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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04/04 13:10:33
Name   cummings
Link #1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pfbid027dCwTzAK6qdxUsceWbJGBf81KVZ8tGszH1RVueA6eTrDCMRigxn9ccAUsxMXG3Mul&id=100002014156359
Subject   의대 증원과 사회보험, 지대에 대하여...(펌)
0.

의사들이 아니꼬워서라도, 의료 개혁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지금 이런 이유로 의대 증원 정책에 찬성하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의사들을 돕는 중이다.

1.

의사가 모자란다. 소아과는 응급환자를 돌려보내고, 산부인과는 가장 위험한 출산을 맡을 의사가 사라진다. 사람 생명이 걸린 진료일수록, 더 모자란다.

중학생도 알 만한 수요와 공급의 법칙. 의사가 모자라면, 의사를 늘린다. 당연하게 들리는가? 이 ‘당연한’ 해법 때문에, 의료계를 넘어 온 나라가 몇 달째 몸살을 앓는다. 윤석열 정부는 거의 틀림없이 자기도 의식하지 못한 채로 어떤 급소를 건드렸다.

한국에서 의사는 의대를 졸업해야 될 수 있다. 현재 의대 정원은 3058명이다. 이 숫자는 정부가 관리한다. 면허 제도다.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을 늘리겠다고 했다. 면허 소지자를 지금보다 67% 늘리겠다는 얘기다.

이러면 면허의 가치는 낮아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감명 받았다는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살아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면허를 폐지하는 게 답이지만, 아쉬운 대로 방향은 옳다.” 프리드먼은 의료조차도 면허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크다고 본 완고한 시장주의자다.

우리 의료체계는 프리드먼이 살았던 미국과 많이 다르다. 우리는 전국민 의료보험이 있고 미국은 없다. 의료보험은 연금과 더불어 사회보험 중에서도 핵심 기둥이다. ‘사회보험’은 우리 논의의 출발이다.

2.

사회보험이란 뭘까. 월급 받는 사람이라면 소득세 말고도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보일 것이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이다. 이걸 보통 ‘4대 보험’이라고 부르는데, 이게 한국의 사회보험 체계다. 사람이 살면서 만나게 되는 대표적인 위험이 이 네 종류라고 보는 것이다. 노후 대책 없이 장수할 위험(연금), 아플 위험(건강보험), 실직할 위험(고용보험), 일하다 다칠 위험(산재보험)이다.

사회보험이란 개인이 만날 수 있는 위험을 한데 묶어서 분산시키는 것이다. 내가 100살까지 살거나 암에 걸릴 확률은 알기 어렵지만, 5000만명 중 몇 명이 그럴지는 꽤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필요한 비용도 계산 가능하다. 이걸 전국민이 나눠서 내고, 그 위험에 ‘당첨’된 사람에게는 보험료로 지원해 준다.

이런 위험을 개인이 알아서 대비한다면 웬만한 소득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비용이 높을 것이다. 건강보험 보장성이 취약하던 시절에는 암 환자 한 명이 나오면 가세가 기운다고 했다. 공보험이 취약한 미국에서는 지금도 이 상태인 사람이 많다.

지금 본 것은 복지국가에 대한 아주 짧은 요약이다. 복지국가란 ‘복지를 퍼주는 관대한 국가’가 아니다. 누구나 살면서 만날 수 있는 보편적인 위험을, 공동으로 지출하여 공동으로 대비하는 시스템이다. 서로 위험을 나눠 들겠다는 국민 공동의 계약이다. 이 계약이 잘 굴러가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게 복지국가다(재원이 조세냐 보험료냐 차이는 있다).

3.

한국의 의료 소비자들은 의료 시스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비싸지도 않은데, 유럽처럼 몇 달씩 기다리지도 않는다. 딱딱한 말로 하면, 높은 의료 접근성을 낮은 비용으로 구현했다.

정부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보험료는 국민이 내고, 병원 짓고 의사 월급 주는 돈은 민간에서 조성한다. 정부는 영국처럼 의사 월급을 주지도 않고, 미국처럼 아픈 국민을 나몰라라 하지도 않는다.

의료 공급자들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돈을 엄청 잘 버는데, 안정성도 높다. 면허 제도로 보호받고 있어서 그렇다. 입시에서 전국 1등부터 3000등까지 일단 의대부터 채우는 기묘한 풍경도 그래서 나온다.

동화 같은 이야기다. 아무도 비용을 내지 않는데, 세 주체가 모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역시 뭔가 이상하다.

비밀은 ‘진료량 폭발’에 있다. 한국 의료 체계에서는 진료 행위 하나마다 수가(건강보험에서 의료 공급자에게 지급하는 돈)가 지급된다. 가장 비싼 의사 인건비는 고정비인데, 수익은 진료 수가 늘수록 늘어나는 구조다. 회전수를 늘리면 공보험 체계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 ‘3분 진료’, 반복된 재진료, 휴식 대신 내원 유도 등등, 진료량을 늘리는 기술이 총동원된다. 여기에 건강보험 바깥 시장에서 얻는 수익을 합치면 의료 산업의 총수입이 된다.

국민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비밀도 여기에 있다. 공급자들이 회전수 전략을 쓰기 때문에 의료 공급량이 충분하다. 영국처럼 의사가 공무원에 가까운 나라에서는 불가능한 공급량이다. 국민들은 병원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간다. 싸니까. 의료 공급자는 필요 이상으로 진료를 많이 한다. 회전수가 돈이니까. 정부는 당장 손해 볼 일이 없다. 예산 나가는 일 아니니까.

한국 의료 시스템이 부린 마법은 대략 이렇게 돌아간다. 그러므로, [회전수 전략이 안 통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곳이 약한 고리다. 마법이 끝난다면 거기서 끝날 것이다.]

4.

조용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다. 생명이 걸린 환자를 보는 응급실 의사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중증이 급소입니다. 중증은 회전수를 늘릴 수가 없거든요.” 약한 고리는 사람 목숨이 걸린 진료, 급성 또는 중증 환자의 진료다. 이런 분야를 필수의료라고 부른다. 싸다고 수술 두 번 받는 환자가 있을 리 없고, ‘3분 진료’로 돌릴 수도 없다.]

병원은 회전수 전략이 통하는 분야에서 돈을 벌고, 안 통하는 분야는 슬금슬금 진료를 줄인다. 웬만한 병원에 흉부외과 의사가 사라져서 심장 수술이 안 된다는 게 그런 얘기다. 그러나 그것도 어느 정도지, 대형병원이 필수의료를 아주 없앨 수는 없다. 그러면 어떻게?

“다음 세대 의사들을 여기 투입해서 갈아 넣습니다. 그게 전공의입니다. 수련 중인 의사입니다. 전문의보다 숙련도가 낮지만, 대신에 노동량으로 전공의 한 명이 전문의 세 명 분을 합니다. 그리고 몸값은 전문의 3분의 1 이하죠. 몸값과 노동량을 곱하면, 전공의 한 명이 전문의 열 명 분을 하는 겁니다.” 조용수 교수의 설명이다.

“전공의는 이 부당한 대우를 왜 버티느냐? 수련 과정이 끝나면 그만한 보상을 받으니 견디죠. 면허 하나 달랑 들고 일반의로 나가면 페이닥터도 못하고 개업 밖에 길이 없는데, 개업은 돈은 벌지만 위험하잖아요. 그래서 일단 전문의는 따고, 그 다음에 교수든 페이닥터든 개업이든 고르는 거였습니다. 원래는 그랬죠.”

[일종의 암묵적 동맹이다. 환자는 공보험 체제에서 불가능할 것 같은 의료 접근성을, 정부는 저수가를, 병원은 고수익을, 의사는 고소득과 면허의 보호를 얻는다. 회전수 전략이 안 통하는 중증 분야는 미래 세대 의사들을 동원해 틀어막고, 미래 세대는 이 동맹에 진입하기 위해 가혹한 과정을 견딘다. 이게 대한민국의 ‘의료 사회계약’이다.]

