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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5/04 22:39:37
Name   거소
Subject   어느 개발자의 현타

'저는 요즘 개발자 연봉 오르는게 안좋다고 생각합니다.'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거라 봐요.'

유투브에서 어떤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응? 하고 다시 되감기를 했다.
뭐라고?

'생태계에 악영향을..'

이어지는 말은 뻔했다. 실력없는 단기 학원출신들이 밑이나 깔아줘야 하는 판이었는데
걔네들마저 눈만 높아져서 이 판이 어중이 떠중이로 채워지고 있다는 이야기.

잘 나가는 준 유니콘 스타트업의 잘 나가는 개발자께서는 한 1분에 5번정도는 실력이라는 단어를 외쳤다
실력이 없는데, 실력을 갖춰야하는데, 실력은 없으면서, 실력을 갖출때까지는, 실력이 있어야..

그래, 뭐. 나 실력없는 개발자다.
하고 유투브를 꺼버렸다. 내가 삽질하고 돈버는데 보태준적있냐 XX

실력

때로는 자다가도 식은땀을 흘리며 깰 때가 있다. 어느날은 잠들려 누웠다가 숨을 죄여오는 공포감에 책을 펼치기도 했다.
실력없는 물경력 개발자, 그거 참 무서운 거라고들 하기 때문이다.

다들 이야기를 한다. 실력만 있으면 개발자라는 직업이 좋은 시대라고.
학벌도 성별도 나이도 다른 직업에 비해 실력을 많이 보는 직업이라고.

책을 읽고, 강좌를 보고, 머리를 싸매고 코딩을 해보지만
사실 실력이 대체 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다들 실력있는 개발자가 되라고 한다. 실력있는 개발자를 만들어 준다는 코딩교육시장은
마치 온라인 강의가 처음 시작된 수능 사교육 시장을 방불케하듯 커져가고 있다.

근데 나는 아직도 실력이 뭘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슬슬 고딩때, 재수할때 쓰던 학원비보다 개발강의랑 책에 돈을 더 쓴거 같은데도
감이 안온다. 염병. 가성비 실화냐.

실력있으면 좋은 동료가 있고 좋은 문화가 있는 회사에 가서 실력이 빨리 는다고 한다
이건 뭐 구파일방의 제자가 되지 않으면 영약먹고 뛰나가는 놈을 어떻게 잡냐 이런 느낌이다만
그건 굳이 개발이 아니라도 인생이 다 그런거지 싶다.
우리 회사 대표는 제 아버지의 수백억 넘는 재산과 인맥으로 사업하면서 으쓱대는게 일인데
그 정도 쯤이야 뭐. 없으면 없는대로.. 이가 나가서 물어뜯질 못하면 손으로 뜯어버리면 그만이고
손이 없으면 발로 차면 그만이고.. 손도 발도 없으면 머리가 깨질때까지 머리로 받아버리면 그만이다.

그래서 대체 실력이 뭐냐..

깨끗한 코드를 짜는 법,
어려운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법,
하드웨어와 OS의 특성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법,
적절한 메모리 활용을 위한 자료구조를 이용하는 법,
어려운 연산과 많은 요청을 잘 처리하기 위한 분산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법,
적절한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설계하고 명확한 테이블, 컬럼, 혹은 도큐먼트를 만드는 법,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맞는 기능을 적절한 속도로 구현하는 법,
서비스 병목 구간과 장애를 미리 대비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법,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히 활용하는 법,
남들과 열등감과 우월의식 없이 적절한 습도의 의사소통을 주고받는 법,
코드의 테스트를 자동화하고 전체 변경사항을 늘 최소한의 비용으로 감지해내는 방법을 적용하는 법,
사용자의 UI/UX 경험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가는 법,
타인과 협업하기 좋은 형태의 코드를 만드는 법,
문제해결을 위한 적절한 도구를 고르는 법,

막상 생각하려니 이 이상 생각도 잘 안난다. 아마 내가 아는 범위가 이정도여서 그렇겠다 싶다.

