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5/03/24 19:40:34
Name   化神
Subject   [서평]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 대니얼 길버트, 2006
우리가 원하는 행복과 실제로 마주하는 행복은 다르다.
‘행복을 발견하는 간단한 공식은 없다. 또한 우리의 뇌는 우리의 미래를 향해 확신 있게 걸어가도록 허락하지도 않았다.’ 행복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행복해지려고 하고,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면 자신이 잘못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한다. 하지만 사실 개인의 행복은 개인이 상상한 모습에 결정된다. 객관적인 지표와 측정방법을 통해 행복을 수치화 할 수 없다는 사실은 개인의 행복은 주관적인 판단 대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느끼는 행복은 짐작할 수 있을 뿐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다.

글쓴이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는 인간의 행복에 대한 진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의 영향을 받은 그는 인간이 행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수년간 연구해왔다. 그는 뛰어난 강의와 연구 업적으로 수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그가 가르치는 ‘긍정 심리학’ 강좌는 하버드대학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강의로 수백 명이 수강하고 있으며, 학기마다 수강신청에서 밀려나 안타까워하는 학생들이 많을 정도다. 그는 독특한 이력을 거쳐 심리학에 입문하였는데, 10대 중반 고교를 중퇴, 전국을 떠돌며 히피의 삶을 살다 콜로라도 덴버에 정착, SF 소설을 쓰면서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프로이드식 정신분석이나 무의식의 탐구보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 저술을 추구하나, 단순히 자극적인 행복론이 아니라 과학적 데이터와 분석이 뒷받침된 글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2008년 4월 미국 하버드대의 일간지 '하버드 크림슨(Harvard Crimson)'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비슷한 것들이며, 특별한 비법을 찾기보다 인간관계와 일상을 즐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기대만큼 행복하지는 않다.
사람들은 너무 간단하게 자신의 미래는 행복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일상생활에서 내가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거나 응원하는 스포츠팀이 우승한다거나 하는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행복감을 느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결과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었다고 해서 상상했던 것만큼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인간은 쉽게 만족하며 계속해서 다른 욕망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또한 원하지 않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해서 불행해지지도 않는다.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이는 그 순간 우리의 뇌는 스스로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초부터 자신이 그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는 착각을 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은 인간의 진화과정을 보면 당연한 일이다. 고작 응원하는 팀이 4강에 오르지 못하였다고 하여 실의에 빠질 정도로 나약한 인간의 정신력이라면 인간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얼마 생존하지 못할 테니까. 하지만 목격한 사실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자의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도출함으로 인해 우리는 그래도 세상이 아직은 살아갈 만한 곳으로 인식한다.

행복이 사전적 정의는 “1.복된 좋은 운수,  2.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이다. 행복이란 개념은 사실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하다. 이 책에서도 즐거움이나 쾌락, 만족, 편안함 등과 행복을 혼용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즐거움을 누릴 때 행복하다거나 현재 자신의 상태에 만족할 때 행복하다거나 하는 표현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단어를 즐거움, 만족 같은 단어로 대체할 수 없다. 그렇게 하기엔 뭔가 의미가 달라지는 것 같고 행복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과도 다르다. 이것이 행복이 주는 모호함이다. 확실하게 정의할 수 없는 개념이기 때문에 저마다 생각하는 행복도 다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행복이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하기 때문에 사람들마다 행복에 대한 약간의 오해가 생기는 것이다. 타인이 느낄 행복을 자신이 판단하는 행복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인간은 미래를 예측하며 행동한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사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도, 저축을 하는 것도 불필요한 행동이 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에 비해 확실한 것은 지금 이 시점에 나는 살아있고 나의 행복을 위해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죽을 시점은 먼 미래로 예상하고 있고, 인생의 남은 기간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삶을 설계해야 함도 알고 있다. 때문에 자신의 미래에 닥쳐올 사건들을 예상하기 시작했다.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다. 우리가 행복에 대해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로 미래를 상상하는 과정에서 ‘정말 그렇게 된다면 행복할거야.’ 라는 조건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행복이 예상할 때와 실제로 경험할 때 다르다면, 어쩌면 우리가 상상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자유의지를 지니고 있으며 이 부분은 다른 동물들과 비교되는 인간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자신을 중심으로 한 미래를 상상한다. 자신의 자유의지에 반하는 요소들은 삭제하고 자신의 욕망이 실현되는 모습을 기대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없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지금의 사회이다. 때문에 서로의 자유의지가 충돌하는 갈등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가 꺾이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없고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 대한 통제력을 열망한다. 자신의 자유의지로 다른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힘이 바로 통제력이기 때문이다. 이 통제력을 획득하는 것 역시 행복의 과정이며, 통제력을 상실했을 때 찾아오는 절망감은 처음부터 통제력이 없는 것 보다 더 크다. 이것은 인간이 자유의지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①전망)

