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5/12 15:47:54
Name   Klopp
Subject   순수하게 응원해 본 대상
적다고 하기에는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나이가 많아진 나이인 30대 후반을 바라보며,
200일을 막 넘긴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를 잠을 재우고 나서 내가 잠들기 전의
그 미묘한 밤 시간에 감상에 젖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보통은 중-고등학생 때 생각없이 애들이랑 공차던 거나,
대학생 때 생각없이 동기놈이랑 죽자고 술마신 거나,
취준생일 때 미래를 걱정하며 앞길이 막막했을 때 등등 말이죠.

그러다, 티빙을 무의식적으로 켰는데 유퀴즈의 썸네일이 보이더군요.
거기에 나와있는 유재석씨를 보자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순수하게 응원해 본 사람이 몇명이나 있었을까?]

오늘 퇴근전까지 좀 시간이 남아, 월도짓 하는 김에 그 대상들에 대한 기억을
짧게나마 글로 남겨볼까해요.

[#1. 임요환]

기억이 정확할 지 모르지만, 브루드워가 아마 제가 초등학생 시절에 발매되었던 것 같아요.
헤비하게 즐기게 된 건 중학생이 되어서였지만요. 2000년대 초반, 지금보다도 더욱 게임이
공부를 방해하고 학생들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인식이 그 당시 어른들에게 지배적으로 있을때였지만,
우리의 젊은이들은 PC방에서 너도나도 스타를 즐기던 시절이였죠.

전 어릴때부터 뭐든지 잘하는 팀/개인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임요환 선수를 자연스럽게 응원했었던 것 같습니다. 소위 말하는 임빠였죠.
정작 제가 응원하기 시작한 뒤로는 단체대회 제외하고는 우승을 한 적은 없었지만요.

올림푸스배 4강에서 0:3 완패, 질레트 때 듀얼 탈락으로 본선 진출 실패 등을 직접 볼 때
너무 열이 받았던 기억이 가득합니다. 그때 쯤 응원하는 선수를 바꿔볼법도 한 데,
또 웃긴게 저는 일단 한번 응원하면 그 팀/개인이 못해져도 고통을 받지 응원 대상을 못바꾸겠더라구요.

04 Ever 8강 완벽한 테테전, 4강 삼연벙, 결승 감동의 골마
05 So1 8강 완벽한 토스전, 4강 리버스 스윕, 결승 임즈모드
참, 지금 생각해보면 순수하게 응원했던 거 같아요. 정말 진심으로 우승을 기도했었죠.
둘 중에 한번 했다면 어떤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지만ㅋㅋ
그러다 13년 어느 사이트에서 임요환 선수를 위해 쓴 글을 보고, 집에서 질질 짰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절부터 임요환은 저의 영웅이였고, 그 시절을 내눈으로 봤다는 자부심이 있고,
그런 선수를 순수한 마음으로 열렬하게 응원한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 여전히 짠한 마음이 들어요.
항상 잘됐으면 좋겠고, 범법만 하지 않는다면ㅋㅋ 언제든 응원의 자세를 견지할 생각입니다.

그 시절 나의 취미, 친구들과의 놀이, 술자리에서 거론 할 수 있는 추억거리 등
이 형이 해준게 너무 많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2. 유재석]

지금까지 본 방송인 기준으로, 앞으로 정말 다시 나오기 힘들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건방진(?) 신인 시절과 무명 시절이 분명 이분에게도 있었지만,
제가 직접 유재석을 기억하면서 응원한 쿵쿵따 시절부터는 적어도 늘 탑이였죠.
그럼에도 그 흔한 구설수 한번 들어본 적 없고 말이에요.

특히, 무도를 하던 그 시절의 재석이형은 정말 흔해빠진 말로 제 인생의 롤모델로 삼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늘 응원했어요. 무도의 마지막이 다가옴을 16년부터 느꼈지만, 정말 제 20살부터의 모든 추억이
무도와 엮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했어서, 그냥 50살까지 재미없더라고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전 유재석씨 처럼은 못살겠죠. 매일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걸 위해 자신을 가꾸고 노력하고,
늘 주변을 책임지고자 하는 자세로 일에 임하고, 주변에 많은 것을 나누려고 노력하구요.
이제는 프로젝트를 너무 많이해서ㅋㅋ 정말 노래도 어느정도 잘하니 못하는게 무엇인가 싶고...

