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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04/20 22:59:41
Name   joel
Subject   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이따금 인터넷 상에 '중국집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늘어서 있는 것이 역사 있는 맛집의 증거다' 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그럴 때마다 사람들이 '이런 집들이 진짜다' 라고 맞장구를 칩니다. 특히 배달비가 화두가 될 때마다 저런 글들이 자주 올라오지요.

하지만 현재 중국집 주인들은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도저히 자체적으로 배달 인력을 쓸 수가 없다고요. 그렇다면 과거의 중국집들은 어떻게 배달인력을 고용해서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을까요. 그 때는 중국집들이 소비자를 위한다는 사명감이 있어서? 그럴 리는 없을 거에요. 제가 경제학에 대해 문외한이긴 하나, 우리가 전화 한 통에 달려오는 짜장면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중국집 주인들의 자비심 덕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답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인건비가 오른 탓이죠. 하지만 인건비가 올랐듯이 짜장면 값도 오르긴 했습니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인건비와 짜장면 값 중 어느 것이 더 많이 올랐고 그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당연히 누군가가 이런 계산을 해놓았겠거니 하고 검색을 해봤는데도 나오질 않습니다. 짜장면 지수는 물가 변동만 보여주더군요. 그래서 궁금한 마음에 제가 한 번 간단하게 해봤습니다. 계산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연도별 짜장면 값을 최저시급으로 나눈 것이죠. 최저시급이 실질적인 최대시급으로 기능하는 한국 특성상 꽤 현실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짜장면 한 그릇 사먹으려면 몇 시간 일해야 하냐를 연도별로 구해본 거죠. 간편하게 '짜장지수' 라고 불러봅시다.


연도별 짜장면 값은 https://m.khan.co.kr/economy/market-trend/article/202304061102001
연도별 최저시급은 https://ko.wikipedia.org/wiki/%EB%8C%80%ED%95%9C%EB%AF%BC%EA%B5%AD%EC%9D%98_%EC%B5%9C%EC%A0%80%EC%9E%84%EA%B8%88

여기서 각각 얻었습니다. 최저시급은 1988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이 때는 1군, 2군으로 나뉘어졌을 때라 그냥 간편하게 하나로 통합된 89년부터의 데이터를 썼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짜장지수가 가장 높았던 해는 1995년으로 약 1.86 이었습니다. 가장 낮았던 해는 2020년으로 약 0.614 였습니다. 최저시급이 짜장면 값을 따라잡은 것은 07년입니다. 보시다시피 89년 이후로 대체로 상승하다가 95년에 튀어올라 정점을 찍더니 98년부터 꾸준히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꾸준히 떨어지던 짜장지수가 08년에 소폭 상승하는데, 이 때가 바로 리먼 브라더스발 경제위기로 환율이 치솟고 밀가루 값이 폭등하던 때입니다. 이 당시 짜장면 값이 올라서 무섭다는 뉴스들이 나오곤 했었죠.

보시다시피 현재의 짜장지수는 최고점에 비해 약 3분의 1 수준입니다. 혹자는 2018년 이후의 최저시급 상승이 인건비 문제를 불러왔다고 하는데, 사실 그 전부터 이미 짜장지수는 하락 일로에 있었습니다. 이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간단명료합니다. 과거의 짜장면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귀한 음식이었던 거죠.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 7,80년대만 해도 서민들에게 있어 중국집은 집에 특별한 경사가 있어야 가던 곳이었지요. 즉, 과거의 짜장면은 중국집들이 배달인력을 고용할 수 있을 만큼의 상대적 고부가가치 상품이었던 거고요. 심지어 저 때는 배달 이후 그릇을 회수하러 돌아오기까지 했지요. 달리 말하면, 과거의 한국은 인력을 싼 값에 갈아 먹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경제의 체급이 커진 현재에 와서는 그게 불가능한 거고요.

네, 아까부터 너무나 당연한 소리만 하고 있네요. 하지만 저렇게 숫자로 나타내보니 명확하게 체감이 되어서 저도 새삼 놀랐습니다.