5.

이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이탈하는 게 의료 대란의 핵심이다. 왜 떠나는가?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면허의 가치를 지키려는 일종의 파업이다. 그렇다면 사표는 ‘블러핑’(허세)이다. 이게 진실에 가깝다면, 윤석열 정부의 단호한 대응 기조는 정답이다. 허세에는 굴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계속 줘야 이익집단의 요구를 꺾을 수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두 번째 해석을 보자. 전공의들은 ‘전공의 수련 과정’이 더이상 버틸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미래에 의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면, 지금 전문의 수련에 쓰는 시간 4~5년이 지나치게 비싸진다. 개업은 전문의 자격증 없이도 가능하니 하루라도 빨리 민간 시장으로 나가는게 이득이다. 그렇다면 지금 일어나는 이탈은 파업이 아니다. 진짜 사표다.

프리드먼의 애독자에게는 놀라운 얘기일 수 있으나, 인간은 금전 보상 못지않게 비금전 보상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필수의료 바깥 민간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버는 동료들을 보면서도 필수의료에 남은 의사들은 복합적인 동기를 갖고 있다. 생명을 살리는 보람,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명예, 환자들과 맺는 유사가족적 유대 등이 이들을 움직이는 비금전 동기다.

의대 증원이 필수의료를 살릴 거라는 논리에는 ‘낙수효과’가 깔려 있다. 민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늘어난 의사 중 일부는 필수의료에 남을 것이라는 논리다. 이는 필수의료를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의사’로 취급하는 것과 같다. ‘2류 의사’로 보이기 싫어서라도 민간 시장에 진출하려는 동기가 생긴다.

의대 증원 논란이 길어지면서, ‘의사는 돈만 밝히는 집단’이라는 대중의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이 역시 필수의료에서 이탈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어차피 존경받지 못할 거라면, 돈이라도 더 버는 게 낫다. 비금전 보상을 파괴하면 금전 보상의 힘이 더 세진다.

이리하여, [의대 증원 정책은 두 가지 강력한 경로로 필수의료 의사를 줄인다. 첫째, 민간 시장의 금전 보상을 줄인다(이것은 정책이 의도한 효과가 맞다). 이 결과로 뜻밖에도 ‘4~5년의 수련과정’이 의사 입장에서 지나치게 비싸져서 전공의 과정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둘째, 필수의료의 비금전 보상을 줄인다(이것은 정책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피할 수 없는 결과다). 비금전 보상은 의사 수급 경쟁에서 필수의료가 민간시장과 경쟁할 차별화된 가치인데, 이게 사라진다. 차별화 없이 간명한 금전 보상의 경쟁이 되면, 결과도 매우 간명할 것이다.]


지금 전공의들은 이 두 효과를 가장 예민하게 체감하는 사람들이다. 파업이란 본질적으로 일터로 돌아오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파업이 아니다.

6.

이상의 논의는 의료 정책을 넘어서는 뿌리 깊은 모순을 드러낸다. 한국은 다른 분야처럼 사회복지 시스템도 속성으로 갖춘 나라다. 중요한 비결은 비용을 미래로 넘긴 것이다. 그래서 당대의 합의 시점에는 마찰을 줄일 수 있었다.

국민연금이 전형적인 사례다. 현재 국민연금 설계는 지나치게 후해서 강제가입 정책을 논외로 하더라도 ‘가입하지 않으면 바보’인 수준이다. 우선 이런 식으로 사회복지 체제를 먼저 만들고, 긴 시간을 들여서 조금씩 비용 부담을 올려 간다. 괜찮은 전략이다. 어려운 합의를 비교적 쉽게 해냈고, 그 결과로 위험을 공동 부담하는 더 나은 균형점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 전략이 계속 괜찮으려면 전제가 두 가지 있다. 첫째, ‘긴 시간을 들여 조금씩 비용 부담 올리기’를 실제로 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이 결정을 자꾸 뒤로 미루면서 젊은 세대의 불신 대상이 되었다. 둘째, 후속 세대가 계속 유입이 되어야 하고, 성장률이 어느 정도는 받쳐 줘야 한다. 그래야 미래로 미룬 비용을 치를 수 있다.

여기서 본질적인 위기가 드러난다. 한국은 ‘인구 보너스’(젊은 인구가 많아서 생산가능 인구 비중이 높아 추가로 얻어지는 경제 성장)와 ‘고도성장’을 무기로 빠르게 복지체제를 구축했다. 사회보험을 속성으로 구축했다는 것은 일단 미래로 넘긴 비용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청구서가 날아오는 바로 그 시점에, 두 무기가 모두 사라졌다.

정재훈 교수는 예방의학자다. 환자가 아니라 의료 시스템을 보는 의사다. 그는 “건강보험 체제가 ‘폰지’의 속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투자시장에서 ‘폰지’란 사기 수법이다. 자체의 가치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후속 투자자의 돈을 받아 앞선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수법으로, 후속 투자자가 끊기는 순간 투자상품의 가치는 휴지조각이 된다.

사회보험이 곧 사기는 아니다. 하지만 본질상 후속 세대 유입이 끊겨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폰지 구조’는 맞다. 극단적인 한국의 저출산은 사회보험의 폰지 속성을 거의 ‘폰지 사기’에 가깝게 밀어붙이고 있다. “사회보험은 현재세대와 미래세대 간의 상호 부양 약속인데, 인구 균형도 깨지고 성장도 정체되면 작동을 안 합니다. 사회보험의 근본적 위기가 온다는 게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분야는 다르지만 국민연금의 위기와 같은 겁니다.”

유난히 빠른 경제성장, 아주 풍부했던 인구 보너스, 빠르게 선진국을 따라잡은 사회복지 속성 발전, 비교적 갈등이 적었던 후한 보장구조 등은 후속세대의 지불능력에 더 크게 의지하도록 만들었다. 거기에 기록적 저출산까지 겹치면, 한국형 사회보험 체제의 최대 균열은 세대 간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선진 복지국가에서 자본 대 노동 간의 균열, 정규직 대 불안정 노동 간의 균열이 대표적이라면, 한국은 그 에너지가 세대간 균열에 모이는 나라다.

의사 후속세대들이 비용을 선지출할 의사를 철회하고 있다. 이것은 의료 분야에만 국한된 사건이 아니다. 차라리 한국형 사회보험 체제 위기의 섬뜩한 예고편이다. 이 위기는 분야와 상황을 바꿔 가며 계속 출몰할 것이다.

7.

그렇다고 의사의 ‘고소득과 면허 보호 조합’을 그대로 두는 것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면허는 두 가지 중요한 속성을 갖고 있다.

첫째, ‘품질 관리’ 기능이다.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일 경우, 그에 걸맞은 훈련을 받은 사람만 일하도록 한다. 의료는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기 때문에 면허의 품질 관리 기능이 정당화된다. 다만, 모든 의료가 그런지는 논란거리다.

둘째, ‘진입 장벽’ 기능이다. 시장에 아무나 진입을 못 하도록 보호해 준다. 이 보호 덕분에 면허 소지자는 자유경쟁 시장과 비교해 초과수익을 올린다. 경제학은 이런 초과수익을 ‘지대’라고 부른다. 면허 제도는 면허 소지자에게 지대를 안겨 준다.

품질 관리는 좋고, 지대는 나쁘다. 문제는 의료 시장에서 어디서부터 지대인지를 가려내는 일이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따져볼 수는 있다. 의료를 필수의료와 비필수의료 두 단계로만 구분하면 중요한 포인트를 놓친다.

