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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3/11/05 14:47:17 |
Name | 그저그런 |
Subject | 빈대에 물린 이야기 |
대충 십여년 전 이야기 입니다. 영국에 있는 학교 어학당에 다니고 있었는데, 부활절 휴가때 기회다 싶어서 아일랜드에 다녀왔습니다. 더블린에 있는 호스텔은 퀘퀘하고 낡았지만 아일랜드 자체는 너무 매력적이었고 너무 좋은 기억만 가지고 학교 기숙사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자고 일어났는데 배에 한줄로 5 곳 정도, 팔에 3곳 정도 물린 흔적이 부어 오르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모기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간지러움의 정도가 모기 정도가 아닙니다. 진짜 긁어도 긁어도 못참겠더라고요. 초가삼간? 다 태워도 이 간지러움을 멈출 수 있다면야.. 싶을 정도였습니다. 근데 그걸로 끝도 아니었어요. 수두에 걸린것 처럼 온몸에서 수포가 올라옵니다. 네. 저는 알레르기 당첨이었던거죠. 나중에 방에만 있을 때 심심해서 세어보니 105개가 올라왔었습니다. 물린곳은 8곳인데도요. 온몸이 몸살에 간지러움에 물집에 근 하루는 정말 고통이었습니다. 다음날 인터넷을 찾아보니 빈대였고, 약국에 가니 바로 알아보시더라고요. 연고를 바르고 난 뒤에는 그나마 좀 살만해졌던것 같습니다. 빈대는 살충제로도 안죽기 때문에 농약같은걸 사와서 환기도 안하고 온 방, 침대와 여행가방까지 한통이 다 비도록 뿌렸습니다. 약 냄새 때문에 어질어질했지만 그걸로라도 빈대가 잡히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올해 초에 기회가 되어서 프랑스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숙박은 체인 호텔이었지만, 하루 이틀 정도는 작은 호텔에 묵어야겠더라고요. 이 일정을 짜자 마자 바로 집 앞 약국에 가서 빈대 퇴치제를 사왔습니다. 그리고 첫 날부터 방에 들어가자 마자 시트도 들어보고 옆/아래면에 퇴치제를 뿌리고 잠들었어요. 십수년이 지났음에도 빈대는 여전히 무섭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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