한 편, 이렇게 멸종해버린 중국집의 배달을 대체하여 자리를 잡은 배달앱 시장은 이런 시대적 전환기의 흐름을 잘 탔습니다. 점점 배달을 유지하기가 힘에 부치는 중국집들, 그리고 자체적으로 배달을 운영할 수 없었던 작은 규모의 사업장과, 배달을 해주지 않는 곳에서 배달을 시키고 싶었던 사람들을 이어준 것이죠. 분명히 상당한 대가를 요하는 중노동임에도 불구하고 음식값에 묻혀 표면화 되지 않았던 배달이라는 영역을 수면 위로 끌어내어 산업화 한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더 이상 인건비가 어영부영 다른 비용에 매몰될 수 없을 만큼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지금 한국 식당들은 어지간해선 김치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직접 김치를 담가본 사람은 이게 무료로 제공될 수 있을 만큼 하찮은 음식이 절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즉, 응분의 가격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가격 형성이나 기준 조차 없이 그저 식당 주인의 인심에 맡겨져 있는 셈입니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맛있는 반찬을 주인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돈 내고 사먹고 싶을 것이고, 누군가는 제대로 만든 반찬을 제값 받고 팔고 싶을 테죠. 이런 흐름이 가속화 된다면 미래에는 식당에서 김치의 유료 판매가 기본이 될 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세상이 온다면 오늘날 사람들이 과거의 중국집을 그리워 하듯 예전의 김치 무료 식당들을 그리워 할 지도요. 

하지만 이렇게 배달비를 별도의 영역으로 빼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지갑을 열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한계는 있지요. 오랜 세월 배달비 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던 한국인들에게 배달비는 여전히 익숙하지만 낯선 것이고, 심리적 한계선이 분명 존재합니다. 게다가 그렇잖아도 비싼 물가를 더 비싸게 만드는 배달비를 사람들이 기꺼워 할 리도 없고요. 현실적으로 보면 과연 현재의 한국인들에게 그 배달비와 요식업을 지탱할만한 구매력이 있느냐 하는 문제 또한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원래 사람을 쓴다는 건 그만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인데 말이죠. 

사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여타 선진국들이 고스란히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헐값이던 시절을 벗어난 이후, 헐값에 사람을 부려야 하는 일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 말이죠. 그리고 유럽이나 미국의 해법은 이민이었죠. 헐값을 받고도 기꺼이 일해 줄 노동자를 외국에서 데려오는 겁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불법체류자들이 사실상 경제의 한 축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죠. 사실 한국도 그리 다를 건 없습니다. 지금도 농촌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없으면 농사가 망한다 하는 판이고, 공단에서도 저임금의 위험한 일자리들은 외국인들이 도맡고 있는 현실이죠.

하지만 한국은 저런 국가들과는 달리 저런 해결책을 모든 분야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국민 정서상으로나, 지정학적인 문제 때문이나...복잡한 문제니 여기서는 일단 넘어갑시다.  

아무튼 배달비는 이미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점에 도달했습니다. 미래의 배달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해보면,  두 가지 중의 하나가 될 듯 합니다. 배달비가 '현실화'(=인상)되어서 이에 저항감을 느낀 대다수의 사람들은 포장 주문을 택하고 소수의 사람들만이 배달을 시키는 형태가 되거나, 아니면 다른 산업 분야가 그랬듯 외국인 노동자들이 와서 이걸 지탱하거나.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선진국들이 간 길을 따라가는 거죠. 호주의 경우 물품 AS 비용이 너무 비싸서 직접 고치거나 아예 새로 사는 경우가 많다 하고, 미국은 왠만한 물건이나 자동차는 자기 집 차고에서 고친다고 하잖습니까. 짜장면 배달은 그러한 변화의 한 단면일 뿐이겠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배달비를 별도로 받는 시장조차 저러한 현실에서, '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를 찾는 것은 너무나 순진한 생각입니다. 분명 어딘가에는 아직도 그런 집들이 남아 있겠지만, 짜장면 한 그릇도 무료 배달해주던 과거의 그 좋았던 시대가 돌아올 수는 없을 겁니다. 



덧붙여서.

검색을 하다가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두 가지 뉴스를 봤습니다.

[인사이드]「철가방」도 구조조정 한파 『찬바람』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19981130/7400110/1  
IMF 이전에는 월급을 최고 150-200만원까지 받았던 배달인력이 IMF 이후 100만원으로 반토막나고, 그나마도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다수라는 98년도 기사입니다. 이 때도 배달업은 3D 업종으로 기피되었다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짜장면 ‘철가방’ 점점 사라진다 https://m.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1301232157225
배달원 월급이 240만원인데,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인력을 줄였다는 2013년 기사입니다. 2013년의 짜장지수는 0.89이니 하물며 0.66인 지금에 와서는 뭐 말할 것도 없겠네요.


3줄 요약.

