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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5/12 12:38:38 |
Name | 눈부심 |
Subject | 의사쌤보다 훌륭한 구더기님덜 |
http://www.theatlantic.com/health/archive/2016/05/the-maggot-revival/482139/?utm_source=atlgp 설명이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고견 부탁드립니다 (_ _) 당뇨가 심해지면 신경 끝부분에 손상이 가서, 작은 상처가 났는데 느끼지 못하고 방치되기라도 하면 궤양으로 발전해서 생명에 치명적인 박테리아 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요. 박테리아가 생물막이란 걸 형성하면 항생제로도 뚫을 수가 없죠. 그래서 의사들은 항생제를 처방하는 대신에 좌멸 괴사 조직 제거술이라는 시술을 통해 메스로 죽은 조직과 감염된 살점을 떼어 냅니다. 이 시술의 단점은, 감염조직을 미처 다 제거하지 못하면 박테리아가 더 무진장 넓게 자란다는 거예요. 미국에선 살이 괴사하는 걸 보다 못해 생명을 구하기 위해 결국 발을 자르는 당뇨환자가 매해 7만여명에 달합니다. 제임스의 아버지는 당뇨합병증으로 이미 발가락을 잃었고 어쩌면 발을 절단해야 할지도 모를 위기에 처했어요. 제임스씨의 아들이 묘책을 강구했죠. 바로 구더기로 괴사된 살부위를 치료하는 거였어요. 검정파리의 새끼인 구더기는 박테리아나 만성적인 상처의 죽은 피부조직을 너무나 좋아합니다. 구더기가 그걸 먹어주면 상처가 깨끗해지고 치유가 되죠. 상당히 오래된 고대 치료법이기도 해요. 페니실린이 발견되면서 자취를 감추었지요. 그러다가 항생제에 저항력이 생긴 박테리아가 급부상하고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상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이 징그러운 벌레들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제임스의 발에 행해진 구더기치료는 놀라우리만치 성공적이었습니다. 그 구더기들은 캘리포니아의 롱비치에서 특별히 급하게 조달된 거였어요. 역사적으로 구더기로 상처를 치료한 기록은 많은데 전장에서의 기록도 있죠. 보통 전쟁터에서는 즉사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대부분의 죽음은 감염으로 인한 것이었어요. 상처가 곪으면 파리가 얽히고 거기에 알을 낳았죠. 나폴레옹의 전장에서 의사였던 도미니크는 1832년의 저서에서 서술하길, 구더기들이 썩은 부분들만 집요하게 탐닉하고 멀쩡한 부분은 결코 손대지 않더래요. 해를 끼치지 않는 건 물론 멀쩡한 부분에는 오히려 도움이 돼서 상처가 빨리 치유되더래요. 도미니크가 병사들을 아무리 진정시켜도 모두들 기겁을 했는데 일단 경험을 하면 구더기들을 신뢰했더라는. 미국 남북전쟁 때의 구더기 기록도 있어요. 구더기치료를 통해 많은 생명을 살렸다고 나오죠. 19세의 의사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었어요. 상처가 감염되면 환자에게 매우 치명적이라는 것과 구더기는 감염되고 죽은 조직을 제거하고 멀쩡한 살은 절대 안 건드리며 굉장히 효과적이란 거였어요. 세계 1차 대전에서 유례없는 감염병사들이 생겼을 때 존스 홉킨스 대학의 외과의사 윌리엄 배어씨도 상처에 구더기가 들끓자 해가 되긴 커녕 더 이상 감염이 일어나지 않고 치유가 빨라졌다는 걸 알게 됐어요. 구더기로 들끓었던 병사들은 상처로 인해 사망하는 일이 훨씬 덜 했죠. 윌리엄은 스스로 구더기를 키워 구더기 치료법에 대해 연구했는데 자신이 이전에 치료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21명의 환자들에게 구더기치료를 적용해서 모두 낫게 되었어요. 단지 그 중 몇몇 상처들은 파상풍이나 괴저에 걸렸는데 이건 구더기가 깨끗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연구 끝에 그는 염화수은, 알콜, 염산을 가지고 알을 죽이지 않고 위생적으로 키우는 방법을 터득했지요. 1930년대와 1940년대에 이 구더기치료법이 널리 이용되다가 페니실린의 등장으로 사라졌어요. 구더기치료는 낙후된 치료법으로 강등당했죠. 그러다가 현대에 치유가 힘들어진 상처들이 많이 등장함으로써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은 몇 가지 단계를 거쳐요. 