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1/08 14:42:58
Name   damianhwang
Subject   내가 허리가 아파 우리 며늘아가 파스를 하나 붙였는데 말이여~~~~
10년쯤 전의 일로 기억합니다.
종합병원 약제팀에서 근무하던 시절이었고, 야간 당직 타임이었습니다.

밤에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이상한(?) 상담 전화를 이것저것 받게 되는데, 
특히나 처방전 발행을 통해 외부 약국에서 받아간 처방약에 대해 문의를 해온다거나,
(보통은 너스레를 떨며 밖에 약국에다 약값이랑 상담료 다 내시고 왜 여기다 질문하세요~ 처방낸 교수님은 퇴근하셨어요~ 하고 말지만, 
그것도 저 정도 뻔뻔해야 하는거지, 초짜 약사들은 그 전화통 한시간씩도 붙들고 있곤 하죠;)
 
그것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심지어 이 병원에서 쓰는 약도 아닌데, 밤에 전화받아주는 데가 야간당직하는 약제팀밖에 없다고
막무가내로 전화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듣고 싶은 얘그를 해달라고 닥달하는..
네..요즘 말로 감정노동(?)에 시달릴 때가 꽤 많이, 매우 자주  종종 있습니다 

아무튼 그 날은 어느 할아버지가 아들놈 집에 갔다가 허리가 아파 며늘아가가 붙이는 파스를 하나 붙였는데, 이게 좀 이상한거 같아~~ 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아니 뭘 붙이셨길래?????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상식 선에서 인식하는 파스는 
  • 파스5 (←[독일어]Pasta) [파쓰] 발음 듣기 

    [명사] <약학> 타박상, 근육통, 신경통 따위에 쓰이는 소염 진통제. 제형(劑形)에 따라 첩부제(貼付劑)와 습포제(濕布劑)로 나뉜다. 


    이것입니다. 영어의 Paste의 독일어 Pasta에 대해 일본식 발음인 파-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어원은 모르겠..

    영어로는 Plaster인데, 한국에서는 관용적으로 patch나 카타플라스마도 모두 뭉뚱그려 파스라고 부르긴 합니다만.

뭐 이런것 말이죠. 

그런데, 할아버지가 붙이셨다는 파스는 훨씬 크기가 작았다고 하네요;

이게 효과가 있는건지 없는건진 모르겠는데, 내가 알던 그 케토톱이랑 좀 다른데 맞는건가? 하고 물어오신 겁니다.

일단 별다른 부작용을 호소하시진 않았는데, 효과가 안나니까 이게 맞는 약인가 하고 물어보신게 아닌가 싶고~~
당시엔 개인정보보호법 발효되기 전이라....
며늘님 성명이랑 생년월일 받아서 처방내역을 차트에서 봤지요!

에구머니나~~ 어머나 세상에~~ 맙소사~~~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락하겠습니다... ^^;





0


    눈부심
    피임패치...크크크..
    레지엔
    펜타닐 패치가 아닌게 어딥...
    April_fool
    효과는 굉장했다!
    damianhwang
    차라리 듀로제식이면 진통효과는 확실했을테니 전화는 안 왔겠죠 ^^
    물론 환자는 심히 위험해질스도 있지만요!!!!
    레지엔
    진짜 부인의 패치를 허리 아프다고 붙였다고 병원 온 케이스 보고 식겁했죠(..) 가족력과 병력 청취의 중요성과 환자 불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
    damianhwang
    상상을 초월하는 스토리들이 많죠;
    AOM에 오구멘틴 시럽을 귀에 들이부은 사람도 있고........
    레이드
    헐..크크 당황 그 자체셨을듯.
    damianhwang
    전화기 너머에서 홍석천이 느껴지면 막장인가요 ^^
    April_fool
    그냥 붙였을 때 화끈하거나 시원한 느낌이 없는 (인기없는) 파스였다는 결말일 줄 알았는데… 이래서 남의 약은 함부로 쓰면 안 되는 법이죠.