책상위에 보니 저 중에 한 두세가지 정도의 주제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쌓여있다.
4월에 산 책인데 아직 산 책의 반도 읽지 못했다.
500페이지, 1000페이지 짜리 책을 다 읽고나면 무언가 배운 것 같고
분명히 뭔가는 더 생각하게 된 것 같은데
막상 저 '실력'의 요소들중에 어디에 동그라미를 칠 수 있냐고하면
손이 가질 않는다.


대외활동을 하는 개발자들은 어제보다 오늘 나아졌다고 하면 좋은 것이라고 한다.
거짓말이다.
어제보다 오늘 나아져도 어떤 임계점을 뚫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다들 뭉뚱그려 실력이라고만 말하나 싶다.
다들 그 임계점이 어딘지 모르거나, 자기만의 기준이 있기 때문이겠거니 싶다.

머리가 나쁜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충분히 부지런하고 끈기있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 위로 산사태가 떨어지는데
나는 모종삽으로 굴러오는 흙더미를 파헤치며 나아가는 기분이다.
어느 날 겨우 햇빛이 보인다 싶어 고개를 내밀면
그 머리위로 또 몇 배는 큰 산이 떨어지고 있다.

어느날은 산이 뒤집어진거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 산 너머너머에 선 놈이
으스대며 너네는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는다고 하면
맞는 말이어도 화가 난다.
어떤 장르소설의 주인공처럼 손도끼를 던져 머리를 쪼개고 싶은 기분도 든다.

삽을 놓고 대충, 딱 그 봉우리에서 구르면서 살아도 되긴 하다.
또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괜찮다고 나름의 길을 보여준다.

그 달콤한 말에 삽을 몇 번이고 던지고 싶어지지만서도
저 앞에서 궁둥이를 흔들면서 실력없는 놈아 시대를 잘 타서 운 좋은줄 알아라 하고
너희는 맨날 단기 속성 온라인 교육같은거에나 돈을 쓰면서 '실력'있길 바라냐는
그 궁둥짝을 한대 뻥 차주기 전에는 삽을 놓기가 싫어지는 것이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운이 좋아 돈좀 더 받고 살면 어떠냐
나름의 성공을 이루고는, 낮은 자리에서 발버둥치는 범인들에게
밥이 너무 풍족하다고 혀를 차는 저 얄미운 놈처럼은 되지 않을테다


하고 오늘도 삽을 들어 책을 편다. 어쨌거나, 이 모종삽으로 산을 없애버리든가
머리가 깨져 죽든가. 둘 중 하나라니 간단한 이치다.

산을 없애면 꼭 궁둥짝을 발로 차러 가리라
왜때리냐건 웃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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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장이
전 미래를 회피하며 하데스나 하고 있는데... 이번 판만 하고 꺼야겠습니다
맥주만땅
- 좋은 학교, 좋은 회사에 가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좋은 구루를 만나기 위해서 입니다.

- 좋은 곳에 좋은 구루가 있으니까요.

- Quantum leap는 물리학, 회사의 성장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에게도 존재합니다.

- Quantum leap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을 많이 하고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 저도 계속 소모되는 곳에 있어서 지치지만 시간이 되면 그루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대충 ... 더 보기
- 좋은 학교, 좋은 회사에 가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좋은 구루를 만나기 위해서 입니다.

- 좋은 곳에 좋은 구루가 있으니까요.

- Quantum leap는 물리학, 회사의 성장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에게도 존재합니다.

- Quantum leap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을 많이 하고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 저도 계속 소모되는 곳에 있어서 지치지만 시간이 되면 그루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대충 10분만 만나도 1년은 살 수 있습니다.

- 그루는 컨퍼런스에서도 만날 수 있고, 유튜브에서도 만날 수 있지만 저는 주로 커피숍에서 만납니다.
컨퍼런스의 격식차린 대화가 아닌 가벼운 대화속에서 더 많은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 노력도 중요하지만, 생각 그리고 사람을 만나십시오. 힘들겠지만...