공장제 군만두를 탕수육에 끼워주는 관습을 철폐하여 제대로 손으로 빚은 만두 한 접시에 1.2만원 받고,
간짜장 물기 없이 올바르게 볶아 한 그릇에 1.5만원 받아서
제 값 주고 제 값 받아 맛있는 음식 먹는 세상이 오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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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 생활의 궁금한 내용을 속시원하게


i_terran
정말 감탄이 나오는 글 감사합니다. 짜장면 값이 못오른건 외식업의 공급과잉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제면기의 등장이 아주 혁명적인 변화였다고 하네요.
방사능홍차
우리가 먹을 짜장면, 짬뽕, 탕수육을 들고 문 앞에 서 있는 응우옌, 쏨싹, 허차이, 모하메드씨를 볼 날이 머지 않았군요.
꼭 요식업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아마 다문화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울 날이 올 겁니다.
1
유라리
짜장면이 3500원이 국룰이던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지나고보니 그때가 약간 무료로 배달해주는 짜장면집의 마지노선 같은 느낌이네요 시급과 짜장면 가격이 딱 일치하기도 하고
ㅋㅋㅋ좋은 시기의 막차를 타셨군요.
짜장지수 잘 봤습니다. 한눈에 파악할 수 있네요.
그런데 배달 문화의 변화라는 요인도 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 20년간 짜장지수가 한 추세로 1/3까지 내려왔는데, 그러면 배달 서비스는 예전에 망했어야 할 것입니다.
(링크하신 2013년 기사도 딱히 배달이 망해간다는 근거는 없고, 중국집 배달원이 피자집 같은 데로 이직한다로 읽을 수도 있는 기사 같습니다.)
23년 배달의 민족 영업이익은 최고치를 찍은 7000억이고 주인인 독일기업이 4000억의 배당금을 챙겼습니다.
소비자가 배달앱에 지불한 돈을 배달플랫... 더 보기
짜장지수 잘 봤습니다. 한눈에 파악할 수 있네요.
그런데 배달 문화의 변화라는 요인도 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 20년간 짜장지수가 한 추세로 1/3까지 내려왔는데, 그러면 배달 서비스는 예전에 망했어야 할 것입니다.
(링크하신 2013년 기사도 딱히 배달이 망해간다는 근거는 없고, 중국집 배달원이 피자집 같은 데로 이직한다로 읽을 수도 있는 기사 같습니다.)
23년 배달의 민족 영업이익은 최고치를 찍은 7000억이고 주인인 독일기업이 4000억의 배당금을 챙겼습니다.
소비자가 배달앱에 지불한 돈을 배달플랫폼, 음식점, 기사가 나누니, 수치상으로는 기사나 음식점의 몫이 더 늘어날 구간은 보입니다.
짜장지수가 더 하락해도 배달 산업이 외국인 없이 버틸 여지는 있습니다.

