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02/11 17:34:15
Name   은머리
Subject   이스라엘의 한니발 지침(Hannibal Directive)
1. 이스라엘군의 한니발 지침이란.

1986년 경 레바논의 헤즈볼라 극우무장단체가 3명의 이스라엘군을 생포. 그 장면을 바라보던 이스라엘군은 발포를 중지해야만 했고 이에 군 고위 관계자들이 한니발 지침을 만들어 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아군이 다치더라도 발포를 계속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이 지침은 점점 잔혹한 수위를 허용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2011년 하마스에 5년간 억류됐던 길라드 샬리트란 병사를 1000여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준 기억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합니다. 비록 1명을 구했지만 살인혐의가 확인된 1000명의 테러리스트를 잡는 데 걸린 5년의 세월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는 비난도 이어졌습니다. : SBS 뉴스].

저번 10.9 하마스 테러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2014년에 이스라엘군이 마지막으로 한니발 지침을 실행한 큰 정황이 있음. 그 후 국제법에도 저촉되고 논란이 커 명목상으로는 2016년에 중단됩니다.

2. 이스라엘 예비공군 대령 Nof Erez

Nof Erez는 이스라엘 예비공군 대령입니다. 2023년 7월 The Israel Times지의 한 기사에 그의 이름이 등장하는데요. 당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비민주적인 사법개혁에 반기를 든 시민들과 예비군들 중 한명이에요.  

이 사람이 10.9 하마스테러공격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이 있는데요. 10월 9일에 이스라엘군이 [대량] 한니발 지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지난 20년간 자신이 훈련을 받는 동안 이해하고 있던 한니발 지침은, 인질들이 한 차량에 갇혀 이동하는 것과 같은 경우 어느쪽 담을 향해 어디로 나 있는 길로 향할 것 같은지를 고려한다는 말을 하는데 너무 대충 말해서, 인질이 갇힌 차량의 방향을 예측해 적과 함께 사살하는 임무를 지는 걸 얘기하는 건지 인질을 나름 안전하게 지켜줄 방법을 강구하면서 공격한다는 말인지 잘 모르겠네요.

여튼 이번에는 수많은 차량들 중 어느 차들이 인질들이 타고 있는 차들인지 가늠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스라엘이 드론 등으로 무차별적인 반격을 했는데 정황으로 보아 대규모 한니발지침을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고요. 처음에는 명확한 한니발 지침은 없었다고는 하는데 거듭된 질문에 어느 수준에서 실행이 된 것 같다고 합니다. 드론이나 지상군들이 교전지역의 이스라엘 민간인 가구들을 폭발시키는 건 명령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고 공중의 드론이 인질과 적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 때의 이스라엘군에게 인질이 일단 보이면 '이거 한니발이다'가 된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지상군들이 인질들을 구출하는 동안 공중에서는 드론공격이 있었는데 지상군들과 드론팀과는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없이 둘이 따로국밥이었다고 하고요. 이 말은 이스라엘 지상군들이 처한 위험을 더불어 얘기하기 위함인 것 같네요.

3. Yasmin Porat
야스민 포랏은 10월 9일에 하마스인질로 잡혔다가 풀려나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에 대해 증언한 사람인데요. CNN에 나오는 인터뷰내용은 하마스의 만행만 짧게 담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는 이스라엘경찰들의, 인질의 생명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다수의 이스라엘 민간인이 사살당했다고 증언합니다.

10명의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문을 미친듯이 두드려댐. 자신을 포함한 4명의 인질들이 테러리스트들을 따라 근처의 한 집으로 가니 8명의 인질들이 더 있음. 이제 인질은 12명,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대략 40명. 테러리스트들은 인질들을 학대하지는 않았고 'very humanely' 대함. 질문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반문하니 일단 인질들을 지켜주고 있었고 마실 음료도 주고 하더라. 공포심이 어마어마했는데 진정시켜 주더라. 아무도 폭력적으로는 대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나한테는 미디어에서 말하는 일들(성폭행)이 일어나지 않았다.

납치범들이 우리더러 이스라엘 경찰을 부르라길래 부름. 2시간동안 같이 있으면서 이 여성은 인질들을 지키던 납치범들 중 한 두명과 마음이 통했고 한 명은 이스라엘경찰에 자수할 것을 결심. 이 여성을 방패삼아 자수를 완성하겠다 계획(자기 생각에 이스라엘 경찰이 이스라엘 여성을 죽이지는 않을 것이므로). 그 사람이 언질을 준 것은 아니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런 정황이었던 것 같다고 함. 남자가 같이 나가겠다고 했고 여성은 도착한 이스라엘경찰들에게 (자기가 있으니) 발포하지 말라 외쳤고 경찰은 진짜 발포를 멈춤. 마침 바깥의 잔디밭을 보니 이스라엘 민간인 대여섯명이 죽어 널부러져 있었음. 이스라엘경찰과 하마스대원들 사이의 엄청났던 교전으로 죽임을 당한 것. 또한 어떤 이스라엘 민간인집을 이스라엘 탱크가 폭파시켜 버림. 이 집에서 다른 이스라엘 여성 한 명만 겨우 살아남음. 인터뷰한 이 여성의 남편도 교전 중 죽고 다른 사람들 다 죽음. 이 여성은 하마스대원 한 명이 자수하겠다고 결심해 여성이 발포중지를 소리쳐 요구함으로써 분위기상 정말 발포중지를 운좋게 유도, 덕분에 살아남은 것. 자수한 하마스대원은 체포되어 심문받는 중이라고 근황을 알려 줌. 교전 중 수십 명의 이스라엘 공동체 지인들이 죽는 걸 봤다고 함.

