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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02/02 17:12:26
Name   풀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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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2월의 책 독서모임 - 부끄러움


2월의 책 독서모임

2월에 함께 읽으실 책은 아니 에르노의 부끄러움입니다.


아니 에르노의 여덟 번째 소설로, 열두 살 때 노동계층 부모와 기독교 사립학교 사이의 간극을 체험하고 존재의 불편함을 느꼈던 원체험(기억에 각인되어 영향을 받게 되는 어린 시절의 체험)에 대한 회고이다. 《단순한 열정》을 발표하고 한동안 윤리적 논란에 휩싸였을 때 자전적 서사 그 이상을 제시함으로써 모든 논란을 잠재우고 작가로서 일대 전환을 이루어낸 작품이다.

-교보문고
                        
                    
홍자넷 회원분들 모두에게 공개된 독서모임으로 매 달 정해진 책을 각자 읽으시고,
한 달에 한 번 줌으로 책에 대해서 이야기나누는 시간을 가집니다.

완독을 목표로 하며 아주 느리게 진행하는 독서모임이니 부담없이 참여하시길 권합니다.

1.진도:

각자 진도를 정하셔서 읽으시면 좋을 듯합니다.

2. 리뷰:

책을 모두 읽으신 홍차넷 회원분들은
홍차넷 티타임, 매월 마지막주에, 이 글 아래에 책 소감에 대한 리뷰 내용을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리뷰를 다른 글로 나누니 링크가 많아져서 이 글에 리뷰 적어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3. 줌 모임 및 토론:

한 달에 한 번 줌 모임을 온라인으로 합니다.

책 읽으신 분들 모두에게 오픈되어 있습니다.

2월 26일 오후 2시 줌모임합니다.

4.책 선택:

다음달 읽으실 책을 줌모임 마지막에 추천해주시면 줌모임에서 이야기 나온 책을 참고해서 정하도록 할께요.   가독성이나 페이지수 등등을 참고해서 추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5. 이전 책 리뷰:

16. 2022년 1월의 책 - 독서후기: 자유론 https://redtea.kr/free/13472

15. 2022년 12월의 책 - 독서후기: 인생의 역사  https://redtea.kr/free/13362

14. 2022년 11월의 책 - 독서후기: 사라진 그림 https://redtea.kr/free/13290

13. 2022년 10월의 책 - 독서후기: 거대한 체스판 ‘https://redtea.kr/free/13199’

12. 2022년 9월의 책 - 독서후기: 엘너전에게 꽃을 'https://redtea.kr/free/13123

11. 2022년 8월의 책 - 독서후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https://redtea.kr/free/13042

10. 2022년 7월의 책 - 독서후기: 살아남은 그림들 https://redtea.kr/free/12966

9.2022년 6월의 책 - 독서후기: 무엇이 옳은가  https://redtea.kr/free/12884

8.2022년 5월의 책 - 독서후기: 모스크바의 신사 https://redtea.kr/free/12775

7.2022년 4월의 책 - 독서후기: 자화상  https://redtea.kr/free/12692

6.2022년 3월의 책 - 독서후기:어른의 문답법  https://redtea.kr/free/12566
5.2022년 2월의 책 - 독서후기: 죽음의 수용소 https://redtea.kr/free/12486


4.2022년 1월의 책 - 독서후기: 걷기의 인문학 https://redtea.kr/free/12399

3.2021년 12월의 책 -독서후기: 그랜드투어 https://redtea.kr/free/12318

2.2021년11월의 책 - 독서후기: 다른방식으로 보기 https://redtea.kr/pb/pb.php?id=free&no=12309



3


    편서풍
    이 책의 표지는 강렬했다.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려고 하니,
    직장 동료가 책 표지의 강렬함에 반해,
    책을 펴고 첫 소절을 읽기 시작했다.

    '6월 어느 일요일 정오가 지났을 무렵,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다.'

    동료는 첫머리부터 어떻게 이렇게 충격적인 문구를 처음부터 썼냐며
    경악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요즘 무슨 일이 있냐며 나를 위로해 주었다.

    팟케스트에서 들었던 카뮈의 <이방인>도 첫 문장이 강렬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팟케스트 사회자는 이 문구를 보... 더 보기
    이 책의 표지는 강렬했다.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려고 하니,
    직장 동료가 책 표지의 강렬함에 반해,
    책을 펴고 첫 소절을 읽기 시작했다.

    '6월 어느 일요일 정오가 지났을 무렵,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다.'

    동료는 첫머리부터 어떻게 이렇게 충격적인 문구를 처음부터 썼냐며
    경악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요즘 무슨 일이 있냐며 나를 위로해 주었다.

