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3/21 01:12:25
Name   팟저
Subject   채식주의자 - 90년대 이후 국내 여성 문학 속 일련의 작품군에 대한 단상
예전 티타임게시판 어느 댓글란에서 은머리님께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적 있습니다. 당시는 못 보고 넘어갔고 이제야 질문을 읽었는데 거기 답변을 달기엔 워낙 예전 글이기도 하거니와 다른 분들도 읽을만한 이야기다 싶어 올립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썼기에 타임라인에 쓰려고 했는데 분량상 올라가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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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redtea.kr/?b=3&n=4763&c=68574

"(한강의)채식주의자가 그렇게 똥이에요?"라고 질문하셨죠. 뭐, 질문자께서 궁금한 건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좋은 소설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왜 좋은 소설이 아니냐일테니 대답은 여기에 맞춰보겠습니다.

관찰자인 남편의 시점에서 중심인물인 아내에 대해 평범한 여자고 내가 기대한 건 딱 그것이었을뿐 딱히 사랑과 같은 특별한 무언가 때문은 아니다... 운운하며 건조하게(보이려는 표현들로) 묘사하다가 특정 사건을 계기로 그녀에게 위화감을 느끼는 걸로 소설이 시작, 그녀와 남편 사이에 긴장이 조성되고 이 긴장 관계 사이에서 그녀가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특별한 사람이었으며 알고 보면 정말 (여자를 억압하는 한국 사회의 자의식을 내면화하여)부인을 실질적으로 평범하고 문학적으로 평범치 않게 억압하던 건 남편이라는 걸 암시하여 이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는 깨달아 나름의 파국을 맞이하는 결말.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요약한 거냐고요? 90년대 중반에 쓰여진 은희경 [아내의 상자]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2010년대 초반에 쓰여진 김숨의 [왼손잡이 여인] 이야기고요. 2000년대 중반 즈음 쓰여진 한강의 채식주의자 이야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 셋뿐만 아니라 그외 은희경 아내의 상자 이후 이십여년 간 한국 문단내 여류작가들로부터 줄기차게 쓰여져온 특정한 작품군 유형이기도 합니다. 저 특정 사건이란 게 아내가 자기 자신을 담는 상자를 만들기 시작하면 [아내의 상자]고 남편 눈에는 멀쩡히 보이는 오른손이 잘렸다고 말하며 왼손만 써대는 건 [왼손잡이 여인]이고 육식을 거부하며 채식을 시작하면 [채식주의자]입니다. 어이가 없는데 어이없다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자주 반복되어 이제는 저걸 하나의 장르라고 불러야할 정도로 정형화된 작품들이죠.

아니, 유사한 주제야 사실 문학에서 많고 많습니다. 유사한 주제를 다루며 유사한 소재를 채택하는 것도 드물지 않고요. 대표적으로 학교를 통해 정치와 민주주의를 말한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 전상국의 [우상의 눈물],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그렇죠. 간혹 덜떨어진 인간들이 저걸 보고 표절이네 어쩌네하는데 말 그대로 쉰소리일 뿐이고요. 전개와 접근 방식, 그로 인해 도출되는 결말(과 이것이 암시하는 궁극적인 주제의식이) 모두 판이한데요. 헌데 저 모두와 더불어 인물 설정과 작중 구도까지 비슷하다면... 이건 사법적인 맥락에서 표절은 아니더라도 보는 이를 낯뜨겁게 만들죠. 사실 주제니 소재 채택은 의외로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움베르트 에코 [장미의 이름]과 이인화 [영원한 제국]이 주제가 같고 소재가 비슷하진 않거든요. 차라리 정반대에 가깝죠. 하지만 두 소설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분명 비슷한 구도와 전개 방식으로 인해 그 영향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고, 그래서 이인화가 패러디 운운한 거기도 하고요. 한편 주제와 소재 채택의 공통점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둘러싼 표절 논란과 같은 경우가 아닌 한에야 일반 독자 입장에선 잘 의식하기도 어렵고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논란이 된 건 뭐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이문열이 싫어서 나온 썰에 가깝습니다.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조차 패러디라는 말로 넘어가야 했는데 여기에 주제와 소재 채택까지 접점이 있다면? 네... 이건 거의 전근대에, 그리고 근대 이후로는 통속 문학과 대중예술에서 볼법한 아류작들의 향연이라고 할만하죠. 그저 유사한 주제의 작품이다, 혹은 같은 계열의 작품이다...라는 표현은 최윤의 [하나코는 없다][아내의 상자] 사이에서나 성립할 표현이고요. 아니, 하다 못해 김형경의 [담배 피우는 여자][아내의 상자]처럼 화자 정도는 달라야죠. 그런데 채식주의자를 쓴 한강과 [왼손잡이 여인]을 쓴 김숨은 어떤가요. 전동조의 [묵향]을 보고 [소드 엠퍼러]를 쓴 김정률이 저 작가들보다 부지런했던 거 같거든요. 무협 세계에서 판타지 세계로 차원이동하던 묵향과 달리 우리의 소드 엠퍼러는 외계인이 침략한 미래의 한국 사회->무협 시대->판타지 시대->다시 미래의 한국 사회로 좀 바뀌지 않습니까?

