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5/12 10:24:01
Name   눈부심
Subject   우리의 뇌에는 청소부가 있어요.
http://www.fastcompany.com/3059634/your-most-productive-self/your-brain-has-a-delete-button-heres-how-to-use-it

공부를 하면 뇌세포인 뉴런들이 서로 시그널을 보내고 여기 저기 교류가 활발해 집니다. 뉴런들 사이의 교류가 활발하면 활발할수록 그 커넥션도 견고해져요. 그래서 피아노 연습을 많이 하면 많이 할수록, 언어공부를 많이 하면 많이 할수록 그와 관련된 뉴런들 사이의 회로가 공고해져서 실력도 늘어요. 이런 뇌세포의 활동이 학습능력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점적으로 관찰이 됐었는데 실은 학습능력은 뇌세포들 간의 견고한 회로 그 이상의 어떤 것과 관련이 있어요.

우리의 뇌는 정원과 같아요. 다만 꽃이나 과일이 자라는 게 아니라 뉴런에는 신경접합부인 시냅스란 부분이 있는데 이 시냅스 네트워크를 자라나게 하는 정원이죠. 정확하게는 아교세포라는 것이 뇌의 정원 역할을 해서 어떤 아교세포는 특정 뉴런들 사이의 시그널 교신에 가속이 붙도록 해주고 다른 아교세포들은 뇌 속의 잡초를 뽑아내거나 해충을 죽이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해요. 우리 뇌에서 가지치기 역할을 하는 세포도 있는데 그건 소교세포라고 합니다.

시냅스 교신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 곳에는 C1q라는 단백질이 자리잡아요. 그러면 소교세포가 이 단백질을 발견하고 거기 들러붙어서 시냅스를 싹둑싹둑 잘라줘요. 가지치기를 해주죠. 이렇게 하면 깨끗하게 빈 자리에 새로운 학습능력이 생겨날 수가 있어요.

머리가 가득 찬 것 같은 느낌이 드실 때가 있나요? 이제 막 새로운 직장을 구했거나 프로젝트에 임하면 새로운 정보를 많이 흡수하게 되는데 그런 정보흡수로 뉴런들 사이의 교류를 활발히 해줌에도 불구하고 학습이 잘 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잠을 충분히 자지 않기 때문이에요. 많은 것을 학습할 때 뇌의 커넥션도 견고하게 구축이 되지만 이것만으로 학습능력이 향상될 수는 없어요. 일시적인 견고함일 뿐이죠. 우리의 뇌는 새로운 정보가 안착하도록 깨끗하게 가지치기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가지치는 작업이 바로 우리가 잘 때 일어나요.

잠이 들면 뇌에서 청소작업에 돌입하죠. 뇌세포가 60%까지 줄어서 자리를 비켜주면 청소부 아교세포가 납시어 쓰레기를 몽땅 치우고 사용되지 않고 있는 시냅스들을 숭덩숭덩 잘라 줍니다. 잠을 푹 자고 나면 다음날 머리가 맑아지죠? 그건 바로 지난 밤 뇌 속에서 가지치기와 청소작업을 말끔히 해놔서 깨끗한 새 공간이 많아졌기 때문이에요. 이 공간은 바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공간이죠. 마찬가지의 이유로 낮잠도 우리 뇌에 참 좋답니다. 10-20분간 낮잠을 자 주면 청소부 소교세포들이 등장해서 청소를 또 깔끔하게 해주거든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뇌로 생각하는 건 온통 우거지고 잡초 투성이인 정글 속을 단도 하나 들고 헤쳐 나가는 것과 같아요. 잠을 잘 잔 뇌로 생각하는 건 뉴욕 센트럴 파크를 유유히 산책하는 것과 같답니다 ㅎㅎ. 길도 깨끗하고 나무도 적당히 있고 앞도 잘 보여요.

우리가 잠을 잘 때 뇌의 재활용구역으로 표시되는 지역은 바로 우리가 사용하지 않고 있는 시냅스 커넥션입니다. 우리가 활발히 사용중인 건 뇌가 물도 주고 산소도 공급해 줘요.  
일은 안 하고 미드 <왕좌의 게임> 결말에 관한 이런 저런 썰들만 잔뜩 읽는다면 뇌의 어느 부분이 재활용구역으로 표시가 될까요? 일이겠죠. 직장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어떻게 복수해줄  것이냐만 궁리하고 있다면 시냅스도 프로젝트는 싹 잊고 복수의 시나리오만 모색하고 있을 거예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나에게 실제적으로 중요한 일들에 집중하려고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뇌속의 청소부들이 내가 신경쓰지 않는 일들을 제거해줘서 건설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7
  • 이런거 소개 꾸르잼...
  • 제 귀에는 도청장치가 있습니다, 여러분!
  • 흥미 진진
  • 아주 좋아요. 잘 읽었습니다 ^-^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87 꿀팁/강좌우리의 뇌에는 청소부가 있어요. 64 눈부심 16/05/12 7014 7
2788 의료/건강의사쌤보다 훌륭한 구더기님덜 19 눈부심 16/05/12 7289 1
2789 영화<곡성> - 어찌 현혹되지 않을 수 있으랴 15 마스터충달 16/05/12 5813 1
2790 일상/생각우울해요... 13 헤칼트 16/05/12 4067 0
2791 창작[26주차 주제] 두 명이서 어디론가 가는 이야기 2 얼그레이 16/05/13 3251 0
2792 문화/예술꾸물거리다 이제 본 시빌워 이야기 (스포 있음) 1 Leeka 16/05/13 3992 0
2793 일상/생각몽쉘 초코 & 바나나를 먹은 이야기 7 Leeka 16/05/13 3221 0
2794 의료/건강마약성 진통제 복용 후기 25 2Novation 16/05/13 10812 0
2796 요리/음식시간을 달리는 소녀 14 기아트윈스 16/05/13 4666 5
2797 영화시빌 워? ㅅㅂ 워...(스포일러 주의) 11 구밀복검 16/05/13 4950 1
2798 기타한 권의 책 도서 이벤트 38 까페레인 16/05/13 4544 3
2799 일상/생각[회고록] 잘못된 암기. 13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6/05/13 3210 1
2800 일상/생각3일도 남지 않았습니다.(+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 4 난커피가더좋아 16/05/13 3370 0
2801 기타꼰대예찬 10 klaus 16/05/13 3583 0
2802 의료/건강정말로 신은 없습니다. 22 레지엔 16/05/13 4962 1
2803 영화스포주의) 곡성(哭聲), 종교를 가장한 사회적 영화 10 Terminus Vagus 16/05/13 5788 2
2804 일상/생각그래서 나는 어떻게 했나. (우울해요...의 후기) 15 헤칼트 16/05/13 3820 0
2805 요리/음식덴뿌라와 튀김의 기원 27 마르코폴로 16/05/14 15069 10
2806 일상/생각추억은 사라져간다 3 NF140416 16/05/14 3105 1
2807 영화곡성 - 말하지 않는 것의 미덕(미리니름 有) 4 맷코발스키 16/05/14 3892 1
2808 의료/건강정맥주사라인 잡기 이야기 21 원하 16/05/14 11397 0
2809 일상/생각소회 4 한아 16/05/14 4916 1
2810 영화"God's terrific" "하나님은 끔찍해... 굉장해..." 126 리틀미 16/05/14 5332 3
2811 영화<스포일러> 곡성에서 보이는 호러영화 매니아의 흔적 28 레지엔 16/05/14 6298 2
2812 IT/컴퓨터한 달 만에 앱 개발을 마쳤습니다. 49 F.Nietzsche 16/05/15 5490 5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