- 아마도 여기 홍차넷에도 거소님의 그루가 될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루가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일단 만나서 커피라도 한잔 하세요.
그리고 선생님의 이야기를 하시고, 그분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그 과정 속에 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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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건빵
누가 저를 스토킹하고 기록으로 남긴 것 같습니다.
속마음까지는 어떻게 스토킹한거지....
실력에 대해 이렇게 깊게 고민하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거소님이 실력있는 개발자, 최소한 실력있는 개발자가 될 준비가 된 개발자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뜻밖에도, 내가 가지고 있는 한줌의 지식과 임기응변만을 가지고 어떻게든 대충 수습하는 방식의 개발자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거소님처럼 책을 펴드는 개발자가 있는가하면, 퇴근하는 순간부터 코딩 관련은 쳐다도 안보는 개발자가 많았습니다. 정확히는 그래 보이는 개발자겠죠. 제가 사생활까지 캐고다닐수는 없으니.
실력에 대한 압박은 언제나 공포와 두려움인 듯 합니다. 그 공포에 최소한 ... 더 보기
실력에 대해 이렇게 깊게 고민하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거소님이 실력있는 개발자, 최소한 실력있는 개발자가 될 준비가 된 개발자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뜻밖에도, 내가 가지고 있는 한줌의 지식과 임기응변만을 가지고 어떻게든 대충 수습하는 방식의 개발자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거소님처럼 책을 펴드는 개발자가 있는가하면, 퇴근하는 순간부터 코딩 관련은 쳐다도 안보는 개발자가 많았습니다. 정확히는 그래 보이는 개발자겠죠. 제가 사생활까지 캐고다닐수는 없으니.
실력에 대한 압박은 언제나 공포와 두려움인 듯 합니다. 그 공포에 최소한 직면하는 사람이 실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회피하고 눈을 가려버리는 사람도 부지기수인 상황애서 말입니다.
너무 듣기좋은 말만 골라 써놓았네 생각하실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힘 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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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료사
근성추.. gs화이팅..
매뉴물있뉴
???: gs? 신고했은비다
충분히 잘하고 계신 거 같은데요.

전 그냥 좀 더 일을 즐기면서 하면 어떠실까 싶어요. 일 하다보면 몰두해서 집에 가는 것보다 중요하고...그런 시간들이요.
뭘 쌓아야 한다 키워야 한다 이런 압박보다 당장 내 앞에 닥친 일을 최대한으로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거기에 집중하면 그 다음은 알아서 따라오는 거 아닐까 싶어요.
벽을 만나기 전까지는 실력충 모드가 잘 안깨지지요.
운 좋게 벽을 일찍 만나면 겸손을 배우게 되지요.
사람이 겸손이 없으면 재수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IT기획자입니다.
글 잘 봤습니다.

최근에 기획 밥 먹으며, 딱봐도 기획 실력이 미천하지만 학벌 좋은 갑이 비슷한 시기에 저는 떨어진 네라카쿠베에 붙는걸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업무력이란 뭘까?]
[업무력이 떨어져도 허울이 좋으면 괜찮은 것일까?]
[그나마 지금은 짬이 덜차서 그런데 난 싸바싸바도 못하는 상황에서 정치력이 가미 되면 난 뭘해야하나?]
별별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 더 보기
IT기획자입니다.
글 잘 봤습니다.

최근에 기획 밥 먹으며, 딱봐도 기획 실력이 미천하지만 학벌 좋은 갑이 비슷한 시기에 저는 떨어진 네라카쿠베에 붙는걸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업무력이란 뭘까?]
[업무력이 떨어져도 허울이 좋으면 괜찮은 것일까?]
[그나마 지금은 짬이 덜차서 그런데 난 싸바싸바도 못하는 상황에서 정치력이 가미 되면 난 뭘해야하나?]
별별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전 직장 동료들과 밥한잔 할 일이 있었고,
전 직장에 그 직장에서 살아있는 위키 급으로 일하시는 기획자분이 상상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는 걸 들었습니다. 원래 많이 받는건 알았지만 실제 상승 액수를 들었을때 엄청나게 놀랐죠.
정치력도 거의 업고, 업무력과 친절함을 풀로 찍으신 분이 그런 대접을 받는걸 보고 대기업과 겉포장만이 중요한걸 아니란걸 깨달았죠.