피가 일단 멈추면 백혈구가 죽은 조직을 깨부수거나 박테리아를 처단하기 위해 몰려듭니다. 그 다음 우리 몸은 피부세포조직을 돕는 단백질인 콜라겐을 저장하기 시작하죠. 피부세포가 상처의 가장자리에서부터 세포분열을 하며 중앙으로 전진을 합니다. 그런식으로 상처 위에 새로운 층의 세포로 뒤덮히면 새로운 조직이 생기도록 돕는 혈관이 생성되고, 천천히 반흔조직(상처 위의 자국)이 그 위를 덮습니다. 모두가 항상 정상적인 치유과정을 겪는 건 아니에요. 당뇨환자들은 고혈당이 신경 끄트머리와 작은 혈관을 손상시켜서 족부 궤양을 발전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발에 작은 상처가 났는데 둔감해져 알아채지 못하면 느려진 혈류속도로 인해 상처와 싸우는 세포와 화학물들이 상처부위로 잘 전달되지 않아서 상태가 점점 악화됩니다. 치유를 방해하는 조건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다리의 피가 심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발, 발목에 고여서 부어요. 이 때 상처가 조금이라도 나면 궤양이 됩니다. 손도 마찬가지에요. 침대나 휠체어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압박궤양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양이 부족하거나 나이가 많은 노인들, 또는 이런 저런 이유로 면역이 많이 약해진 사람들도 치유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죠. 이렇게 되면 문제는 상처가 낫지를 않게 된다는 거예요. 치유과정 중 첫번째 단계에서 더 이상 발전하는 법이 없이 그대로 정지되는 거죠. 지나치게 많은 백혈구는 상처 주변에 너무 오래 머물게 되고 화학분비물을 내뿜어 새로운 세포가 자라는 데 방해가 됩니다. 효소도 분비하는데 이 효소는 콜라겐을 파괴해서 치유발판이 되는 조직이 만들어지지도 못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혈관이 생기지도 못하게 되죠. 따라서 상처 주위의 어떤 세포들은 죽게 되고 상처는 커지기만 할 뿐 낫지를 않습니다. 낫지 않는 상처에 박테리아가 침입해 들어오면 박테리아는 생물막을 형성하고 그러면 항생제는 뚫지 못해요. 일단 생물막이 생기면 그 어떤 선진치료법으로도 치료가 불가능해집니다. 1980년대에 몇몇 의사들이 구더기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중 캘리포니아의 의사 론 셔먼은 1990년에 본격적으로 구더기를 키우게 되었죠. 2004년 미국식약청은 구더기를 의료품으로 승인하게 되고 론 셔먼은 식약청의 규율대로 구더기를 생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2007년 Monarch 연구소를 설립, 의료품으로서의 구더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최초의 구더기전문생산회사를 설립하게 됩니다. 이 곳 상품은 그냥 구더기를 조달해 주면 시술하는 사람이 상처에 한 마리, 한 마리 세면서 구더기를 놓아주고 다시 똑같은 수만큼 거두는 방식이에요. 그런데 이게 구더기 100마리를 사용하려면 그거 하나씩 세고 있다간 눈빠지기도 하겠거니와 100마리 집어넣고 90마리만 거두면 환자가 ‘나머지 10마리는??!!’ 이러면서 기겁을 할 거예요. 그래서 유럽의 어떤 회사는 티백처럼 구더기를 포장해서 상처 위에 얹어 놨다가 편하게 버릴 수 있도록 만들어서 판다는군요. 구더기들이 상처조직을 막 야금야금 삼켜먹고 그러는 게 아니라 구더기의 침에 있는 효소가 박테리아를 전멸시킨다고 하네요. 면역을 강화시켜주는 화학물질도 분비하고요. 그네들의 분비물로 맛잇는 스무디가 만들어지면 그걸 맛있게 빨아들인대요. 참 기특도 하징. 구더기가 가히 메스를 든 의사의 손길보다 훌륭하단 건 확실합니다. 비교실험으로 증명이 되었어요. 문제는 구더기가 의사들에게 징그럽다는 거죠. 환자들은 구더기치료에 매우 호의적이라고 해요. 구더기치료와 의사들의 시술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실험환자들을 모집했을 때 지원자들이 구더기치료에 굉장히 적극적이었다고 해요. 의사들이 오히려 더 거부감이 많다고 합니다. 일단 딱 봐도 너무 전근대적으로 보이고 징그럽고 ㅋ. 그치만 효과가 좋은 이상은 의사쌤들이 마음을 열고 구더기와 친구가 될 수밖엔 호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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