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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5/19 22:47:03
Name   별비
Subject   국내 축구 이야기들 : 2017-2
K리그를 비롯한 국내외 대회는 어느 정도 초반 윤곽이 잡혔고, 올해 가장 큰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U-20 월드컵이 내일 개막합니다.
그 동안의 소식들을 아는 대로 모아봤습니다.


#. 국가대표



5월에는 주중 리그경기와 대륙간컵 경기들을 소화하느라 다음 A매치 기간은 6월에 있습니다. 다음 경기인 카타르전과, 6월에 조별리그 경기가 한 경기 밖에 없는 걸 이용한 친선경기인 이라크전을 대비한 명단 발표가 22일에 있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코치진에 변화가 있었는데, 수석코치로 정해성이 부임했습니다. 대표팀에서 여러번 코치로 활동했었고, 프로팀 감독까지 경험한 활약한 베테랑이라 슈틸리케 감독에게 조언과 견제의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코칭 스태프들이 단합대회를 갔다고 하니, 그래도 이번에는...이라는 시선의 기대감이 듭니다.
그리고 차두리 전력분석관이 하차했죠. 라이센스 문제도 있었고, 코치도 아닌 전력분석관이라는 직에 부임 기자회견까지 한 걸 생각해보면 지위에 비해 너무 큰 부담을 지워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과론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부임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잘못 끼워진 톱니바퀴에 계속 보강공사를 해왔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차두리라는 인물이 이렇게 소모될 자원이 아니기 때문에,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합니다.



#. U-20 대표



20세 이하 월드컵이 드디어 내일 개막합니다. 지난 글 이후로 국내 팀과의 연습경기가 세 차례 있었죠. 수원FC(2 : 3 패), 전주대(1 : 0 승), 그리고 화제를 불러모은 전북과의 경기.

전북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에겐 대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충격인데, 왜냐하면 전북은 국내의 다른 팀과는 연습경기를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기량 좋은 선수들을 긁어모으다시피 한 스쿼드를 가지고 있어서 구단 내 청백전만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있었거든요. 신태용 감독이 직접 최강희 감독에게 요청한 것도 있고, 전북 입장에서도 월드컵이 끝나면 전주성으로 돌아가야 하니 완전히 바뀐 홈경기장에 대한 적응훈련 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의 경기력 점검이라는하는 실리도 있고, 이번 대회의 개최국의 입장이라 도와줘야 한다는 대승적인 차원(...)까지 합쳐져서 성사된 연습경기라 할 수 있겠습니디.

사실 연습경기 시점에서의 전북의 사정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핵심 자원인 두 명의 이재성과 로페즈는 부상, 이들의 공백을 잘 메꿔주며 활약했던 이승기와 장윤호도 부상, 김신욱은 연속으로 풀타임을 뛰었기 때문에 휴식, 야심차게 영입한 마졸라는 (지금까지도)생성선수 상태(...)라 수비진만 정상이지 스쿼드가 반쯤은 붕괴된 만신창이 상태였거든요.
그동안 U-20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이 시원시원했기 때문에 전북과도 할만하다라는 국뽕맞은 의견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론 얼마나 처참하게 깨질까가 관전 포인트였습니다. 대표팀은 그 때까지 체력훈련 중이었으니까요.
결과는 0 : 3의 완패. 경기 시작하고 10분만에 전북이 두 골을 집어넣더니 힘을 쭉 빼버렸습니다. 그럼에도 전북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1군 자원을 기용한 전반전엔 내내 얻어맞기만 했고, 로테이션 멤버들과 올해 입단한 22~23세의 신인들을 주로 내보낸 후반전에선 기세를 회복하긴 했지만 주도권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수비는 에델에게 말 그대로 유린당했고, 미드필드는 압박에 숨도 못 쉬었으며, 공격은 김민재를 넘지 못하고 모두 말끔하게 지워졌습니다. 특히 김민재는 2달만 일찍 태어났으면 이번 대표팀에도 들어갈 수 있는 자원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체력과 조직력 이전에 선수 개개인의 능력차이가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북과의 경기 이후에 발표한 최종 명단은 직전 소집 명단에서 네 명만 빠진 명단입니다.