좋은 직장 좋은 연봉만이 길은 아닌거 같습니다. 좋소에서 깊지 않고 넓게 파는 것도 대체 불가가 되는 길이라면 그것 또한 길이라고 봐요.

———

그리고 보신 영상이 같은 영상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분이 나무 꼭대기에서 바라본 생태계의 모습을 보고 너무 이상적인 생각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네 숲에는 커다란 나무도 있고 풀도 있고 고사리도 있고 이끼도 있죠. 소규모의 천재가 산업을 이끌기도 하지만, 취미로 코딩을 하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 바라보기에 적폐같아 보이지만 갑을병정의 에이전시 SI의 삶도 있고, 고퀄리티의 코세라나 이런 강의들을 듣고 꿈을 키운 다른 형태의 천재가 있을수도 있겠죠.

프로 입문 1라운더 초고교 야구 선수에서 메이저 리거가 나오기도 하지만, 김현수 같이 신고 선수가 메이져리거가 되기도 하죠. 우리네 IT 산업에서도 그만큼 다양한 경로로 각자의 분야의 다양한 초천재들이 나오길 바라요. (난 그 초천재가 아닙니다만 ㅠㅠ)

그리고 그분 하신 말씀에 쪼잔하게 덧붙이겠습니다.
[잔디 노 슬랙/지라 예스]

———

그리고 다시 한번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혹시나 괜찮으시면 쪽지로 링크드인 주소 주세요.
랜선 친구라도 해요. 굽신.
2
공정이란 능력으로 차별을 짓는 것이라는 생각이 너무 당연하고 흔해졌지만, 사실 모두들 꿀을 빨고싶고 적당히 살고싶은 듯 해요. 슈카 말마따나 차별의 단계라도 로그함수로 바뀌면 좋겠는데 그러면 갤럭시는 누가 만드냐..가 되겠죠?ㅎㅎ
개발자는 아니지만 공감가는 글이라 잘 읽었습니다! 필력이 참 좋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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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십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조직에 들어가면 깨지고 터지면서 벽을 넘을 수 있을건데 이건 온전히 운의 영역이라...
T.Robin
어떤 동영상을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발췌된 부분만 놓고 보면 해당 동영상의 화자가 인식하는 현실이 대단히 비좁은 것 같습니다. 뭐랄까...... 평균의 오류와 비슷한 종류의 오류를 범하는 것 같아 우려됩니다.

돈 많이 받는 개발자들,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진리가 하나 있죠.
[응 너 말고.]

전 이제서야 개발자 3년차밖에 안되는, 살짝 중고 뉴비(-_-;)에 들어선 사람입니다만, 제 생각에 개발자의 급여는 생산할 수 있는 부가가치의 능력이라고 봅니다.... 더 보기
어떤 동영상을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발췌된 부분만 놓고 보면 해당 동영상의 화자가 인식하는 현실이 대단히 비좁은 것 같습니다. 뭐랄까...... 평균의 오류와 비슷한 종류의 오류를 범하는 것 같아 우려됩니다.

돈 많이 받는 개발자들,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진리가 하나 있죠.
[응 너 말고.]