그나마 한강이 김훈처럼 밀도 높은 사장과 (비교적)치밀한 구성미에 방점을 둔 작가였다면 읽는 맛이라도 있을테고 이것만으로도 고유의 문학적 가치를 상정해볼 수 있겠죠(하긴 그런 구성이 가능하면 애초에 구도까지 유사하게 가져가진 않겠지만). 헌데 한강은 철저하게 작품 속 중심 이미지에 방점을 찍고 소설을 쓰는 작가거든요. 사장 이야기를 하면 말이 길어질테니 패스하고(다만 한마디쯤 하자면 몇개월 전 홍차넷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던 작가 권여선의 [처녀치마]와 비교해서 읽어보면 진정 문학적인 사장이 무엇이며 한강이 여기에 장점이 있는 작가가 아닌지 알기 쉬울 겁니다) 구성의 측면에서도 채식주의자 연작은 아쉬움이 있는데요. 당장 몽고반점에서 처제와 성관계를 맺음으로써 자기 마음 속 그림을 완성하려 결심하고 '그림'에 요구되는 분장을 위해 전 애인을 찾은 남자에게 갑자기 붓칠하다 말고 성적으로 매료되어 찐한 키스를 나누는 남자의 전 여자...와 같은 장면은, 작품의 주제와 중심 이미지를 고려할 때 왜 넣었는지 이해는 가면서도 너무 노골적일 뿐더러 전체 흐름상 워낙 맥락이 없어서 눈을 감고 싶을 정돕니다. 저 전 애인이란 결국 무협지에 곧잘 등장하는, 깨달음을 얻어 강해진 주인공이 필생의 숙적을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전과 비교해 얼마나 고강한 무공을 갖게 되었는지 알려주는 중간 보스의 포지션인데요. 그런 중간 보스들도 몽고반점 속 화자와 전 애인이 입 맞추는 과정보단 그럴싸한 맥락 속에서 주인공과 싸웁니다.

네... 뭐 그렇습니다. 읽고 있으면 진짜 표절을 한 신경숙이 차라리 한국 작가 중에선 부지런한 축에 속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아내의 상자]가 집필될 즈음 평론가들이 일련의 여류 작가들이 집필하는 비슷한 주제의 작품들을 보며 정치적으로 진보적이지만 문학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을 지적했는데 어느새 그조차 옛날 이야기가 됐네요.




19
  • 그렇군요.
  • 한강 선생님 디스는 춫천


채식주의자 읽으면서 왼손잡이 여인이 자꾸 생각났는데 저만 그랬던 게 아니군요.
은머리
아..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기존의 틀을 답습한 것에 그칠뿐이란 말씀이군요. 저야 말씀하신 작품 중 읽어본 것이 단 한편도 없는지라 그런가부다.. 하게 되는데 이런 비판은 메이저언론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지라 꽤 솔깃하네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제가 대학다닐 때 운동권에 있던 선배가 비판을 많이 했는데 비판의 요는 사태를 알게 된 교사가 마지막에 모든 문제를 일괄타결하는 구성을 두고 교사는 미국이며 강대국 미국을 구원자로 상정해 놓고 문제를 타파한 거라며 반 아이들의 자주적인 문제해결이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불평을 하더라고요. 참 미국 싫어하는 좌빠리 선배였던 듯 ㅋㅋㅋㅋㅋㅋ.