4. 국제정치학자 John Mearsheimer
[It's quite clear that on October 7th a good number, we don't know what the number is, but a good number of the Israelis who were killed were not killed by Hamas, they were killed by the IDF(이스라엘 방어군).]
'10월 7일에 사망한 이스라엘인 중 상당수가 하마스에 의해 살해된 것이 아니라 IDF에 의해 살해된 것은 분명합니다.'(Deepl 번역)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을 주축으로 한 세계 정세를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John Mearsheimer의 글이나 영상을 찾아보시면 좋습니다. 글이 길어져서 이 분에 대한 건 아쉽게도 링크만 드리고 생략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live/HFb8Av76Gug?si=2GA2twG-nPWoirXg

한니발 지침과, 유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스라엘정부의 체계적인 프로파간다와, 그 프로파간다에 세뇌된 적지 않은 이스라엘인들이 팔레스타인 제노사이드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면화한 모습들을 보다 보면 지금 이스라엘이 도대체 왜 명백하게 제노사이드일 수밖에 없는 악행을 멈추지 않고 있는지가 이해가 됩니다. 현재 이스라엘 정부 또한 제노사이드가 뻔한 표현들을 숨기지 않고 노골적으로 하다가 남아프리카가 유엔재판소에 이스라엘을 제소하고 재판부에서 이스라엘은 일단 제노사이드 의지는 있어 보인다고 판결한 뒤 좀 자중하는 중이고요. 하마스 때문에 부득이하게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죽이게 되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은 그들에게 죽어 싸기 때문에 일말의 가책이 없이 살상을 벌이니까 저렇게나 엄청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구나...라는 것이 또렷이 이해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존 미어샤이머의 저서 중 '이스라엘 로비'라는 책이 있는데 저는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이 미국에 행사하는 막강한 로비력에 관한 얘기로, 전에 잠시 유대혐오범죄가 극성이었을 때나, 젊은 프로그레시브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이따금씩 유대인혐오자 낙인을 받곤 했을 적에, 그리고 영국에서는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이 유대인혐오자라고 기사가 곧잘 나오곤 했을 적에, 다른 한편 미국 언론에서는 유대인들이 미국을 쥐고 흔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일 뿐이라고 일갈하던데 지금 보니 그동안 극우유대인들이 미국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미국인들을 세뇌시켜 왔는지 너무너무 또렷하게 이해가 되네요.

*참고한 기사들과 영상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525053&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https://www.timesofisrael.com/several-reserve-pilots-tell-air-force-chief-they-wont-train-over-judicial-overhaul/
https://youtu.be/SkjRqAJYDUg?si=f99zLpeyVfXhw4-t
https://youtu.be/r63nmfbIUBA?si=5w4Jlxn2vZtZjS56
https://youtu.be/FHPWtxlzJ_c?si=07fd1vG1AFZmawDY
https://youtu.be/ziC95CJ8lU0?si=TetvfG829wHxUunu
https://youtu.be/SjhHhL_15Nw?si=vxFWd1414Drs9Bi0



6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652 6
    14626 음악[팝송] 걸 인 레드 새 앨범 "I'M DOING IT AGAIN BABY!" 김치찌개 24/04/27 39 0
    14625 의료/건강SOOD 양치법 + 큐라덴 리뷰 7 오레오 24/04/26 481 0
    14624 일상/생각5년 전, 그리고 5년 뒤의 나를 상상하며 6 kaestro 24/04/26 428 3
    14623 방송/연예요즘 우리나라 조용한 날이 없네요 6 니코니꺼니 24/04/26 870 0
    14622 IT/컴퓨터5년후 2029년의 애플과 구글 1 아침커피 24/04/25 437 0
    14621 기타[불판] 민희진 기자회견 63 치킨마요 24/04/25 1802 0
    14620 음악[팝송] 테일러 스위프트 새 앨범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김치찌개 24/04/24 153 1
    14619 일상/생각나는 다마고치를 가지고 욕조로 들어갔다. 8 자몽에이슬 24/04/24 616 17
    14618 일상/생각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했고, 이젠 아닙니다 18 kaestro 24/04/24 1155 17
    14617 정치이화영의 '술판 회유' 법정 진술, 언론은 왜 침묵했나 10 과학상자 24/04/23 848 10
    14616 꿀팁/강좌[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20 *alchemist* 24/04/23 694 15
    14615 경제어도어는 하이브꺼지만 22 절름발이이리 24/04/23 1452 8
    14614 IT/컴퓨터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2 kaestro 24/04/22 356 1
    14613 음악[팝송] 밴슨 분 새 앨범 "Fireworks & Rollerblades" 김치찌개 24/04/22 118 0
    14612 게임전투로 극복한 rpg의 한계 - 유니콘 오버로드 리뷰(2) 4 kaestro 24/04/21 344 0
    14611 사회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22 joel 24/04/20 1253 30
    14610 기타6070 기성세대들이 집 사기 쉬웠던 이유 33 홍당무 24/04/20 1581 0
    14609 문화/예술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5 kaestro 24/04/20 704 6
    14608 음악[팝송] 조니 올랜도 새 앨범 "The Ride" 김치찌개 24/04/20 136 1
    1460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편 15 kogang2001 24/04/19 398 8
    14606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4 kogang2001 24/04/19 371 10
    14605 게임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 극복 14 kaestro 24/04/19 562 2
    14604 일상/생각개인위키 제작기 6 와짱 24/04/17 831 12
    14603 정치정치는 다들 비슷해서 재미있지만, 그게 내이야기가 되면... 9 닭장군 24/04/16 1277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