전 이제서야 개발자 3년차밖에 안되는, 살짝 중고 뉴비(-_-;)에 들어선 사람입니다만, 제 생각에 개발자의 급여는 생산할 수 있는 부가가치의 능력이라고 봅니다. 요즘 개발자 몸값 올리기에 여념이 없는 게임과 포탈업계는 원체 돈이 많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참 많이 법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거기서 일하는 개발자들은 그만큼 많은 돈을 버는데 어떤 식으로든 기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IT는 결국 사람이 전부인 곳이라, 이제 그렇게 벌어주는 개발자들을 잡아두기 위해 돈을 풀고 있는 거고요. 물론 거기엔 무임승차자들이 존재합니다만, 그들 무임승차자들 조차도 일정 수준 이상이 되지 않으면 그 집단에 합류하지 못합니다. 하다못해 간판이라도 있어야 대충 얼굴이라도 비비죠(그리고 실력 없는게 들통나면 해고는 못하니 한직으로 보내버리고......).

그리고 그 화려함의 정 반대편에는, IT업계의 3D(-_-)이자 쌩노가다판으로 인식되는, 속칭 SI판이라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파견 보내서 개발하고, 다시 불러들이고, 또 내보내고....... 뭐 그런 곳이죠. 어딘가의 허름한 건물에 사무실 하나 차려놓고 '직업소개소' 간판 올려놓은, 일당 인력 내지는 파출부 소개소와 거진 다를 것이 없는 환경입니다. 여기 개발자들 대우는 뭐......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보지요. 네이버나 카카오가 매우 깔끔한-하지만 학원에서 만들어준게 매우 뻔히 보이는- github 포트폴리오만 들고 있는 신입 개발자들을 연봉 500만원씩 주고 데려가려고 할까요? 그보다는 비록 거칠지만 자신만의 생각과 철학이 보이는 코드를 내보이는 사람을 더 고려할까요? 어느 회사나 자기 회사에 돈을 많이 벌어다줄 수 있는 사람을 붙잡고 싶어하지, 있으나 없으나 한 사람, 내지는 있으면 되려 생산성을 깎아먹는 사람을 채용하고 싶어하진 않습니다. 저도 모 학원에서 매달마다 수강생 이력서가 날아오는데, 그 목록을 보고 있다 보면 매달 새로운 이력서들 사이로 한번씩 똑같은 이력서가 격월 정도 수준에서 반복해서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만 몇 개 되니, 아마 실제로는 더 많겠죠. 이게 무엇을 뜻할까...... 제게는 그 학원 출신의 초급 개발자들 대부분을 흡수해서 등골만 빼먹고 내뱉어 버리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아사리판(-_-)급의 SI 시장에서조차 사람을 가려 뽑는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그쪽도 나름 선수들이라, 시키면 잘 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딱 보이는 거죠. 그리고 못 할 것 같은 사람은 도태되는 거고요.

어느 시장이나 low end와 high end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백화점과 할인점이 있고, 종합매장과 전문매장이 있지요. 심지어는 같은 산업군 내에서도 각자 급이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vs. 롯데백화점. GS25 vs. 세븐일레븐. 하이마트 vs. 전자랜드. 딱 봐도 어디가 더 잘하는지 보이지 않으시나요? 심지어는 쌀국수조차 한그릇에 12000원씩 하는 포베이와 4500원밖에 안하는 미스 사이공으로 분리되지요.
그런데 위 동영상의 화자는 그걸 그냥 평균 내서 중간치로 묶어버린 뒤 하나로 퉁쳐버리려는 것 같습니다. 짬짜면은 짬짜면일 뿐인데 말이죠. 두 개를 섞으면 먹지도 못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구요. 시킬거면 차라리 섞어도 대충 괜찮은게 나오는 복짜면을 시키지(?).

