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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10/15 17:34:31
Name   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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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북큐슈 여행기




와이프와 이번 추석에 5박 6일로 큐슈를 다녀왔습니다.
사진은 나가사키 야경과 군함도.. 같이 간 친구가 대신 가서 찍어줬습니다 (저희는 일정상 힘들어서 못감)

저희는 사가 국제공항을 이용했고 사가는 하카타에서 1시간정도 거리에 있는 지방 공항입니다.
우레시노 온천, 쿠마모토, 시모노세키, 하카타 정도를 주로 관광했습니다.

1. 온천 료칸
조/석식이 포함된 금액이라고 생각하면 생각보다 가성비가 좋습니다. 온천의 품질은 확실히 좋고, 료칸 특유의 낡은 시설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서비스는 엄청 친절하고.. 생각보다 한국어 가능 직원이 많습니다(오히려 영어보다 많은거 같기도..) 유후인은 관광객에게 엄청난 인기 스팟이고, 벳부 온천도 그런편인데 우레시노의 경우 아직 현지인들에게 더 사랑받는 온천휴양지인것 같습니다. 유후인, 벳부에 비해 잘 소개되지 않지만 교통편이 JR우레시노역과 고속버스가 다 다니기 때문에 한 번 가보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은 곳입니다. 사실 료칸이라는 형태의 숙박서비스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가능한가 의문이기도 해서 폐업 전에 가보는게 좋은거 같기도... 숙박객이 훨씬 많아야 돈을 벌 것 같은데 서비스들 자체가 손님이 많으면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는 구조 같긴 합니다.

2. 시모노세키
조선통신사 및 일본 내전으로 유명한 시모노세키.. 카이유칸이라는 수족관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버블 시절 일본이 미쳐있던게 대관람차랑 수족관이라더니 정말.. 2만원짜리 수족관에서 이런게 가능한가 싶은 쇼의 퀄리티와 전시품질이 미쳤습니다. 또한 명목으로라도 해양생물 생활에 신경을 많이쓴다더군요. 개복치가 오래 살리기 진짜 힘든 생선인데 일본 최장수 개복치를 기르는 자부심이 있는 것 같더군요.

칸몬해협은 이게 있어서 과거 오사카, 도쿄까지 해상무역이 가능했구나 싶었고 한편으로 한강의 위엄을 느꼈습니다. 해협넓이가 한강이랑 큰 차이 안나보이던.. 얘네 왜 해저터널에 목숨거나 했더니 이런것 때문인가 싶기도 했고요. 대마도, 부산을 잇는 해저터널 추진됐으면 좋았을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근데 대지진같은거 나면 복구가 되나?

복어와 가라토시장의 스시시장이 유명한데, 스시 맛있었고 복어회 맛있었습니다. 가격대비 좋더라고요.

3. 쿠마모토성
하카타에서 신칸센 접근성이 엄청 좋아서 레일패스 사면 거의 무조건 가는 곳입니다. 가등청정(가토 키요마사)이 유명한 성주인데, 조선시대때 임진왜란에서 공을 세운 나쁜 장수의 성이죠. 이놈 갑주에 기념사진 찍으면 안됨..
2016년 대지진 이후 복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서 상당부분 복구가 됐고, 천수각은 내부가 박물관이 되어있고 보행약자를 위한 엘레베이터도 잘 설계되어 있습니다. 쿠마모토성이 일본/한국 역사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있어서 박물관 내 연대기를 보면 재밌는 부분도 꽤 있습니다.

쿠마모토에는 카츠레이테이라는 유명한 돈까스집이 있고 이게 일본 전국구 레벨이라던데 먹어보면 확실히 이젠 한국 일본식 돈까스집들이 많이 발전해서 정돈이나 콘반 같은 곳들이 비슷한 퀄리티는 내주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돈까스먹으러 일본간다는 이제 옛말인걸로..