따로 글도 파주시고 정말 고맙습니다.
그래서 팟저님이 은머리님에게 채식주의자=똥인 이유를 납득시키는 데 성공하셨나요? 실패하셨나요? ㅋㅋ
은머리
예술작품이 훌륭한 가장 커다란 이유는 독자성, 창의성인데 기존 몇몇 작가들의 기조를 답습한 것에 지나지 않다면 이거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닌가 해요. 특히나 예술적 가치에 민감한 분들에겐 치명적일 거란 생각이에요. 전 좀 단순해서 모든 작품들을 읽었대도 잘 깨닫지 못했을 거예요.
아 제가 그런 걸 여쭤본 것은 팟저님의 글이 제가 기대했던 내용과 좀 달라서였어요... 아마 팟저님은 그 소설을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쓰셨기 때문에 작품 외적인 이야기를 하셨던가 봐요. 저는 채식주의자 말고 은희경이나 김숨의 소설 같은 것은 하나도 읽지 않았는데 그래도 채식주의자=ㄷㄷ라고 생각했거든요. 본문이 채식주의자를 읽지 않은 분들에게 잘 전달되는 이야기인가가 궁금했어요.
그걸 한강의 채식주의자만 읽었으나 뭐가 별로인지 모를 독자를 상대로 설명하려면 이제 (얼마 전 홍차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 만큼)권여선 소설과 (적절한 사례는 아닌데 워낙 이 부분에 강점이 있는 한국 작가가 잘 없다보니)김훈 소설을 발췌하면서 문학적으로 탁월한 사장과 구성은 무엇을 뜻하는지 밝혀서 독자가 어렴풋이 느껴왔지만 특정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건드리고 그런 점에서 채식주의자와 몽고반점이 어떻게 이 부분에서 묘미를 찾기 어려우며 결국은 그 형상화하고자 하는 중심 이미지로만 환원될 수밖에 없는지(그리고 그 중심 이미지가 그동안 얼... 더 보기
그걸 한강의 채식주의자만 읽었으나 뭐가 별로인지 모를 독자를 상대로 설명하려면 이제 (얼마 전 홍차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 만큼)권여선 소설과 (적절한 사례는 아닌데 워낙 이 부분에 강점이 있는 한국 작가가 잘 없다보니)김훈 소설을 발췌하면서 문학적으로 탁월한 사장과 구성은 무엇을 뜻하는지 밝혀서 독자가 어렴풋이 느껴왔지만 특정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건드리고 그런 점에서 채식주의자와 몽고반점이 어떻게 이 부분에서 묘미를 찾기 어려우며 결국은 그 형상화하고자 하는 중심 이미지로만 환원될 수밖에 없는지(그리고 그 중심 이미지가 그동안 얼마나 닳고 닳을 만치 반복되온 것인지)를 이야기하고 납득시켜야하는데 그건 성의가 필요하면서도 딱히 제 자신에게 흥미로울 피드백을 얻긴 어려울 글일테니까요. 사실 예전 권여선이 화제가 될때 권여선 소설을 통해 문학적으로 잘 쓰인 글이 무언지 말해볼까 싶었는데 이것저것 발췌하다가 걍 덮었네요 ㅋㅋㅋ 알만할 놈들은 말 안해도 알 거고 모를 사람들은 내게 재밌을 댓글을 달아주지도 않을텐데 써서 뭐하나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물론 귀찮은 게 가장 큰 이유였고요.
http://redtea.kr/pb/view.php?id=timeline&no=28994