GK  송범근(고려대), 안준수(세레소 오사카, 일본), 이준(연세대)

DF  김민호, 이정문(연세대), 우찬양(포항), 윤종규(FC 서울), 이상민(숭실대), 이유현(전남드래곤즈), 정태욱(아주대)

MF  강지훈(용인대), 임민혁(FC 서울), 백승호(FC 바르셀로나B, 스페인), 이상헌(울산), 이승모(포항), 이승우(FC 바르셀로나 후베닐A, 스페인), 이진현(성균관대), 한찬희(전남), 김승우(연세대)

FW  조영욱(고려대), 하승운(연세대)

월드컵보다는 스쿼드 총 인원이 적기 때문에 베스트 일레븐은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선수들을, 그 외엔 멀티플레이어 중심의 선수선발입니다.
명단 발표 이후 본선 진출 국가들과의 친선전까지 치르면서 모든 준비를 마무리하고, (가능하다면)6월 11일까지 쉬지 않고 달려가야 합니다.

<평가전>
5/8 vs 사우디아라비아(파주, 3 : 1 승)
5/11 vs 우루과이(청주, 2 : 0 승)
5/14 vs 세네갈(고양, 2 : 2 무)

<조별리그>
5/20 vs 기니(전주, 8시)
5/23 vs 아르헨티나(전주, 8시)
5/26 vs 잉글랜드(수원, 8시)

<16강 진출시 토너먼트>
- 1위진출
5/31 vs CDE조 와일드카드(전주, 8시) → 6/4 대전, 6시 → 6/8 대전, 5시 → 6/11 수원

- 2위진출
5/30 C조 2위(천안, 8시) → 6/4 전주, 3시 → 6/8 전주, 8시 → 6/11 수원

- 3위 와일드카드 진출
5/30 vs B조 1위5시 천안() → 6/4 대전, 6시 → 6/8 대전, 5시 → 6/11 수원
혹은
5/30 vs C조 1위(제주, 8시) → 6/4 전주, 3시 → 6/8 전주, 8시 → 6/11 수원


본선 경기와는 별개로 이번 U-20 월드컵 개최로 대회기간동안 제법 많은 팀들이 피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인천 : 인천 유나이티드(K리그 클래식), 인천 현대제철 레드엔젤스(WK리그)
수원 : 수원 삼성 블루윙즈(K리그 클래식), 수원FC(K리그 챌린지)
대전 : 대전 시티즌(K리그 챌린지)
천안 : 천안시청(내셔널리그)
전주 : 전북 현대 모터스(K리그 클래식)
제주 : 제주 유나이티드(K리그 클래식)

여기 적힌 팀들은 개최 기간 동안 홈경기를 다른 구장으로 옮겨서 치르거나 기간 내내 원정경기만 다녀야 합니다. 홈구장이 대회 진행에 사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근처에 있는 구장도 각국 대표팀들의 훈련장으로 제공해야 하거든요. 전북의 경우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의 대대적인 보수공사도 진행했으므로 이미 원조 전주성이라고 할 수 있는 전주종합운동장으로 홈구장을 옮겼죠. 거기에 전북과 수원 삼성, 대전은 클럽 하우스까지 연습구장으로 제공합니다. 고생이 여간 큰 게 아니죠.



#. K리그



클래식은 정확히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상위권의 승점격차가 좁아서 한두경기만 미끄러지면 하위권의 직행열차를 탈 수 있습니다.
전북은 2경기 5골대에, 광주전에선 심판 장난질에 스쿼드까지 완전히 무너저 내리면서 순위가 중간에 바뀌기도 했지만 어찌저찌 1위를 지켰고, 제주가 무서운 기세로 선두권을 질주중입니다. 1위를 잠깐이지만 빼앗기도 했구요.
개인적으로 예상 외의 팀이 포항인데, 겨울 이적시장이 찬바람 그 자체였거든요. 작년과의 큰 차이가 있다면 수석코치 자리에 포항의 레전드인 김기동이 있다는 점인데, 이 때문에 포항다운 경기가 돌아왔다고 할 수 있겠죠.
[(오기가 있었습니다. 난데없이 소속 인물들의 성이 뒤바뀌어버린 포항과 수원 삼성 팬들에게 사과드립니다.)]
하위권에서는 전남이 상승세입니다. 사실 지난 연패도 상대가 강력했고, 운도 따라주지 않았거든요. 대구는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고 인천은 경기력을 따지기 전에 그 외의 문제로 잃은 승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지난 글에 심판 판정에 대한 글을 썼었는데,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오심은 주간 오심의 수준으로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것도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것들만 골라서요. 모든 팀이 골고루 오심의 피해를 본다면 그래도 부글부글 하면서 넘어갈 수 있는 핑계라도 만들어지는데, 문제는 오심을 당하는 팀만 계속 당한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팀들이 참다 못해서 구단주가 기자회견까지 한 광주와 인천, 그리고 의외의 팀으로 보일 수도 있는 전북.
광주는 스플릿 결정 직전의 경기에서 오심으로 상위스플릿 진출에 실패하는 등 예전부터 굵직굵직한 오심을 당해왔고, 인천은 이번 시즌 매 경기마다 멀쩡한 골 취소, 잘못된 퇴장 판정, 잘못된 PK판정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의 오심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북은 연맹 통계로 밝혀진 이번 시즌 오심의 최다 피해자죠.
심판들이 신뢰를 얻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이긴 합니다.




