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3/24 00:05:20
Name   제주감귤
Subject   [19주차] 종이학
[조각글 19주차 주제]
무생물의 사랑에 대한 글을 쓰십시오.
- 분량, 장르, 전개 방향 자유입니다.

맞춤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PnuSpellerISAPI_201504/

합평 받고 싶은 부분
ex) 맞춤법 틀린 것 있는지 신경써주세요, 묘사가 약합니다, 서사의 흐름은 자연스럽나요?, 문체가 너무 늘어지는 편인데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글 구성에 대해 조언을 받고 싶습니다, 맘에 안 드는 것은 전부 다 말씀해주세요, 등등 자신이 글을 쓰면서 유의깊게 봐주었으면 하는 부분 등등을 얘기해주시면 덧글을 달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말



본문

------------------------------------------------------------------------------------------------------------------------------------------


종이학

조용한 무덤 속에서 나는 눈을 뜹니다
바람에 젖지 않은 날개는 겨드랑이에 접어두었죠
당신의 속삭임에는 수많은 나뭇잎이 있어
그 허전한 그늘 아래에 제가 쉴 곳을 찾았습니다
저의 날개는 사치스럽고, 가렵지도 않지만,
때로는 우스울만큼 거대한 애드벌룬을 타고
전 세계를 유랑하는 모습을 꿈꾸곤 합니다
뾰족한 탑과, 발자국이 큰 동물들, 체코의 호수와
오리농장을 가꾸는 빨간 모자의 농부들...
그런 곳에서 밥을 짓고 싶어요
따뜻한 나무와 벽돌로 지붕을 올리고,
서로의 귓바퀴를 돌리며 끊임없이 음악을 듣는
그런 저녁에 저는 당신과 가까운 사물이겠죠
늦은 밤, 당신은 지친 얼굴로 집에 돌아와
흠뻑 젖은 날개를 방 한구석에 벗어둡니다
조금 더 가벼운 몸으로 날아오르려 하는 걸까
하지만 대열을 이탈한 철새처럼
검은 기름으로 번지는 당신의 먹빛 눈동자
어릴 적 공중에 꾹꾹 눌러쓴 글자들이
눈 앞에 떠오르길 바라는 것인지
이 병은 따뜻한 잉크향으로 가득한데
당신은 혼자된 방의 온도 속에서 눈을 감습니다
저는 당신의 오래된 글씨들을 품에 안고
밤새 몸을 뒤척입니다
한 번도 쓰지 않은 날개를 움직여
수 없이 많은 답장들과 함께 흐르는 꿈
바다를 건너는 바람 속에
깃털도 없는 머리를 묻고 잠이 듭니다
구름을 이고 이마를 빛내는
당신의 모습이 먼 곳에서 떠오릅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287 1
    15940 일상/생각2025년 Recap 다크초코 25/12/31 72 0
    15939 일상/생각가끔 이불킥하는 에피소드 (새희망씨앗) nm막장 25/12/31 103 0
    15938 일상/생각연말입니다 난감이좋아 25/12/31 179 0
    15937 IT/컴퓨터바이브 코딩을 해봅시다. 6 스톤위키 25/12/30 470 0
    15936 창작또 다른 2025년 (17) 4 + 트린 25/12/29 185 3
    15935 사회2025년 주요 사건을 정리해봅니다. 5 + 노바로마 25/12/29 416 4
    15934 오프모임25년 연말의 독서모임 18 하얀 25/12/29 542 12
    15933 창작만찢캐 그림 만들기 5 토비 25/12/29 303 0
    15932 음악예술가들이 영원히 철이 들지 않기를 4 골든햄스 25/12/29 533 5
    15931 일상/생각2025년 후기 10 sarammy 25/12/28 506 8
    15930 창작또 다른 2025년 (16) 트린 25/12/28 167 4
    15929 음악[팝송] 머라이어 캐리 새 앨범 "Here For It All" 1 김치찌개 25/12/26 218 2
    15928 경제빚투폴리오 청산 25 기아트윈스 25/12/26 1010 11
    15927 창작또 다른 2025년 (15) 트린 25/12/26 245 1
    15926 일상/생각나를 위한 앱을 만들다가 자기 성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1 큐리스 25/12/25 636 9
    15925 일상/생각환율, 부채, 물가가 만든 통화정책의 딜레마 9 다마고 25/12/24 773 14
    15924 창작또 다른 2025년 (14) 2 트린 25/12/24 238 1
    15923 사회연차유급휴가의 행사와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에 관한 판례 소개 6 dolmusa 25/12/24 600 9
    15922 일상/생각한립토이스의 '완업(完業)'을 보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1 퍼그 25/12/24 780 16
    15921 일상/생각아들한테 칭찬? 받았네요 ㅋㅋㅋ 3 큐리스 25/12/23 589 5
    15920 스포츠[MLB] 송성문 계약 4년 15M 김치찌개 25/12/23 276 1
    15919 스포츠[MLB] 무라카미 무네타카 2년 34M 화이트삭스행 김치찌개 25/12/23 189 0
    15918 창작또 다른 2025년 (13) 1 트린 25/12/22 234 2
    15916 게임리뷰] 101시간 박아서 끝낸 ‘어크 섀도우즈’ (Switch 2) 2 mathematicgirl 25/12/21 374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