    그나저나 오밤중의 병원 약국 하니까, 응급실에서 복약 내역 제대로 확인 안 하고 처방 내렸길래 병원 약국 약사님한테 제가 먹는 처방약 목록 보여주면서 상호작용 확인해달라고 한 에피소드가 떠오르네요. 나중에 병원 측에 정식으로 불만 접수 넣었더니, 책갈피를 한 장 보내주더라고요.
    Beer Inside
    그래서 제가 듀로제식 패치 처방을 싫어합니다.
    realise
    근데 이렇게 좀 중장년층 중에서, 약의 효과와 기전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증상만 가지고 자의적으로 복약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더군요.
    뭐 저희 아버지는 항생제를 놔두고 아플 때마다 드셔서 좀 머리아파서 항생제 그렇게 드시는 거 아니라고 뭐라 했더니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며 계속 드셔서 좀 골때렸던 기억이;;; 물론 지금도 별반 다르진 않습니다만.
    April_fool
    실전이라니, 의사만큼 실전(?) 치르는 사람이 또 있나요?
    damianhwang
    지금 중장년층은 의약분업 이전 시대 사람들이고; 전국민 의료보험 되기전 시대 사람들인 경우가 많아서;
    약국에서 마이신 한알씩 사다 자가 알아서 먹는게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요 ;-)

    게다가 기본적으로 정규의료제도에 대한 불신감(?)에서 모든게 시작하기 때문에.......;
    나중에 글을 쓰려고 했던 거지만, 비처방의약품과 자가치료에 관련한 것이 비싼 의료비와 의사진료 접근성 문제에서 시작하는 북미나 유럽과는 상황이 매우 다릅니다요;
    니들 못 믿겠으니, 편의점에서 내가 사다 먹고 만다. 그냥 아무데서나 다... 더 보기
    지금 중장년층은 의약분업 이전 시대 사람들이고; 전국민 의료보험 되기전 시대 사람들인 경우가 많아서;
    약국에서 마이신 한알씩 사다 자가 알아서 먹는게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요 ;-)

    게다가 기본적으로 정규의료제도에 대한 불신감(?)에서 모든게 시작하기 때문에.......;
    나중에 글을 쓰려고 했던 거지만, 비처방의약품과 자가치료에 관련한 것이 비싼 의료비와 의사진료 접근성 문제에서 시작하는 북미나 유럽과는 상황이 매우 다릅니다요;
    니들 못 믿겠으니, 편의점에서 내가 사다 먹고 만다. 그냥 아무데서나 다 팔아라~ 어차피 니네가 해주는것도 없이 돈만 받아가면서 뭘~;;;
    대충 이런것이라서요;;;;;
    (지금도 네이버 지식인 질답란만 가봐도 치료현장에서 물어봤어야 할 내용들이 수두룩 빽뺵하게 올라오고 있죠.)(그리고 어처구니 없는 답변들도...)
    April_fool
    무슨 의료체계 자체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부카니스탄도 아니고…
    그나저나 부카니스탄 하니, 만약 통일이 된다면 공공보건 분야에도 헬게이트가 열리겠네요.
    damianhwang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와 보험수가 체계 자체가 총체적 난국입니다 ......;-)
    경질환은 저렴하게 케어가 되는건 맞지만. 그거 하나빼고는...
    여기 의사분들도 많지만, 말하자면 밑도 끝도 없어유...

    다른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압축성장 모델로, 세대가 지나면서 자연스레 변화할 내용이 10년단위로 변한 통에..
    의료쪽도 마찬가지구요... 의약분업같은 것도 1-200년에 걸쳐 일어날 일이 경천동지한지 이제 갓 15년 된 것이고,
    필요에 의해 변한게 아니라, 위에서 강제로 바꾼것이라. 아직도 그 transition 과정의 ... 더 보기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와 보험수가 체계 자체가 총체적 난국입니다 ......;-)
    경질환은 저렴하게 케어가 되는건 맞지만. 그거 하나빼고는...
    여기 의사분들도 많지만, 말하자면 밑도 끝도 없어유...

