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9/26 11:40:38
Name   눈부심
Subject   어떤 똥휴지회사의 잔머리
< 내가 화장실휴지 브랜드를 바꾸려고 하는 이유 >

                                                        글쓴이 : John Lewis (그냥 인터넷 아재)


뭔소린가 싶으실 겁니다. 당신은 아마 저 사람 도대체 뭐래는 거야?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제가 애용하곤 하던 화장실휴지가 요즘 뭔가 이상하더군요. 그건 비양심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거였어요. 더더욱 궁금하시죠. 화장실 휴지가 비양심적이라고?

장난 살짝 쳐서 화장지를 더 많이 팔아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 하실 것 같으세요? 당신이 마케팅담당자라면 그리 팔 생각을 할 것 같으세요? 사람들이 평소에 사용하는 휴지의 양보다 더 많은 양을 사용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면 말이에요. 이 말인즉슨, 휴지를 낭비하게 하는 방법이겠죠. 단, 전혀 눈치 못채게요. 그러면 판매율이 상승할 테지요.

그 비법이 뭐냐고요?

사람들은 보통 특정한 양의 휴지를 사용합니다. 그 양을 X칸이라고 합시다. 개인마다 X의 갯수는 다양할 수 있겠지만 그리 크게 차이나진 않아요. X+1이나 X-1정도의 차이는 있겠죠. 그럼 양을 어찌 늘릴 것이냐..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칸수보다 더 많은 칸째에 점선구멍을 더 슝슝슝 뚫어놓는 겁니다. 그럼 화장지를 뜯었을 때 더 많은 칸이 뜯어져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휴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게 잘못하면 반대급부로 사람들이 저 적은 칸 되는 데서 굳이 북 찢어 오히려 덜 사용하게도 되는 전략입니다.

이 회사가 한 짓은 꽤 영리하죠. 사람들이 부지불식간에 살짝 더 많이 사용하게 만들어 놓은 거죠. 휴지가 있는데 휴지에 평소처럼 끊어질 부분에 구멍이 균일하게 뚫어져 있다고 합시다. X칸을 사용하는 사람이 잡아당겼을 때 X칸만큼 뜯어지겠죠. 근데 여섯 번째 칸마다 이 구멍이 더 슝슝슝 뚫어져 있다고 해봅시다. 여섯 칸마다 아주 쉽게 끊어지게 디자인되어 있는 겁니다.

제 짐작으론 이 회사가 사람들이 보통 다섯 칸씩 사용한다는 걸 알아낸 것 같아요. 다섯 칸째 뜯을려고 할 때마다 더 너덜너덜하게 붙어 있는 여섯 칸째 휴지가 끊어지겠죠. 끄트머리에 내가 평소에 사용하는 갯수보다 적은 숫자의 휴지가 너덜너덜한 경계선 아래에 붙어 있으면, 한 번 뜯고 나서 저는 또 더 뜯으려고 하겠지요.

이런 식으로 제가 뜯는 화장지 칸 수는 항상 최소 X 아니면 X+1일 겁니다. 심지어는 X+2도 쓰게 될 거예요. 여분의 칸을 안 쓴다고 도로 집어넣을 것도 아니니 사용하거나 버리거나 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다른 브랜드 쓸라고요. 구멍 더 뚫어준 건 고마운데 이건 분명 계략이거든요. 그 낭비를 다 합하면 엄청날 겁니다. 놀라운 잔머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 식사 중에 와이파이가 제가 이 말 하니까 놀리더군요.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화장실에 간 와이파이가 "오 마이 갓! 두 번 뜯었는데 두 번 다 여섯 칸이야 여보!" 이럽니다. 나이스하게 증명이 된..


상표는 Scott Paper Company라고 하는군요. 세계에서 가장 큰 똥휴지 회사입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391 7
    14935 육아/가정패밀리카에 대한 생각의 흐름(1)-국산차 중심 23 + 방사능홍차 24/09/21 484 0
    14934 도서/문학이영훈 『한국경제사 1,2』 서평 - 식근론과 뉴라이트 핵심 이영훈의 의의와 한계 6 카르스 24/09/19 649 15
    14932 일상/생각와이프한테 충격적인 멘트를 들었네요 ㅎㅎ 9 큐리스 24/09/19 1152 5
    14931 일상/생각추석 연휴를 마치며 쓰는 회고록 4 비사금 24/09/18 521 8
    14930 방송/연예(불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감상 나누기 58 호빵맨 24/09/18 981 0
    14929 음악[팝송] 혼네 새 앨범 "OUCH" 김치찌개 24/09/18 145 1
    14928 일상/생각급발진 무서워요 1 후니112 24/09/17 484 0
    14927 일상/생각오늘은 다이어트를 1 후니112 24/09/16 316 0
    14926 게임세키로의 메트로배니아적 해석 - 나인 솔즈 kaestro 24/09/15 274 2
    14925 일상/생각힘이 되어 주는 에세이 후니112 24/09/15 308 0
    14924 일상/생각케바케이긴한데 2 후니112 24/09/14 449 0
    14923 기타줌번개해요. 오늘 밤 10:45 부터 19 풀잎 24/09/13 704 2
    14922 일상/생각수습 기간 3개월을 마무리하며 4 kaestro 24/09/13 675 10
    14921 일상/생각뉴스는 이제 못믿겠고 3 후니112 24/09/12 800 0
    14920 일상/생각예전에 제가 좋아하던 횟집이 있었습니다. 큐리스 24/09/12 465 0
    14919 의료/건강바이탈 과의 미래 25 꼬앵 24/09/12 1070 0
    14917 일상/생각"반박시 님 말이 맞습니다"는 남용되면 안될꺼 같아요. 24 큐리스 24/09/11 1245 4
    14916 일상/생각와이프와 철원dmz마라톤 다녀왔습니다. 5 큐리스 24/09/11 484 6
    14915 일상/생각얼마전 영상에서 1 후니112 24/09/10 318 0
    14914 오프모임9월 15일 저녁 6시즈음 잠실새내에서 같이 식사 하실분!! 40 비오는압구정 24/09/10 1088 3
    14913 음악[팝송] 칼리드 새 앨범 "Sincere" 김치찌개 24/09/10 158 1
    14912 일상/생각가격이 중요한게 아님 8 후니112 24/09/09 856 0
    14911 생활체육스크린골프 롱퍼터 끄적 13 켈로그김 24/09/09 484 0
    14910 사회장애학 시리즈 (5) - 신체 장애를 지닌 아이들의 사회 기술 발달과 가정의 역할 7 소요 24/09/09 1762 5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