챌린지에선 경남의 기세가 엄청납니다. 시즌 개막하고 나서 아직까지 무패행진중인데, 이 중심엔 말컹이 있습니다. 다른 선수와의 계약이 틀어져서 급하게 임대영입했다고 알려졌는데 제대로 대박이 터졌죠. 수요일에 완전영입 오피셜까지 띄우면서 꽉 잡아버렸습니다.
부산은 이정협의 화력쇼가 있었죠. 지난 아산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게 부산 입장에선 아쉬울 정도. 이번시즌 홈구장을 구덕으로 옮긴 것도 그렇고, 좋은 흐름으로 부산의 축구 열기를 다시 살릴지 기대를 해 봄직 합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승점 자판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한 팀이 안양이었는데, 그 뒤로 귀신같이 연승을 했습니다(...). 승패마진을 0으로 맞추면서 중위권에 안착.
의외의 모습을 보인 두 팀이 있는데 안산과 성남입니다. 안산을 보면 내셔널리그 최상위권 팀은 챌린지 히위권 팀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겠구나 싶죠. 성남은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면서 가까스로 꼴찌탈출에 성공했지만 팀 재정의 문제가 있어서 여전히 불안한 상태입니다. 대전은 수비진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최다실점으로 최하위입니다.



#. ACL

조별리그 일정을 모두 소화했습니다. 국내 팀들 중에선 제주만이 살아남았죠. 대신 일본 클럽의 기세가 엄청났고, 무앙통의 선전도 있었습니다.



울산은 나머지 일정이 험난했습니다. 태국 원정과 호주 원정이 남아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무앙통에게 패배, 가시마에게 대패를 당하면서 일찌감치 탈락했습니다. E조는 무앙통이 이변을 일으키긴 했지만 그 전에 울산의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FC 서울은 먼지같은 가능성만 남아있었을 뿐 사실상 탈락이었죠. 4차전이 최상의 시나리오로 흘러가면서 그 먼지같은 가능성을 살리려는 희망고문을 시작했지만 곧바로 상하이 상강에게 대패. 리그 경기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수원 삼성은 약간 희망적이었습니다. 이스턴이 승점자판기 신세라 나머지 팀과의 경기만 신경쓰면 되었고, 원정경기가 광저우 원정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홈에서 가와사키에게 일격을 맞아서 광저우를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생겼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탈락했습니다. 5차전의 패배가 여러모로 치명적인 셈.



한국팀 중에서 분위기가 가장 좋았던 제주는 4차전에서 애들레이드에게 패배하면서 주춤했는데, 장쑤를 원정에서 잡아버리더니 기세를 타고 감바 오사카전마저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장쑤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 상대는 F조 1위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입니다.



#. FA컵



5라운드까지 진행되었죠. 4라운드에선 부천이 전북을 또 잡았고, 안양은 선수와 팬들 모두 아름다울만큼 처절한 모습을 보여주며 FC서울에게 패배했습니다. 이를 바득바득 갈았던 만큼 준비를 엄청나게 한 것이 느껴지더군요.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이 딱 맞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5라운드에선 주전이 총출동한 FC 서울이 로테이션 멤버 위주로 출전한 부산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는 이변이 벌어졌습니다. 성남은 강원에게 승리하면서 지난 승강전의 복수에 성공. 유일하게 프로팀들의 경기가 아니었던 포천시민축구단과 목포시청의 경기는 목포시청의 승리로 끝났죠. 이제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은 프로가 아닌 팀은 목포시청이 유일합니다.
16강 경기중에 아직 치러지지 않은 경기는 제주와 수원 삼성의 경기인데, 이 경기는 6월 6일로 미뤄져서 치러집니다. 위에 썼던 홈경기장의 문제도 있고, 일정의 문제도 있구요.

다음 경기가 8월에 있어서 당분간 신경 쓸 일은 없지만 전반기에 보인 문제점을 얼마나 보강하는가와 내셔널리그 소속인 목포시청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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