의료 시장은 사실상 세 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첫째, 가장 안쪽에는 사람 목숨이 달린 질병을 보는 의료가 있다. 이게 우리가 얘기해온 필수의료다. 흔히 말하는 “큰 병원 가야 하는 병”을 다룬다. 둘째, 중간 영역이 있다. 생명과 당장 상관이 없지만 불편하거나 힘든 질병, 관리하지 않으면 중증이 될지 모르는 질병을 본다. 감기 진료나 가정의학과 같은 영역이다. 셋째, 가장 바깥에는 돈은 가장 많이 벌면서 생명과 상관은 가장 낮은 영역이 있다. 요즘 관심이 쏠리는 미용 분야가 있다.

안쪽과 중간은 공보험 체계가 대체로 포섭하는 영역이다. 바깥은 사실상 민간 경쟁 시장인데 면허로 공급자가 제한될 뿐이다. 회전수 전략은 안쪽에서는 안 통한다. 중간에서는 필승 전략이다. 가격을 공보험이(그리고 최근에는 실손보험이) 억눌러 줘서 환자가 더 많은 서비스를 원한다. 밖에서는 가격신호가 작동해서 별 의미가 없다.

의사의 소득은 안에서 밖으로 갈수록 높아진다. 생명 관련성은 안에서 밖으로 갈수록 낮아진다. 생명 관련성이 낮아질수록 ‘품질 관리’의 필요도 낮아지니, 밖으로 갈수록 면허는 품질 관리 속성이 줄어들고 지대 속성이 커진다.

사회가 의사에 면허라는 특권을 주는 이유는 가장 안쪽의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면허가 창출하는 지대는 바깥에 있는 의사가 가장 크게 누린다. 이런 면에서, 바깥 영역에 있는 의사는, 안쪽 의사들이 만들어내는 명분에 무임승차하는 중이다. 의사는 단일 집단이 아니다.

8.

이 삼분할 구조를 놓고 보면, 각 부문에 맞는 해법을 도출할 수 있다. 다음은 정재훈 교수가 제안하는 해법을 요약한 것이다.

[안쪽은 가격신호가 없어도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필요 없는 심장 수술을 싸다고 받을 환자는 없다. 여기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100%에 가깝게 높여도 부작용이 크지 않다. 필수의료를 병원이 유지하게 만들려면 수가도 올려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건강보험 재정을 필수의료에 더 집중해 쓰는 결과가 된다.

중간 영역에서는 회전수 전략을 억제해야 한다. 상식적인 해법은 가격신호를 되살리는 것이다. 환자의 자기부담금을 높여서 의료 쇼핑을 줄이고, 실손보험도 손봐야 한다. 이렇게 해서 진료 숫자를 줄여야 건강보험을 필수의료에 집중하면서도 붕괴를 늦출 수 있다.

바깥 영역에서는 지대를 회수한다. 의료적 위험성이 사실상 없다고 판단되는 영역은 면허 없이도 영업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어느 정도 잠재적 위험이 있는 분야라면, 초과수익을 세금으로 환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용세’를 만들어 미용 분야 초과수익을 거둬들이고, 그 돈을 가장 안쪽의 필수의료로 보낼 수 있다.]


정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이야기는 국민들에게 인기가 없습니다. 첫째,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 의료는 지금보다 자기 부담이 비싸진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가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라는 자부심이 있는데, 목숨이 달리지 않은 분야에서는 이걸 내려놓는다는 뜻입니다. 둘째, 그러면서도 건강보험료는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병원들이 급성 중증 진료의 적자를 메우던 다른 구멍을 막아버린다는 뜻이니까, 급성 중증 쪽 수가가 올라가지 않을 방법이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전문의 중심 병원’은 자체로는 정론이다. 하지만 전문의는 전공의처럼 터무니없이 오래 일하지도 않고, 전공의처럼 싸게 쓸 수도 없다. 조용수 교수의 현장감 넘치는 계산("세 배 넘게 일하고, 삼분의 일도 안 받아요")으로는, 전문의는 전공의보다 열 배 더 비싸다. 건강보험 재정을 필수의료에 훨씬 더 투입할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비필수 분야 진료가 크게 줄어야 한다.

결국 지금 정부가 가겠다는 길로 가려 해도 비필수 분야 억제는 불가피하다. 그 인기 없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뿐이다. 바깥 영역의 지대 회수 역시 가야 할 길이다. 안쪽과 바깥의 소득 격차가 지나치게 크면, 안쪽은 의사를 붙잡아둘 수가 없다. 이것은 미래의 위험이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정책이 이 구조를 시야에 넣지 않을 때,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일어난다. 최악의 조합을, 하지만 현실적인 결과를 상상해 보자.

9.

의대생은 증원하고, 중간 영역에 가격신호는 복원하지 않고, 바깥 영역에 지대도 회수하지 않는 정책조합을 생각해 보자(지금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 경우 삼분할된 의료 시장에서 일어날 일은 이렇다.

안쪽 시장에서는 의사가 떠난다.

수련에 4~5년을 쓰는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진다. 비금전 보상이 낮아지면서 오로지 금전 보상 만으로 안쪽과 바깥족을 저울질하게 된다. 이러면 안쪽의 매력은 사실상 없다. 돈 적게 주고, 노동강도 강하고, 까딱 실수하면 소송 걸리고 감옥 간다. 설사 바깥 시장이 의사 공급 증가로 소득이 지금보다 낮아진다고 해도, 이 두 효과(수련의 비용 증가와 비금전 보상 감소)가 그를 압도하므로 의사는 안쪽을 떠난다.

중간 시장은 호황을 누린다.

고령화는 병원 수요를 끌어올린다. 가격신호 없고 의료쇼핑이 가능한 질병을 다루는 중간 시장이 고령화의 수혜자다. 지금도 활동하는 의사 12만명 중 대부분을 넉넉히 먹여 살리는 시장이다. 한 해 2000명씩 10년쯤 더 공급한다고 해도(수련기간을 포함하면 20년 걸린다) 2만명이 증가하는 셈인데, 고령화와 가격신호 고장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보장된 성장이 이를 만회하고도 남는다.

이 비필수 의료 호황을 공보험 재정이 떠받친다. 저성장과 인구 감소의 시대에 이 수요 팽창이 온다. 붕괴는 정해진 미래다.

바깥 시장은 여전히 지대 시장이다.

경쟁이 지금보다는 치열해질 것이다. 하지만 본질상 면허 보유자끼리의 경쟁이다. 우리가 아는 경쟁시장과는 거리가 멀다. 안쪽 시장에 남으려던 의사들도 바깥으로 더 많이 나온다. 사회가 가장 공들여 교육시킨 재능 있는 청년들이 의료로, 의료 중에서도 사람 목숨과 무관한 곳으로 몰릴 것이다. 이것은 극적인 실패다. 사회가 공들여 지대추구자를 키우고, 지대추구자에 보상한다.

이것은 우리가 원하던 결과가 분명 아니다. 의사들의 기득권에 분노하는 시민일수록 이와는 정반대 결과를 원할 게 틀림없다.

합리적인 정책은 바깥 시장의 지대 회수, 중간 시장의 가격신호 회복과 진료 줄이기, 안쪽 시장의 비금전 보상 강화를 조합할 것이다. 목표는 필수의료 강화와 공보험의 지속가능성 개선이 될 것이다.

이 정책 방향이 잡히고 나면, 의사 면허를 얼마나 내줄지는 시스템을 관찰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의사의 숫자는 최종 해결책이 아니라 종속변수로 중요도가 내려간다. 애초에 몇 달씩 온 나라가 시끄러울 일도 아니고, 환자 목숨을 걸고 강대 강 충돌을 벌일 일도 아닌 것이다. 의사 집단이 이런 정원 조정조차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때는 지대추구 외에 아무 명분도 갖지 못한 집단이 된다.

