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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4/12/09 12:37:21 |
Name | 당근매니아 |
Subject | 유럽은 내란죄 수괴 사형집행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까 |
표제 관련해서 제가 진지한 고찰 내지는 판단 근거를 횐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면 좋겠으나, 저도 대학원 다니면서 유럽 인권재판소 판결례나 몇개 깔짝거린 게 전부라서 그럴 깜냥이 되지 않습니다. 회사여서 관련 논문을 살펴볼 환경도 되지 못하네요. 각설하고, 아시는 바와 같이 유럽 국가들은 그건 사형제 폐지 정책을 확고히 해왔고, EU를 중심으로는 사형을 집행한 국가를 상대로 무역 불이익을 가하는 등 강제력도 행사해왔습니다. 본국에서 사형 될 위기에 놓인 자가 망명을 신청하면 상당히 너그러운 기준을 적용하여 난민으로 받아들여주기도 했구요. 그런데 이 모든 건 구 공산권을 제외한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2차 대전 이후 사회적 반역자에 대한 정리를 끝마쳤고, 거의 8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정상 민주주의 체제를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반란군 수괴를 겪어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롯하는 측면이 상당해 보입니다. 오늘날 가장 진보적인 국가 중 하나로 취급되는 프랑스조차 비시프랑스 동조자들에게는 가차 없었습니다. 그나마 1차 대전의 영웅이고 너무 고령이었던 페텡은 사형 판결 후 종신형으로 감형된 후 외딴 섬에 유폐되어 생을 마감했고, 총리, 내무장관을 비롯한 6,763명이 사형 선고를 받아 782명이 실제 집행되었습니다. 이번 윤석열을 위시한 반란군 놈들은 비시프랑스 부역자들과 그 지위가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의 촉발요인 중 하나는 전두환과 노태우가 제 명줄을 다하고 잘 먹고 잘 살다가 떠나갔다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몇년전까지도 연희동 한정식집에서는 전두환 부부가 방문하자 주인장이 버선발로 뛰어나가 영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불과 10년 전에도 전두환이 육사 생도들에게 사열을 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었습니다. 앵똘레랑스에 대한 확고한 앵똘레랑스. 이번에 쿠데타를 일으키면 진짜 죽는다는 걸 보여주지 않으면, 윤석열이 거부권을 함부로 휘두를 수 있는 무기로 만든 것처럼, 이후에도 '원코인' 수준으로 내란의 중대함이 격하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서구권이 이에 대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역시 궁금하구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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