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8/24 17:55:38
Name   세인트
Subject   우리 부부를 구원해 주소서...


이 글은 옆동네에 몇일 전에 올라왔던 방탈출 카페 관련글 (http://pgr21.com/?b=8&n=67009) 을 보고 문득 삘이 받아서 쓰게 되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아니 말을 안했던가 아무튼 모르겠음) 저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지만
대학을 서울 소재 대학으로 가게 되면서 부산과 멀어지기 시작했었고
서울/런던/빈 등을 오가며 생활을 15년 가까이 하고 2014년에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대인관계가 원만한 편이 아니었고, 기타등등의 이유로 부산에 친구가 없습니다.
서울에서도 친했고 부산에 저랑 비슷하게 내려온 친구가 하나 있긴 한데,
이 녀석은 일단 요식업계 종사자다보니 저녁~밤에 바쁜데다가
지독하게 여자를 밝히는데 늘 여자가 주변에 있고,
여자친구가 없거나 여자친구랑 안 만나는 날이나 돈이 없는데 술 먹고 싶은 날만
저에게 연락을 해서 만나자고 하는지라 정말로 요새는 거의 못 봤습니다.

아내도 대인관계가 넓기보단 소수만 친하게 지내는 타입이었는데
그나마 한 분은 외국가고, 한 분은 결혼해서 아이 낳아서 바쁘고, 한 분은 서울로 발령받아서 가고 해서
둘 다 대인관계가 극도로 좁아졌습니다.

아내나 저는 근데 3~6인 정도로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노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물론 저나 와이프나 둘 다 요즘은 바쁘고 체력이 안되서 그나마도 못했지만
무엇보다 대인관계가 좁아지면서 정말로 못 그러니 죽겄습니다.
방탈출 카페가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할 때, 저랑 와이프는 부산에는 왜 빨리 저런 데 안생기냐, 생기자마자 가겠다!! 라며 전의를 불태웠는데
둘이서 가려니 가격부담도 있고 둘이서 가니까 의지랑 다르게 머리도 나쁘고 해서 제 시간 내에 도움 없이 푼 적도 거의 없고
그러니 초반 2~3회 가고 시들해져서 못 가고 있습니다.
저 글 보고도 둘이서 아 저런데 가고싶다 하다가도 가봤자 우리 둘이면 또 재미없겠네 ㅠㅠ 이런 대화의 반복...
보드게임도 그래요. 둘 다 그런거 좋아해서 샀는데 맨날 둘이서 하다보니 재미도 없어요 패턴도 똑같고 ㅠㅠ
그거 말고 다른데 놀러가거나 여행가거나 같이 커피숍 가거나 모든게 다 그래요 ㅠㅠ
그나마 둘이서 가도 최소한이 보장되는게 영화관 같은거라 맨날 영화관만 가거나
집에서 VOD시청이 전붑니다. ㅠㅠ

홍차넷 초창기에 부산/경남지역 정모를 해봐도 될런지 Toby님께 여쭤본것도 그런 이유가 컸어요...
둘이서 어디 놀러가기가 참 그래요 ㅠㅠ 거기다 아내도 부산을 잠깐 떠나있기도 했고 해서 잘 아는 데도 적고요 ㅠㅠ
이성커플이든 동성커플이든 결혼했든 안했든
저희 부부랑 같이 방탈출도 가고 보드게임도 하고 피시방도 가고 만화방도 가고 할 사람이 두 명 정도만 있어도 진짜 소원이 없겠습니다 ㅠㅠ
이거 억지로 만들어볼거라고 없는 인맥 쥐어짜서 한 명이라도 괜찮은 사람 알게되면 소개팅이라도 시켜줘서 넷이 다니자 이야기만 맨날 합니다 ㅠㅠ
이제 시험도 끝났는데 현장에 갑자기 일생기거나 당직이거나 하는 경우만 아니면 휴일이나 주말 같은 때 실컷 놀러다니고 싶은데 ㅠㅠ
돈 없어서 카드값 펑크날뻔하고 통장이고 뭐고 다 아내한테 넘기고 용돈받는것도 눈치보이는 아재지만
그런 사람 있으면 제가 밥값 흔쾌히 낼 수 있는데 ㅠㅠ





PS: 친목질이나 뭐 그런걸 의도하는 글은 아닙니다. 그냥 놀고싶은데 같이 놀사람은 없고 해서 ㅠㅠ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681 일상/생각인생을 살면서 인간에 대해 느낀점. 10 팅핑랩썬브클 16/09/10 5393 0
    3675 일상/생각하나님 한 번만 더 할아버지와 대화하게 해주세요. 7 Terminus Vagus 16/09/09 5375 10
    3674 일상/생각오늘은 금요일,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13 AI홍차봇 16/09/09 4073 0
    3667 일상/생각미디어의 자살 보도 방법에 대해서 24 까페레인 16/09/08 5276 9
    3665 일상/생각메갈리아 이슈에 즈음하여 190 기아트윈스 16/09/08 9487 14
    3648 일상/생각본질의 탐구 8 Ben사랑 16/09/04 4878 0
    3647 일상/생각사람의 본성에 대해서 17 Ben사랑 16/09/04 5319 0
    3645 일상/생각주변 사람들이 나를 흔들 때. 51 헤칼트 16/09/04 6103 0
    3643 일상/생각우당탕쿵탕 8 호로 16/09/04 4735 4
    3638 일상/생각수필 - 어느 하루 2 까페레인 16/09/03 3681 0
    3633 일상/생각오늘은 금요일,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20 AI홍차봇 16/09/02 5419 2
    3631 일상/생각운행보조기구 경험담#2 (성인용 킥보드, 전기자전거 etc) 3 기쁨평안 16/09/02 4406 1
    3629 일상/생각최근 판타스틱 듀오를 보면서 느낀 점 3 로오서 16/09/02 4248 0
    3627 일상/생각운행보조기구(?) 경험담#1 (성인용 킥보드, 전기자전거 etc) 6 기쁨평안 16/09/01 4921 0
    3625 일상/생각손 한번 잡아보자. 54 켈로그김 16/09/01 5398 3
    3616 일상/생각오늘의 주요 경제뉴스와 근황 및 잡설 17 난커피가더좋아 16/08/31 5667 0
    3606 일상/생각정신의 요실금 46 리틀미 16/08/30 5620 0
    3602 일상/생각[근황] 나는 경기도 안양의… 핫 내가 무슨 소리를?! 38 April_fool 16/08/29 5300 5
    3598 일상/생각정치혐오증에 대한 변명 17 리틀미 16/08/28 6369 0
    3593 일상/생각안양천 의문의 음악대(?) 2 개발자 16/08/27 4464 1
    3573 일상/생각우리 부부를 구원해 주소서... 16 세인트 16/08/24 5150 0
    3572 일상/생각알던 사람들에 대한 단상 25 Zel 16/08/24 5790 1
    3561 일상/생각타임라인이 생긴지 80일이 지났습니다. 40 Toby 16/08/23 5227 2
    3557 일상/생각온수가 나오는구만, 수고했네 5 성의준 16/08/23 4668 3
    3542 일상/생각(19금)엄청엄청 야한 BDSM 미드 '서브미션'을 보며 14 nickyo 16/08/20 17921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