10.

이렇게 보면 ‘의대 증원’이라는 정책의 의미가 극적으로 달라진다. 이것은 의사라는 기득권 집단에 맞선 뚝심과 용기로 보였고, 여론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 접근법에는 의료의 삼분할 구조에 대한 인식이 없다. 의료 영역을 하나로 뭉뚱그리지는 않지만, 상당히 연속성 높은 어떤 것으로 취급한다. 의사 2000명을 더 부으면 필수의료에 어쨌든 의사는 늘 것이라는 가정은 이 전제로만 설명이 된다.

우리가 확인한 현실은 반대다. 의료 시장은 세 영역으로 분할돼 있다. 진료 분야, 공보험 체제에 포섭된 정도, 가격신호가 작동하는 방식, 의사가 받는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 등, 일련의 차이에 따라 행위자들이 각자 다른 전략으로 움직인 결과다. 세 영역은 오갈 수 없을 정도로 닫혀 있지는 않지만, 경계선이 분명히 보일 정도로 확연히 갈라져 있다.

그렇다면 이 정책의 가장 바탕 특징은 이것이다. ‘인기 없는 해법’을 말할 용기의 부재. 이 삼분할 구조를 일단 전제하면, 국민도 의사도 싫어할 얘기를 해야 한다. 의대 2000명 증원은 그렇지 않다. 의사는 싫어해도 국민은 좋아한다.

우리는 용기를 흉내내는 영합, 결기를 모방하는 비겁, 비전을 연기하는 근시안을 보고 있다. 그리고 그걸 용기와 결기와 비전이라고 진심으로 믿어버린 리더를 보고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전임 리더들과 달리 어려운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는 자신’에 도취한 돈키호테를 보고 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 개혁을 주제로 긴급 대국민 담화를 했다. 도대체 왜 했는지 다들 이해할 수 없어서, 여당에서는 “혜성을 바라보며 멸종을 예감하는 공룡의 심정”이라는 시적인 반응까지 나왔다. 그 대국민 담화는 이 돈키호테의 도취로 완벽하게 설명된다.

이것은 비극이되, 새로운 비극이다. 분명 문제를 회피하는 데 더 유능했던 전임자들과는 다른 종류의 비극이다. 우리는 정치가 사회보험의 미래와 같은 중요한 문제에 주목해 주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이런 식으로는 아니었다.

11.

이 글은 두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했다. 조용수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1567848059 는 응급실 의사다.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일한다. 요즘 의료계에서 가장 모자란다는 필수의료와 지방의료를 동시에 하는 의사다. 그는 의대 증원 이슈가 등장한 후 필수의료의 최전선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설득력 있게 들려 줬다.

정재훈 https://www.facebook.com/jaehun.jung.md 은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예방의학자다. “공급을 늘리면 의사 부족이 해소된다”라는 식으로 일이 굴러갈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그걸 말하려면 복잡하고 긴 설명이 필요한데, 우리 미디어 환경에서 그런 얘기는 인기가 없다. 그는 이 문제에서 의견이 다른 사람도 합리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토론의 토대를 제시하고 싶다.

얼룩소는 두 전문가의 지식과 의견을 담아 인스턴트 전자책을 만들었다. 지금 뜨거운 이슈를, 짧고 빠르고 쉽게, 믿을 만한 전문가들이, 가치 있는 지식과 정보를, 책보다 훨씬 싸게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 글에서 거칠게 요약된 지식과 정보를 전문가들이 직접 말하는 전자책이 아래에 있다. 내 글이야 전문가 의견을 정리했을 뿐이고, 의료 정책이 이제 좀 제자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믿는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이 진짜 전문가들의 진단과 제안을 많이 읽고 의견 내주셨으면 좋겠다.

조용수 교수의 전자책은
교보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7018120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6534083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5557869

정재훈 교수의 전자책은
교보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7018253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6534081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5557870

우리는 오로지 클릭 유도가 목적인 뉴스의 공해에 충분히 지쳐 있다. 얼룩소가 만드는 인스턴트 전자책은 가치 있는 지식과 정보를, 이슈가 뜨거운 그 순간에 제공하는 실험이다. 우리 모두는 이런 지식과 정보의 가치를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는 실험이다. 얼룩소는 이 인스턴트 전자책을 ‘에어북’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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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출처 :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pfbid027dCwTzAK6qdxUsceWbJGBf81KVZ8tGszH1RVueA6eTrDCMRigxn9ccAUsxMXG3Mul&id=100002014156359


결국 의사 면허에 대한 지대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고,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현재 의료 시스템상으로는 관리가 불필요한 부분(수요가 고정된 안쪽 진료)에 대한 압박은 오히려 심사평가원에서 강하게 압박하고 있고
반대로 실제 지대관리가 필요한 바깥의 영역에서는 환자들의 미용수요들의 비급여,현금 등으로 인해서 정부에서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의
정 반대로 관리가 이루어지는 현실.

거기에 더해 중간지대에서의 과도한 수요(의료쇼핑, 환자가 원하는만큼의 상급병원진료, 가벼운감기에 대한 진료)에 대한 정부의 조절이 들어가지 않으면 어떤 무언가를 해도 미봉책에 불과할것 같네요.

여기에 하나를 추가하자면, 노인의학과 같은 노인대상 통합진료를 더 활성화시켜,
필요하지 않은 고령환자에 대한 과도하게 적극적 치료나 중복된 약물사용을 줄이는 것 정도...?



국민연금과 유사한 폰지구조를 생각해보니 저출산의 여파가 참 크긴 큰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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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37
  • 7번 8번만 봐도 이건 추천할만한 글입니다
  • 이번사태에대한 깊은 통찰
  • 제발 실행!


좋은 글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건 잘못이다.' 라고 시작하는 긴 글은 읽으려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용이 좋은 만큼 조금 더 전략적으로 글을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안타깝네요.
또 부연하고 싶은 것은 글에서는 가장 안쪽과 중간, 그리고 바깥층은 의료 행위의 성격으로 선명히 구분이 가능하다고 설명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주 일부 (외상외과전담의)를 제외하고는 세 가지 영역의 의료행위를 동시에 시행하거나 넘나드는 의사가 많기 때문에 정책을 개발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6
cummings
저도 조금 걱정했었던 부분이긴 합니다만, 펌글을 일부만 잘라오기도 애매해서 일단, 기재된 그대로 퍼왔습니다.

맞습니다. 세가지 영역을 명확하게 칼 자르듯 잘라내기는 힘들죠.
하지만 일부 명확한 안쪽 부분에 대한 부족한 지원, 중간/외부의 과도한 수요에 대한 관리 등에 대한 다각적인 시선의 해결이 필요해보입니다.
4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한테는 너무 잘 읽히는 좋은 글입니다.
저는 의사들이 주장하는 바를 이해해보려고 했지만 솔직하게 맞는 말을 하면서도 설득력을 충분히 가지는 잘 쓰여진 글을 만나지 못했다는 생각이었는데, 이 글이 지금까지 보았던 어떤 글 보다도 설득력도 있고 궁금한 부분도 모두 해소해준 그런 글이네요.
7
여우아빠
글 쓰신분이 의사가 아니라 기자라서, 의사가 저렇게 쓰는거랑은 또 다르다고 생각해요. 일단 이제까지 이 정도로 기자가 자세하게 쓴 글이 있었나 생각하면..

