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2/15 00:09:11
Name   제로스
Subject   아마도 JTBC리갈하이에서는 절대 방송되지 않을 대사

일드 리갈하이를 이야기하면서, 시즌2는 국내에서는 절대 방송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원작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이 대사를 진구가 방송에서 내뿜는 장면을 볼 수 있을까요. 없겠죠.
깁니다. 하지만 옮겨봅니다. 흥미가 생기신다면, 원작을 찾아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

--
만일 그렇다고 해도 그것도 민의다
민의라면 뭐든 옳은 겁니까?
그것이 민주주의다
재판에 민주주의를 가져오면 사법은 끝이다
과연 그럴까?
당연히 그렇지요
약간 사고방식이 오래됐군 법은 결코 만능하지 않다
그 불완전성을 보완하는 것이 무언가 하면...
인간의 마음이다 죄를 짓는 것도 인간 심판하는 것도 인간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서
법이라는 무미건조한 것에 피를 통하게 하는 것이야 말로
올바른 길을 비춘다
배심원 재판은 그야말로 그 결실이다
그리고 본건에 대해 사람들이 내린 결정은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와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이것이야 말로 민의다

훌륭하군
과연 민의의 대변인
실로 놀라운 주장입니다
좋습니다 사형시키면 되겠죠
확실히 A는 사회를 해치는 무서운 해충입니다 제거해야 합니다
다음에 빼앗기는 건
당신의 남편일 수도 있으니까요
당신의 애인일지도 모르고 당신의 아버지일지도 모르고
당신의 아들일지도 모른다
혹은 당신 자신일지도 모른다
사형 시킵시다

현장 목격 증언은 애매모호하지만
사형 시킵시다
피고인의 방에서 압수 된 독극물이
범행에 사용 된 것인지 아닌지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사형 시킵시다
현장에 다른 독극물로 보이는 병이
떨어져 있었다는 증언이 있지만
신경쓰지 말고 사형 시킵시다
증거도 증언도 상관없습니다
고급 외제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명품 옷을 입고
상어 지느러미와 푸아그라를 먹었으니까요
사형 시킵시다
그것이 민의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가
민의라면 옳다
모두가 찬성하는 것이라면 모두 옳다

웃기지마....

진짜 악마는
거대하게 부풀어 올랐을 때의 민의야
자신을 선한 사람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추레한 똥개가 하수구에 빠지면
일제히 모여서 뭇매를 때리는
그런 선량한 시민들이다

민의라는 것 따위에 의해서
사람 하나를 사형 시키자는 거라면
하면 됩니다
어차피 이 일련의 재판의 정체는
미워하는 자를 목매단다는
국민적 이벤트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자신의 하찮은 인생의 기분 전환을 위해서 말이죠

당신들 대법관은 뭘 위해 거기에 있는 거죠?
민의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이렇게 격식차린 건물도 권위붙은 절차도 필요 없다
잘난 듯이 기대고 앉아있는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필요없다!
판결을 내리는 건
결코 국민 설문조사따위가 아냐
부디 사법의 정점에 선 자의 긍지를 가지고
결단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수많은 무례에 마음을 언짢게 했을지도 모릅니다만
어차피 돈의 망자에 미움 받는
썩을 변호사의 하찮은 소립니다
부디 흘려 들어주세요
이상입니다



1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870 도서/문학서평 『새의 선물』 – 은희경 1 메아리 19/02/17 4824 9
    8869 음악[클래식] 드뷔시 달빛 Debussy Clair de lune 4 ElectricSheep 19/02/16 3234 3
    8868 일상/생각소설책과 19금 4 NOORY 19/02/16 4361 0
    8867 일상/생각요 근래 재밌게 본 유튜브 채널과 영상 11 kaestro 19/02/15 5563 11
    8864 음악전래동화 시리즈(떡은 한고개에 하나씩, 나무꾼은 접근금지) 2 바나나코우 19/02/15 3335 4
    8863 방송/연예아마도 JTBC리갈하이에서는 절대 방송되지 않을 대사 21 제로스 19/02/15 5782 13
    8862 스포츠[사이클] 마르코 판타니 - 동전의 양면 15 AGuyWithGlasses 19/02/14 6008 9
    8861 의료/건강우울증에 대한 전통적 관점과 조금 다른 관점들 3 토비 19/02/14 4722 5
    8860 사회스페인어: 남성 관사와 여성 관사 이야기 15 ikuk 19/02/13 5777 8
    8859 스포츠로드 FC. 그 애잔한 '100만불 토너먼트'. 6 The xian 19/02/13 3563 0
    8858 일상/생각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언론의 수법 8 keith 19/02/13 4670 8
    8857 스포츠고지라를 쓰러뜨릴 수 없다면 도망쳐라 10 温泉卵 19/02/12 4504 10
    8856 스포츠[사이클] Festina 사건 - 너도 하고 나도 하는 도핑 6 AGuyWithGlasses 19/02/12 4760 5
    8855 사회북한은 어떻게 될까 - 어느 영국인의 관점 83 기아트윈스 19/02/12 7597 77
    8854 도서/문학서평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1 메아리 19/02/10 4387 9
    8853 방송/연예 [인터뷰] 김서형을,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24 몽유도원 19/02/10 6850 1
    8852 음악울산 바위 4 바나나코우 19/02/10 3271 4
    8851 음악[클래식] 에릭사티 짐노페디 1번 Satie - Gymnopedie no.1 ElectricSheep 19/02/10 3629 3
    8850 도서/문학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 알료사 19/02/10 4081 10
    8849 역사삼국통일전쟁 - 11. 백제, 멸망 8 눈시 19/02/10 4584 19
    8848 게임[LOL] 단식 이즈리얼 바텀의 탄생?.. 7 Leeka 19/02/08 4384 1
    8847 방송/연예2019 설 예능 리뷰 12 헬리제의우울 19/02/07 4853 16
    8846 게임[LOL] 라이엇이 밸런스 방향성에 대해서 새로운 공지를 올렸습니다 3 Leeka 19/02/07 4586 2
    8845 기타스타2 마스터 드디어 달성했습니다! 12 김치찌개 19/02/07 4289 17
    8844 일상/생각강아지들 9 烏鳳 19/02/07 4792 1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