예전에는 전화로 가게에 직접 주문해서 중국집이 고용한 배달원이 중국집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했습니다.
요즘은 전화주문이 거의 없습니다. 앱주문을 하죠. 앱 주문의 상당수는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이츠와 직접 계약한 자영업자 라이더들이 배달합니다.
요즘 이 앱주문을 무시하고 장사할 수가 없죠.
배달 문화의 변화, 거기서 주도권을 쥔 플랫폼 아래에 음식점들이 하청업체화되어 가는 일면으로 볼 수도 있을 겁니다.
1
앗, 이제보니 글을 붙여넣기 하는 과정에서 문단이 몇 개 날아갔네요. 덕분에 중국집 이야기 하다 뜬금없이 배달비 이야기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본문에 추가했듯이 이제는 배달비가 당당하게 하나의 산업으로 독립했지요. 말씀대로 이건 음식점들이 하청업체화 되어 가는 과정이겠고요. 분명한 건 중국집의 자체 배달은 이제 확실히 멸종 상태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겠죠. 관건은 배달 산업이 어떻게 인건비와 가격 사이에서 자리를 잡을 것이냐인데, 어쩌면 말씀대로 그냥 사람들이 현재의 배달비에 적응해서 이대로 자리를 잡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공부맨
김치를
안주는곳이 늘어났습니다
저는 그게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반찬만 돈 주고 사서 먹는 게 낫겠네요.
타는저녁놀
적어주신 배달문화가 바뀌는 흐름으로, 중식이 음식배달 업계에서 위치한 티어도 많이 내려왔을 겁니다.
전화 주문하고 자체배달하던 시절엔 지금에 비하면 메뉴 선택 옵션도 적었고,(치킨, 피자, 족발/보쌈 등등의 야식 메뉴 위주였고 그냥 적당한 한끼 식사 메뉴는 선택지가 참 적었으니), 배달도 빠르고 소량 주문도 가능했었죠. 그래서 배달 음식 1티어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당시 대학가의 과방 동방 배달 전단지 보면 중국집 전단지가 7할 정도는 되었을 거에요.
그런데 지금처럼 배달앱 주문으로 바뀌고는 중국음식은 선호도가 꽤 내려갔다고... 더 보기
적어주신 배달문화가 바뀌는 흐름으로, 중식이 음식배달 업계에서 위치한 티어도 많이 내려왔을 겁니다.
전화 주문하고 자체배달하던 시절엔 지금에 비하면 메뉴 선택 옵션도 적었고,(치킨, 피자, 족발/보쌈 등등의 야식 메뉴 위주였고 그냥 적당한 한끼 식사 메뉴는 선택지가 참 적었으니), 배달도 빠르고 소량 주문도 가능했었죠. 그래서 배달 음식 1티어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당시 대학가의 과방 동방 배달 전단지 보면 중국집 전단지가 7할 정도는 되었을 거에요.
그런데 지금처럼 배달앱 주문으로 바뀌고는 중국음식은 선호도가 꽤 내려갔다고 봅니다. 일단 최소배달금액 허들이 꽤 높아졌습니다. 식사류 음식 단가는 높지 않지만 1인 가구가 주문하려면 최소 식사 2개나, 식사 2개+사이드 정도여야 주문이 가능하고 다른 음식들에 비해 나눠서 먹기도 적당하지 않고요. 게다가 코로나 등을 겪으며 거의 모든 음식의 배달화가 되면서, 메뉴 선택지가 굉장히 늘어났죠. 중식은 아무래도 자주 먹고 무난하게 먹기 좋은 메뉴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막 완전 색다른 그런 메뉴도 아니고요.