말씀하신 말씀이 좀 더 정확한 이야기지만, 일반인들 생각에 비해서는 꽤 구분되는 면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당장 의사 파업만 해도 사직서 낸 사람들은 전공의들만인데 의사 전부 파업하는거랑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까지도 있으니..
Mandarin
좋은 글이네요. 이게 기자의 글이지..
cummings
글공부 좀 하신 분인것 같습니다... 잘 풀어내시는 글재주가 탐나네요ㅎㅎ
cheerful
이게 진짜 의료개혁인데... 어처구니 없는 놈이 나와서 두배로 뽑으면 다 해결될것처럼 ㅠㅠㅠ
그저그런
업무시간이라 글을 다 읽진 못했고 앞뒤만 봤어요.
앞부분) 딱히 의사를 미워하거나 한적 없는데..? 편들지 않으면 미워하는건지..?
뒷부분) 의사분들은 경제학자나 사회학자가 아닌데 지대나 경제개념에서도 전문가라 생각할까요..?
같은 의문이 들긴 했습니다. 제가 작년까진 반도체 전문가였다고는 해도 제 담당이 아닌 반도체 전반의 시장분석을 하진 못하는데 말입니다.
사실 그렇게 파고들면 이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전문가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1
의료정책 전문가가 존재하지 않나요? 예전에 어느 의사분이 의사들만이 의료정책 전문가라고 해서 이상하다 생각 했었거든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그런 의미일까요? 찾아보니 아래 글도 있네요.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보셨어요? "의협이 사실 적정한 증원규모 제시 못하는건 당연함 (시사토크)"
https://www.teamblind.com/kr/s/tFnv1wnO

[의사들은 현장 기술직이라서 페이퍼워크에 근거한 ... 더 보기
의료정책 전문가가 존재하지 않나요? 예전에 어느 의사분이 의사들만이 의료정책 전문가라고 해서 이상하다 생각 했었거든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그런 의미일까요? 찾아보니 아래 글도 있네요.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보셨어요? "의협이 사실 적정한 증원규모 제시 못하는건 당연함 (시사토크)"
https://www.teamblind.com/kr/s/tFnv1wnO

[의사들은 현장 기술직이라서 페이퍼워크에 근거한 논리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없음
SW개발자 양성이 필요한 규모를 추산할때, 정책 입안자들은 제1로 고려하는게 해외의 정책과 성과 사례, 산업 성장전망이지
SW개발자의 의견이 아님
의료정책으로 따지면 해외 의료정책과 성과에 관한 사례, 각국의 인구 구조 전망이 되는거지 의사의 의견이 아니라는 뜻임
이유는 당연히 정책적인 지식 수준은 의사보다 부처 실국 정책결정자와 산하 전문기관의 정책기획자가 훨씬 많이 알고 있기 때문임
이런 의미에서 봤을때, 사실 의사 증원 규모를 의사들이 결정한다는건 비전문가가 전문적인 결정을 내리는거임]
4
본문에 글쓴이가 본문 논조의 베이스라고 밝힌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님은 보건정책 전공인데 발언권 없을까요?
그저그런
여왕의심복님 글이야 원래 재밌게 보고 있었습죠. 발언권이야 누가 없겠어요. 다만 서로의 전문 분야가 어딘지는 명확히 하자는거죠.
저도 반도체 특정기술 기획/전략을 수년간 했는데, 그렇다고 메모리 수요공급에 의견은 못내거든요. 4년전에 하닉 14층에 물려서 최근에 간신히 탈출했는데요 ㅠ
여우아빠
기본적으로는 그래야 하는데, 문제는 현실은 그거랑 반대라는거죠. 이 경우는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사안에 대해 관심도 별로 없고, 문제가 있어도 책임지지도 않고, 대충 최근 20년간 했던 예상이 맞는게 거의 없었기도 하고요. 당장 의사단체에서 정부 정책에 크게 반대했던게 의대증원 빼고는, (좌측이 의사 우측이 정부로 간단히 정리하겠습니다)

1. 의약분업 : 의료비 상승한다 vs 상승없다 > 대폭 상승함
2. 의전원 : 장점은 거의 없고 단점만 있다 vs 필요하다 > 결국 아무 이득 없이 군의관만 모자라게 됐고 결국... 더 보기
기본적으로는 그래야 하는데, 문제는 현실은 그거랑 반대라는거죠. 이 경우는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사안에 대해 관심도 별로 없고, 문제가 있어도 책임지지도 않고, 대충 최근 20년간 했던 예상이 맞는게 거의 없었기도 하고요. 당장 의사단체에서 정부 정책에 크게 반대했던게 의대증원 빼고는, (좌측이 의사 우측이 정부로 간단히 정리하겠습니다)

1. 의약분업 : 의료비 상승한다 vs 상승없다 > 대폭 상승함
2. 의전원 : 장점은 거의 없고 단점만 있다 vs 필요하다 > 결국 아무 이득 없이 군의관만 모자라게 됐고 결국 폐지하기로 함
3. 포괄수가제 : 필수의료 타격 크다 vs 필요하다(?) > 분만 산부인과 망하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죠
4. 문케어 : 목적한 보장성 못이루고 쓸 데 없는 mri만 찍게 된다 vs 보장성 필요하다 > 결국 의사들 말대로..

그리고 한 8년? 정도 전에 이국종교수 외 흉부외과 등 외상센터 관련해서 필요하다고 회의같은거 열었는데 정치인들 대거 참석했다가 사진만 찍고 다 중간에 나갔죠.. 그런 식이니 어찌 이렇다 저렇다 안하고 고분고분 말을 듣겠어요. 애초에 한국 의료정책 관료들이 전문가가 아니니까 이 난리가 벌어지는거라고 생각해요.
1
선후관계를 혼동하시면 안되는게 의료인 면허의 '지대' 개념은 의료계 바깥에 계신 분들이 먼저 가져다가 붙인 이야기입니다. 그걸 이제 와서 왜 너희들이 맘대로 쓰냐 하시면 곤란하지요
그리고 저 같은 임상의사는 경제 개념에 대해 잘 모를 수 있죠. 근데 정재훈 교수님 같은 예방의학 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역학이나 의료관리쪽 세부전공자들은 보험 체계나 지불 방식, 사회적인 의료비 등 의료 자원에 대해 다뤄야 하기 때문에 경제/사회학적인 개념에 대해 모를 수가 없읍니다
은때까치
거의 현 상황에 대한 완벽한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재훈 교수님의 해법에 100% 공감하며, 논의를 통해 결과적으로 이 지점으로 수렴하기를 강력하게 기대합니다.

[안쪽은 가격신호가 없어도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필요 없는 심장 수술을 싸다고 받을 환자는 없다. 여기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100%에 가깝게 높여도 부작용이 크지 않다. 필수의료를 병원이 유지하게 만들려면 수가도 올려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건강보험 재정을 필수의료에 더 집중해 쓰는 결과가 된다.

중간 영역에서는 회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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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현 상황에 대한 완벽한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재훈 교수님의 해법에 100% 공감하며, 논의를 통해 결과적으로 이 지점으로 수렴하기를 강력하게 기대합니다.

[안쪽은 가격신호가 없어도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필요 없는 심장 수술을 싸다고 받을 환자는 없다. 여기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100%에 가깝게 높여도 부작용이 크지 않다. 필수의료를 병원이 유지하게 만들려면 수가도 올려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건강보험 재정을 필수의료에 더 집중해 쓰는 결과가 된다.

중간 영역에서는 회전수 전략을 억제해야 한다. 상식적인 해법은 가격신호를 되살리는 것이다. 환자의 자기부담금을 높여서 의료 쇼핑을 줄이고, 실손보험도 손봐야 한다. 이렇게 해서 진료 숫자를 줄여야 건강보험을 필수의료에 집중하면서도 붕괴를 늦출 수 있다.