여기에서 밝힌대로 원하는 글을 완성하게 되면 홍차넷에서 올려서 댓글 받는 게 아니라 어딘가 출품해서 평론상을 받고 등단하겠지요? 한강은 모르겠고 권여선은 평론을 잘 써내면 가능할...
평론으로 쓸 건 못되고 문창과 지망하는 고교생들을 상대로 한 작문시간, 가이드로 쓸 법은 하겠네요.
사스가 귀차니즘은 인류의 적이에요.
어처구니없이 간단하게 하나 기억나는 게 주인공 부부가 참석했던 으리으리한 한정식집 주 메뉴로 깐풍기랑 잡채가 나왔던 거네요. 제가 그런 곳을 잘 안 다니긴 하는데, 혹시 고급 한정식에 그런 메뉴를 쓰는 집들이 있었나요? 2천년대 중반에...
음, 그런 가게를 말씀하시는 게 아니라 그런 장면이 나오는 작품 말씀하시는 거죠? 저도 비슷한 장면 소설들이 생각나긴 하는데 정확한 제목이 기억나지 않네요. 제가 봤던 건 소시민인 주인공 부부가 어쩌다 그런 가게에 초대되거나 뭐 잘 사는 친구 부부가 가자고 했던 거였나 그 비슷한 장면이었던 것 같은데...
아뇨 그런 가게... 서민음식에 가까운 잡채랑 중화요리 깐풍기를 서비스하는 고급 한정식집. 너무 이상하잖아요. 허위의 만찬 배경으로 그리기에는.
고급...이 어느 정도인진 모르겠는데 2000년대 중반 대강 1인 10만원 안밖에서 그런 집들 있긴 했습니다. 보통 교외에 많았고... 마포 어디에도 하나 있긴 했던 거 같은데 가물가물하네요. 둘 다 나왔는지도 모르겠고. 물론 뭐 깐풍기맛은 그냥 그랬고 잡채는 나쁘지 않긴 했네요. 그중 어느 집인지는 잊었는데 인상깊었던 건 마무리로 나왔던 김치말이국수네요. 짜지 않고 톡 쏘는 맛의 국물이 인상적이라 한번 더 갔었는데 그 다음번에는 그냥 그래서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크 진짜 있긴 있었군요. 저는 당연히 한강이 머릿속에서 안일하게 지어낸 메뉴라고 생각했더랬죠. 풀만 먹는 사람이 호화로운 사교 자리에 던져졌고 거기에 배열된 음식들이 풀떼기와 찬란한 대조를 이루어야 하는 나름 중요한 장면인데 너무 특징 없는 메뉴라고 생각했어요. 남편의 세속적 출세지향적 성격을 만족시켜 주어야 하는 메뉴임은 물론이고. 근데 한강은 나름 한정식집을 다녀 보고 리얼하게 고른(?) 메뉴였던가... 암튼 채식주의자를 읽고 나서 뭐가 이상한지 감이 안 오는 독자들도 설득할 수 있을 정도로 지뢰밭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
아... 맞다. 채식주의자에 그런 장면이 있었죠. 소설을 워낙 대강 봐서 뭔 얘기하시는 건가 싶었네요.
남편 캐릭터가 웃기긴 하죠. 저도 화자 때문에 첫번째 페이지부터 슬렁슬렁 읽게 되더라고요. 말씀하신대로 출세지향적인 남편이 오직 평범만을 기준으로 아내를 고른다는 것도 남성에 대한 이해가 있는 건가 싶었고 설혹 평범하다는 이유로 아내를 골랐다고 할지언정 설정상 그걸 자기 입으로 특정해서 말할법한 캐릭터는 아닌데요.
팟저 님// 첫 시작부터 뒤틀리기 시작했죠 ㅋㅋ 무감각하고 둔하고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첫 만남에서 아내의 모습을 그렇게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머리가 어떤 모양이고 신발은 뭘 신었고 시시콜콜 나열할 수 있을 정도로 관찰력이 있는 인물이라니. 화자 자체가 아예 하나부터 열까지 통일되어 있지 않지요. 진짜 처음부터 설렁설렁 읽게 되는 게 맞더라고요. 읽고 나면 허무하고.