행복이라는 감정은 서로 비교할 수 없다. 사실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느끼는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100% 공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른 사람이 설명하고 보여주는 감정 표현을 보고 자신이 경험했던 비슷한 일을 떠올리고 비교하며 그 당시 자신이 느낀 감정을 생각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그러한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감정을 느낄지 상상해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따라서 행복은 측정 불가능한 개념이다.(②주관성)

그렇다면 인간은 객관적인가. 인간의 뇌는 정확한가라고 물어본다면 역시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수 있다. 상황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어떤 자세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인물에 대해 부정적인 설명을 듣고 난 이후 정식으로 그 사람을 소개받을 때와 긍정적인 설명을 듣고 난 이후 소개받는 것 사이에는 호감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물론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든 설명 이후에 만났을 때 호감도가 더 크다. 분명 처음만나는 사람이고 같은 사람이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사람들은 스스로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선입견이나 편견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불과하다. 의도에 따라 사람들에게 생각을 끼워 넣는 것이 가능하고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삽입된 이미지를 자신이 주관적으로 만들었다고 착각하기도 하는 것이다.(③현실주의)


또한 미래를 예측할 때에도 우리는 현재를 기준으로 미래를 가정한다. 이것은 과거를 회상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객관적인 기록이 아닌 주관적인 기억을 통해 과거를 재구성하기 때문이다. 기억이란 조작되기 쉽다는 것을 앞에서도 알아보았다. 미래는 더 부정확하다. 미래의 상황을 구성하는 변수들이 너무나 많은데 이 모든 변수를 고려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몇몇 요소들만 생각한다면 실제로 찾아올 미래의 모습과는 많은 오차가 있을 것이다. (④현재주의)


인간의 기억은 사건을 인식하고 재구성하면서 조작된다. ‘사실 = 기억’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부지불식간에 누락된 정보를 채워 넣기도 하고 어떤 정보는 누락시킨다. 교통사고가 나면 저마다 증언하는 내용이 다른데 피의자가 고의로 이야기를 왜곡 시킨다기보다는 피의자의 뇌에서 왜곡된 사실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순간적으로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기억에 남는다.” 라는 것은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비디오카메라에 찍혀서 언제 보더라도 같은 화면이 아닌 기억하고 있는 만큼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기억을 신뢰할 수 없다. 사실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작하는 것은 우리의 뇌가 일상적으로 저지르는 행동이기 때문이다.(⑤합리화)

따라서 우리가 행복을 가늠할 때 상상력을 동원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다. 사람은 현재 시점에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을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더 신뢰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미래에 어떤 경험을 통해 행복을 느낄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상을 사용하는 것 보다는 그 경험을 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알아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물론 타인의 감정을 100% 공감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이 책은 불완전하고 왜곡되기 쉬운 자신의 상상을 통해 행복을 가늠하는 것 보다는 다른 사람의 감정 상태를 알아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설명한다.(⑥교정)