그래서 그냥 추측이긴 하지만, 배달 업계에서 중식 포션이 옛날에 비해 엄청나게 내려오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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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대로 결과적으로 중식이 과거 자신들이 가졌던 높은 지위를 계속 이어나가지 못 한 셈이죠. 그 옛날 청요릿집 시절엔 고급 인력인 주방장이 필요한 고급 음식이었고, 화교들이 운영하던 시절엔 아주 고급은 아니어도 서민들이 쉽게 못 가는 서민들의 드림 레스토랑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짜장면은 친근한 서민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버렸지요. 원래는 제대로 만들자면 아주 어렵고 힘든 중노동인데도 그 대가를 받지 못 하니 질적인 저하는 예정된 수순이었을 겁니다. 여기에는 정부의 물가통제가 치명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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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게티요리사는 원래 일요일 특식이었...

이래저래 imf가 많은걸 바꾸었죠.
한국 라면 CF 사상 가장 성공한 표어가 짜파게티 일 것 같습니다.
이 동네는 아직 직접 배달하는 중국집들이 있는데. 그런 음식점들도 이제는 음식배달 플랫폼에 등록이 되어서, 푸드퀵이나 배달음식플랫폼 배달 서비스를 병행 이용하는 경우도 많더군요. 옛날부터 배달 전문으로 하던 중국집들은 플랫폼만 이용하는 업체들에 비해 '신속'배달에서 아직 강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속', '정확' 홍보하는 중국집들이 많았는데. :) 플랫폼은 30~60분 걸리는 것이 기본인 것 같은데, 배달 전문 중식당은 10~15분에 달려오죠. 문제는 그런 업소들은 배달 플랫폼보다 일반적으로 좁은 동네 범위의 장사 + 박리다... 더 보기
이 동네는 아직 직접 배달하는 중국집들이 있는데. 그런 음식점들도 이제는 음식배달 플랫폼에 등록이 되어서, 푸드퀵이나 배달음식플랫폼 배달 서비스를 병행 이용하는 경우도 많더군요. 옛날부터 배달 전문으로 하던 중국집들은 플랫폼만 이용하는 업체들에 비해 '신속'배달에서 아직 강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속', '정확' 홍보하는 중국집들이 많았는데. :) 플랫폼은 30~60분 걸리는 것이 기본인 것 같은데, 배달 전문 중식당은 10~15분에 달려오죠. 문제는 그런 업소들은 배달 플랫폼보다 일반적으로 좁은 동네 범위의 장사 + 박리다매로 배달비, 최소 주문금액 없이 장사를 했었던 셈인데, 요즘 배달되는 음식점이 워낙 많아지고, 배달/홍보 범위도 배달 플랫폼 덕분에 매우 넓어져서 옛날식으로 버틸 수 있는 곳들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아직 50~60대 이상 분들은 배달앱보다 전화 주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젊은 세대로 갈수록 배달앱 사용 비율이 높고, 젊은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동네일수록 전통적인(?) 자체 배달만 하는 중식당들은 살아남기가 어렵죠. 그래도 여전히 장점을 살려서 살아남는 집들도 있긴 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프리랜서로 배달 플랫폼 배달하는 것보다는 업무 시간이 집중되어 있고, 쉬는 날도 정해져 있고, 고용의 형태라도, 배달 플랫폼 배달로 버는 금액을 맞춰서 배달원을 고용하는 것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구인이 일단 쉽지 않다고. 그래서 배달 중국집에 고용된 배달하시는 분들 연령대도 상대적으로 옛날보다 많이 높더군요. 배달 플랫폼으로 늦게까지 쉬지 않고 일하면 배달 중국집에 고용된 경우보다 많게는 몇 배로 번다고 하더군요. 90년대 초 신도시 건설이 인력을 확 쓸어가고, 제조업까지 임금 인상을 하게 만든 것처럼, 요즘은 쿠팡+배달 서비스로 인력이 확 쏠리고, 임금 인상을 촉진한 것 같습니다.