예... 채식주의자고 몽고반점이고 작가가 인물들을 너무 생각없이, 특정한 주제와 이미지에 편의적으로 소모하죠. 일부 캐릭터만 그러면 괜찮은데 화자 또한 그렇게 다루고 있으니 시점과 구도, 상황의 일관성 모두 삐그덕거리고요. 눈 밝은 독자라면 첫페이지 몇문장만을 보고도 진지하게 읽을지 말지 고민할법한 소설인데요. 다른 무엇보다 이게 채식주의자 연작이 가진 가장 큰 문제일테고요. 대강 읽은 걸 대강 쓰다보니 이 중요한 걸 본문에 못 썼네요.
커피최고
전 하나도 읽지 않은 문알못인데, 팟저님의 비판이 굉장히 와닿았네요 ㄲㄲ
팟저님 성공!
호라타래
2222 저도 문알못인데 이 사이트에서의 논의에 엄청 영향을 받아요.
Beer Inside
그런 은유로 쓰여진 것은 맞는데, 그 선배가 자기 잘난체 좀 하고 싶어서 그랬을 겁니다.
할머니
ㅋㅋ 글이 맛나네요.
솔직한 감상으로 쓰신 글이라 그 나름의 가치를 갖는 리뷰인 것 같습니다.
다만 표현은 좀 순화해서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표현이 좀... 쎄요.
똥이라는 표현만 안쓰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운영진이다 보니 잔소리하는 느낌의 코멘트를 달게 되는 것 같은데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말씀드린김에 하나 더 말씀드리면 특히 제목에는 조금 더 신경을 써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제목이 도발적이면 분쟁이 나기도 쉽고, 보는이들의 불쾌감이 커서 그렇습니다.
예, 고치겠습니다. 그외에 [당장 몽고반점에서 처제와 떡을 쳐서 자기 마음 속 그림을 완성하려 결심하고]에서 '떡을 쳐서' 운운하는 표현도 쓰면서 살짝 갸웃하긴 했는데 이것도 다른 표현으로 바꾸어야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거부감없이 볼 수 있는 표현입니다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죠.
아무래도 좀 더 조심스러운 표현을 쓰면 다른 회원 분들이 배려에 감사해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알료사
와... 채식주의자 참 재미나게 읽었는데... 똥을 맛있게 먹었었군요... 축복받은 문알못...
레드벨벳의 Rookie가 훌륭한 음악인가 이런 것과 비슷한 문제죠. 한강 씨는 이제 아이돌이니까 욕해도 되면서 동시에 욕하면 안되는 작가입니다.
알료사
그... 번역하셨다는 분에게 저 소설들을 다 소개해준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군요... 한국에는 이런 소설이 발에 채이고 있단 말인가 ㄷㄷㄷ 할까요 ㅋ
예전에 기아트윈스님이 직접 만났던 에피소드를 썼던 적이 있는데... 기억 나는 건 다들 책을 안 읽고 읽은 척하면서 얘기했다는 정도?