    팟케스트에서 들었던 카뮈의 <이방인>도 첫 문장이 강렬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팟케스트 사회자는 이 문구를 보자마자, 뒤를 다 읽지 않아도
    이 책은 대단한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더이상 뒤의 내용을 보지 않았다는 유머 섞인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책의 첫 인상이 참으로 강렬하고 계속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이 책표지의 '여성'이 생각하는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책을 계속 읽게 되었고, 말미에 가서 그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우리 존재의 모든 것이 부끄러움의 표식으로 변했다.
    마당의 오줌통, 함께 자는 방(공간 부족으로 인해 우리 계층이 대개 그렇듯
    나는 부모와 같은 방에서 잤다.) 어머니의 손찌검과 거친 욕설, 술에 취한 손님들과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친척들, 술에 취한 정도를 정확히 파악할 줄 알고 월말이면
    통조림으로 끼니를 때우는 우리 삶에 대한 정확한 인식, 오직 이 인식만으로도 내가 사립학교의
    무시와 경멸의 대상인 계층에 속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
    부끄러움이 몸에 배어버렸기 때문이다..(125쪽)'

    '책이 나온 뒤에는 다시는 책에 대해 말도 꺼낼 수 없고
    타인의 시선이 견딜 수 없게 되는 그런 책, 나는 항상
    그런 책을 쓰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열두 살에 느꼈던 부끄러움의 발치에라도
    따라가려면 어떤 책을 써야 할까?'(126쪽)

    책을 다 읽어 작가에 대해 검색을 해보았더니
    자신이 경험한 일만 쓰기로 유명한 분이시고,
    그것때문에 많은 갈등을 겪으신 분 같았다.

    하지만, 그러한 이슈를 떠나서 작가의 부끄러움은 나의 어린시절의 공감과도 비슷하고,
    사회적 차별과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자의적인, 혹은 타의적인, 신분 상승을
    꿈꾸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일지도 모르겠다. 공감이 간다.
    1
    편서풍님의 리뷰를 제가 책 다 읽기전까지 못읽겠더라구요. :) 오늘 마저 다 읽고 봅니다. 섬세하게 쓰신 리뷰에 크게 감명받습니다. 저도 앞으로 리뷰 열심히 써야겠다 싶어요.
    1
    부끄러움

    작가의 책이 두꺼운 페이지가 아니라는 안도감에
    나눠서 읽는 실수를 범한것이 큰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후반부를 읽으면서, 나의 나쁜 기억력으로 인해서 이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6월의 사건이
    도대체 뭐야? 라면서 헤매였는데 나중에 다시 책을 초반부부터 읽어보면서
    엄마와 아빠의 싸움, 정확히는 아버지가 낫을 들고 엄마를 죽이려고 했다는 사건이라는 것에
    조금은 허탈했다.

    독자로써 첫페이지의 이벤트에서 그 다음 이벤트는 무엇일까를 계속 궁금하게
    만들었는데 다음 이벤트가 없이 끝나게 되어서 뭔가 허무... 더 보기
    부끄러움

    작가의 책이 두꺼운 페이지가 아니라는 안도감에
    나눠서 읽는 실수를 범한것이 큰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후반부를 읽으면서, 나의 나쁜 기억력으로 인해서 이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6월의 사건이
    도대체 뭐야? 라면서 헤매였는데 나중에 다시 책을 초반부부터 읽어보면서
    엄마와 아빠의 싸움, 정확히는 아버지가 낫을 들고 엄마를 죽이려고 했다는 사건이라는 것에
    조금은 허탈했다.

    독자로써 첫페이지의 이벤트에서 그 다음 이벤트는 무엇일까를 계속 궁금하게
    만들었는데 다음 이벤트가 없이 끝나게 되어서 뭔가 허무하고 아쉬운 듯한 생각이 들어서였는데
    한편으로 작가의 소녀적이고 여린성격이구나 라는 생각도 얼핏들게 만들었다.

    심리적인 충격이 끼친 영향을 작가가 부끄러워하면서 담담하게 최대한 적을려고 했다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이미 어릴때 많은 폭력에 노출된 사회에서 자란 한국인인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폭력쯤이야 라고 가볍게 넘어간 독자들이 많지 않나 싶기도 하였다. 그러나 큰 장점은 아마도 작가가 조곤조곤하게 어릴때의 12세 소녀로써 풍경, 사회적인 시대상, 계층에 대한 인지, 관계에 대해서 내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에서 박완서 작가님이 생각나기도 하고 글로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점이 작가와 일반인인 글쓰기에 어려워하 나로서는 참 경이롭기도 했다.

    한편으로 나에게도 중요했던 이벤트들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할아버지의 폭력성, 밥상을 던져버리고 그를 바라본 손녀, 돌아가신 할머니의 생각이 문득 오버랩되기도 한다.

    그런점에서 이 작가의 내공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이야기에 많은 독자들이 개개인의 서사를 작가의 이야기에 대입시켜서 스스로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게 된다는 점

    또 다른 건,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아마도 작가 자신이 현재 자신의 위치 = 성공하고 저명한 상을 많이 받는 작가로 어릴때의 환경과 부모님의 싸움, 그리고 아마도 중산층경계선에 있었던 자신의 가족과 정체성 문제에 대하여 책에서 나온것처럼 과연 실제로 부끄러움이란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작가가 너무 나이브하지 않나
    싶은데 잘 모르겠다로 이 글을 마무리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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