    다른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압축성장 모델로, 세대가 지나면서 자연스레 변화할 내용이 10년단위로 변한 통에..
    의료쪽도 마찬가지구요... 의약분업같은 것도 1-200년에 걸쳐 일어날 일이 경천동지한지 이제 갓 15년 된 것이고,
    필요에 의해 변한게 아니라, 위에서 강제로 바꾼것이라. 아직도 그 transition 과정의 혼동속에 있다고 봐야 맞을겁니다.

    약품이라는 상품을 사는 데 번거로운 주문서 (처방전) 쓰고, 내가 가고 싶은 가게 아닌 지정된 가게 (약국)으로 가서 돈을 내고 사는게 번거롭다~~
    그냥 나 먹고 싶은 대로 할래, 어차피 저것들 다 나 등쳐먹쟎아...라는 마인드가 꽤나 많다는 것이죠.

    원인으로 제가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전문가의 지식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마르크스는 빨갱이라 욕하면서 서비스 상품은 철저하게 유물론적 관점을..킄킄킄...

    그게 인식이 밑바닥부터 바뀌려면 아마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안될것 같습니다 ;-)
    켈로그김
    아들 파스를 붙여봤는데 말여.. 이상하게 담배가 땡기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2926 7
    15407 일상/생각토요일의 홀로서기 큐리스 25/04/26 244 1
    15406 일상/생각사진 그리고 와이프 1 큐리스 25/04/25 412 4
    15405 게임마비노기 모바일 유감 10 dolmusa 25/04/25 587 5
    15404 일상/생각인생 시뮬레이션??ㅋㅋㅋ 1 큐리스 25/04/25 440 0
    15403 의료/건강긴장완화를 위한 소마틱스 운동 테크닉 소개 4 바쿠 25/04/24 502 10
    15402 도서/문학사학처럼 문학하기: 『눈물을 마시는 새』 시점 보론 meson 25/04/23 309 6
    15401 일상/생각아이는 부모를 어른으로 만듭니다. 3 큐리스 25/04/23 476 10
    15400 꿀팁/강좌4. 좀 더 그림의 기초를 쌓아볼까? 6 흑마법사 25/04/22 370 18
    15399 일상/생각처음으로 챗GPT를 인정했습니다 2 Merrlen 25/04/22 779 2
    15398 일상/생각초6 딸과의 3년 약속, 닌텐도 OLED로 보답했습니다. 13 큐리스 25/04/21 870 28
    15397 일상/생각시간이 지나 생각이 달라지는것 2 3 닭장군 25/04/20 763 6
    15396 IT/컴퓨터AI 코딩 어시스트를 통한 IDE의 새로운 단계 14 kaestro 25/04/20 638 1
    15395 게임이게 이 시대의 캐쥬얼게임 상술인가.... 4 당근매니아 25/04/19 634 0
    15394 꿀팁/강좌소개해주신 AI 툴로 본 "불안세대" 비디오 정리 2 풀잎 25/04/19 615 3
    15393 IT/컴퓨터요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AI툴들 12 kaestro 25/04/19 784 18
    15392 도서/문학명청시대의 수호전 매니아는 현대의 일베충이 아닐까? 구밀복검 25/04/18 490 8
    15391 정치세대에 대한 냉소 21 닭장군 25/04/18 1228 15
    15389 게임두 문법의 경계에서 싸우다 -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전투 kaestro 25/04/17 391 2
    15388 일상/생각AI한테 위로를 받을 줄이야.ㅠㅠㅠ 4 큐리스 25/04/16 697 2
    15387 기타스피커를 만들어보자 - 번외. 챗가를 활용한 스피커 설계 Beemo 25/04/16 293 1
    15386 일상/생각일 헤는 밤 2 SCV 25/04/16 393 9
    15385 게임퍼스트 버서커 카잔에는 기연이 없다 - 던파의 시선에서 본 소울라이크(1) 5 kaestro 25/04/16 308 2
    15384 일상/생각코로나세대의 심리특성>>을 개인연구햇읍니다 16 흑마법사 25/04/15 711 10
    15383 일상/생각평범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 1 큐리스 25/04/15 626 8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