저는 개인적으로 채식주의자라는 책의 가장 큰 문제는 재미가 없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팟저님 얘기도 쉽게 줄이면 구성도 진부한데 전개도 답답하고 문장도 평범하다는 것이죠. 다만 지금 팟저님이 쓰신 맥락처럼 여성 작가로서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평론을 활발하게 생산하고 새로운 기준점을 내놓고 있다는 것 자체로 문학적 의의는 이미 생겼다고 봐요.
그건 채식주의자의 의의가 아니라 맨부커의 의의...
여성 작가로서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저는 팟저님이 예로 들어주신 은희경 김숨 한강의 작품들이 왜 공히 화자를 '남성'으로 설정하고 여자를 객체로 두었는가, 왜 여성 작가들이 여성의 목소리를 작품에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필터링하고 우회하고 억압하는가 하는 것은 한 가지 중요한 (비판할 만한) 모티프라는 생각이 드네요.
은머리
그런데 '사장'이 몬가요;
二ッキョウ니쿄
사장님나파요
수사와 표현을 이르는 말입니다. 간단히 말해 문장이고요. 능숙한 사장을 구사하는 능력을 흔히 '필력'이라고 하죠.
은머리
대체로 카피투성이이면 사장이라도 중요한데 사장까지도 별로인가요;
그 사장 못쓰겠네여. You are fired!
별로...라는 건 기준에 따라 다르긴 한데 언급한 작품들과 차별화할 여지를 찾긴 어렵습니다.
기아트윈스
辭章일 거예요. 한문漢文 전통에서 쓰이는 말인데 사실 그냥 '글'이나 '문장' 같은 뜻이에요. 이게 요즘도 통용되는 비평어인지는 몰랐네용.
맨부커상을 받았는데도 박근혜가 축전을 안 보낸 이유.txt
곧내려갈게요
ㅋㅋㅋㅋㅋㅋ
문알못이지만 재밌게 읽었습니다. 과거엔 문학상 수상작 나오면 자주 사 읽었는데 참 오래전 이야기군요. 묵향과 소드엠퍼러 비교도 너무 찰집니다.
*alchemist*
몽고반점은 문체가 맘에 들어서 꽤 재미있게 읽었고... 한강이란 작가에 대해서 이곳저곳 추천(?)도 했었는데...
역시 전 문알못이었나 봅니다 ㅠ_ㅠ;;
타는저녁놀
몽고반점의 이상문학상 수상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상문학상이야 이제나 저제나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을 많이 받긴 하지만, 그래도 (제 생각으로는) 그 당시는 그나마 멀쩡했던 시절 같은데요. 아내의 상자를 읽어보지 않아서 저는 판단이 어렵습니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아내의 상자의 아류작이라면 어떻게 수상작으로 선정했는지가 의아하네요. 심지어 아내의 상자도 이상문학상 수상작이고요. 단순히 잊어버렸다고 할 정도로 수상의 간격이 결코 길지가 않아서... 몽고반점 심사평 찾아보고 싶은데 책이 본가에 있군요. 으.
먼저 아내의 상자의 아류작은 1부 채식주의자를 가리키지, 연작 중 2부인 몽고반점 이야기가 아니었고요.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을 받은 건... 시인의 별과 같은 예외 사례도 있긴 합니다만 이상문학상은 아무래도 소설의 구성, 기법적인 측면보다는 작품의 주제와 그 중심되는 이미지의 형상화 수준을 중점적으로 보니까요. 몽고반점은 본문에서 지적한 부분을 제외하면 기법적으로 큰 하자는 없거니와(더군다나 그 장면도 어쨌든 이미지의 형상화 차원에서 정당화 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채식주의자 정도로 클리셰화되지 않았던 구도를 차용했죠. 처제라는,... 더 보기
먼저 아내의 상자의 아류작은 1부 채식주의자를 가리키지, 연작 중 2부인 몽고반점 이야기가 아니었고요.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을 받은 건... 시인의 별과 같은 예외 사례도 있긴 합니다만 이상문학상은 아무래도 소설의 구성, 기법적인 측면보다는 작품의 주제와 그 중심되는 이미지의 형상화 수준을 중점적으로 보니까요. 몽고반점은 본문에서 지적한 부분을 제외하면 기법적으로 큰 하자는 없거니와(더군다나 그 장면도 어쨌든 이미지의 형상화 차원에서 정당화 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채식주의자 정도로 클리셰화되지 않았던 구도를 차용했죠. 처제라는, 중심인물의 캐릭터가 붕 뜬 감이 있습니다만 (채식주의자와 같이)작품의 화자가 흔들리는 게 치명적인 문제인 것과 반대로 의문으로 남는 중심인물은 기법 차원에서 별 문제거리가 되진 않거든요. 도리어 멜빌의 [바틀비][빌리버드], 혹은 핀천의 [제 49호 품목의 경매]와 같이 잘만 구사할 경우 소설의 특징적인 장점이 되기도 하고요(물론 몽고반점은 여기 해당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한강이 몽고반점이라는 중심 이미지를 작품 속에서 밀도 높게 형상화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죠.
열대어
주변에 온통 한강 선생님 칭찬과 찬양만 하는 사람만 있는데, 이런 시원한 글을 보니까 아침부터 개운합니다..
뭔가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신 느낌입니다
사나운나비
읽어본 거라곤 채식주의자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뿐인데... 정말 이해가 잘 가는데다 술술 읽혀서 순식간에 읽어버렸습니다. 아.. 한국의 여성문학계가 지금 그러했구나.. 그래서 까인거구나.. 싶었네요. 그래도 전 '처음'읽어서 그런가 채식주의자는 재미지게 읽었어요. 오히려 뒤에 붙은 해설은 뭔소린지 하나도 이해를 못하겠어서 그냥 스킵해버렸습니다.
읽다보니 책을 좀 더 읽고싶어지네요. 좀 더 깊게 생각하고, 좀 더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제가 볼 때는 그동안에 썼던 거랑 반응 비슷한데ㅋㅋ 반응이 열렬하다기 보다는 논쟁할 만한 게 없다보니 대화가 무던하게 잘 진행되는 느낌이랄까요.
나방맨
채식주의자 초반부 좀 읽어보려다가 읽기 싫어서 덮었는데 좋은 변명이 되었습니다...
호에로펜
선생님은 노벨상 수상작을 알아보지 못한 문학 알못이셨군요... 이젠 댓글조차 달지 못하겠지만요..

문학상 수상 소식 듣고 이 글 보니까 재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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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성지 순례 왔습니다. 근데 12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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