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9/13 17:18:48수정됨
Name   기쁨평안
Subject   고대 전투와 전쟁 이야기 (2)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중해 보병군단의 최강자는 그리스의 팔랑크스입니다.
취약점(느린 기동성, 우측에 대한 취약점)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기병의 보조를 받아야 하지만,
약점이 보완된 상태에서의 팔랑크스는 거의 무적입니다.



아예 창의 길이도 4,5미터로 늘려버려 빽빽한 창의 숲을 만들어버립니다.
이러면 화살이 날아와도 창들에 걸려서 후두득 떨어지게 되죠.
그리고 창이 너무 길기 때문에 두 손으로 창을 들게 하고 방패는 팔에 묵는 형태로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약점을 커버하기 위한 기병의존도가 너무 높은 부분이 오히려 단점이 된 부분이 있습니다.
즉, 기병의 이점을 살리기 어려운 전장에서는 보병인 팔랑크스도 효과가 보기 어렵다는 거죠.
평지에서는 거의 무적인데, 울퉁불퉁한 험지나 숲속, 계곡 같은 곳에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가 목숨을 걸고 싸웠던 페르시아는 문명화가 진행된 국가이기도 하고, 주요 전장이 평지가 많은 부분이 있어서 이런 약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는데요. 로마의 경우는 좀 더 다릅니다.

나중에야 페르시아의 후손들과 싸움을 벌이지만 당장에는 알프스에 있는 야만인들과 싸움이 우선이었거든요.
게다가 이탈리아 반도는 말을 키우기가 더 어려웠기도 하고요. 그래서 로마 군단은 그리스보다 더 다양한 지형에서 다양한 형태의 적들과 싸움을 하는 것이 강요되었습니다. 기병의 도움이 부족한 상황에서 말이죠.

그래서 로마 보병은 보다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보병 자체가 만능형이 되어야 했던 거죠. 그래서 로마 보병은 큰 방패와, 투창, 짧은 단검을 들게 됩니다.

기본적인 전투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원거리에서 투창을 던집니다. 필룸이라고 하는데, 상대 방패에 박히게 되면 중간에 부러지거나 휘어지게 되거든요.
그러면 방패가 엄청 무거워지고 사용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버려야 합니다.



일단 첫 격돌 이전에 선두 둘째줄 까지는 방패를 날려버리는 거죠. 그리고는 팔랑크스 스타일의 방진을 구성하고 전진합니다.
단단하고 견고한 방패벽을 유지한채 접근한다음 방패 사이의 좁은 틈으로 글라디우스 라고 하는 단검을 찔러넣습니다.



창 만큼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보병간의 거리를 더 좁힐 수가 있고 이는 더 촘촘하고 견고한 방패벽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또한 오른쪽이 약점이라고 해도 바로 "우향우"만 해도 손쉽게 새로운 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무결점의 보병대형이 되는 것이죠.


물론 이런 무장도 로마제국이 확대되면서 만나게 되는 적들이 변함에 따라, 또 여러가지 여건에 따라 변화하게 되지만,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이 방식이 로마 보병의 기본 전투형태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로마 군단도 무적은 아닌게 포위당하면 죽는건 당연하고, 기병에게 취약한 것도 역시 사실입니다.
기병을 상대로도 이 필룸을 사용합니다. 투창도 창이기 때문에, 기병을 상대로도 급할 때는 일단 임시방편이나마 대응은 가능했는데,
그래도 한계는 있거든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니까.

끝으로 제가 좀 좋아하는 클립을 올려드립니다. 영화 부활(Risen, 2016)의 장면인데요.. 종교영화에 왠 이런 전투씬이 하면서 띠요용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것도 완전히 고증이 된 건 아니지만, 이정도면 매우 훌륭하게 재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려 지휘관이 전투중에 투구를 벗어던집니다. 물론 주연 배우 얼굴이 나와야 하니까 당연하죠. )



이거 보시면 일단 접근, 이후 투창 짤짤이, 밀집대형으로 전진의 과정이 정말 잘 묘사가 되어있습니다.





1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024 1
    15878 창작또 다른 2025년 (3) 3 트린 25/12/04 291 2
    15877 스포츠[MLB] 코디 폰세 토론토와 3년 30M 계약 김치찌개 25/12/04 216 0
    15876 창작또 다른 2025년 (1), (2) 8 트린 25/12/03 457 7
    15875 기타유럽 영화/시리즈를 시청하는 한국 관객에 관한 연구(CRESCINE 프로젝트) 19 기아트윈스 25/12/03 567 2
    15874 일상/생각큰일이네요 와이프랑 자꾸 정들어서 ㅋㅋㅋ 14 큐리스 25/12/02 956 5
    15873 오프모임12월 3일 수요일, 빛고을 광주에서 대충 <점봐드립니다> 15 T.Robin 25/12/01 548 4
    15872 경제뚜벅이투자 이야기 19 기아트윈스 25/11/30 1510 14
    15871 스포츠런린이 첫 하프 대회 후기 8 kaestro 25/11/30 442 12
    15870 도서/문학듣지 못 하는 아이들의 야구, 만화 '머나먼 갑자원'. 15 joel 25/11/27 1044 27
    15869 일상/생각상남자의 러닝 3 반대칭고양이 25/11/27 699 5
    15868 정치 트럼프를 조종하기 위한 계획은 믿을 수 없이 멍청하지만 성공했다 - 트럼프 행정부 위트코프 스캔들 6 코리몬테아스 25/11/26 904 8
    15867 일상/생각사장이 보직해임(과 삐뚫어진 마음) 2 Picard 25/11/26 691 5
    15866 일상/생각기계가 모르는 순간 - 하루키 느낌으로 써봤어요 ㅋㅋㅋ(와이프 전전전전전 여친을 기억하며) 5 큐리스 25/11/25 627 0
    15865 경제주거 입지 선택의 함수 4 오르카 25/11/25 650 3
    15864 철학/종교진화와 창조, 근데 이게 왜 떡밥임? 97 매뉴물있뉴 25/11/25 1871 4
    15863 일상/생각창조론 교과서는 허용될 수 있을까 12 구밀복검 25/11/25 1058 17
    15862 기타★결과★ 메가커피 카페라떼 당첨자 ★발표★ 11 Groot 25/11/23 616 4
    15861 기타[나눔] 메가커피 아이스 카페라떼 깊콘 1 EA (모집마감) 31 Groot 25/11/21 675 3
    15860 일상/생각식생활의 스트레스 3 이이일공이구 25/11/20 714 1
    15859 일상/생각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는다. moqq 25/11/20 646 7
    15858 오프모임[취소] 11월 29일 토요일 수도권 거주 회원 등산 모임 13 트린 25/11/19 771 3
    15857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2 2 육회한분석가 25/11/19 477 3
    15855 의료/건강성분명 처방에 대해 반대하는 의료인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넋두리 46 Merrlen 25/11/17 2012 2
    15854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 육회한분석가 25/11/17 564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