우리는 행복을 추구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행복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에 두기 시작한 시점부터 우리는 행복의 노예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벨기에의 극작가 마테를링크가 지은 동화극 ‘파랑새를 찾아서’에서 보면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는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파랑새를 찾아 헤메지만 알고 보니 그 여정은 꿈이었고 파랑새는 자신들이 비둘기로 알고 기르던 새였음을 깨닫는다. 인간이 행복을 원하는 모습을 잘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행복하겠거니 하고 생각했던 그 상황이 닥쳐오면 막상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것은 우리가 행복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난 행복 하고 싶은데 왜 아무리 노력해도 행복 하지 못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행복을 찾아가고 싶다면 행복을 찾아가는 지도를 새롭게 만들어라. 우리가 지금까지 사용한 지도는 사실 잘못 만들어진 지도였다. 저자는 상상이라는 도구가 갖는 한계를 분석하였다. 차라리 지금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이들과 경험을 공유하라. 행복을 찾아서 멀리 떠날 필요는 없다.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438246631?cat_id=50005778&frm=PBOKPRO&query=%ED%96%89%EB%B3%B5%EC%97%90+%EA%B1%B8%EB%A0%A4+%EB%B9%84%ED%8B%80%EA%B1%B0%EB%A6%AC%EB%8B%A4&NaPm=ct%3Dm8mxkc94%7Cci%3D2202885848eb1c19393c69178dbc03da0068ed0f%7Ctr%3Dboknx%7Csn%3D95694%7Chk%3D5843defafd19ef196b34e25f99a4ee0f8a0ec738



7
  • 정성스러운 독후감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2661 7
15342 정치2심 무죄가 나온 내용 (1) 1 + 명동의밤 25/03/26 143 4
15341 기타트랙터 잡썰 4 + 잔고부자(전문가) 25/03/26 190 3
15340 정치연금 문제-결국 답은 소득주도성장에 있다. 8 + kien 25/03/25 801 0
15339 일상/생각알중고백 6 + 당근매니아 25/03/25 530 5
15338 오프모임3/27(목) 신촌서 봅시다아 22 나단 25/03/25 630 0
15337 일상/생각평범한 동네 이야기 4 nm막장 25/03/24 398 7
15336 도서/문학[서평]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 대니얼 길버트, 2006 化神 25/03/24 264 7
15335 일상/생각와이프한테 보낼 보고서 써달라고 했습니다. 클로드한테 ㅋㅋㅋㅋ 6 큐리스 25/03/24 641 2
15334 정치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여야합의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 9 파로돈탁스 25/03/24 866 1
15332 일상/생각감자와 당근의 이야기입니다~~ 7 큐리스 25/03/24 398 0
15331 일상/생각기분 좋은 하루를 기록하기 3 골든햄스 25/03/22 453 11
15330 일상/생각국민연금 내기 싫다, 고갈되면 나는 헛돈 낸 게 아니냐는 친구의 말을 듣고.. 15 타치코마 25/03/21 1582 5
15329 여행그간 다녀본 리조트 간단 정리 : 푸켓, 나트랑, 안탈리아 8 당근매니아 25/03/21 727 23
15328 기타한화에어로 이것들이 유증을 하는군요. 이참에 유상증자 관련 몇가지 아는 것들 이야기 해봅니다. 17 동네주방장 25/03/21 1069 2
15327 정치헌재 선고 시점, 인용/기각 인원에 따른 짧은 생각 9 kien 25/03/21 866 0
15326 일상/생각평범한 남편의 투정^^ 큐리스 25/03/20 458 3
15325 사회한국 시민의 일원으로 연금개혁을 환영하며 30 카르스 25/03/20 1434 8
15324 음악[팝송] 알레시아 카라 새 앨범 "Love & Hyperbole" 김치찌개 25/03/20 116 1
15323 문화/예술천사소녀 네티 덕질 백서 - 8. 문화적 다양성 2 허락해주세요 25/03/17 378 6
15322 꿀팁/강좌스피커를 만들어보자 - 4. 재질과 가공 (완) 10 Beemo 25/03/17 462 11
15320 음악[팝송] 레이디 가가 새 앨범 "MAYHEM" 1 김치찌개 25/03/17 244 2
15319 정치3월 15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의 가능성 13 코리몬테아스 25/03/13 1482 9
15318 기타남의 인생 멋대로 판단하는 이야기 10 바닷가의 제로스 25/03/13 1478 48
15317 음악Realslow 형님 평안한 안식에 이르시길.. 8 swear 25/03/13 872 1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