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8/02 00:22:33
Name   Xayide
Subject   꿈만으로도 행복한 게임 리뷰어의 길
저는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어릴 때, 어머니는 언제나 제게 동화책을 읽어주셨고
제가 초등학교 때는 초등학생용 교육만화 전집을 두 가지 정도 사 주셨었지요.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같이 어울리며
다른 책을 좋아하는 친구도 만났었지요.


마음을 흔드는 글을 읽을 때마다
나도 그렇게 쓰고 싶다 생각하고

처음으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었을 땐
혼자 명상에 잠겨 시간을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전 제 한계를 깨달았습니다.

소설 투고 사이트에서 소설을 썼을 때
친구들과 쓴 소설을 나눴을 때

'건조하다'

라는 글은 언제나 있었습니다.


묘사는 언제나 부족했고
상황 설명은 핵심만을 담고 있었고
그래서 언제나 진행되는 상황에 비해 글은 짧았습니다.



그래서 부족한 묘사를 그림으로 메꾸기 위해
한번 웹툰으로 그릴까 잠깐 생각했지만
초등학교 때 미술학원에서 들었던

"얘는 이론은 빠삭한데 실전은 대체 왜...."

라는 너무나도 안타까워하는 원장 선생님의 말에
나중에, 정말 나중에 돈을 벌게 되면
다시 미술학원에서 기초부터 다지자

라는 생각만 가지게 되었죠.



꿈을 바꿨던 건, 굶지마 리뷰였습니다.

http://todayhumor.com/?humorbest_971699

호평만이 가득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모두가 제 공략을 좋다고 평했습니다.

리뷰라는 특성상, 내가 경험한 것을 짧은 글 내에 함축해서 전달하기엔 너무나도 알맞았습니다.

심지어, 오유에서 했던 리뷰 대회에서는 조회수 대비 추천수가 제일 많았었지요.

http://todayhumor.com/?humorbest_984895



전 여자친구도 제가 써주는 과거 회상글은 언제나 좋아했었습니다.

일 하면서 짧게짧게 읽어도 빨리 읽을 수 있어서
그래서 읽는 속도가 빠르고 피드백도 빨리 할 수 있어서.



나중에는 제 글이 구 리그베다 위키, 현 나무위키에 영향까지 주었습니다.

https://namu.wiki/w/%EC%8A%A4%ED%83%80%ED%81%AC%EB%9E%98%ED%94%84%ED%8A%B8%202/%EC%BA%A0%ED%8E%98%EC%9D%B8/%EA%B5%B0%EB%8B%A8%EC%9D%98%20%EC%8B%AC%EC%9E%A5?from=%EA%B5%B0%EC%8B%AC%20%EC%BA%A0%ED%8E%98%EC%9D%B8#s-4.1

서리한 이스터에그는 제가 발견한 글이 링크가 되었습니다.

https://namu.wiki/w/%ED%99%8D%EC%B0%A8%EB%84%B7#s-3.16

홍차넷 항목의 삭제된 게시판 항목에는 (굶지마 등) 양질의 게임 리뷰라고 설명까지 올라왔습니다.
거기에서 굶지마 리뷰를 올리는 것은 저만이 유일했는데 말이죠.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글이 건조하다는 건 문학에선 호불호의 요소이지만
비문학에서는 '내용만 충실하다면' 오히려 장점 뿐이라는 것을.



그래서 게임 리뷰에 더 매달렸습니다.

생계가 곤란해지니 어쩔 수없이 멈췄지만
직장을 가지고나선 힘이 부쳐서 멈췄지만


직장에 적응 된다면
다시 글을 쓰리라

내 재능이 소설을 쓰기엔 표현력이 부족하고
일반적인 리뷰를 쓰기엔 컨트롤이 부족하며
그렇다고 필력 자체가 '상'이지 '최상'은 아니니

남들이 리뷰하지 않는 것을
내가 최대한 파헤쳐가며 리뷰라리라.


그런 마음가짐으로 버텼습니다.