맥딜리버리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자체 라이더로만 하다가 결국 외주로 갔죠. 음식배달플랫폼의 영향이 엄청 컸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문단과 관련해서는 아직 아주 고급 음식점은 안 하는 곳들이 많지만, 중상급(?) 식당 중 배달을 안 하던 중식집 중에는 이제 배달 플랫폼 통해 배달이 되는 집들이 있더군요. 대신 가격은 일반 배달 중식당보다 배달비도 비싸고, 음식값도 비쌉니다. 큰 투자 없이 배달비를 소비자에게 넘기면서 배달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배달 안 하던 식당 하면서 손님 수가 피크는 아니라 여력이 있는 분들에게는 추가 시장이 생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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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4년여 전 까지만 해도 자체 배달해주는 중국집에서 시켜먹곤 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배달비를 따로 받는 것으로 바뀌더군요. 어찌 된 영문인지 배달비 받기 시작하면서 맛이 망가진 것이 슬픈 일입니다만. 듣기로는 프리랜서 형태의 라이더를 뛰는 게 월급 받고 고용되는 것보다 벌이도 좋고 일 하기도 쉽다고 합니다. 오래된 주택가 같은 곳이 아니면 이제 전통적인 배달형 중식집을 보기가 어렵게 되었지요.
절름발이이리
기본적으로 배달앱으로 인해 과거보다 배달시장 규모가 훨씬 커졌습니다. 2017년 2.7조원이던 규모가 23년에 26조원으로 근 10배가 되었지요. 그런데 이 것이 인건비 상승의 시대적 전환을 배달앱 잘 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배달앱이 시대를 전환시켰다고 볼만한 근거가 상당합니다. 인건비와 물가 컨디션이 각기 다른 타국, 선진국과 후진국을 망라하고 대체로 잘 됐거든요. 그리고 이 10배 성장은 일부 음식점만이 직영으로 자부담하던 배달비용을, 외주화하고 별개로 과금하는 동시에 일어난 일입니다. 종합하면 근 몇년간의 배달 시장은 스마트... 더 보기
기본적으로 배달앱으로 인해 과거보다 배달시장 규모가 훨씬 커졌습니다. 2017년 2.7조원이던 규모가 23년에 26조원으로 근 10배가 되었지요. 그런데 이 것이 인건비 상승의 시대적 전환을 배달앱 잘 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배달앱이 시대를 전환시켰다고 볼만한 근거가 상당합니다. 인건비와 물가 컨디션이 각기 다른 타국, 선진국과 후진국을 망라하고 대체로 잘 됐거든요. 그리고 이 10배 성장은 일부 음식점만이 직영으로 자부담하던 배달비용을, 외주화하고 별개로 과금하는 동시에 일어난 일입니다. 종합하면 근 몇년간의 배달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과 발맞추어(코로나는 덤) 배달앱이 배달음식의 종류와, 서비스 전반의 퀄리티 부가가치를 멱살잡고 끌어올리며 산업을 더 고부가가치로 만들었고, 그 결과 시장도 매우 커졌으며, 그에 연동하여 비용도 상승하였습니다. 이런 대명제가 인건비상승과 물가상승간의 관계를 압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듣고 보니 그렇네요. 말씀대로 배달앱이 시대를 선도한 것이 옳겠습니다.
원금복구제발ㅠㅠ
말씀대로 플랫폼이 캐리하고있는 시장이 바로 배달시장이죠..
몇년전부터 배민 쿠팡이츠 니들이 배달업계를 망쳤다. 그 돈 중간에서 받아가는게 말이 되냐 등등의 괴상한(?) 소리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소비자들이 돈 좀 더내고 혜택을 아주 크게 보고있는 겁니다.
배민 쿠팡이츠 이런 플랫폼 아니었으면.. 이 가게가 어떤메뉴가 맛있는 가게인지, 주문은 제대로 들어간건지, 내 배달은 제대로 오고 있는지 등등 아직도 그런거나 걱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었을 겁니다.
퀄리티가 좋아지고 고부가가치로 만들었다는 전반적인 내용은 동의합니다만, 기재해주신 배달시장 규모는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입니다. 과거 전화를 걸어서 주문하고 배달하는 소위 전통적 배달은 통계에 합산되지 않아 해당 통계로 배달시장이 10배가 되었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절름발이이리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오디너리안
아파트나 빌라등의 창틀이나 베란다 난간에 박스를 달아놓고 드론으로 비대면 배달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라면 그렇게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아마존이 드론으로 약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니 미래에는 정말 드론의 민족을 볼 수 있을 지도요.
레이미드
좋은 글 감사합니다. 코로나 (비대면) 시국이라는 특수성도 있기는 하였지만,
이제 '배달이 되면서 맛있기까지 한' 중식은 점점 더 찾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젠 더 이상 남의 노고를 헐값에 누리고 싶어해선 안 되겠지요.
2
오레오
배달원 입장 추가해보면요. 양파좀 까면서 시티백 타고 저임금 받다가 대행업체 가서 쉴땐 편하게 쉬고 PCX 타는게 더 편하고 돈도 되니 다들 떠나지 않았을까 싶네요 ㅋㅋ
누가크래커
짜장면 못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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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9 기타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26 알료사 24/11/20 4747 33
1418 문학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 오직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위로 8 다람쥐 24/11/07 1311 32
1417 체육/스포츠기계인간 2024년 회고 - 몸부림과 그 결과 5 Omnic 24/11/05 912 33
1416 철학/종교비 내리는 진창을 믿음으로 인내하며 걷는 자. 8 심해냉장고 24/10/30 1148 21
1415 정치/사회명태균 요약.txt (깁니다) 23 매뉴물있뉴 24/10/28 2168 18
1414 일상/생각트라우마여, 안녕 7 골든햄스 24/10/21 1141 36
1413 문학뭐야, 소설이란 이렇게 자유롭고 좋은 거였나 15 심해냉장고 24/10/20 1806 41
1412 기타"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어쩌다 트렌드를 놓치게 됐을까? 28 삼유인생 24/10/15 2128 16
1411 문학『채식주의자』 - 물결에 올라타서 8 meson 24/10/12 1130 16
1410 요리/음식팥양갱 만드는 이야기 20 나루 24/09/28 1410 20
1409 문화/예술2024 걸그룹 4/6 5 헬리제의우울 24/09/02 2258 13
1408 일상/생각충동적 강아지 입양과 그 뒤에 대하여 4 골든햄스 24/08/31 1585 15
1407 기타'수험법학' 공부방법론(1) - 실무와 학문의 차이 13 김비버 24/08/13 2265 13
1406 일상/생각통닭마을 10 골든햄스 24/08/02 2167 31
1405 일상/생각머리에 새똥을 맞아가지고. 12 집에 가는 제로스 24/08/02 1784 35
1404 문화/예술[영상]"만화주제가"의 사람들 - 1. "천연색" 시절의 전설들 5 허락해주세요 24/07/24 1595 7
1403 문학[눈마새] 나가 사회가 위기를 억제해 온 방법 10 meson 24/07/14 2101 12
1402 문화/예술2024 걸그룹 3/6 16 헬리제의우울 24/07/14 1853 13
1401 음악KISS OF LIFE 'Sticky' MV 분석 & 리뷰 16 메존일각 24/07/02 1786 8
1400 정치/사회한국 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3) 26 삼유인생 24/06/19 3011 35
1399 기타 6 하얀 24/06/13 202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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