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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07/05 01:37:19 |
Name | Xayide |
Subject | 사소하나 거대한 허무감에 관한 잡스러운 이야기 |
0. 사실 저는 디아 3에서도 하드코어 모드를 좋아합니다. 계속 공략을 옮겨 적으려던 Don't Starve에서도 계속 죽으면서도, 다시 새 캐릭터를 만들어서 도전하고 다시 도전하고 그러죠. 한번 죽으면 끝이라는게 무뎌진 감각을 다시 불태우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여튼 그런 긴장감이 좋더라고요. 뭐, 결국은 계속 죽지만. 1. 오늘 지니어스에서 그 분이 데스 매치에서 떨어졌습니다. 언제나 메인 매치에서는 호구왕, 트롤왕이었던 그 분이었지만, 데스 매치에서는 살아있는 눈빛을 보여주던 분이었는데요. 0.1g의 무게조차 감별해내는 시즌 3 우승자에게는 임콩의 전략을 숨길 수가 없던 것이었을까요. 안타깝네요. 나무위키에서의 그 말이 너무나도 와 닿습니다. [룰을 부숴 생존한 자, 룰에 의해 추락하다.] 2. 맥주 세 병 마시면서 관람하다가, 결국 TV를 끄고 Don't Starve를 켭니다. 뭐, 그 분의 탈락은 안타깝지만, 남은 이들 역시 그만한 재능은 갖추었을테니까요. 씁쓸함을 뒤로 하고 공략글을 쓰기 전, 가볍게 플레이하려 합니다. 그리고 죽습니다. 술을 마셔서 그런지 지도를 제대로 못 보고, 동굴 속에서 거미들에게 잡혀 죽었습니다. 물론 이 게임 특성상 '죽으면 부활 아이템이 없는 한 데이터 삭제'라서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이 두 개를 한번에 날려먹은 날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심혈을 기울였던 캐릭터가 사라졌다는 건 꽤나 허무하더라고요. 3. 결국 마음 잡고 공략글을 작성합니다. Html 태그로 이미지도 최대한 넣고 투게더에서의 변경된 사항도 넣고 초성체 검색해서 고쳐넣고 그리고 컴퓨터가 꺼집니다. ...... 다시 컴퓨터를 켜고 하얀 화면을 바라봅니다. 이 하얀 화면을 위해 나는 한 시간을 씨름했구나. 4. 다시 글을 적는 중입니다. 아무리 허무할 지라도 내가 응원하던 인물이 탈락하고 내가 노력을 기울인 캐릭터가 삭제되고 내가 정성을 기울인 기록이 날아가도 이 모든 것이 4시간 안에 일어났을지라도 계속 해 봐야죠. p.s. 일단 맥주 한 병만 더 하고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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