바깥 영역에서는 지대를 회수한다. 의료적 위험성이 사실상 없다고 판단되는 영역은 면허 없이도 영업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어느 정도 잠재적 위험이 있는 분야라면, 초과수익을 세금으로 환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용세’를 만들어 미용 분야 초과수익을 거둬들이고, 그 돈을 가장 안쪽의 필수의료로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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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동의합니다.
다양한 소리를 들으며 깊게 고민하는 사람만이 정답에 가까운 답을 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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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게 현 정책에서도 미용시장 개방을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니었나요?
위 글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중요한 이슈가 하나 더 있지 않은가 싶은데요.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549
수도권에 대학병원 분원들이 생기고, 이 병원들에서 일할 전공의를 늘리기 위해 의대정원이 늘어야만 했던 것이 아닌가 싶어서요.
어디서 누가 윤석열을 어떻게 꼬드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의대정원 결정이 이 이슈와 무관할 것 같지는 않아보입니다. ... 더 보기
위 글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중요한 이슈가 하나 더 있지 않은가 싶은데요.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549
수도권에 대학병원 분원들이 생기고, 이 병원들에서 일할 전공의를 늘리기 위해 의대정원이 늘어야만 했던 것이 아닌가 싶어서요.
어디서 누가 윤석열을 어떻게 꼬드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의대정원 결정이 이 이슈와 무관할 것 같지는 않아보입니다.

이 팩터를 함께 이야기 한다면 얘기가 좀 더 달라질 부분이 있을까요?

이 글에서 보는대로 의대 2000명 증원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작용한다면... 전공의들은 근무지를 이탈하여 공급이 줄고, 안쪽의 필수의료가 더 어려워지는 결과가 될텐데...
그러면 저 분원들에도 필요한 인력이 공급되지 않아 잘 굴러가지 않는 결과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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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아빠
항간에 나돌던 썰로는, 병원협회가 정부/관료랑 물밑접촉해서 이런 그림을 그렸다는 소리가 있었죠. 의사커뮤니티에서 이상한 소리 유출된 것도 병원협회 관계자가 그랬다는 이야기도 있고.. 근데 정확하게 오픈된 정보가 거의 없어서 말해봐야 추정이나 음모론을 넘어가기가 어려워서 진지하게 할 이야기가 거의 없는거 같아요.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지금 이정도로 상황이 막장이 될거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을거에요. 지금처럼 불안정할때 미래 예측은 너무 어렵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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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된 인력들이 장기적으로 어떤 선택지를 가질지를 생각해보면, 국내를 탈출하거나 의사를 그만 둘 인원은 그 수가 많진 않을 것 같고...
기존의 시스템 하에 전문의를 따고 그 후를 도모하는 선택지와, 일반의로서 개업하는 선택지와, 일반의로서 미용분야에 진출하는 선택지가 있다고 한다면... 증원빔으로 미용 분야 경쟁은 많이 치열해질거 같고... 개업쪽은 후발 주자들이 가운데 영역에서 비집고 들어갈 경쟁력이 있을까요?

그런차원에서 보면 지금의 전공의들은 내가 알고 들어온 것과 다르잖아! 하면서 박차고 나갈 이유가 될 것 같은데,... 더 보기
증원된 인력들이 장기적으로 어떤 선택지를 가질지를 생각해보면, 국내를 탈출하거나 의사를 그만 둘 인원은 그 수가 많진 않을 것 같고...
기존의 시스템 하에 전문의를 따고 그 후를 도모하는 선택지와, 일반의로서 개업하는 선택지와, 일반의로서 미용분야에 진출하는 선택지가 있다고 한다면... 증원빔으로 미용 분야 경쟁은 많이 치열해질거 같고... 개업쪽은 후발 주자들이 가운데 영역에서 비집고 들어갈 경쟁력이 있을까요?

그런차원에서 보면 지금의 전공의들은 내가 알고 들어온 것과 다르잖아! 하면서 박차고 나갈 이유가 될 것 같은데, 새로 진입하는 인력들은 갈아 넣어지는 것 알고, 과거 세대보다 리턴이 적은 것도 알지만 전공의 과정을 감내하는 선택을 하지 않을까요?

물론 전공의가 늘어난다고 해서 안쪽의 필수의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적어도 전공의를 갈아서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은 지속 가능해지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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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부짐
인기과 비인기과 전공의 지원률의 극단적인 모습을 15년 정도 관찰해 본 입장에서 추측해보면
새로 들어오는 인력들은 대부분 인기과 경쟁하고 떨어지면 수련을 포기하고 소수의 필수과 전공의들도 인원부족 + 갈려나감 심화로 상당수가 이탈할겁니다
Paraaaade
현재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본질을 짚어주는 글/해결책인 것 같네요. 정리도 잘되어 있고.
집에 가는 제로스
다 맞는 말이지만 인기없는 말이고 아는 사람만 반가워하고 끝날 말이라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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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읍니다
그저 뚝배기 깨는데서 오는 사이다만을 원할 뿐
다들 현 시스템의 변화를 바라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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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오렌지나무수정됨
좋은 글이고 천 기자님 분석은 기본적으로 신뢰하지만 기본적인 전제에 문제가 있어요. 앞에서 은명님이 이미 말씀을 주셨는데, 이 글이 제시하고 있는 "의료의 세 영역"이라는 구분이 너무 관념적이라서 현실을 설명하지 못해요. 많은 임상의는 세 영역이 섞여 있는 영역에서 진료해요. 원래 70년대 한국 건강보험 체계의 전제도 세 영역을 의사들이 같이 한다는 것에서 출발했었어요. 지금 "필수"라고 불리는 영역과 그외 보험이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영역의 가격은 보험으로 통제하고, 나머지 수입보전을 비보험 영역에서 해주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 더 보기
좋은 글이고 천 기자님 분석은 기본적으로 신뢰하지만 기본적인 전제에 문제가 있어요. 앞에서 은명님이 이미 말씀을 주셨는데, 이 글이 제시하고 있는 "의료의 세 영역"이라는 구분이 너무 관념적이라서 현실을 설명하지 못해요. 많은 임상의는 세 영역이 섞여 있는 영역에서 진료해요. 원래 70년대 한국 건강보험 체계의 전제도 세 영역을 의사들이 같이 한다는 것에서 출발했었어요. 지금 "필수"라고 불리는 영역과 그외 보험이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영역의 가격은 보험으로 통제하고, 나머지 수입보전을 비보험 영역에서 해주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었고 이를 의사들이 받아들였지요.
예컨대 저 글이 맞으려면 처음부터 소아과나 응급의학과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야 해요. 굳이 수익도 나지 않는데다, 지금에야 진짜 '필수' 같은 구분이 생기고 있지만 원체 병원을 만들 때에도 필수과로 지정하는 "내외산소"와 다른 과들은 그렇게 '비시장적 가치'에서 차이가 나지 않았어요. 소아과 의사라고 인술을 한다고 말하고 재활의학과 의사라고 돈만 밝히는 의사라고 하지 않았다는 거지요.
문제는 이들 과에서 보험, 비보험의 파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데에 있어요. 대표적으로 소청과는 지금 비보험 항목이 거의 사라졌어요. 마지막 남았던 게 백신이었는데 이것도 다 보험 영역으로 편입되면서, 말 그대로 지역적 특수던 의사의 재능이던 '오픈런'하는 소청과가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경영 구조 유지가 어려워요. 다른 과는? 실비보험이 경제적 유인을 크게 강화하고 신의료기술 등으로 비보험 항목이 늘어나면서 위 글의 '중간' 영역이 된 것이지, 애초부터 안쪽의 '내외산소'와 중간의 '정재영', 바깥의 '피안성'으로 구분되어 있었던 게 아니거든요.
그러나, 관념적인 구분은 언제나 필요하기도 하지요. 적어도 많은 분들에게 문제를 쉽게 풀어준다는 것. 이 댓글처럼 사실 현장은 저렇게 딱 나뉘어 있지 않아서 그렇게 설명하면 안 돼, 라고 말하는 순간 그럼 어떻다는거냐? 라는 말에 대답하기는 어려워요. 그저, 천 기자님이 다른 사람보다 현실을 잘 인식한 것이 아니라 도식화를 잘 한 것 뿐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분석까지는 동의하지만 해결책에 동의하기는 어려워요. ["바깥 시장의 지대 회수, 중간 시장의 가격신호 회복과 진료 줄이기, 안쪽 시장의 비금전 보상 강화"]는 현실적인 답이 아니에요. 우선, 지대를 회수할 방법이 없어요. 이를테면, 미용세를 어떤 근거로 걷지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의료인, 기사 직군을 진입 허용해서 전체적인 가격을 낮춰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 밖에. 중간 시장의 진료 줄이기는 사실 진료 줄이기가 아니라 일차의료로의 전환이 되어야 합니다. 비금전 보상 강화는, 글쎄요. 저도 '필수' 의료에 그에 맞는 보수를 제공하는 것은 하책이고 사회적, 도덕적 유인책을 써야 한다고 믿긴 합니다만, 어떤 비금전 보상이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가능할까요?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면 되나요? 덕분에 캠페인을 다시 할까요?
좋은 글이니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이지만, 한편 이게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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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서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문 처럼 영역을 나누어서 설명을 시도하는 것은 현상을 이해하기 좋게 단순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정책 개발과정에서 디테일을 고려하다보면 역시 벽에 부딪치긴 하겠지만, 결국 정책 개발 유인을 위한 토대는 일반인들의 현 상황에대한 폭 넓은 이해에서 출발할테니까요. 솔직히 선/후배 동료들을 보아도 거시적 관점에서 본인들의 일과 의료 시스템을 들여다 보려는 노력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굳이 일반인들이 아니라 의사들이나 의대생들에게도 이 글은 도움이 되는 가치있는 기사라고 생각해요.
2
그르니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4시30분퇴근
아무리 봐도 의사 인건비가 가장 문제인데 의사 증원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로컬은 의료수요를 줄이면 의사 수입이 줄지않을까요
천사의미소
저글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지금 이대로 늘리기만 하면 회전수를 늘릴수 없는 안쪽시장의 인건비는 오히려 떨어지고 바깥쪽 지대는 회전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어느정도 벌충이 될테니 사태를 더 악화시키기만 하겠죠.
1
세모셔츠수세미떡
1차적인 문제는 의사 인건비 자체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것이고 나머지는 이로인한 부작용이라고 보기때문에, 증원없는 조치는 쉽게 무너질겁니다.
위 몇분이 언급했만, 비정상적으로 높은 의사 인건비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고 그걸 그대로 두고는 어떤식의 방안도 미봉책일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만약에 의사인건비가 적당한 수준의 이공계 상위권 수준이라고 가정하고 들여다보면 지금 대부분의 문제는 사실 문제조차 아니게 됩니다.