4. 하카타
일본어보다 경상도 사투리가 더 잘들리는 하카타.. 캐널시티 분수쇼 아기자기하고 재밌고, 이조후쿠오카의 팀랩포레스트 전시 좋더라고요. 한국의 아르떼뮤지엄 같은 비주얼전시인데 좀 더 체험에 집중한..앱과 AR기술을 이용해서 영상으로 보이는 다양한 생물을 채집하는게 재밌었습니다. 다만 사진빨은 아르떼뮤지엄식 전시가 더 잘나와서 인스타그램에는 아르떼쪽이..

페이페이돔의 돔 야구 경기는 재밌었습니다. 우리도 돔 구장 좀 더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야구티켓 생각보다 안비싸더라고요. 일반석은 2~5천엔 정도.

나카스 강은 좁고 더럽지만 근처 분위기가 재밌고, 야타이 한국말로는 포차.. 스끼다시 오뎅국물 없어서 빡셉니다. 안주가 다 건조해.. 왜 다들 포차에서 라멘먹는지 알거같아요. 근데 일본의 꼬치구이는 진짜 어딜가도 다 일정수준이상 맛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야키토리를 안파는데가 없는데 맛없는곳이 없다시피함. 아니 이게 맛없기 어려운 조리법이기도 한데 얘네 식자재 자체가 퀄리티가 좀 좋나봐요.

텐진은 쇼핑하러 많이 가던데 저희는 거기 시간쓰러 못가봐서..


5. 군함도
큐슈에서 만난 친구가 다녀오고 나서 얘기해 준 바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조건이 강제노동 관련 안내를 하는부분이 같이 들어가는 거였는데 그런부분이 없다고 합니다. 해설도 영, 중, 일 뿐이고 한국어는 없다고. 가이드는 일본 근현대때 질 좋은 철, 광물 등을 납품하던 곳 정도로 설명한다는 듯.
바다가 잠잠하고 날씨가 좋으면 상륙 가능하지만 아닐때는 멀리서 보고 오는 투어라고 합니다. 상륙을 보장하지는 않고.. 시설물은 계속 무너지고 있대요. 근데 폐광 특성상 유지보수가 불가능해서 내버려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륙 시 건물 무너짐 등에 대한 사고는 전적으로 본인 책임이라고 서명해야한다고..

큐슈는 특히 조선시대부터 계속 한국과 가장 긴밀하게 교류해 온 지역이라고 하지만 이런거보면 좀 정나미가 떨어지기도..


종합:

큐슈는 서브컬쳐나 일본문화보다는 역사, 자연환경, 쇼핑 등에 관심이 있으면 더 매력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기차이동이 아무리 편해도 체력이 좀 필요하기 때문에 젊을때 갈 수록 더 좋은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쿄보다는 확실히 더 신경쓸게 많아요.
공항에서 시내까지 접근성도 좋고 거리 자체도 한국에서 짧아서 관광객들이 매우 많다보니 기본적으로 한국인이 가게에 방문하는게 어딜가나 대부분 익숙한점은 편하고, 그래서 직원들의 호불호도 명확하더라고요. 한국인에게 질려있는 사람과 한국인에게 친근한 사람.. ㅋㅋ
큐슈가 항상 함정인게 비용을 대충따져보면 오사카/도쿄보다 싼거같은데 가서 교통편 이용하다보면 별 차이가 안납니다.
그리고 도쿄보다 좀 더 음식이 짜다고 해야하나.. 일식이 입맛에 안맞으면 힘들거 같은 지역이에요.
말고기 쿠마모토 간 김에 먹어보고싶었는데 런치에 장사를 쉬는날이라서 못먹어본게 아쉽네요.

큐슈 지역을 다 돌아본다면 1,2주도 모자랄 거 같고, 하카타 및 그 근처만 돈다면 3박 4일정도로도 알찬 곳이라서 계획따라 즐기기 좋은 여행지인거같습니다. 북큐슈, 남큐슈, 큐슈전체, 하카타 근교 이런식으로 많이 나눠서 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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