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19/07/11 12:21:53 |
Name | Xayide |
Subject | 금식, 금주, 금욕 마친 후기 |
5일차까지의 이야기는 전에 적었었지요. 6일차에는, 신 물이 입에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밤 중에도 계속 올라와서 물을 계속 들이켜야 했지요. 하지만, 배가 고프다는 느낌은 거의 사라지고, 우울함을 무기력함이 잡아먹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보통은 둘이 같이 오는 줄 알았는데, 하나가 다른 하나를 잡아먹더라구요. 7일차에는, 카페 2층 계단을 아메리카노 두 잔 든 쟁반을 들고 올라가는데 숨이 찼습니다. 지난주부터 피로하던 다리도 뻐근해지기 시작하자, 확실히 회복력이 떨어졌구나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많이 잔잔해졌다는 사실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8일차.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섰을 때, 현기증 때문에 다시 주저앉았습니다. 그 순간 '아, 여기까지구나. 이 이후를 진행하려는 사람은 마음의 평화가 아닌, 단식 투쟁이나 종교적 깨달음을 원하는 사람들이구나. 나 자신과 싸우는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혹은 인간의 한계와 싸우려는 사람들을 위한 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천히 클램차우더 한 캔과 우유를 끓여 배 속을 편안히 하고 쉬었습니다. 배가 차면서, 약간의 우울함도 차올랐습니다만, 전보다는 덜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할 만 했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우울함의 잔여물은 전에 하던 방법대로 치울 수 있겠지요. 술이건 밥이건 뭐건. 일단은 요리부터 해 봐야죠. 5
이 게시판에 등록된 Xayide님의 최근 게시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