현재의 소득을 낮추겠다는데 그걸 그대로 두고볼 집단은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 그 과정은 대개는 폭력적일수밖에 없습니다만 수요공급으로 조절되는것이 그나마 가장 평화적일겁니다.
릴리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용쪽은 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을 의사가 아닌 다른 직역에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한을 강화해야한다고 봐요.

지금 일반의나 타전공 전문의들이 레이저 쏘거나 쁘띠성형하는거. 제대로 된 트레이닝 없이 너무 막 시작하는 거 같아요. 이쪽 분야가 생명하고는 거리가 멀어서 심각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니 크게 화제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 사고가 터질 여지가 너무 많습니다.

일반의나 타 전공 전문의들이 아무런 트레이닝 없이 미용 분야 진료를 하는 것을 제한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트레... 더 보기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용쪽은 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을 의사가 아닌 다른 직역에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한을 강화해야한다고 봐요.

지금 일반의나 타전공 전문의들이 레이저 쏘거나 쁘띠성형하는거. 제대로 된 트레이닝 없이 너무 막 시작하는 거 같아요. 이쪽 분야가 생명하고는 거리가 멀어서 심각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니 크게 화제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 사고가 터질 여지가 너무 많습니다.

일반의나 타 전공 전문의들이 아무런 트레이닝 없이 미용 분야 진료를 하는 것을 제한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트레이닝 코스를 구축하여 수료한 의사만 해당 분야 진료를 하게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레지던트 수련 정도로 기간이 길고 깊게 파고들 필요는 없어도, 최소한 수주 내지 수개월 정도 이론공부와 실습을 심도있게 해야한다고 봅니다. 해당 분야의 이론을 의대생 시절보다 더 깊이 파고들어 익히도록 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핸즈온실습을 강화하여, 마치 예전에 외과계에서 봉합술이나 실매듭 배우는 것처럼 처음에는 모형이나 돼지족발 등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이후 지원자를 모집하여 사람 대상 실습을 시행하고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뭐, 이 글이나 이런 생각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 사회에서 어차피 가장 중요한 것은 높으신 분들의 뜻 또는 다수의 뜻인데요.

높으신 분들의 뜻대로 그리고 다수이신 분들의 뜻대로 2천명 증원이 그대로 이루어지고, 정작 바이탈과의 문제의 본질에서는 눈을 돌린 상황에서 그 미래가 어찌되건간에 받아들여야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미래가 어찌되었건간에, 실제로 눈앞에 닥치고 실감한 경험이 있어야만, 오래된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데 참고로 할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어찌보면 이건 오히려 좋은 기회입니다. 백날 미래가 어찌 된다고 예측해봐야, 그 의견을 따라서 그 미래를 회피해버리면, 결국은 그게 정말 위험했는지 안 위험했는지 알지 못 해요. 그렇다면 차라리 예측한 미래를 직면해야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뭐라도 해볼 여지가 있겠죠.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천천히 익어가서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뭔가 충격이 주어져야 개구리가 새로운 물로 거처를 옮기던 하겠죠.

제가 정부의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정부의 정책이 그대로 시행되기를 바라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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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매니아
같은 문제에 다른 해결책일 수 있는데, 미용시장에서 요구되는 기술이 온갖 분야의 의료행위까지 포함하는 의사면허를 취득해야만 수행할 수 있는 술기인가 싶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것처럼 레이저 등의 시술에 관한 최소한의 트레이닝 과정은 필수화하는 게 옳은 방침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사람 몸에 바늘 들어가는 모든 영역을 반드시 의사로 자격 범위 제한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당장 타투 시장부터가 그렇습니다.
릴리엘
제가 그쪽 분야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깊게는 알지 못 하긴 한데.

미용시술 중 제모 레이저 정도라면, 타 직역이 시술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침습적인 다른 술기들은 비록 시술 자체는 간단한 시술일지라도, 그 시술을 할 수 있게끔 하는 이론-실기적인 측면은 훨씬 방대합니다.

피부 바깥쪽 시술 중 시술 자체는 간단해보이는 점 빼는 레이저만 해도, 흑색종 등의 피부암을 일반적인 점으로 오인하고 레이저로 빼버렸다가는 큰일나겠죠. 피부발적이나 발진 궤양 등을 레이저로 치료하려고 온 환자가 ... 더 보기
제가 그쪽 분야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깊게는 알지 못 하긴 한데.

미용시술 중 제모 레이저 정도라면, 타 직역이 시술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침습적인 다른 술기들은 비록 시술 자체는 간단한 시술일지라도, 그 시술을 할 수 있게끔 하는 이론-실기적인 측면은 훨씬 방대합니다.

피부 바깥쪽 시술 중 시술 자체는 간단해보이는 점 빼는 레이저만 해도, 흑색종 등의 피부암을 일반적인 점으로 오인하고 레이저로 빼버렸다가는 큰일나겠죠. 피부발적이나 발진 궤양 등을 레이저로 치료하려고 온 환자가 사실은 내과적인 전신질환이 피부증상으로 표출된 것일 수도 있고요.