제가 학원 출신 개발자를 총 두 명 두었는데, 그중 한 명은 회사 제품의 최초 GUI를 거의 혼자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혼자 하는게 안쓰럽고, 서버 개발속도를 GUI가 혼자 쫓아오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아 실력 좋은 개발자를 붙여주었습니다. 현장에 투입해보니 이 친구보다 실력이 더 좋은게 눈에 보였습니다. 반면 이 친구는 언젠가부터 주식을 해야겠다, 그리고 그 뒤에는 주식이 돈이 안되니 코인을 해야겠다 하더군요. 그리고는 자기 월급이 안 오르는데 불만을 품고 회사를 나갔습니다.
그 친구가 나간 이후 학원을 갓 졸업한 다른 한 명이 들어왔는데, 이 친구는 학원에서 갓 들어와서 vue.js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만 자기 위의 선임을 붙잡고 적극적으로 뭐라도 배워보려고 하더군요. 아니 뭐 관광업 종사하다가 개발자 하겠다고 학원 다니면서 자기소개서에 Typescript라던가 React같은 단어를 쓰는걸 봤을때 이미 알아봤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주식투자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주단위, 일단위, 내지는 시간단위로 보면 등락이 아주 천방지축이라 완전히 random walk이지만, 길게 보면 S&P 500은 결국 우상향으로 움직이게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

작가님 앞에서 횡설수설했군요. 잡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어쨌든 불만이 크셨을 줄 압니다. 건투를 빕니다.
3
https://www.youtube.com/watch?v=8WNwZGcYbOU
천상계 개발자들이 바라보는 코딩 광풍 (feat. 잔디, 콴다, 버즈빌)

이거 말씀이시군요.

앞으로 잔디(토스랩)은 걸러야 될듯 합니다. 기술로 일하는 회사에서 기술자를 대하는 태도가 저래서야 뭐가 되겠습니까. 실력있는 개발자가 없는 회사가 되겠지요.

어찌보면 저사람은 이제 기술자가 아니라 경영진에 가까워진 사람이라고 봐도 될듯 합니다. 그러니 저런 어처구니 없는 소리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거죠.

요즘 회사 PR을 위해 I... 더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8WNwZGcYbOU
천상계 개발자들이 바라보는 코딩 광풍 (feat. 잔디, 콴다, 버즈빌)

이거 말씀이시군요.

앞으로 잔디(토스랩)은 걸러야 될듯 합니다. 기술로 일하는 회사에서 기술자를 대하는 태도가 저래서야 뭐가 되겠습니까. 실력있는 개발자가 없는 회사가 되겠지요.

어찌보면 저사람은 이제 기술자가 아니라 경영진에 가까워진 사람이라고 봐도 될듯 합니다. 그러니 저런 어처구니 없는 소리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거죠.

요즘 회사 PR을 위해 IT회사들이 여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런 좋은 자리에서 알아서 회사 평판을 깍아먹는걸 보니 경영진으로서는 별로 뛰어나지 않은 사람인듯 합니다.

콴다, 버즈빌 분들은 정상적으로 이야기하는데 혼자 왜 저러는지 모르겠군요.
4
생각해보면 네이버도 최근에 "건강한 회사" 드립으로 논란을 빚었죠. 결국 RSU 천만원 부여로 결론나면서, 현 개발자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무시할 수 없다는것만 확인시켜줬을 뿐이었죠.

감히 네이버도 못하는 개발자 무시를 무슨 배짱으로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잔디 제품 퀄리티 보면 천상계와는 거리가 먼거 같은데, 무슨 실력 운운인지 모르겠어요. 정부지원 안붙으면 경쟁력도 없는 티맥스 같은 회사가 유니콘을 논하니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Folcwine
진짜 실력자들은 저렇게 말이 길지 않죠.
감투쓰면 자신을 과대포장하는 사람들은 기술직 아니어도 어디를 가든 많습니다. 너무 상심치 마십시오.
공자가 삼십이립사십이불혹이라고 한 것처럼 스스로 뜻을 세우셨으면 의혹에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세요.
어차피 인생은 운칠기삼이라 스스로 후회없이 밀고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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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에 동영상 댓글에 단 제 댓글을 여기다도 달아보겠습니다.

"여기서 말 안해주는게 뭔지 아나요? 저렇게 스타트업 개발자 인정하는척하지만 실상은 연봉협상 할때 스타트업 개발자 후려치려고 하고 대기업 개발자는 사회 인식만큼의 대우를 해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훌륭한 개발자나 스타트업에서 꼭 데려오고 싶은 개발자는 상위 1%의 슈퍼맨이고 나머지 99퍼의 개발자는 냉정한 사회의 시선대로 대우합니다. 하루종일 코딩해도 행복한 사람 아니면 그냥 대기업가세요. 스타트업 대표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스타트업에서 실력 키울 수 있다인데 진... 더 보기
저 위에 동영상 댓글에 단 제 댓글을 여기다도 달아보겠습니다.

