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8/16 14:08:25
Name   조지아1
Link #1   https://brunch.co.kr/@jisung0804
Subject   (책리뷰)미스터 모노레일 - 김중혁
사실과 허구, 가벼움과 진지함 사이를 농담이라는 보드를 타고 능글맞게 왔다 갔다 한다. 마치 독자가 책을 중간에 덮지 못하게 하겠다는 듯이, 짧지만 많은 챕터들의 적절한 완급조절이 소설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소설 속 건조하고 팍팍한 삶에서 캐릭터들은 어디 하나씩 나사가 빠져있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법한 이 인물들은 마치 작가의 이미지와 조금씩 겹쳐 보인다. 악역을 포함한 거의 모든 소설 속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유머를 통해 각자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간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초반부 재기 발랄한 인물들의 매력이 후반부에서 그 색채를 잃는다는 점이다. 전반부에 많이 뿌려둔 떡밥들을 회수하기 위해서인지 후반부는 볼교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의 흐름에 내용이 집중되는데, 이것 때문에 인물들의 매력이 중간에 힘을 잃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상징과 비유로 얽히지 않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단순히 쉬운 소설로서 자칫 매력을 잃어버릴 수 있는 점을 센스 있는 유머로 극복한다. 읽는 중간중간 빨간 책방 등에서 좋아한다고 밝힌 폴 오스터, 하루키, 쿤데라의 냄새가 군데군데 배어있다는 느낌과, 작가 스스로 이야기의 힘에 이끌려 굉장히 즐겁게 써내려 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작가들이 써낸 작품을 번역 없이 독자로서 바로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해외 작가들의 번역 작품을 볼 때와는 달리 국내 소설을 읽을 때, 한국인으로서만 느낄 수 있는 문화와 이미지, 그리고 타국의 언어로 대체 불가능한 단어들이 주는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2
  • 리뷰 감사합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241 1
15928 경제빚투폴리오 청산 17 + 기아트윈스 25/12/26 445 7
15927 창작또 다른 2025년 (15) 트린 25/12/26 127 1
15926 일상/생각나를 위한 앱을 만들다가 자기 성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1 큐리스 25/12/25 471 6
15925 일상/생각환율, 부채, 물가가 만든 통화정책의 딜레마 9 다마고 25/12/24 636 11
15924 창작또 다른 2025년 (14) 2 트린 25/12/24 169 1
15923 사회연차유급휴가의 행사와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에 관한 판례 소개 3 dolmusa 25/12/24 506 9
15922 일상/생각한립토이스의 '완업(完業)'을 보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1 퍼그 25/12/24 608 16
15921 일상/생각아들한테 칭찬? 받았네요 ㅋㅋㅋ 3 큐리스 25/12/23 514 5
15920 스포츠[MLB] 송성문 계약 4년 15M 김치찌개 25/12/23 221 1
15919 스포츠[MLB] 무라카미 무네타카 2년 34M 화이트삭스행 김치찌개 25/12/23 140 0
15918 창작또 다른 2025년 (13) 1 트린 25/12/22 187 2
15917 일상/생각친없찐 4 흑마법사 25/12/22 604 1
15916 게임리뷰] 101시간 박아서 끝낸 ‘어크 섀도우즈’ (Switch 2) 2 mathematicgirl 25/12/21 326 2
15915 일상/생각(삼국지 전략판을 통하여 배운)리더의 자세 5 에메트셀크 25/12/21 432 8
15914 창작또 다른 2025년 (12) 트린 25/12/20 229 4
15913 정치2026년 트럼프 행정부 정치 일정과 미중갈등 전개 양상(3) 2 K-이안 브레머 25/12/20 347 6
15912 게임스타1) 말하라 그대가 본 것이 무엇인가를 10 알료사 25/12/20 581 12
15911 일상/생각만족하며 살자 또 다짐해본다. 4 whenyouinRome... 25/12/19 574 26
15910 일상/생각8년 만난 사람과 이별하고 왔습니다. 17 런린이 25/12/19 926 21
15909 정치 2026년 트럼프 행정부 정치 일정과 미중갈등 전개 양상(2)-하 4 K-이안 브레머 25/12/19 464 6
15908 창작또 다른 2025년 (11) 2 트린 25/12/18 256 1
15907 일상/생각페미니즘은 강한 이론이 될 수 있는가 6 알료사 25/12/18 654 7
15906 기타요즘 보고 있는 예능(19) 김치찌개 25/12/18 378 0
15905 일상/생각무좀연고에 관한 신기한 사실 5 홍마덕선생 25/12/18 598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