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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6/06 09:58:50
Name   이젠늙었어
Subject   ROM 족 약 30년만의 커밍아웃
ROM 족이라고 아세요? Read Only Memory라고 하는 컴퓨터 부품 종류인데 요즘은 '눈팅족' 이라고 하나봅니다.

인터넷 이전에 상용 PC 통신이 있었고 그 이전엔 개인 BBS라던가 무료 통신 서비스가 있었어요. 초창기에 크고 유명했던거중에 한국경제신문사가 운영하던 KETEL이라는게 있었어요. 그 때는 KETEL에 가입하려면 직접 신문사를 방문해서 가입신청서를 작성해야 했었죠. 여튼 전 그 때부터 가상공간을 들락거린 거란 말입니다. 대충 견적이 나오죠. 저 늙었어요.

그 때, 글은 안쓰고 읽기만 주구장창 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ROM 족이라고 했습니다. 약간의 비난성 어감을 가진 말입죠. 저는 그 때 부터 지금까지 ROM 족 입니다. 그런데 ROM 족 경력도 쌓이면 어케어케 저절로 RAM 족이 되기도 하나봐요. 전혀 생각도 안하다가 이곳에 회원가입하고 댓글 하나를 남기더니 드디어는 이렇게 글까지 쓰고 있으니 말이죠. 이것은 절대 지금 홀짝이고 있는 잭다니엘스 온더락 덕분입니다. 참고로 지금 여긴 캐나다고 6월 5일 금요일 오후 6시 40분입니다요. 아침부터 술먹고 있는 미친놈 아닙니다요.

이런 기념비적인 계기가 된 것은 https://redtea.kr/?b=13&n=175&c=1024 때문입니다. 지난달에 네바다주, 아리조나주, 유타주 등등에 산재해있는 그랜드 캐년을 포함한 각종 캐년과 공원 등등을 여행했고 나바호족 인디언에 대해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그들의 어려운 상황을 보고 듣고 배웠는데요, 갑자기 해당 글에서 미국의 인디언 말살 및 고립 정책이 과거형으로 쓰여 있기에 분기탱천하였던 겁니다.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 내에 있는 모뉴먼트 벨리에서 인디언이 운영하는 짚차 투어를 하였습니다. 짚차를 타고서 구비구비 들어가서 나바호족의 성소 앞에서 인디언 공예품을 팔고 있는 8~9세 가량의 인디언 소녀의 꾀죄죄한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광할한 인디언 보호구역에 뿔뿔히 흩어져 있는 중에서 그나마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공예품을 팔 수 있고 관광객 대상으로 여러 상행위를 할 수 있어서 그나마 형편이 괜찬은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우, 안하던일 하느라 시간도 많이걸리고 술기운에 점점 아딸딸 하네요. 여튼 최근의 인생 경험 + 갑자기 항의가 하고싶어진 게시물이 결합되어 ROM 하나가 고장이 났다는 말입니다요.

덧글 하나 쓸려다가 회원가입 하고선 며칠만에 그게 생각나서 다시 로그인 하여 흔적 하나 남기고 갑니다. 혹시 민폐 끼치는거 아닌가 걱정이네요. 삭제하셔도 전혀 상관 없습니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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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아 ROM 족 얼마만에 들어보는 아저씨 조어입니까.. 저도 케텔 5분 탑돌이로 이생활 시작했습니다. 웰컴 투 아재넷!
    닉네임도 재밌고 ROM족이란 말도 재밌어서 한참 웃었어요.
    회원가입을 신문사 방문해서 직접 신청서 기입한다니 무슨 말인가 싶은 아날로그함 이네요.
    저도 갔었습니다.. 종로에서 신촌넘어가는 쪽이었는데.. 무려 한경 본사에 안가면 신청이 안됬어요.
    아... 홍차크르를 아재넷이라 부르며 자조할 만한 불편함입니다. 크크크
    하켄베린
    리드 온리 메모리, 랜덤 엑세스 메모리

    숙어처럼 외웠던 약자들이네요. 크크크

    덕분에 아재인증하고 갑니다.
    세계구조
    다음팟에서 어떤 pd가 그럼 20000이라고 썼더니.챗창에서 늙인체라고 조롱하던 팟수들 생각이 납니다. 휴.
    아케르나르
    크크크... 20000, 어솨요 이런 게 통신체 신조어라고 막 소개하던 뉴스가 아직도 생생한데...
    최종병기캐리어
    후덜덜...

    전 하이텔단말기로 처음 인터넷을 접했는데 그 전신인 케텔유저시라니....
    아케르나르
    롬족 이란 단어는 90년대에 들어봤던 거 같은데, 유래가 좀 더 깊었었나봅니다. 반갑습니다.
    스타-로드
    후덜덜한 클라스에 조용히 추천버튼을 찾습니다...
    단팥펭귄
    역시 아재넷..
    시부야린
    와.... 저도 하이텔 단말기 썼던 아재지만 이런 저에게도 삼촌뻘이시네요.. 아재 글에는 추천..
    damianhwang
    atdt 01410 여전히 기억나네요....
    전 kis라고 한국전력(?)에서 pc통신을 했습니다. 유료화를 한 하이텔에 비해 무료로 운영된 마이너였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닉네임과 매치가 ㅠㅠ;;; 저는 rom하시길래 재믹스쯤 이야기 하실 줄 알았습니다만 서두 껄껄껄
    까페레인
    새로 올리신 글과 함께 예전 글을 함께 보게 되었네요. 인디언 말살 정책에 대해서 아주 동감하는 바입니다.
    현재도 진행되고 있지요. 특히나 와이오밍과 사우스 다코타에 재작년에 갔었는데 그 지역도 인디언들의 역사를 주에서 별로 소개도 하지 않아서 참 의외구나 했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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