"여기서 말 안해주는게 뭔지 아나요? 저렇게 스타트업 개발자 인정하는척하지만 실상은 연봉협상 할때 스타트업 개발자 후려치려고 하고 대기업 개발자는 사회 인식만큼의 대우를 해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훌륭한 개발자나 스타트업에서 꼭 데려오고 싶은 개발자는 상위 1%의 슈퍼맨이고 나머지 99퍼의 개발자는 냉정한 사회의 시선대로 대우합니다. 하루종일 코딩해도 행복한 사람 아니면 그냥 대기업가세요. 스타트업 대표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스타트업에서 실력 키울 수 있다인데 진짜 실력은 개인 프로젝트나 오픈소스 기여에서 늘어요. 더 웃긴건 나중에 자기들이 사람 데려올때도 깃허브에서 좀 이름있는 사람 잡으려고 노력합니다."

"대기업만큼 대우해주던가 대기업에서 뺏어간다는 식으로 말하는게 ㄹㅇ 열정페이 종용하는 꼰대랑 다름이 없네요. 막상 자기들은 월급 몇천 오르는거에 만족 못하고 대표하면서 지분 몇십퍼 가지고 있는건데 스톡 0.1프로도 바들바들 떨면서 주면서 돈 몇백에 대기업 간다고 징징 거리네. 니들만 인생 잘살아보고 싶은거 아니에요..."

저도 저거 보고 현타 많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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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개발자 후려치려고 하고 대기업 개발자는 사회 인식만큼의 대우를 해줍니다] 이거 리얼....
스타트업 이직이라는 프로세스 중 '연봉협상 단계에서 우린 스타트업이다, 앞으로 커질거다, 비전이 있다'로 연봉이 후려쳐질지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될지...
후.. 한번 당해본 헛소리라 괜히 열받네요.

현실적으로는 돈 많이 주는 회사가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개발자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돈 적게 주는 회사에는 능력 없는 사람만 남아요.

그리고 이력서 볼때도 전 회사 네임밸류가 중요하죠. 뭘 믿고 사람을 뽑느냐에서, xx사도 뽑았던 사람이라는게 엄청 좋은 판단지표이자, 일이 잘못되어도 참작받을 수 있는 좋은 핑계기 때문이죠. 괜히 네카라 한번 찍고 온다는 소리가 나오는게 아닙니다.
좋은 이야기 나눠주신분들 감사합니다! 하나씩 다 읽었습니다.
너무 졸렬한 이야기를 쓴 것 같아서 좀 눈치보이지만.. 덕분에 기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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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wn&Cony
개발자 몸값은 본인 하기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돈을 많이 주는 기업에 합격하느냐가 제일 첫번째입니다.
고로 면접을 잘 보는 방법을 익혀야 하고, 그 방법을 익히지 못했다면 최대한 여러 회사에 면접을 보면서 어떤지를 익혀보는게 좋죠.
지원서에 넣을 본인의 포폴을 빵빵하게 채워넣어야 하구요.
Brown&Cony
예전에 3-4년차에 같이 일하던 한참 선배님께서 말해준게 생각나네요.

"개발자가 기술적으로만 성장한다고 해서 성장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연봉을 포함한 총 보상액이 같이 상승해야 진정한 성장이다]"

이 말이 제가 직장생활을 하는동안 가장 많이 곱씹어왔던 말입니다.
단순하게 받아들여도 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그 실력이라는게 주변사람을, 팀은, 회사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곤란하단 얘기겠죠
또한, 본인의 가치를 인정 못받는 경우가 없도록 하는것도 한사람의 직장인으로서 갖춰야할 자세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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