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6/27 12:46:03수정됨
Name   당근매니아
Subject   이웃집 정상병자 후속 상황 보고
https://redtea.kr/free/13716

앞의 내용을 모르시는 분은 eagle부터 보고 오시면 좋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1. 글을 올린 이후 국회의원실과 구청, 방송국 등에 서명지와 이런저런 내용을 정리한 글을 뿌렸습니다.

2. 구청에 다른 주민 두명과 방문해서 면담을 진행했는데, 집이 지어진 땅은 서울시교육청, 개를 키우는 땅은 구청 땅이라더군요.  집은 '81년에 무허가 주택들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해주는 과정에서 노인에게 소유권이 부여되었다고 합니다.  지상권은 없으니 토지 무단점거 및 사용에 대한 비용만 청구되고 있고, 강제철거 등은 불가능한 상황.  거기다가 그것도 집이라고 가지고 있다 보니 임대주택으로 이사보내는 선택지도 막혔습니다.  건물등기는 없는데 구청에 무허가주택을 따로 관리하는 문서가 있더군요.

구청 땅은 원래 나무도 있고 벤치도 있고 해서 인근 주민들이 작은 쉼터처럼 쓰고 있었는데, 2000년대 초반 즈음에 노인이 맘대로 울타리를 치고 점거를 시작했습니다.  구청에 해당 점거 부분을 철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는데, 맘대로 할 수가 없고 법적 검토가 필요하답니다.  공원법 등이 적용되면 일전의 계곡 청소 같은 게 가능하겠지만, 그런 토지는 아니다 보니 미적거리네요.  

노인이 부지 앞뒤로 계속 시멘트질을 해가면서 점유면적을 넓혀가고 있는데, 그 부분은 수시 계도하겠다고만 합니다.  돌아가는 거 보면 이런 공유토지들 그냥 일단 점거하고 대충 뭉개면 비싼 서울땅값을 낼 필요 없이 현명한 부동산 소비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교육청은 돌아가는 상황에 아무 관심 없습니다.  애초에 자신들이 소유권을 방치한 탓에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뭐 근처에 교육청 직원이 사는 것도 아니니 알빠 아니겠죠.

4. 경찰에서도 계속 행정입원을 요구했고, 주민들도 행정입원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보건소에서 나와서 정신감정을 하더니 문제 없는 정상인이라더군요.  요즘은 정상인 기준이 많이 하향평준화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알콜중독과 피해망상도 정신병이 아니고, 주민들에게 물건을 집어던져대도 딱히 '피해'가 아닌 세상에 살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 노친네가 이 블럭이 아니라 길 건너 보건소 앞에서 소리 지르고 있었으면 달리 판단했을 거 같은데요.

5. 모 공중파 방송국 시사 프로그램에서 관심을 가지고 나와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저도 인터뷰 몇시간 하고 어쩌고 했는데, 일단은 7월 중순에 방영될 예정이라고는 합니다.  실제로 아이템이 된다고 최종적인 판단이 났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방송이 된다고 해도 뒷짐지고 있는 행정관청들이 과연 달리 움직일까 싶기도 합니다.

6. 그 와중에 노친네는 저에게 물건을 한번 더 집어던졌습니다.  소리 지르는 걸 방송용으로 찍고 있자니, 왜 찍냐면서 쇼파 다리 같은 걸 던지더라구요.  나사 부분에 맞았으면 꽤 다쳤을 거 같은데, 다행히 플라스틱 부분에 맞아서 외상은 안 났습니다.  경찰 신고해서 정식으로 사건 접수 했어요.  경찰 부르고 기다리고 있자니, 지가 불쌍한 노인이니 봐달라더군요.  퍽이나.

7. 몸살 기운을 참고 방송국 인터뷰를 2시간 정도 소화하고 돌아왔는데, 집주인에게 전세집 빼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9월에 다른 집으로 이사 갑니다.  아디오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011 일상/생각3대째 쓰는 만년필 ^^ 7 삶의지혜 23/07/01 2218 1
    14010 오프모임다음주 토요일 회 드시러 가시죵[마감] 29 소맥왕승키 23/07/01 2262 11
    14009 일상/생각비둘기야 미안하다 13 nothing 23/06/29 2409 7
    14008 정치전제주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진단해본 윤석열 (+문재인-이재명과 비교) 4 카르스 23/06/28 2421 10
    14007 일상/생각이웃집 정상병자 후속 상황 보고 12 당근매니아 23/06/27 2992 0
    14006 과학/기술유고시 대처능력은 어떻게 평가가 될까? - 위험 대응성 지표들 18 서포트벡터 23/06/26 2774 31
    14005 일상/생각명품가방과 와인에 대한 민낯 9 풀잎 23/06/26 2830 9
    14004 정치정부의 노동조합 회계 공개요구와 ILO 기본협약 제87호 간 충돌 4 당근매니아 23/06/26 1848 9
    14003 일상/생각어제의 설악산-한계령, 대청봉, 공룡능선. 2 산타는옴닉 23/06/25 2543 11
    14002 일상/생각한 시기를 보내며 든 생각들 2 골든햄스 23/06/25 1973 30
    14001 일상/생각저는 사이시옷 '법칙'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14 별길 23/06/25 2343 10
    14000 일상/생각 팝니다: 아기 신발. 사용한 적 없음. 6 큐리스 23/06/24 2276 5
    13999 방송/연예켠왕, 그리고 허강조류TV 1 당근매니아 23/06/24 1895 1
    13998 일상/생각똑같이 대하면 기분 나빠 하는 사람들의 심리? 8 ISTJ 23/06/23 2405 0
    13997 일상/생각출근전 와이프와의 소소한 대화가 너무 좋습니다. 13 큐리스 23/06/23 2451 11
    13996 영화스파이더맨 평론 모음입니다 4 다함께세차차 23/06/22 1891 0
    13995 방송/연예디즈니플러스에서 신작 드라마 나오네요 4 다함께세차차 23/06/21 2260 1
    13994 일상/생각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 최종 입니다 17 이웃집또털어 23/06/20 3636 30
    13993 꿀팁/강좌제초제 열전 (산소편) 5 바이엘 23/06/20 2685 8
    13992 오프모임6.21(수) 부산역 나단쿤의 생일 파티에 초대합니다 41 무더니 23/06/19 2507 9
    13991 오프모임6월22일 학동역 세종한우 7시 17 소맥왕승키 23/06/19 2244 4
    13989 게임[왕국의 눈물 리뷰]왕눈하기 전에 꼭 야숨부터 하세요. 18 자몽에이슬 23/06/19 5977 1
    13988 오프모임마감 - 24일 토요일 오후 6시 종각/종로 인근 18 소요 23/06/19 2128 3
    13987 오프모임[마감]가락몰 소고기 묵자 35 소맥왕승키 23/06/17 2408 5
    13986 IT/컴퓨터공간컴퓨팅 체험하기(?) 5 큐리스 23/06/16 2659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