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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8/02 16:41:20
Name   절름발이이리
Subject   엉엉
주말에 부산행을 보았다
별로 보고 싶어서 본건 아니었고
부모님을 모시고 보자니 이게 가장 적당해 보여서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보았다
뭐 예상대로 그리 훌륭하지 않다
다만 상기할 것은 내가 울었다는 것이다
공유가 별로 닮지 않은 딸애를 두고 울상을 지으니 느므 슬펐다
돌이켜보면 회사에서 단체 관람한 히말라야를 볼 때도 그랬다
나는 그 영화가 신파일 걸 알았고
예상대로 걸레짜듯이 눈물을 짜내려는 심보에 개탄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나는 울었다
물론 영화 볼 때는 상대적으로 감수성이 있긴 했지만
어쨌건 사이코패스 수준의 드라이함으로 가득했던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인가
나의 냉철한 시각은 흐물흐물한 눈물에 가리우는 것인가
이대로라면 (안봤지만) 7번방의 선물을 보고도 펑펑 울지도 모르고
(안봤지만) 클레멘타인을 보고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전화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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