정말 연예계 탑에 있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본인이 얘기하듯 언젠가는 탑에서 내려올거에요. (아닐수도 있지만요 -_-)
그래도 저렇게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있어준다는 건, 늘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안망했으면 좋겠어요. 순수한 응원의 마음입니다. 우스갯소리로 대통령 선거 나와도 뽑아줄거에요.
(물론, 나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형이 20대의 나를 위해서 해준 게 너무 많아요ㅠㅠ
대학생 시절 주요 화제거리였고, 취준생 때 우울한 저를 집에서 늘 위로해주던 프로의 메인이였고,
나이들어서는 와이프가 질색할 정도로 볼 게 애매할때마다 무도를 틀게 만든 사람.. (재석이 형은 모르겠지만)

[#3. 찾는 중]

저의 10대에는 임요환, 저의 20대에는 유재석 이라는 두 인물이 저의 순수한 응원의 대상이 되어줬는데,
30대가 되어서는 아쉽게도 아직 나오지 않네요.
써놓은 이름들보니 허들이 꽤 높아보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또 그렇게 응원하고 싶은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 싶네요.

글을 보시는 분들도 한번쯤 떠올려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혹시나, 있으시면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들도 있으신가요?
순수하게 응원해 본 대상이?



8
  • 좋은 생각을 이끌어내는 좋은 글이라 생각되어 추천합니닷!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018 1
15878 창작또 다른 2025년 (3) 3 트린 25/12/04 265 2
15877 스포츠[MLB] 코디 폰세 토론토와 3년 30M 계약 김치찌개 25/12/04 200 0
15876 창작또 다른 2025년 (1), (2) 8 트린 25/12/03 445 7
15875 기타유럽 영화/시리즈를 시청하는 한국 관객에 관한 연구(CRESCINE 프로젝트) 19 기아트윈스 25/12/03 546 2
15874 일상/생각큰일이네요 와이프랑 자꾸 정들어서 ㅋㅋㅋ 14 큐리스 25/12/02 933 5
15873 오프모임12월 3일 수요일, 빛고을 광주에서 대충 <점봐드립니다> 15 T.Robin 25/12/01 541 4
15872 경제뚜벅이투자 이야기 19 기아트윈스 25/11/30 1500 14
15871 스포츠런린이 첫 하프 대회 후기 8 kaestro 25/11/30 426 12
15870 도서/문학듣지 못 하는 아이들의 야구, 만화 '머나먼 갑자원'. 15 joel 25/11/27 1036 27
15869 일상/생각상남자의 러닝 3 반대칭고양이 25/11/27 693 5
15868 정치 트럼프를 조종하기 위한 계획은 믿을 수 없이 멍청하지만 성공했다 - 트럼프 행정부 위트코프 스캔들 6 코리몬테아스 25/11/26 893 8
15867 일상/생각사장이 보직해임(과 삐뚫어진 마음) 2 Picard 25/11/26 684 5
15866 일상/생각기계가 모르는 순간 - 하루키 느낌으로 써봤어요 ㅋㅋㅋ(와이프 전전전전전 여친을 기억하며) 5 큐리스 25/11/25 618 0
15865 경제주거 입지 선택의 함수 4 오르카 25/11/25 643 3
15864 철학/종교진화와 창조, 근데 이게 왜 떡밥임? 97 매뉴물있뉴 25/11/25 1863 4
15863 일상/생각창조론 교과서는 허용될 수 있을까 12 구밀복검 25/11/25 1048 17
15862 기타★결과★ 메가커피 카페라떼 당첨자 ★발표★ 11 Groot 25/11/23 609 4
15861 기타[나눔] 메가커피 아이스 카페라떼 깊콘 1 EA (모집마감) 31 Groot 25/11/21 671 3
15860 일상/생각식생활의 스트레스 3 이이일공이구 25/11/20 708 1
15859 일상/생각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는다. moqq 25/11/20 640 7
15858 오프모임[취소] 11월 29일 토요일 수도권 거주 회원 등산 모임 13 트린 25/11/19 764 3
15857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2 2 육회한분석가 25/11/19 469 3
15855 의료/건강성분명 처방에 대해 반대하는 의료인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넋두리 46 Merrlen 25/11/17 2006 2
15854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 육회한분석가 25/11/17 556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