊었다고 해요. 녹음에 참여한 사이코패스 중에는 16세에 친엄마를 잔인무도하게 칼로 찔러 살해한 소년이 있었어요. 살해이유를 물으니, 삼촌으로부터 성적학대를 당했는데 엄마가 알면서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았다고 해요. 심지어는 삼촌집에 맡겨 놓고 외출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방관하는 엄마에 증오심을 키우다가 16세가 된 어느날 조용히 칼을 집어들고 자고 있는 엄마를 수십차례 찔러 죽였다고 해요. (뭔가 짠하기도..) 이 기사를 읽으며 '어머나! 어머나!' 이럼서 밴드의 비명곡도 들어보고 섬짓허다... 이랬죠. 마음이 아픈 이들의 실재하는 고통을 곡으로 승화해 이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한다는 것이 이들이 내거는 의의지만 병원관계자들에게서 녹음허락을 받기 위해 가짜 악보를 만들어 갔었기 때문에 철저하게 익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 댓글을 단 이가 첨언하기를 저 그림의 진위는 알 수 없는 거며 밴드의 특성상 만들어진 상술일 수 있으니 충분히 의심부터 하고 보라고 하더라고요. 아니 저게 누구야! 혹시 저거 우리 남편 아냐? 뭔말만 하면 상술이라고 하는 크크크. (난 정말 어쩔 수 없는 괴기인가 파닥파닥) 심리학 박사라는 분의 댓글 또한 인상적이더라고요. 저 그림은 의미를 부여하려면 얼마든지 산으로 갈 수 있다며 사실 저런 그림은 문신하러 가면 저런 문양이 천지삐까리이고 단순한 일러스트레이션에도 많이 발견되는 그림이라고 했어요. 이 말도 맞긴 맞아요. 또 맘에 든 댓글은 합당한 이유없이 그냥 넘겨짚기하는 것으로는 어떠한 사실도 유추할 수 없다며 그림을 보고 환자의 상태를 유추하기란 힘들다고 말한 거였어요. 제가 결코 생각해내지 못하는 류의 댓글들.. 그냥 이런 글도 있다 정도로 읽어봤다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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