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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08/13 14:23:54 |
Name | 눈부심 |
Subject | 바보글 뜨레드 |
딴 데 어디 보니까 자랑글 뜨레드(Bragging Thread), 미친글 뜨레드(Crazy Ideas Thread), 바보글 뜨레드(Stupid Questions)란 걸 주기적으로 올리던데 이런 거 올라오면 다들 편하게 얘기하더라고요. 이런 글은 발제자가 던진 주제에 얽매일 필요없이 자신만의 모든, 자랑하고 싶고, 미친 것 같고, 바보 같은 이야기를 풀어놓기만 하면 돼요. 멍석을 깔아주면 자랑할 일 많은 사람들이 눈치 안 보고 썰을 풀겠지요. 이런 게시물 아니면 어디 가서 자랑을 맘대로 하겠나요. 바보같은 질문일까 포기했다가도 용감하게 던지게 되고 '별 미친소리 다 듣겠네' 싶은 말도 씌원하게 내지를 수 있고 으크킁. 평소에 바보 같은 생각 자주 하는데 갑자기 쓸려니 다 까먹은. 오, 근래 떠올린 생각은 이거. 보통 동물들이 다 그렇지만 개들, 특히 똥개들은 자기 똥을 먹잖아요. 산책하다 보면 벼라별 드러운 것들에 코를 바짝 갖다대고 킁킁거리고 일초의 머뭇거림이 없이 낼름 맛도 보고 비위가 참 좋아요. 심지어 다른 개의 똥을 먹기도 하잖아요. 언젠가 읽은 기사에서 성향이 보수적인 사람들은 진보적인 사람들보다 질병이나 벌레, 똥 등 더러운 것들에 대해 역한 반응을 더 심하게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기존의 것을 고수하는 사람과 새로운 시류를 잘 흡수하는 사람의 차이를 설명하기도 하는 것 같고 뭔가 그럴 듯하게 들리더란 말이죠. 그와 맥락을 같이 하여, 인간의 눈에 우웩스런 것들에 대해 놀라우리만치 관대하고 수용을 잘 하는 개들은 그만큼 똘레랑스정신이 강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잠깐 해봤어요. 개들이 참 착하잖아요. 제목이 바보글 뜨레드임에 주의요망. +) 아 참. 제가 개 얘기를 했더니 누가 개는 그렇게 진화한 거라고 하더군요. 개가 인간의 친구인 건 그네들의 착한 본성 때문이 아니고 (어느 시점이 지난 후부터는) 인간의 친구여야만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진화했다라고 하는. 개들이 참 안쓰럽게 느껴지게 만드는 말이더라고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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