피부 안쪽 시술은 시술부위와 피해야하는 부위를 결정하기 위해서, 그리고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과 대처를 숙지하기 위해서는 피부, 연부조직, 근육, 뼈, 동맥혈관과 정맥혈관, 신경 등의 해부학 조직학적인 구조와 생리를 알고 있어야할 것이고요.

결국 시술 자체는 간단한 시술이라 할지라도 시술을 해도될지, 해야할지, 어찌 해야하는지, 추가검사가 필요한지, 경과는 어찌될지, 경과관찰을 어떻게 해야할지, 발생가능한 합병증은 무엇이 있고 왜 일어나고 어찌 대처해야하는지 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술을 배우기 이전에 해부학, 조직학, 병리학적인 기초의학 이론과 실기를 습득하고, 해당시술과 관련된 피부과 또는 성형외과 등의 임상의학 이론과 실기를 습득한 후에 해야합니다.

의사면허를 땄으면 일단 기초의학적인 면은 습득을 한 것이고, 비록 미용관련 마이너과는 강의시간이 적긴 하지만 어쨌거나 임상이론은 배운 상태입니다. 임상실기는 임상실습을 마이너과 뭐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실기를 경험했을수도 있고 안 했을수도 있겠고.

그렇다면 의사의 경우는 추가적인 트레이닝을 임상의학으로서 미용 세부전공 관련해서만 좀 더 이론을 심화하고, 실기를 추가하는 것을 할 수 있겠죠. 트레이닝 기간은 아마 수주 정도면 충분할 것 같고요.

그런데 만약 의사 아닌 다른 직역이 한다라.... 그럼 그런 경우에는 트레이닝 코스에 임상의학과정만이 아닌, 기초의학과정으로 해부학 조직학 병리학을 추가해야할텐데요. 그것만으로도 트레이닝기간이 1년은 될 것 같은데다가, 사실상 의대 본과과정을 1년 하는거나 마찬가지인지라. 일이 너무 커지죠.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 정도의 트레이닝코스를 마련하는게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뭐... 미용쪽은 의료사고 터지든 말든 상관없다! 의료 퀄리티도 어찌되건 상관없다! 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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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인건비.. 저는 대학병원에서의 의사 인건비는 높지않다고 생각하고 1,2차 로컬 병원 의사 인건비는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로컬에서의 인건비는 의료수요를 제한해서 줄여야한다고 생각하고요. 대부분의 나라는 의료 공급을 필요도에 의해 제공하는데 우리나라는 거의 자유방임으로 방치해놓은 언밸런스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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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담론 가운데 의사 인건비를 줄이거나, 특정 과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의 해결책은 전혀 논의되지 않는게 참 재밌습니다. 의료업계에 계신분들이 일종 사고실험을 하신거 같은데 그 가운데 인건비는 고정이라고 못박고 시작하는게 그냥 실소만 나오네요. 이 모든 담론 가운데서 왜 의사는 항상 최고급 인력이고 이들의 대우를 낮출 수는 없다고 하시는건지 몹시 궁금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의사는 무조건 인정받아야 하고 존경받아야 하는 존재인가요?
이 글에 적힌 ‘비필수 의료분야의 지대 회수’가 말씀하신 인건비 감소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라고 보입니다. 다만 필수의료 분야에서는 지대 회수가 논의되지 않고 오히려 수가 정상화가 논의되는 까닭은, 존경과 인정의 문제를 떠나 현재 필수 분야에서의 노동강도, 소송위험, 비정상적으로 낮게 책정된 수가로 이미 필수 분야로는 가려고 하지 않는 추세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편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그나마 존경과 인정이 일부 필수의료 의사들을 필수의료로 유인하는 ’비금전적 보상’ 중 하나였을겁니다.
이 글에 100%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그거와 별개로 언급하신 두 가지 다 이 글에서 논의가 되어 있읍니다
글을 다시 한 번 정독해서 읽어 보시길 권유드립니다
'전혀 논의되지 않는게 참 재밌다'고 하셔서 드리는 이야기 입니다
댓글에서 한마디씩 보태는 네티즌 입장에서야 복잡한 문제를 복잡하게 접근할 동기가 거의 없고 정재훈교수같은 의견을 재미없어하는 게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적어도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들이 사이다로 지지율 부양이나 하려고 하는 게 참..
SkyClouD
간단하게 미국처럼 수련을 강제화하면 됩니다. 수련을 안해도 되니까 의미가 없는거지, 임상 수련없이 개원이나 봉직의로 나갈 수 없게 되면 당연히 가치가 달라지죠. 물론 현재의 수련의 체제는 그냥 사람갈아서 의료비용 줄이는 엄한 제도니까 문제가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건 아닙니다. 설마 의대 졸업하고 바로 병원 차릴 수 있는 현 자격증 체제가 정상이라고는 의사분들도 말씀 안하실거에요.

미용GP건 봉직일반의건 죄다 일단 전문의까진 아니라도 수련과정을 거치게 해놔도 그런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Bluedoc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수련을 강제해도 수련을 하고 나서의 길이 여전히 차이가 없어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지금도 소아과 산부인과 내과 수련을 마친 전문의들이 보험진료로 안되서 피부미용 영양제 등으로 주종목을 바꾸고 있는게 문제입니다. (소아과 의사가 없어서 소아과가 없는게 아닌) 근본적으로 필수 의료과에 대한 개선이 되지 않는 이상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간단하게 미국처럼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수입이 연동되게 하면" 됩니다. "비금전적 보상"에 대한 기대는 의료계에서는 없어진 것 같고, 이번 기회에 아예 사... 더 보기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수련을 강제해도 수련을 하고 나서의 길이 여전히 차이가 없어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지금도 소아과 산부인과 내과 수련을 마친 전문의들이 보험진료로 안되서 피부미용 영양제 등으로 주종목을 바꾸고 있는게 문제입니다. (소아과 의사가 없어서 소아과가 없는게 아닌) 근본적으로 필수 의료과에 대한 개선이 되지 않는 이상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간단하게 미국처럼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수입이 연동되게 하면" 됩니다. "비금전적 보상"에 대한 기대는 의료계에서는 없어진 것 같고, 이번 기회에 아예 사라진 상태이기도 하고요.
동의하는 부분은 수련의 정도에 따라 능력의 차이는 있지만 행위료의 차이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막 졸업해 면허를 딴 의사 -인턴 마친 의나 -가정의학과 전문의 -내과 전문의 - 소화기내과전문의 - 소화기내과 교수중 내시경을 누가 하나 동일한 가격입니다. 그래서 그냥 개원하겠다 싶으면 수련을 해야 할 요인이 사실 별로 없지요. 이것은 처음 의사면허 제도를 만들던 구한말에 만들어진 제도, 즉 의사면허만 있으면 어떤 의료 행위도 가능한 법이 지금껏 변함없이 지속되기 때문인데, 사실 면허제도의 문제라기 보다는 급여제도의 문제인 셈입니다. 급여를 벗어나면 이게 가능해지는게 자신있고 인기 있으면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요.
SkyClouD
필수 의료과에 대한 '보상'이라고 의사분들은 쉽게 이야기하지만, 실상 필수의료과는 상대적으로 부실한거지 절대적으로 부실한게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변화입니다. 결국 다른 영역을 깎아내리는 수 밖엔 없어요. 특히 가장 쉬운 부분이 비보험 영역이구요.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서 보험에서 계수를 연동하거나 하는 방법이 있다고 해도, 어차피 보험외 영역이 더 큰돈이 되는건 어쩔 방법이 없습니다.

결국 미용을 쳐내거나, 미용자격을 따로 만들거나, 미용을 자격외로 개방하거나 하겠죠. 어느쪽이건 나라에 돈이 되는 방향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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