굶지마 어드벤쳐 연재는 스크린샷만 찍고 아직 방치중입니다. 쓰기 힘들어서.
스타크래프트 2 업적 공략질은 저보다 더 나은 사람이 많아 쓸 생각도 못 합니다.

하지만, 9월이 지나고 10월, 11월이 지나게 되어 한가해지게 된다면
그리고 내 체력이 돌아온다면

꼭 쓸 겁니다.
꼭 완료해낼 겁니다.
그리고, 남들이 리뷰하지 않은 게임을 리뷰해가며 '독창성'이라는 항목으로 승부할 겁니다.


내 자존감을 채워주는 마지막 불꽃을
이토록 허무하게 보낼 순 없으니까.



p.s. 타임라인에도 썼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술 먹고 디시에 야겜 리뷰를 올린 적 있습니다.

'대체 몇번이나 현자타임을 가졌길래 이렇게 유익하냐'

등 호평 뿐이었습니다. 지금은 마이너 갤러리 연속폐쇄 때문에 글을 볼 수 없지만...

차마 제 개인의 명예를 위해 어떤 글인지 공개는 못 하지만, 적어도 '나는 죽지 않았다' 라는 긍정적인 마음과, '술 먹고 다른 놈들은 본색을 드러낸답시고 못 볼 꼴 이것저것 보이던데 나는 기껏 한다는게 야겜 리뷰인가...' 라는 자괴감이 공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22
  •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678 7
15047 일상/생각탐라에 쓰려니 길다고 쫓겨난 이야기 4 밀크티 24/11/16 653 0
15046 정치이재명 1심 판결 - 법원에서 배포한 설명자료 (11page) 22 + 매뉴물있뉴 24/11/15 1200 1
15045 일상/생각'우크라' 표기에 대한 생각. 32 arch 24/11/15 853 5
15044 일상/생각부여성 사람들은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6 nothing 24/11/14 807 20
15043 일상/생각수다를 떨자 2 골든햄스 24/11/13 402 10
15042 역사역사적으로 사용됐던 금화 11종의 현재 가치 추산 2 허락해주세요 24/11/13 484 7
15041 영화미국이 말아먹지만 멋있는 영화 vs 말아먹으면서 멋도 없는 영화 8 열한시육분 24/11/13 612 3
15040 오프모임11/27(수) 성북 벙개 31 dolmusa 24/11/13 660 3
15039 요리/음식칵테일 덕후 사이트 홍보합니다~ 2탄 8 Iowa 24/11/12 364 7
15022 기타[긴급이벤트] 티타임 따봉 대작전 (종료) 19 dolmusa 24/11/05 1036 31
15038 정치머스크가 트럼프로 돌아서게 된 계기로 불리는 사건 4 Leeka 24/11/11 1021 0
15037 일상/생각와이프와 함께 수락산 다녀왔습니다. 10 큐리스 24/11/11 507 4
15036 일상/생각과자를 주세요 10 하마소 24/11/11 545 18
15035 일상/생각화 덜 내게 된 방법 똘빼 24/11/11 398 14
15034 일상/생각긴장을 어떻게 푸나 3 골든햄스 24/11/09 599 10
15033 일상/생각잡상 : 21세기 자본, 트럼프, 자산 격차 37 당근매니아 24/11/09 1709 42
15032 IT/컴퓨터추천 버튼을 누르면 어떻게 되나 13 토비 24/11/08 694 35
15030 정치 2기 트럼프 행정부를 두려워하며 13 코리몬테아스 24/11/07 1459 28
15029 오프모임[9인 목표 / 현재 4인] 23일 토요일 14시 보드게임 모임 하실 분? 14 트린 24/11/07 510 1
15028 도서/문학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 오직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위로 7 다람쥐 24/11/07 730 31
15027 일상/생각그냥 법 공부가 힘든 이야기 2 골든햄스 24/11/06 679 16
15025 생활체육기계인간 2024년 회고 - 몸부림과 그 결과 5 Omnic 24/11/05 562 31
15024 정치2024 미국 대선 불판 57 코리몬테아스 24/11/05 2228 6
15023 일상/생각마흔 직전에 발견한 인생의 평온 10 아재 24/11/05 795 24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